재미있는 수학 이야기 신문이 보이고 뉴스가 들리는 재미있는 이야기 13
권현직 지음, 김영랑 그림 / 가나출판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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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가장 어려웠고 학과목 중 가장 최하점을 받은 과목은 수학이었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아예 수학을 포기해 버린 것 같기도 하다.
다행스럽게도 4학년 큰 아들은 아직은 수학을 어려워하지는 않지만 혹시 아이가 나처럼 수학을 어려워하거나 그로인해 포기해 버리지나 않을까 늘 걱정이 앞선다.
따로 학원을 다니지 않고 방학 중에 선행학습이라는 명목으로 다음 학기 문제집 하나 끝마치는 걸로 수학공부를 하고 있는데 아이와 함께 수학문제를 풀다보니 실력도 실력이지만 나 스스로 수학에 슬슬 재미를 붙이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수학이 어려웠던 건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 아이와 문제 푸는 것 말고 수학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나 수학 공식 속에 숨은 이야기 등을 찾아 읽고 있다.
신문이 들리고 뉴스가 들리는 시리즈의 13번째인 ‘재미있는 수학이야기’는 수학이 단순한 문제풀이가 아님을 느끼게 해주고 공식이 나온 시대 배경은 물론 주변 지식까지 전달하고 있다.

모두 4장으로 나누어진 책은 역사 속의 수학과 사화 경제, 생활, 자연과 과학 속의 수학으로 세분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나 해당 학년 표시가 자세히 돼 있어 내 아이에 맞는 내용을 함께 읽을 수 있어 더욱 편리하다.
본문편집을 신문기사 형식을 띤 문제제시와 그 문제를 설명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 아이들이 단순한 수학공부가 아닌 지식을 쌓아가는 책으로 느끼게 해 준다.
또한 ‘상식이 쑥쑥’ 코너는 이름 그대로 수학 상식을 알려주고 있어 아이들이 아주 재미있어 한다.

지금 나의 수학 실력은 딱 우리 큰 아들 수준인 4학년 1학기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 내 자신도 아이만큼 수학실력이 늘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있다.
너무너무 재미없어짐과 동시에 너무너무 싫었던 수학이 점점 조금씩 좋아지는 걸 느끼며  수학을 풀려고 낑낑대지만 말고 재미를 붙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하지만 수학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우리 아이는 수학을 포기하지 않을 것 같아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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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녀 백과사전 낮은산 너른들 2
김옥 지음, 나오미양 그림 / 낮은산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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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서 별 생각 없이 흔히 쓰는 말 중에 하나가 ‘요즘 애들은.........’이다.
그 말 속에는 어른들이 정한 틀에 조금이라도 벗어난 요즘 애들에 대한 꾸지람과 질책이 들어있다.
어른들도 분명 요즘 애들인 시절이 있었지만 처음부터 어른이었던 것처럼 요즘 아이들을 성토하곤 한다.
우리 집 4학년 아들은 사춘기가 오려면 아직 먼 듯도 하지만 가끔 동생을 쫓아내고 저 혼자 방에 들어앉아있거나 가족끼리 외출이라도 하려면 귀찮아 죽겠다는 표정을 지을 때면 점점 요즘 애들에 가까워지는 것 같아 걱정이 되기도 한다.


청소년도 아닌 ‘청소녀 백과사전’은 [축구생각]과 [학교에 간 개돌이]로 즐거움을 안겨준 김옥 선생님의 동화집이다.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들은 모두 사춘기에 접어든 6학년 여학생 청소녀들이다.
모두 7편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동화집은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이라는 경력 때문인지 아이들의 생각과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사실 이야기 속에 등장인물들은 어른인 내가 초등학생이 아닌 중.고등학교 때 겪었고 고민했던 일들이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
아이들의 사춘기가 시작되는 나이가 얼마나 빨라졌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빨리 어른이 되면 좋겠어. 그러면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도 무섭지도 않을 거야.”라고 말하는 ‘야 춘기야.’의 예린이를 보며 똑 같이 생각했던 어린 시절이 떠올라 픽 웃음이 나온다.
어른이 되고서야 더 큰 고민이 있다는 걸 알게 됐지만 그때는 어른만 되면 하고 싶은 건 뭐든 맘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아 어른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김마리 이야기’를 읽으며 중학교 때 교생실습 나오셨던 멋진 선생님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리고 가족을 한껏 포장해 모두 순정만화 속 주인공으로 둔갑시키는 마리의 재주(?)를 보며 빙긋 웃음이 나왔다.
사실 누구나 한번쯤 자신이 소공녀나 캔디가 되는 꿈을 꾸어 봤을 테니 마리를 나무랄 맘 같은 건 전혀 생기지 않는다.
그저 어린 시절 누군가의 모습과 닮아 미소만 지어질 뿐........


