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여름 2025 소설 보다
김지연.이서아.함윤이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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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네 권씩 출간되는 <소설 보다>는 ‘이 계절의 소설‘ 선정작(문지문학상 후보작)을 묶은 단행본이다.
올해의 여름 ’소설 보다’는 여름 느낌 물씬 풍기는 포도가 그려진 표지이지만 수록된 소설 세 편은 포도의 상큼함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김지연 작가의 <무덤을 보살피다>는 사촌 수동과 처음으로 할아버지 산소에 간 화수는 산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수상한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를 발견한다.
물고기 양식장으로 보이는 그곳에서 수상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남자가 자신의 일을 도와줄 것을 요구하자 어쩔 수 없이 물고기 먹이 주는 일을 하게 된다.
그때 화수를 찾아 헤매던 수동이 오고 남자가 집안에서 잊힌 막냇삼촌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마을로 데려다 주라는 부탁을 하지만 남자는 수동과 화수를 컨테이너에 가두고 떠나 버린다.

이서아 작가의 <방랑, 파도>의 ‘나’는 작은 바닷가 마을의 백반집의 일을 도우며 그 마을에 있는 요양원의 일을 돕고 있다.
요양원 입소자인 향자 할머니와 가까워진 ‘나’는 자신의 반지와 밑줄 그어진 책을 선물 받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반지와 책을 어떻게 돌려줘야 할지 고민한다.

함윤이 작가의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 속의 노아는 소도시 면사무소의 신입 공무원으로 접수된 민원 때문에 천문대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간다.
같이 간 상사 녹원의 요청으로 본명을 숨기고 엄마의 이름을 말하게 되고 천문대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의 리더인 선화와 이름이 같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우리 편은 착하고 선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워 나는 습관처럼 책을 읽을 때든 영화, 드라마를 볼 때면 우리 편을 찾게 된다.
세 편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확실히 우리 편이라고 규정짓기 어려운 존재들로 가득하다.
화수의 어린 시절에 좋은 할아버지였던 할아버지는 베트남 참전 용사였지만 명확히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모르지만 국립묘지에 묻히지 못한다.

‘나’가 머물고 있는 백반집의 남매도 마약에 연루됐다는 소문이 마을에 파다한 인물이지만 ‘나’에게는 더없이 좋은 사람들이다.
사이비 종교 느낌이 나는 집단의 우두머리인 선화 역시 노아에게 특별한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다.
작가의 인터뷰를 읽은 후에도 내 편, 우리 편을 먼저 찾는 나는 확실한 우리 편을 찾지 못했다.
영원한 내 편도 절대적인 내 편도 없는 세상에서 내 편만 찾다 보니 일반적이지 않는 인물들 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듯 세 편 소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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