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바소 셰어하우스입니다
하타노 도모미 지음, 임희선 옮김 / &(앤드)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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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아파트와 분양 주택들, 작은 공원이 있는 주택가에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 한 낡은 2층짜리 목조 건물이 와카바소 셰어하우스다.
입주 조건이 40세 이상의 독신 여성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와카바소는 ”새싹의 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올 해 마흔살의 미혼인 미치루는 소규모 경양식집 아네모네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코로나 팬더믹 시기를 거치면서 영업시간제한이 반복되고 손님이 줄면서 최저시급을 받는 미치루는 주거비를 줄일 수 밖에 없게 되고 주류 도매상인 메구미씨의 소개로 와카바소에 입주하게 된다.

모두 6개의 방과 공용 주방겸 거실, 공용 화장실과 욕실이 있는 와카바소의 5호에 입주하게 된 미치루는 다른 입주자들을 만나게 된다.
70년 동안 와카바소를 지켜온 주인이자 관리인인 도키코를 비롯 한 때는 잘 나가던 소설가이지만 지금은 소설을 쓰지 못하고 있는 나나세 치미나, 대기업에 다니는 마유미, 약국에 근무하는 미사코,마지막 입주자인 사치코까지 그들은 때로는 함께 또 때로는 각자 생활을 이어간다.

소설은 4년제 대학을 졸업했지만 사귀는 사람도 없고 계약직, 파견직 등을 거쳐 경약식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가족과 떨어져사는 40세의 미치루의 시선으로 그려나간다.
미치루는 직장에서 인정받지만 늘 고용 불안을 안고 살아가고 풍족하지않은 경제력과 특별한 계획 없이 나이들어가는 자신이 불안하기만 하다.
거기다 언제 종식될 지 모른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고립 또한 견디기 어렵다.

일본이 배경인 소설은 지명과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우리나라로 바꾼다해도 어색하지 않은 이야기다.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시대에 경제활동을 더 이상할 수 없을 때 자녀도 배우자도 없이 살아야하는 노령세대에 대한 문제와 또다른 가족의 형태 제시한다.
그리고 여성의 자립과 결혼의 의미 등 우리에게 여러가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사연과 크고 작은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그 고민은 결혼의 유무와도 상관없고 나이와도 상관없이 인간이라면 대부분 안고 있는 것들이다.
다행히 소설 속 그들은 함께 연대해 헤쳐나간다.
셰어하우스가 배경이라고 해서 젊은 입주자들의 통통 튀는 사랑이야기겠거니 생각했다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여러 문제와 현실에 마주하게 됐다.

40세 이상 미혼 여성만 입주할 수 있는 와카바소 셰어하우스에서 함께 부딪히며 살아가는 입주민들의 이야기는 코로나 시대의 고립을 헤쳐나가는 지혜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결혼과 여성연대에 대해 진지한 질문과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라는 시대상을 담고 있어 더 현실적이다.
시간이 흐른 후 오늘을 기억하며 그런 시대의 고민도 있었다고 웃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이 세상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내일 아침에는 세상이 완전히 바뀌어 있을지도 모르죠.일터가 사라져 버릴 수도 있고,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 하게 되는 일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어요.그렇지만 죽을 때까지 나는 나랑 항상 함께 있어요.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점 하나만은 확실하죠.나는 내가 하고 싶다고 느끼는 일을 하면서 나 자신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가고 싶어요. (p348)


🎁 넥서스앤드의 앤드러블 활동 중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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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나, 마들렌
박서련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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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련 작가는 “더 셜리 클럽”으로 알게 됐다.
셜리라는 이름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의 연대에 관한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고 “나,나, 마들렌”역시 달콤한 제목과 가벼운 느낌의 표지 그림을 보고 비슷한 소설일 것이라 생각했다.
모두 7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느낌이었지만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 주는 이야기들이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연된 서울을 탈출해 전남편이 있는 강원도로 향하는 ‘나’와 소년의 이야기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속에서 진짜 무서운 건 감염자가 아니다.
비감염자이지만 ’트럭 운전수’야 말로 가장 공포스러운 존재다.
‘젤로의 변성기‘는 나이든 여자가 느끼는 불안과 젊은 후배에게 느끼는 미묘한 감정이 사랑인지 부러움인지 생각하게 한다.

