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하는 습관 - 위대한 창조의 순간을 만든 구체적 하루의 기록
메이슨 커리 지음, 이미정 옮김 / 걷는나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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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명의 여성 예술가들이 어떻게 일상을 보냈는지에 대한 기록, <예술하는 습관>. 많은 인물의 하루하루를 소개하다보니 핵심적인 부분만 소개가 되어있다는 점, 북미와 유럽 출신의 예술가가 대다수라는 점이 아쉽지만 그래도 제법 흥미로웠다.(일전에 북튜브 겨울서점 리뷰에서도 언급되었던 부분.) 그렇지만 나처럼 다른 사람들, 그중에서도 훌륭한 창작물을 낸 여성 예술가들이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 궁금한 이들에게는 꽤 재미있는 책일 듯하다.



책 속에 소개된 131명의 일상 루틴은 다 제각각이다. 어떤 이들은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고 규칙적으로 살았고, 어떤 이들은 영감이 떠오를 때만 몰아서 작업을 했다. 가족들 뒷바라지와 집안일을 도맡아 해야만 했던 이들도 있었고 비교적 자기만의 시간을 더 많이 가진 이들도 있었다. 이렇듯 여성 예술가 131명은 모두 다른 모습으로 일상을 살면서 자기만의 속도와 방법으로 창작활동을 했다.



나는 이들이 결국 ‘자기만의 속도와 방법‘을 찾았다는데 주목하고 싶다. 게다가 이들은 모두 창작활동을 실행에 옮긴 이들이다. 구상의 시간이 길었을지언정 끝끝내 자신의 작업을 완성한 이들이다. 그러니까 결론은, 무엇이든 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일단 시작할 것 그리고 나에게 맞는 루틴을 찾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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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세계
톰 스웨터리치 지음, 장호연 옮김 / 허블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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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을 테마로 한 이야기는 많다. 그러나 ‘여성‘이자 ‘장애인‘인 수사관이 주인공인, 시간 여행자가 도착하는 세계가 무수한 가능세계들 중 하나일 뿐이라는 이야기는 <사라진 세계> 뿐이다. 범죄 수사를 해결하기 위해 주인공 섀넌 모스는 두 번의 시간여행을 한다. 그 과정에서 그녀가 밝혀내는 것은 세계 종말의 가능성과 이를 가속화하는 테러리스트의 존재다. 섀넌 모스는 세계의 종말을 막을 수 있을까?



일단 주인공이 매력적이다. 과거 시간 여행에서 얻은 상처로 다리 한 쪽을 절단해야만 했던 섀넌 모스. 그녀는 의족을 차고 다니지만 그것은 그녀가 수사를 진행하고 다른 인물들과 관계를 맺는데 전혀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섀넌의 신체적, 심리적 강인함을 보여주는 지표라면 모를까. 그녀는 거듭된 시간 여행으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져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인물이다. 가능 세계들의 환영에 함몰되지 않고, 충격적인 사실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수사관으로서의 임무에 충실하는 사람, 그녀가 바로 우리의 주인공 섀넌 모스다.



그리고 과학 이론이 가미된 독특한 시간 여행 설정. 소설에 따르면 현재의 시간은 ‘굳건한 대지‘이고 시간 여행자가 도착하는 미래는 가능 세계일 뿐이다. ‘굳건한 대지‘의 인물들은 가능 세계에서 취합한 정보들을 퍼즐처럼 맞춰나간다. 이 외에도 ‘브란트-로모나코 드라이브‘, 메아리들의 존재, 화이트홀 등 시간 여행물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흥미로울 설정들이 가득하다. 소설의 후반부에 이와 같은 설정들이 딱딱 맞아떨어지며 반전이 일어나는데 왜 진작 예상하지 못했나 싶을 정도로 흥미로웠다.



SF 디스토피아 소설을 읽다보면 높은 확률로 절망 속의 희망을 마주하게 되는데 <사라진 세계>를 읽으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어쨌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굳세게 현재를 살아가는 것 뿐이겠구나 하는 깨달음이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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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 뇌과학자의 뇌가 멈춘 날, 개정판
질 볼트 테일러 지음, 장호연 옮김 / 윌북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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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을 겪은 뇌과학자가 8년간의 회복기를 적어낸 책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뇌의 이상을 스스로 감지했을 때 순간 ‘뇌과학자인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멋진걸?‘하고 생각했다는 저자! 뇌졸중의 증상과 회복과정, 그로 인한 마음 변화와 깨달음이 꼼꼼하고 생생하게 담겨있다.