핸드폰 도둑을 잡을 수 있는 기회는 놓쳤지만 아이들 마음을 다치지 않게 지혜를 내신 선생님이 마음이 돋보인 ‘벨이 울리면’이나 빼빼로 데이를 소재로 한 ‘청소녀 백과사전’은 어른들은 경험해 보지 못한 요즘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요즘은 초등학생도 커플이 있다는 말에 웃고 말았는데 ‘착한 아이’나 ‘철이 데리고 수학여행하기’를 보면 어른들 눈에는 걱정과 우려스럽기만 한 모습이 아이들 사이에서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며 시기가 조금 당겨졌을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비밀정원’은 서로 경쟁하는 친구의 모습과 그들의 우정, 그리고 친구가 떠나버린 뒤에도 그 친구를 잊지 않는 법을 터득한 아이의 모습이 왠지 쓸쓸하게 느껴진다.


7편의 동화는 사춘기를 겪고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동지를 만난 듯한  반가움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그리고 나처럼 어른이 돼버려서 자신의 사춘기 시절을 망각하고 사는 어른에게는 전혀 모르는 새로운 사실이 아닌 잠시 잊고 지내던 추억을 선사해 준다.
더불어 요즘 애들의 모습이 특별한 문제아가 저지르는 행동이 아닌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임을 자각하게 해준다.
사실 우리 어른들의 사춘기도 요즘 아이들의 사춘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멋지고 젊은 선생님을 자기 맘대로 애인 삼기도 했고, 버스 안에서 만나는 남학생에게 마음이 빼앗기기도 했으며 밤새워 편지를 쓰는 건 물론 어른들이 싫어할 행동들을 눈을 피해 슬쩍슬쩍 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사춘기를 보냈어도 이렇게 바르게 자라 어른이 되지 않았던가?
뭐 대단한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혀를 끌끌 차며 요즘 애들을 걱정했던 어른들에게 동화는  옛날의 우리 모습에 기억하게 하고 함께 대화하고 기다리고 이해하는 넓은 마음을 갖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김옥 선생님 아들 키우는 부모를 위해 ‘청소년 백과사전’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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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자 - 반양장 동화 보물창고 17
오스카 와일드 지음, 소민영 옮김, 나현정 그림 / 보물창고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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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읽었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내 기억 속의 ‘행복한 왕자’는 나눔과 희생을 통해 얻는 진정한 기쁨과 행복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 주었던 동화였다.
하지만 그때는 작가가 누군지 어느 시대를 살다간 사람인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다시 새롭게 출판된 책들을 보며 오스카 와일드라는 작가의 이름과 그의 다른 작품들을 읽게 되었고 그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다.
일생동안 모두 9편의 동화를 남겼다는 작가의 이야기는 대부분 아름다운 풍물과 사랑을 담고 있다.
하지만 보통 우리가 만나는 옛이야기와는 사뭇 다른 결말에 도달하고 있어 결코 어린이만을 위한 동화가 아님을 알게 된다.

그림책으로 먼저 본 ‘행복한 왕자’와 ‘욕심쟁이 거인’은 작가의 동화 중 가장 어린이 입맛에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미려한 그림책으로 여러 권 탄생했겠지만.
두 편의 이야기 모두 함께 나누고 함께 누렸을 때의 즐거움을 이야기하고 있어 어린 독자들에게 아름다운 이야기에 빠져듦은 물론 앞으로 자신이 살아가야할 인생의 길잡이가 될 만한 교훈을 남겨준다.
하지만 자신의 목숨을 바쳐 꽃을 피웠던 나이팅게일의 희생이 더러운 도랑에 떨어짐과 동시에 그토록 갈망했던 사랑을 어리석은 짓으로 치부하는 젊은 학생의 이야기인 ‘나이팅게일과 장미’나 우정이라는 이름을 빌어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지만 친구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당사자는 아무런 반성이나 죄의식은 물론 어떤 벌도 내리지 않는 ‘헌신적인 친구’ 역시 예상 밖의 결말로 끝을 맺어 누군가의 진실이 통하지 않는 슬픈 현실을 보여 주기도 한다.