’한나와 클레어‘는 호텔 숙박객과 룸메이드인 젊은 두 여성이 전혀 다른 위치에 있는 것 같고 상하관계같지만 다른 장소에서는 언제든 그 위치가 바뀔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세네갈식 부고‘ 속 ‘나’는 대학 시절 학교의 생활도서관의 관장이었던 친구 ‘드가‘의 죽음 후 그를 애도하기 위해 도서관에 불을 지를 계획을 세운다.

‘김수진의 경우’의 김수진은 성별 정정까지 한 트랜스젠더로 인공 자궁 이식 수술 후 임신을 준비한다.
📚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 없지만(태어날 때부터 여자였는데 어째서 여자가 되고 싶어야 하는가?)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아주 어릴 때부터 해왔다.(p159~160)

‘나,나, 마들렌’은 나와 함께 사는 마들렌의 성폭력 사건의 재판이 열리던 날 또 하나의 내가 등장한다.
존경했던 소설가에 대한 마음과 마들렌에 대한 마음이 충돌하며 두 명의 ‘나’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실제로 우리가 현실에서 겪는 매순간 하나로 결정하지 못한 마음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가장 슬프게 읽은 ‘마치 당신 같은 신’은 희귀병에 걸린 ‘한동희’가 얼마나 많은 시간 자신이 병에 걸린 이유를 되짚어 생각했을 지 마음이 아프다.
한동희는 ‘나‘는 어린 시절 기억에도 없는 내가 했던 죽으라는 말때문에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고 내가 신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할 수 있다 아이가, 신이니까. 니 때문에 아팠으니까 언니 니가 낫게 해도“ (p264)

2018년에서 2022년 걸쳐 쓰인 소설들은 한 작가의 소설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와 현실에서 일어남직한 일들, 그리고 퀴어적인 소설과 sf적인 소설도 수록되어 있다.
모두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은 정형화되지 않고 때로는 용감하게 때로는 자신의 마음을 하나로 정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전혀 다른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이 하나 하나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 같다.
부디 ’나‘의 기도가 한동희의 병세를 호전시키길 ’한나와 클레어‘가 다른 곳에서 만났을 때는 웃는 낯으로 만날 수 있기를.
자동차를 바꿔가며 강원도로 향하는 ’나‘가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기를 빌어본다.
무엇보다 다정하고 달콤할 줄만 알았던 박수련 작가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

🎁한겨레출판의 하니포터6기 활동 중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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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상담소 - 뇌과학과 정신의학을 통해 예민함을 나만의 능력으로
전홍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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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20년 넘게 우울증 환자를 진료하면서 1년에 1만 명 가까운 환자를 만났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글은 현장감 있고 직접 의사 선생님께 진찰을 받고 설명을 듣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매우 예민한 사람들은 ‘외부 자극의 미묘한 차이를 인식하고 자극적인 환경에 쉽게 압도당하는 신경 시스템을 지닌 사람’을 의미합니다.(p334)

모두 5부로 나뉜 저서는 예민한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잘 다스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예민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주위에 이렇게 예민한 사람이 많구나 생각하며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쓰인 책이다.

책을 살펴보면 독자가 자신이 예민한 사람인지 스스로 평가해보는 28가지 문항이 제시되어 있다.
28개 문항 중 13개 이상에 “예”가 나오면 “매우 예민한 사람”으로 보인다니 본문에 들어가기 전 체크해 보고 자신의 상태를 알고 읽기 시작하면 휠씬 더 좋을 것 같다.

저자는 예민한 사람들이 겪는 문제를 1부 불안, 2부 우울, 3부 트라우마, 4부 분노로 나누어 실제 환자들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예시를 들기전에 예민함에서 오는 문제를 학술적인 지식을 곁들여 설명하고 전문 용어는 박스로 처리해 설명하고 있어 이해를 돕는다.

저자가 제시하는 예시는 누구나 일시적으로 겪을 수 있는 문제들과 전문의를 찾아가 상담을 통해 호전된 경우를 제시하고 있어 실제로 자신의 경험과 비교해 보며 문제의 경중을 알 수 있게 한다.
전문의인 저자는 문제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지막 5부에서는 실천편으로 예민함을 자신만의 장점으로 만들어보길 권하고 있다.

