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도서는 문학동네그림책 서포터즈 뭉끄 활동 중 제공받았습니다.>그늘 아래 우거진 숲에 살고 있는 두더지 뮈리엘은 숲에 대해 모르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여느 여름 아침처럼, 달팽이를 주우러 나섰다가 잎사귀 아래서 무언가 자그만 걸 발견했지만 이내 생각을 접고 어떤 스프를 만들지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다음 날에도 여느 여름 아침처럼 달팽이를 주우러 나선 뮈리엘은 또다시 어제 본 것보다 훨씬 커진 그것과 마주치게 됩니다.여느 때보다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오지만, 그것은 온 집안 곳곳에서 깜짝 등장합니다.자신이 사는 숲에 대해 모르는 게 하나도 없는 뮈리엘이 ‘다른 보통의’ 날과 같은 매일 매일을 보내다 숲 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을 만나면서 느끼는 감정을 담은 그림책입니다.과연 뮈리엘은 ‘그것‘의 정체를 밝히고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살다 보면 모르던 것을 알게 될 때의 기쁨도 있지만 모름에서 오는 두려움을 크게 느끼기도 합니다.자신이 살고 있는 숲에 대해 샅샅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던 뮈리엘이라 처음 만나는 ‘그것‘이 더 두려웠겠지요.뮈리엘은 모름으로써 느꼈던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 과감하게 ‘그것’을 찾아 나서는 방법을 선택합니다.그 모름을 대면한 순간 두려움은 사라지고 뮈리엘의 하루는 여느 여름날과 같아집니다.신학기가 되면 새로운 환경에서 낯선 친구들을 만날 어린이 독자는 뮈리엘이 느낄 낯섦과 모름에서 오는 두려움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뮈리엘이 ‘모름이’에게 “안녕!”이라는 인사를 건넸던 것처럼 새로운 친구에게 한 번만 용기를 내 “안녕!”이란 인사를 건네 보기를 권합니다.어쩌면 조금은 다르지만 언제나처럼 평온한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2026년 비채 기대작 리스트가 공개됐는데 그 중 미쓰다 신조의 도조 겐야 시리즈인 #흉조처럼꺼리는것 이 포함됐다.시리즈 중 가장 유명하다는 #잘린머리처럼불길한것 를 먼저 읽고 다른 책들도 구매해 두고 있던 터라 올해는 꼭 도조 겐야 시리즈를 완독할 결심으로 시리즈의 포문을 연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을 읽었다.도조 겐야 시리즈는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일본이 패전한 후 10여 년 간을 배경으로, 괴기환상소설 작가 도조 겐야가 일본의 각 지방에 전해지는 괴담, 민간설화 등을 수집하기 위해 들른 곳에서 불가사의한 사건이 벌어지자 이를 해결한다는 추리소설이다.”(나무위키에서 가져옴)괴담 수집을 위해 도조 겐야가 찾아간 외딴 산골 마을에는 마귀 계통의 집안인 가가치 가와 마귀 계통이 아닌 가미구시 가가 대립하며 살고 있다.가가치 가는 산신인 허수아비님을 섬기는 가문으로 염매로부터 마을을 수호하는 무녀를 대대로 배출하는 집안이다.도조 겐야가 마을에 도착한 후 가가치 가문에 기숙하던 오사노 젠토구가 혼령받이인 사기리를 폭행하는 일이 벌어지고 얼마 후 시체로 발견된다.현장에 경찰이 출동하고 정신이 온전치 않은 무녀의 맏딸이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다.젠토구를 살해한 범인을 검거하기도 전에 연달아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죽은 사람들은 허수아비님의 모습으로 발견된다.범인의 정체는 물론 계속해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 간의 연관성도 찾을 수 없던 도조 겐야는 마을에서 일어난 흉흉한 일들과 흑과 백으로 대립하는 두 집 안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조사에 나선다.소설은 도조 겐야의 취재 노트와 가가치 가의 혼령받이인 사기리의 일기, 그리고 가마구시 가의 렌자부로의 수기를 통해 마을에서 일어난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살인 사건을 풀어나간다.고립된 산골 마을 특유의 폐쇄성과 그곳에서 벌어지는 잔인한 살인 사건, 그리고 과거에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오랜 세월 전승되어 온 무속과 어울려 공포를 배가시킨다.다소 복잡한 인물 관계와 익숙하지 않은 일본 특유의 민간 신앙에 기반을 둔 이야기라 처음에는 진도가 더디다가 어느 순간 사건에 몰입하게 된다.