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심 위픽
전건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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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하우스의 단편 소설 시리즈 ‘위픽’이다.
‘단 한 편의 이야기’인 탓에 짧아서 부담이 없다.

책의 외형도 양장본으로 띠지를 벗기면 소설의 한 문장이 떠억 자리하고 있다.
전건우 작가의 ‘앙심’의 문장은 “네가 평안해졌으면 좋겠다. 진심이야”다.

나이도 어린 직장 상사가 평소에도 스트레스인데 내 승진까지 막았단다.
애인인 K에게 직장 상사 험담을 하는 데 그가 한 마디 건넨다.

“무서운 이야기 하나 해줄까?”

몇 해 전 K가 도와준 노숙자 최씨가 보답을 하고 싶다고 하며 딱 한 사람 죽여준다는 말에 K는 지도교수를 떠올린다.
K는 고민 끝에 무고를 위한 물품을 건네고 다음 날 저녁 ‘그것’이 찾아온다.

찌이익
찌이익
스스스
스스스
스스스

살다보면 죽이고 싶도록 미워지는 상대가 생기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또한 잊는 게 사람이다.
앙심을 품고 앙갚음해봐야 평안을 보장받을 수는 없다.
혹시나 누군가가 죽이고 싶도록 밉다면 ’앙심‘을 읽고 위안을 얻어보자.

어째 위픽 시리즈를 읽기 시작하면 끝을 볼 것 같더니 처음 만나는 이야기부터 발목을 잡는다.
아무래도 위픽의 늪에 빠진 듯하다.

이야기의 길고 짧음은 공포의 크기와 비례하진 않는다.
무섭다,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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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사냥 - SF어워드 대상 수상작 포션 2
김성일 지음 / 읻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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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판타지,호러를 쓰는 작가의 소설을 처음 읽게 됐다.
제목만으로는 SF라고 짐작할 수 없는 소설은 인류가 우주로까지 발을 넓힌 시대의 이야기다.
”오래전에 죽은 늑대의 유전자에, 훨씬 더 오래전에 죽은 화성 생물의 DNA를 조합해서 만들어“(p230)진 늑대 볼크가 등장한다.

국가의 의미가 없어진 시대, 대기업들이 나서 태양계를 개발하고 기업연합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어느 날, 군인들을 형제자매라고 생각하는 늑대 볼크가 있는 시베리아의 비밀 기지에 의문의 포탄이 떨어지고 볼크와 로봇들과 동료 군인인 링카만 살아남는다.

AI전문가인 할머니 ‘조인경’은 회사에서 좌천돼 이름뿐인 러시아의 야쿠츠크 지사장으로 옮겨가게 된다.
조인경은 로봇이 민가에 침입하는 영상을 보게 되고 그 속에서 멸종된 늑대를 보게 되고 안드로이드 사냥꾼 ’코니 버틀러‘는 늑대를 생포하기 위해 조인경 일행을 인질로 잡게 된다.

늑대인 볼크와 AI전문가 조인경, 그리고 사냥꾼인 코니 버틀러가 번갈아가며 소설을 이끌어간다.
볼크는 부상을 입은 링카를 돕기 위해 로봇들과 민가를 습격하지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될 수 있으면 인간들에게 최소한의 피해만 입히려 노력한다.
인간의 명령에 의해 늑대를 사냥하는 안드로이드인 코니 버틀러는 끊임없이 존재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볼트의 꿈에 나타나는 빨간 소녀의 비밀과 공포스러운 존재가 분명한 안드로이드 사냥꾼의 고뇌를 쫓아가다보면 인간의 욕심으로 창조된 존재들의 고통이 전해진다.
눈 덮인 동토를 링카를 위해 달리는 볼트와 잡역부 로봇들의 모습은 황량한 겨울의 벌판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게 해 준다.
누군가에게는 대체가능한 로봇일뿐이지만 그 로봇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볼트의 모습은 가족의 개념은 우리 인간들의 전유물이라는 편협한 생각을 되돌아보게 한다.