좋은 생활 리듬을 만들기 위해 공통적으로 할 수 있는 일과 청년, 중년,장.노년으로 연령별로 나눈 점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강조한 <안전기지 만들기>를 읽으며 가장 좋은 안전 기지는 가족이겠지만 그게 여의치않을때 대체할 수 있는 안전기지를 제시한 점은 예민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공감하게 한다.
그저 까달스럽고 예민해서 불편한 사람으로 여겨지던 누군가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안전기지는 배우자가 될 수도 있지만, 자신을 치료하는 의사, 좋은 책, 취미생활, 반려동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p352)

🙏신이시여,
저에게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꿀 수 있는 용기를
그리고 이 둘의 차이를 알 수 있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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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클림트 나만의 걸작을 만드는 컬러링북
데이비드 존스.데이지 실 지음, 경규림 옮김 / 씨네21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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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걸작을 만나는 컬러링북”이라는 이름을 걸고 모두 5권의 컬러링북이 출시됐다.
아르누보 시대의 대표화가인 체코의 ‘알폰스 무하’ ,일러스트레이션 황금기를 이끈 핵심 인물 ‘아서 래컴’, 루이스 캐럴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920년대 화려한 장식 미술인 ‘아르데코 패션’과 찬란한 황금빛의 마술사 ‘구스타프 클림트’로 구성되었다.

내가 갖게 된 “구스타프 크림트” 역시 시리즈의 다른 책들과 같이 나만의 걸작이라는 소제목에서 알 수 있는 기존의 어린이용으로 많이 보아오던 샘플이 있는 색칠하기가 아니다.
간단하게 작가에 대한 소개글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그림 도안을 만날 수 있다.
실재 화가의 그림에 색을 빼고 도안으로 제시했다면 색칠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컬러링북은 작가의 작품을 바탕으로 일러스트로 제작해 훨씬 쉽게 색을 입힐 수 있게 했다.

거기다 크림트와 깊은 관계를 맺었던 작가들의 작품들도 함께 컬러링해 볼 수 있게 도안에 포함시켰다.
크림트가 주도한 빈 분리파의 창립 멤버인 막스 쿠르츠바일과 콜로만 모제의 그림은 물론 크림트가 존경했던 페르디난트 호들러와 크림트의 멘티였던 에곤 실레 등 다른 작가의 그림도 색칠해 볼 수 있다.

100년도 휠씬 전에 활동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어른스럽고 자유롭고 창의적인 무일무이한“ 색채로 칠하다보면 아트 테라피로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번지지않는 재질의 종이라 색열필이나 사인펜 등 어떤 도구를 사용해도 괜찮을 듯하다.
한 장 한 장 찬찬히 즐길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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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생각 10 - 기후위기 탈출로 가는 작지만 놀라운 실천들
박경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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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생각 10>>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지구촌 환경문제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을 제시하고 있다.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일은 물론 국가가 나서 정책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내용과 온 지구촌이 나서 실천해야하는 일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 포장지 없는 가게, 물건 재활용 등은 개개인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다.
처음으로 소개된 미니멀 라이프는 단출한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실제 우리나라는 11월26일을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로 정해 한 주 동안에는 <충동구매 하지 않기,광고에 속지 않기, 사은품에 현혹 되지 않기, 홈쇼핑 중독에서 벗어나기, 쇼핑 습관 고치기, 물건을 재활용해서 쓰기, 환경을 생각하는 물건을 사기>(p29)등을 실천하기를 권하고 있다.

도시재생, 생태도시, 생태여행, 도시광산은 개인은 물론 국가와 지자체가 정책적으로 시행해야 가능한 일들이다.
특히 보부상들이 다니던 옛길이었던 울진의 십이령길로 떠나는 생태여행은 휴가철을 맞은 요즘에 특히 눈길을 사로잡았다.
개발보다 보전을 택해 지역 사회의 발전을 일으킨 선순환의 사례들을 읽으며 지역민들의 노력이 빛을 바라는 것 같아 흐뭇하다.

공정무역, 친환경 경제, 탄소중립 사회는 개인은 물론 지역 사회와 국가, 그리고 지구촌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가능한 일들을 제시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하는 예시들을 보며 지금 우리나라는 뒤로 후퇴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과 함께 2050년 탄소중립 사회로 가기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 지 뒤돌아보게 한다.

올칼라의 책은 쉬운 설명과 참고 사진이 다수 수록되어 이해하기 쉽게 진행된다.
정확하게 알지 못했던 개념들을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매 장마다 생각키우기를 통해 내용을 확장시키고 토론 주제를 제시하고 있다.
혼자 읽어도 좋은 책이지만 그룹으로 함께 토론하고 이야기 나눠보면 휠씬 더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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