재미도 재미지만 불가해한 상황과 소위 전통이라고 규정지어 행해지는 잔혹함을 보며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인간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우사미 마코토’ 작가와의 인연은 우연히 표지만 보고 고른 <#어리석은자의독>으로부터 시작했다.2024년 첫 도서로 읽으며 이미 출간된 책을 다 읽고 작가의 신간을 기다리며 읽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부터 바람대로 작가의 소설이 번역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우리나라에 번역된 작가의 소설은 재미있다는 말로는 부족한 사회파 미스터리가 다수 포함돼 있어서 읽고 나면 마음이 꽤 복잡하다.<꿈 전달>은 11편의 괴담을 모은 단편집이라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표제작인 ‘꿈 전달’은 인기 작가가 갑자기 절필을 선언하자 담당 편집자가 작가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작가는 자신의 글이 모두 친구의 아이디어라고 말하며 그 친구를 살해했다고 말한다.짧지만 강렬했던 ‘에어 플랜트’는 현대인들의 녹록지 않은 삶의 단면을 훔쳐본 기분이 든다.’침하교를 건너자‘는 유지의 행동을 용서할 수는 없었지만, 어린 시절 그를 찾아가 보호해 주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11편의 이야기를 읽고 난 후 가장 많이 든 감정은 공포보다는 짠함이다.살인을 저지르고 어린 시절의 잘못으로 일가족을 몰살시키기도 하고 사고를 말하지 않고 묻어둔 체 어른이 되어 더 큰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그들의 인생이 애처롭게 느껴진다.만약 주위 누군가의 작은 위로와 관심이 있었다면 그들의 삶은 어찌 바뀌었을까 궁금하다.허공을 헤매는 듯한 이야기가 아닌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의 숨겨진 진실을 보여주는 듯한 소설은 단편이라 한 편씩 끊어 읽어도 좋다.
<도서는 요다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이렇게 된 이상 포항으로 간다>는 두 소설가가 바통을 주고받듯 쓴 합작 장편소설’로 두 작가와 이름이 같은 사기 피해자 ‘의택‘과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보라’가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해 함께 포항으로 향하는 로드무비 형식의 소설이다.포항 앞바다의 석유시추 사업 ‘대안고래 질주 프로젝트’의 시추 분양권 사기 범죄에 엮여 암울하던 인생이 더 나락으로 떨어진 보라는 그녀에게 전 재산을 투자한 의택과 대면하게 된다.서로를 존과 마이크로 부르던 둘은 우여곡절 끝에 290km를 달려 포항에 도착한다.이 소설이 기존의 소설과 가장 다른 점은 두 소설가가 한 챕터씩 번갈아 가며 집필했다는 것이다.최의택 작가가 아무리 정보라 작가의 영향으로 sf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앤솔러지도 아닌 장편 소설을 두 작가가 번갈아 가며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정보라 작가가 쓴 부분은 ’보라’의 시선으로 그려지고 정의택 작가가 쓴 부분은 ‘의택‘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해준다는 것으로만 챕터를 쓴 작가를 짐작할 뿐 두 작가의 이야기는 한 명의 작가가 쓴 듯 자연스럽게 연결된다.일생을 사기꾼의 표적이 된 삶을 살아온 ‘보라’가 당했던 사기는 실제 우리가 현실에서 언제든지 당할 수 있는 종류의 사기들이다.작게는 교재 사기를 시작으로 사이비 종교와 관련된 수련원에 빠져 대학을 졸업하지도 못하는 지경이 된다.거기다 국가가 시행했던 어떤 사업이 떠오르는 ‘대안고래 질주 프로젝트’ 분양권 사기를 해결하려 할수록 오히려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진다.”바보라고 사기당하는 것도 아니고, 사기는 그냥 사기예요. 사고 같은 거라고요!”(p94)라는 보라의 외침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공권력도 해결할 수 없는 사기 범죄의 피해자 구제를 소설 속에서는 어떻게 결론지을지 궁금했던 이야기는 현실을 그대로 담고 있어 슬프기까지 하다.읽는 내내 의택이 운전하는 차에 함께 타고 있는 기분이 들었던 소설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포항이라는 도시를 몹시도 궁금하게 한다.