무엇보다 저자가 뇌졸중을 겪었을 때 우주와 합일되는 경험을 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그 궁극의 평온함에서 빠져나오고자 결심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웠을까? 기실 그녀가 회복을 결심하고 실제로 그 과정을 겪어내기까지는 글로 적힌 것 이상의 혹독한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말하기, 읽기, 쓰기 등 평소 당연하게 생각하고 행하던 것들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했다니. 저자는 그 과정에서 누군가 나의 회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응원한다는 사실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또, 할 수 없는 일보다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매일의 성취를 축하하며 회복기를 기나왔다고도 한다. 그렇게 8년에 걸쳐 뇌의 기능이 점차 나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2부 ‘나로 살아가는 법‘은 통째로 기억하고 싶을 정도였다. 저자가 뇌졸중을 겪으며 깨달은 것은 ‘세상사에 대해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느낄지 선택하는 것은 내 자신‘(154p)이라는 점이다. 뇌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지속시간은 90초에 불과하고 이후 느끼는 감정들은 우리가 자발적으로 그 감정 회로에 접속하기 때문이라고. 그러니까 인간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존재다!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고통에서 벗어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으려면 순간순간 마음의 정원을 착실하게 가꾸고, 하루에도 수천번 긍정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158p) 내가 어떤 감정을 느낄지, 그리하여 어떤 삶을 살지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



Cherish every mo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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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 무루의 어른을 위한 그림책 읽기
무루(박서영)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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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되고 싶다니! 그것도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라니! 이상(異常)이 정상과 다르다는 의미라면 기꺼이 이상한, 그리하여 ‘누구도 어디에도 속할 필요가 없는‘(73P) 이상(理想)에 다다르고자 하는 이가 바로 이 책의 저자다. 비혼, 여성, 집사, 프리랜서, 그리고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읽기 안내자.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는 저자의 또렷한 삶의 태도가 오롯이 담긴 에세이이자 독자에게 건네는 그림책 세계로의 초대장이다.



그림책에 대한 이야기를 살포시 얹어 건네는 저자의 글은 조곤조곤하면서도 섬세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아가고 있는 사람만의 단단함이 있다. 서른 넘어 자신이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일화와 ‘내가 읽은 이야기는 언제나 그 때의 나만큼만 읽혔다‘(175P)는 일화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무엇보다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나도 그림책을 읽는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나와 다른 존재를 이해하는 마음과 더 나은 내가 되고싶다는 마음을 그림책을 읽으며 배웠다면 나도 기꺼이 함께하고 싶다. (부록으로 본문에 소개된 그림책들과 함께 보면 좋을 추가 리스트까지 알차게 실려있어 좋았다.)



사람은 각자 자기 자신으로서 살아간다. 그 길에는 정답도 없고 오답도 없다. 그러나 사회가 말하는 정상성에 속아 자신을 잃어버리기보다는 스스로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알고 그에 맞게 살아가는 것이 더욱 유익하다. ‘언제나 최선은 자신을 믿고 매 순간 가장 나다운 걸음걸이로 걷는 일일 뿐‘(175p)이니까. 또, 결국 혼자 가야하는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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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클래식 컬렉션 2 세트 - 전4권 - 비밀의 화원 × 키다리 아저씨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메리 포핀스 걸 클래식 컬렉션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외 지음, 이경아 외 옮김 / 윌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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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 번역가들과 디자인 스튜디오 오이뮤가 함께한 윌북의 걸 클래식 에디션 두번째! 이번에는 <비밀의 화원>, <키다리 아저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메리 포핀스>다. 고운 박스에 담긴 패키지는 물론 한 권 한 권의 디자인이 아름답고 손에 착 감기는 판형과 두께도 만족스럽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목해야할 점은 여성 서사를 재조명하려는 취지의 컬렉션이라는 점, 차별과 소외를 배제하고자 번역에도 세심하게 신경썼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읽은 책은 <비밀의 화원>이다. 정말 어렸을 때 세계문학전집으로 읽은 책이라 기억이 희미했기 때문에 골랐다. 부모에게 버려지다시피 자랐으며 결국 어린 나이에 정말로 그들을 여읜 주인공 메리는 병약한 고집불통 소녀다. 제대로 사랑받은 적이 없어 사랑이 무엇인지조차 몰랐던 메리가 변화하는 순간은 자연을 만났을 때다. 몸과 마음이 단단해진 메리는 돌아가신 고모의 버려진 화원을 가꾸기 시작한다. 그녀의 생명력은 병약한 사촌 콜린에게까지 이어진다. 자기 자신에 이어 타인까지 변화시키는 메리의 성장이 눈부시다.



책을 읽는 내내 평화롭고 즐거웠다. 고난과 역경을 예비할 필요 없이 마음 편하게 아름다운 자연 묘사와 메리의 일취월장하는 생명력을 읽는 기쁨이란. 1/3쯤 읽다가 문득 이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토록 아름다운 책과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기란 힘들테니. 특히 걸 클래식 컬렉션이 여성 캐릭터와 여성 서사에 주목하고 있는만큼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아우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야말로 바라만보고 있어도 흐뭇한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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