특히 ‘별 아이’에서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자만하던 아이가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아 사랑과 자비와 친절을 가르치다 3년이 지난 뒤 숨을 거두고, 그 뒤를 이은 왕은 아주 잔인했다는 결말은 동화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결말이 아닌가 싶다.
또한 ‘어린 왕’과 ‘스페인 공주의 생일’에서는 아름다움에 희생당해야 했던 그 시대 백성들이 고통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비범한 로켓 폭죽’은 자신을 비범하다고 느끼는 어리석은 로켓 포죽을 통해 자만에 싸여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어른을 비꼬고 있다.
읽는 중간 중간 물거품이 되어버렸던 인어공주의 슬픈 사랑이 생각났던 ‘어부와 영혼’은 “사랑은 지혜보다 값지고 재물보다 귀하며 예쁜 여인의 발보다 눈부시답니다.”는 젊은 어부의 말을 통해 사랑의 무게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림책이나 축약본으로 만났던 그의 동화를 제대로 된 본 모습으로 읽으며 그가 추구했던 아름다움과 함께 위선으로 가득 찬 그 시대를 동화를 통해 마음껏 조롱했던 그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누군가는 금과 보석으로 치장된 아름다운 옷과 금관에 기뻐했지만 한편으론 그 것을 마련하기 위해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을 또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는 100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현재까지도 적용되는 것 같아 답답하기도 하다.
진정한 고전, 즉 시대를 대표하는 것으로서, 후세 사람들의 모범이 될 만한 가치를 지닌 작품인 오스카 와일드의 완역본 ‘행복한 왕자’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꼭 전해 주고 싶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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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된 아이 - 제1회 올해의 작가상 수상작품집 책읽는 가족 55
김기정 외 지음, 유기훈.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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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일곱 작가가 공들여 쓴 중ㆍ단편동화 일곱 편이 함께 실려 있습니다.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작가들의 개성적인 숨결을 느끼며 흥미로운 이야기에 푹 빠져들 수 있지요.
지난 1년 간 수많은 작가들이 여러 잡지, 동인지, 앤솔러지, 신문 등에 발표한 수백 편의 중ㆍ단편동화 중 가장 뛰어난 작품만을 골라 실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웹진 <동화읽는가족>에서는 한 해 동안 우수한 중ㆍ단편동화를 발표한 작가를 격려하고 독자들과 그 열매를 함께 나누고자 ‘올해의 작가상’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머리말 중)

‘제1회 올해의 작가상’ 수상 동화집인 ‘수선된 아이’는 모두 7편의 중단편이 실려 있는 동화집이다.
이미 발표되었던 이야기다보니 몇몇 눈에 익은 작가와 읽었던 동화가 들어 있어 더 반갑다.
동화집 속에는 현실에 엄연히 존재하는 불행과 함께 유쾌한 상상, 그리고 소시민의 일상까지를 다루고 있어 사회문제에 대한 고민은 물론 즐거움까지 느끼게 해 준다.

첫 번째에 실린 <두껍 선생님>은 ‘바나나가 뭐예유’와 ‘고얀 놈 혼내주기’로 익히 작가 김기정님의 유쾌한 필력을 알고 있던 터였는데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다.
새로운 선생님의 대한 기대와 걱정에 싸여있는 아이 앞에 등장하는 두껍 선생님의 존재는 아이뿐만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유쾌함과 함께 싱그러운 자연을 선사한다.
도시 변두리 서민 아파트에서 벌어진 드라마 촬영현장이 배경인 정은숙님의 <빰빠라밤! 우리 동네 스타 탄생>은 즐거움 뒤에 우리가 생각하는 새엄마에 대한 편견에 생각해 보게 한다.
오늘처럼 비오는 날 도서관에 가면 누굴 만날 수 있을까? 조영희님의 <책을 돌려 주세요>에서 즐거운 상상과 함께 그 주인공을 만나게 된다.