<도서는 예스24 리뷰어 클럽에 선정돼 북로드에서 제공받았습니다.>근처에 또래라고는 없는 나가노현의 작은 마을에 사는 나쓰히와 아오바 쌍둥이 자매가 초등학교 2학년 때 기리노 아키토라는 남자아이가 마을로 이사 온다.둘은 그를 좋아하게 되고 특히 아오바가 아키토와 자신은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어울리는 일은 전혀 없다.4학년이 되어서도 아키토에 대한 아오바의 마음은 달라지지 않았고 어느 날 아키토의 자전거에 아오바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일어난다.아오바의 얼굴에 큰 상처를 남긴 사고 후 어른끼리는 사이가 멀어지지만, 아이들은 서로 마음을 열고 친하게 지낸다.여름방학 숙제를 하기 위해 마을 근처 산으로 간 아이들은 도로를 벗어난 숲 속에 오래된 집을 발견하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방 중앙에 매달린 천을 발견한다.희고 반투명한 천이 있는 방에 먼저 들어간 아오바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온 집안을 찾아 헤매도 아오바는 보이지 않는다.어쩔 수 없이 혼자 집에 돌아와 부모님에게 혼날 각오를 하며 아오바가 사라졌다고 말하지만, 부모는 아오바가 누구인지도 모른다는 반응을 보인다.얼마 후 아키토는 부모의 직장 문제로 이사를 가고 아오바는 모든 사람들에게 애초에 없는 존재가 된다.대학생이 된 나쓰히는 졸업 논문 지도 교수인 후지에다 교수가 행방불명됐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함께 공부하던 아즈사, 미오를 만나 이야기하던 도중 몇 년 전 기요하라라는 시간 강사 역시 실종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셋은 후지에다 교수를 찾아보기로 하지만 얼마 후 아즈사의 주검이 발견되고 그 죽음에 작자 미상의 수백 년 전 이야기 ‘아사토호’가 관련돼 있음을 알아낸다.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호러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으로 처음엔 어린 시절 쌍둥이 자매의 실종이 나쓰히에 잘못으로 인한 사고라 부모님이 그 존재 자체를 숨기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하지만 대학생이 된 나쓰히의 주변에서는 연달아 사건이 발생하고 그 뒤에는 실물이 전해지지 않는 고서가 관련됐다는 이야기는 일본 특유의 호러물 느낌이 많이 난다.거기다 어린 시절 아픔을 공유한 아키토가 주인공이 위험에 처할 때마다 언제 어디서나 나타나 도와주는 설정은 청춘물을 읽는 기분이었다.한편 ’아사토호‘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실종과 죽음은 비디오를 보는 사람은 모두 죽는다는 영화를 떠오르게 하지만 고서에 얽힌 괴담과 그 뒤에 숨겨진 반전은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반전이라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단순히 실체 하지 않는 고서에 얽힌 호러가 아닌 현실과 환상을 오가게 하는 매개체의 존재와 그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의 공포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실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해 소름 돋는다.일본 고전에 관한 설명이 길게 이어지기는 하지만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을 수 없을 만큼 다음 전개가 궁금해지는 소설은 작가의 이름을 기억해 둘 만큼 오싹하고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