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서관에 가지마, 절대로 ㅣ 내친구 작은거인 15
이오인 콜퍼 지음, 토니 로스 그림, 이윤선 옮김 / 국민서관 / 2006년 11월
평점 :
“도서관에 가주세요, 제발”도 아니고 “도서관에 가지마, 절대로”라니 책 제목 한 번 수상타.
수상한 그림자를 뽐내며 총알을 펑펑 날리는 표지의 인물은 또 누구란 말인가?
한 집에 열한 살도 안 된 남자애 다섯 명이 살고 있다.
형제만 둘인 우리 집 역시 그냥 놔둬도 전쟁터고 거기다 친구라도 몇 명 데리고 오는 날은 정신이 나갈 것 같은 데 이집이 어떨지 대충 상상이 간다.
어느 날 아빠는 그런 개구쟁이들에게 긴급 초치를 내리는 데 바로 윌과 마티를 도서관에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둘은 도서관도 도서관이지만 총 안에 감자를 통째로 넣고 아이들에게 발사하는 무시무시한 ‘감자 총’ 사서 선생님 때문에 더 더욱이나 도서관 가기가 싫다, 아니 죽기보다 싫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부모가 한 번 보내기로 맘먹은 일인데.
대부분의 아이들처럼 둘은 도서관이 무섭고 끔찍하기만 하다.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말썽대장 헨리 시리즈의 그림을 그린 토니 로스의 그림이 먼저 아이들 맘을 사로잡는다.
제목에서부터 아이들을 확 잡아끄는 책은 읽는 내내 아이를 즐겁게 한다.
우리 아이들이야 도서관에는 무서운 감자 총 선생님이 아닌 친절한 사서 선생님이 계신 걸 알기에 윌과 마티의 걱정이 우스운 모양이다.
다행스럽게도 책 읽는 재미에 점점 빠져드는 두 친구의 모습에서 저희들이 믿는 것처럼 도서관이 특별하고 좋은 곳임을 확인하며 안도에 한 숨을 내 쉰다.
부모라면 누구든 자기 자식이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
하지만 책을 읽으라고 강요만 한다면 아이는 결코 책을 가까이 하지 않을뿐더러 진정으로 책 읽는 즐거움을 알지 못할 것이다.
책 읽는 즐거움을 아이 스스로 알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와 함께 서점을 가고, 도서관을 가서 책을 고르고 함께 읽는 것이다.
윌과 마티가 처음부터 부모와 손을 잡고 도서관에 갔다면 감자 총 선생님의 실체를 더 빨리 알았을 것이고, 책 읽는 즐거움을 더 빨리 느꼈을 것이다.
아이가 어떤 것을 잘하기를 바란다면 먼저 어른인 부모가 모법을 보이는 게 가장 빠른 지름길일 것이다.
**이 책은 방학 일주일 전에 읽게 된 책이다.
아이는 너무 재미있어 했고, 반에서 책께나 읽는다는 친구들은 거의 돌려가며 읽은 모양이다.
어제 밤 아이들 재워놓고 서평 쓸 요량으로 이 책을 찾았는데 찾다, 찾다 못 찾고 아침에 아들에게 물어보니 친구 빌려줬단다.
방학 중인데도 책은 여전히 돌고 돈 모양 오늘 책을 찾아 온 아들 손에 친구 엄마가 맛있는 차를 선물로 보내주셨다.
아이들은 재미있는 책 읽어 좋고, 나는 이리 향긋한 차를 얻어 마시니 책이 주는 또 다른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