김민령님의 <견우랑 나랑>이 가슴 아팠던 이유는 두 아이의 모습이 동화 속에만 존재하는 모습이 아닌 우리가 애써 외면하는 우리 주위의 누군가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온다.
요즘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따돌림을 다룬 김영혜님의 <수선된 아이>는 수선된 아이의 존재를 점점 인정하는 아이의 모습과 스스로 자신의 다른 모습인 수선된 아이들 구하는 아이의 용기 있는 모습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독거노인 문제를 조심스럽게 다뤄 독자 스스로 노인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알아차리게 하는 이용포님의 <버럭 할배 입 속엔 악어가 산다>와 장애인을 보는 시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해 주는 전은주님의 <천타의 비밀>도 만날 볼 수 있다.

잘 차례진 뷔페식당처럼 하나하나 정성이 들어간 알찬 동화집을 읽으며 작가마다 뚜렷한 개성 덕에 짧은 단편이었지만 어떤 장편동화에 뒤지지 않는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첫발을 내디딘 올해의 작가상이 해를 거듭할수록 더더욱 자랑스럽고 권위 있는 상으로 성장하길 바라며 다음 2회의 작품집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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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돼지의 불끄기 대작전 29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69
아서 가이서트 지음, 길미향 옮김 / 보림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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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은 글자 없는 그림책을 좋아한다.
나 역시 글자 없는 그림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글자 없는 그림책을 함께 보는 건 큰 고역이었다.
처음엔 어떻게 읽어줘야(?) 할지 몰라 쩔쩔매다가 간신히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만들어 읽어주면 다음 번 읽어줄 때도 처음과 비슷하게 읽어주기를 바라는 통에 어찌나 당황스럽고 힘들든지.
지금이야 두 형제 머리를 맞대고 숨은 그림 찾기라도 하듯 그림을 들여다보고 각자 좋은 이야기를 만들고 즐거워하는 경지에 이르렀지만 말이다.

이런 아들들 마음에 쏙 드는 글자 없는 그림책을 오랜만에 발견했다.
거창한 제목이 붙어있는 그림책은 불을 끄고 잠들기를 무서워하는 영리한 꼬마돼지가 루브 골드버그 장치를 이용해 편안하게 잠드는 과정을 담고 있는 그림책이다.
여기에 사용된 루브 골드버그 장치는 쉽고 단순한 일상의 작업을 아주 어렵고 복잡하게 처리하는 기계 장치를 뜻한다.
명절이나 크리스마스 때 질리게 방영되는 ‘나 홀로 집에’의 주인공 케빈이 빈집털이 도둑 2인조를 물리치기 위해 사용한 방법으로 관객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던 장치가 평면인 그림 속에 펼쳐지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8시면 꼭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꼬마돼지는 자신이 잠들고 난 뒤 불이 커지는 장치를 고안해 낸다.
시간은 여덟시가 가까워오고 벽에는 복잡한 설계도가 그려진 종이가 붙여 있고 바닥엔 톱이며 망치, 가위등 공구들이 널려 있는 돼지의 방이 보인다.
시계가 정각 8시를 가리키고 꼬마돼지는 침대 맡의 달린 줄을 잡아당기자 천천히 기계 장치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줄을 당기자 가위는 추를 끊어 도미노를 쓰러뜨리고 자전거, 물 양동이, 펌프 장치가 차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건 기계장치뿐만이 아니라 밖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 까맣게 모르고 차를 마시고 뜨개질을 하는 엄마아빠의 모습이다.
또 기계 장치가 돌아가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잠 속으로 빠져드는 꼬마돼지의 표정도 놓치기 아까운 장면이다.
모두 29단계를 거치는 동안 시간은 20여분이 흐르고  불이 꺼진 뒤  편안히 잠든 꼬마돼지를 보는 순간 어린 독자들은 스스로 큰일을 해낸 뒤의 느끼는 뿌듯함을 느낀다.

어른 눈에는 조금은 무의미하게 보이는 장치들이지만 아이들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비춰지는가보다.
하나하나 빈틈없이 연결되어 있는 장치에 정신을 빼앗기는 건 물론 실제로 시도해 보기를 원하니 돼지 집처럼 큰 집으로 옮길 수도 없고........ 
검은 색 위주의 표지부터 시작해 새까만 면지, 섬세하고 예술적인 판화인 애칭 기법을 쓴 본문의 그림까지 밤이라는 시간의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어 재미를 증가시킨다.
특히 부록으로 들어있는 모형 집 만들기를 아이들과 함께 만들다보면 실제로 루브 골드버그 장치를 만든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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