<읻다출판사의 서포터즈 활동중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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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훌 도르르 마법 병원 밤이랑 달이랑 6
노인경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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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들이 어렸을 때 저는 전업주부였습니다.
벌써 이십년이 훌쩍 넘었으니 대부분 저처럼 직업란에 주부라고 쓰는 사람들이 참 많았던 시절이었습니다.
맞벌이가 아니다 보니 육아는 저의 전담이었고 주위에 딱히 도와줄 사람도 없었고 엄마가 집에 있다보니 어린이집도 일찍 보내지 않았지요.
그러다 보니 두살터울의 아들들이 순한 편이라고는 해도 하루를 마무리할 시간이 되면 녹초가 됐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가 처음이었던 저는 지금 생각해 보면 좋은 엄마가 아니였던 것 같아요.
몸이 피곤하고 짜증이나면 제 기분에 따라 아이들을 대했습니다.
남편이랑 함께 아이들과 놀때나 몸 상태가 좋을때는 관대한 엄마였다가 제가 피곤하고 짜증이 날때면 세상에게 가장 엄한 엄마가 됐던 것 같아요.
만약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저는 일관성있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해도 되는 것과 절대로 안 되는 일을 철저하게 구분해서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제가 이렇게 장황하게 저에 부끄러운 초보 엄마 시절을 이야기하는 건 두루마리 화장지로 재미난 놀이를 하는 밤이랑 달이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밤이랑 달이랑 여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아쉽게도 앞 시리즈는 아직 읽지 못했지만 두 주인공의 귀여움에 단번에 빠질 수 있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으로 변신한 밤이랑 달이는 아파서 힘이 없는 코끼리를 진찰합니다.
코가 아픈 코끼리는 언제부터 아팠는지도 모르고 코로 만세도 안 되는 데 그래도 밥도 잘 먹고 똥도 많이 쌌다는 군요.
두 의사 선생님은 두루마리 화장지로 코끼리 코를 빙글빙글 감아주는 걸로 치료를 마쳤습니다.
화난 호랑이도 기운 없는 강아지도 우는 새도 두루마리 화장지만 있으면 모두 치료할 수 있어요.
약도 필요없고 주사도 필요없고 아플 일도 없는 마법의 두루마리 화장지는 동물들을 행복하게 해 줍니다.

지금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분들이 있다면 몸도 마음도 엄청 피곤한 날 아이가 두루마리 화장지를 온 거실에 풀어뒀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몇 몇 분은 아이니까 그렇지하고 이해하고 정리하겠지만 대부분은 화를 내며 치우겠죠.
제가 아이들을 키울때라면 불같이 화를 내며 혼을 내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아이들을 불안하고 불편하게 하며 치웠을 것 같아요.
만약 아이들이 어렸을 때 <훌훌 도르르 마법병원>을 봤다면 충분히 이해하고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행복했을텐데 말이죠.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성장해 갑니다.
밤이와 달이는 동물들의 마음을 살피며 처방전을 내놓습니다.
너무 화가 나 말조차 하기 싫을 때는 어떻게든 그 화를 풀어내야만 되는데 두 의사 선생님의 처방을 활용해도 될 것 같아요.
어른은 아무리 두루마리 화장지가 많아도 절대로 풀지 않습니다.
두루마리 화장지를 높이 높이 쌓아 뻥차고 마음껏 풀고 노는 건 아이니깐 가능한 놀이입니다.
그러니 화장지를 갖고 노는 것 당연히 아이들이 해도 되는 놀이라는 걸 새삼스레 깨달았습니다.
아이니깐 할 수 있는 일을 이해하고 관대한 어른이 된다면 아이들은 단단한 어린이로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문학동네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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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것보다 사연이 많아! K-요괴 도감 반전 도감 2
이고은 지음 / 후즈갓마이테일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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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나 요괴가 나오는 이야기는 가슴을 쫄깃하게 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지만 언제나 재미있습니다.
작가는 주변 어린이들이 다른 나라의 요괴 이야기에 푹 빠진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 요괴가 궁금해 자료를 찾기 시작하다 요괴 도감까지 만들게 됐답니다.

35종의 요괴가 소개된 ‘K-요괴 도감’은 도깨비나 달걀귀, 구미호처럼 옛날부터 전해 오는 요괴는 물론 콩콩콩 귀신, 홍콩 할매 귀신, 망태 할아버지, 자유로 귀신 등 현대의 괴상한 존재들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그림은 괴상하거나 혐오스럽거나 무시무시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강한 요괴력을 갖고 있어도 어찌 보면 귀엽기까지 합니다.
말 그대로 도감이라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됩니다.
그날그날 궁금하고 읽고 싶은 부분을 골라 읽으면 됩니다.

그림도 재미있지만 요괴를 소개하는 글도 재미납니다.
출몰 지역, 시기는 물론 특징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혹시 몸은 반쪽이지만 힘이 장사인 반쪽이를 알고 있는지요?
저는 그림책으로 먼저 읽었는데 엄마가 물고기 반쪽을 먹고 낳은 아이로 주로 하는 말은 “놀라지 마시오. 놀리지 마시오.”라고 합니다.

