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동화 긴 생각 - 두 번째 이야기, 생각이 깊어지는 이야기 짧은 동화 긴 생각 2
이규경 글.그림 / 효리원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귀여운 그림과 짧은 이야기로 꾸며진 책  ‘짧은 동화 긴 생각’을 읽다보면 마음이 따뜻해  진다.

자극적이지 않은 색상들로 이루어진 책 표지는 읽기 전부터 팽팽해졌던 일상에서의 긴장감을 덜어낼 수 있다.

생각이 커지고, 마음이 따뜻해지고, 향기가 묻어나고,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하는 이야기로 구분지어진 짧은 동화는 짧은 이야기만큼이나 짧은 시간동안에 읽어 나가게 된다.


오늘은 12월 31일/ 아이는 헌 달력을 떼고 새 달력을 걸었어요./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할아버지가 말씀하셨어요./ “얘야, 아직 하루가 남았잖니?”/ 그러자 아이가 말했어요./ “할아버지, 하루는 금방 지나가요.”/ 할아버지가 다시 말씀하셨어요./“얘야, 네겐 이 하루가 그리 귀하지 않을지 몰라도 삶이 얼마 남지 않은 내겐 아주 귀한 하루란다.” <12월31일 전문>

아이와 할아버지의 대화 속에서 저물어가는 한해에 아직 실천하지 못한 계획들과 새해에 꼭 이루고 싶은 소망들이 떠오른다.

이렇듯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동화는 한 번 읽으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동화들이 지나치게 아름다운 내용을 다루다보니 식상함을 느끼게도 한다.

어떤 음식부터 먹어야 할지 망설여지는 뷔페식당에서 일찍 포만감을 느끼고 질려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글들을 쉬지 않고 읽다보니 아름다움을 다 느끼기 전에 감성이 무뎌짐을 느낀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특히나 ‘논리. 논술 레벨 업!’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는 목적을 너무 강요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 아름다운 글들을 아이와 읽으며 따뜻한 눈길을 교환하고 “사랑해!”라고 말하는 게 논리나 논술을 위해 읽는 것보다는 더 많은 걸 얻는 게 아닐까 싶다.


나는 아이가 공부도 물론 잘하면서 마음이 따뜻하고 사회에 제 몫을 하는 아이로 자라나길 바란다.

하지만 “전철에서”를 읽고 난 뒤 자신이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스스로 양보를 실천해야겠다는 생각대신 전철에서 본 볼썽사나운 모습을 얘기하고 여러 사람이 즐겁고 편안하게 사용하는 전철이 되려면 시민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써보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그저 하루에 몇 편의 이야기를 읽으며 따뜻한 아이로 자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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