역사 속 실존 인물이 요괴를 만난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나주와 서울 사이의 산속에 산다는 ‘거구괴’는 어우야담에 실린 괴물인데 큰 입을 벌리고 있고 그 안에는 청의동자가 살고 있답니다.
거구괴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길흉화복을 예언한다는데 영의정까지 오른 신숙주가 과거 시험을 보러 가는 길에 거구괴를 만나 평생을 함께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나는 요괴가 무섭다고 하는 어린이에게 도움이 될 물리치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홍콩할매 귀신을 물리치는 방법은 모든 대답 끝에 ‘홍콩’을 붙이면 잡아가지 못하고 손을 오므리고, 손톱을 절대로 보여주지 않으면 된답니다.

단순한 요괴 도감이 아닌 요괴의 이야기가 실린 옛 서적들과 요괴의 얽힌 사연들이 그냥 넘겨버리기에는 알차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요즘 가장 유행하는 요괴의 MBTI을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K요괴 홀로그램 카드 6종 증정본도 아이들에게 귀한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요괴마저 국뽕이 차오르게 하는 K요괴를 알아가는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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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여우를 위한 무서운 이야기 - 2020년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미래주니어노블 5
크리스천 맥케이 하이디커 지음, 이원경 옮김 / 밝은미래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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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여우를 위한 무서운 이야기>는 매년 뛰어난 아동 문학 작품에 수여하는 ”뉴베리 상“을 2020년에 수상한 작품입니다.
일곱 마리 새끼 여우들이 엄마 몰래 어둠 속을 달려, 통나무를 넘어, 바위를 돌아,개울을 건너, 숲을 지나……사슴뿔 숲 깊은 곳 습지 동굴에 사는 늙은 이야기꾼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찾아갑니다.

"모든 무서운 이야기는 두 가지 면을 갖고 있다.“ 이야기꾼이 말했다. "달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처럼 말이지. 너희가 끝까지 들을 만큼 용감하고 슬기롭다면, 그 이야기는 세상의 좋은 모습을 밝혀줄 거야. 너희를 바른 길로 인도해 주고, 너희가 살아남을 수 있게 도와주겠지."(p12)

소설은 늙은 이야기꾼이 들여주는 여덟 개의 에피소드와 각 이야기 끝에 이야기를 듣는 새끼 여우들의 반응이 나옵니다.
늙은 여우의 이야기가 너무 무서워 새끼여우들은 엉뚱한 질문을 하기도 하고 슬그머니 엄마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과연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새끼 여우가 있을 지 궁금해하며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봅니다.

암여우 빅스 스승에서 수업을 듣는 어린 미아 남매는 스승에게 많은 것을 배워 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스승 빅스가 노란 악취가 나는 병에 걸리고 제자들을 물어 병을 옮기고 맙니다.
다른 가족은 모두 잃고 미아와 엄마만 간신히 죽음의 병을 피해 도망칩니다.

왼쪽 앞다리가 불편한 율리는 여섯 누나들의 구박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런데 갑자기 율리를 해치려는 아버지 ‘밥톱마왕’이 나타나 엄마에게 가족과 율리 중 한 쪽을 택하라고 을러대자 율리는 아버지를 피해 도망칩니다.

도망친 미아의 엄마는 덫에 걸리고 미아는 동물을 모델로 그림 동화를 그리는 포터 부인에게 잡히게 됩니다.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은 미아와 율리는 미아가 율리의 도움으로 포터 부인에게서 도망치면서 진짜 둘의 모험이 펼쳐집니다.

야생에서 살아가는데 절대적으로 불리한 신체조건을 가진 율리와 한 쪽 다리를 다친 미아는 다가오는 겨울 추위와 시시각각 율리의 뒤를 쫒는 아버지에 대한 공포로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미아는 장애를 가진 율리를 편견없이 대하고 죽음 앞에서도 자신보다 더 약한 아기 여우들을 돌봅니다.

가족에게 조차 환영받지 못한 장애를 가진 여우는 자신의 약점을 딛고 성장해가고 자신을 죽이려는 아버지 앞에 우뜩 섭니다.
이야기 속 여우들은 인간들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습니다.
특히나 코로나 팬더믹 시대를 지나온 탓인지 광견병으로 짐작되는 노란 악취의 질병이 더 공포스럽게 다가옵니다.

여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꼬리가 아홉 개 달린 여우였는데 앞으로는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숲 속을 지키는 미아와 율리가 될 것 같습니다.
표지의 그림 속 두 마리의 여우와 그들을 노려보는 검은 여우의 정체가 궁금하다면 꼭 읽어보세요.

(동화 속 포터 부인은 피터 레빗으로 유명한 베아트릭스 포터인 듯 합니다.
실제로 그녀는 아동 문학 작가와 환경 운동가로 존경 받고 있지만 어릴 적 작은 동물들을 몰래 반입해 키웠다는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다고 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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