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겉들 - 이옥토 사진산문
이옥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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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원)책을 좋아하는 독서인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이옥토 사진작가. 나 또한 꽤 오래 전에 꽃잎, 과일의 단면 등 사진 이미지를 활용한 독보적이고 감각적인 책갈피로 그녀를 알게 되었다. 아이돌 티켓팅을 방불케 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라 한번도 구매에 성공해본 적은 없지만.
그런 그녀의 첫 책 <사랑하는 겉들>이 10년만에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푸른 빛에 감싸인 듯한 아름다운 양장 책. 그 속에는 작가의 사진 작업에 근간이 되어준 세심한 감정의 결들과, 10년 전 초기작에서도 드러나는 서늘하고 연약하지만 동시에 절대 깨질 것 같지 않은 단단함이 드러나는 사진 작품들이 많이 실려 있다.
몇년 전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사진 전시를 했을 때, 오직 그 전시를 보기 위해 한달음에 그곳으로 달려갔었다. 그때 큼지막하게 프린트된 사진들 앞에서 느꼈던 기분 좋은 짜릿함을 오늘 이 책을 보면서도 느낄 수 있었다. 리커버, 책갈피 등 작가와 협업했던 도서들이 전부 엄청난 인기를 끈 건 작가의 작품 앞에서 나와 비슷한 감각을 느끼는 독자들이 많아서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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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목욕시키는 여자
화바이룽 지음, 김소희 옮김 / 서사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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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원) 흔히들 한국과 대만은 정서적 거리가 가깝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대만소설은 유난히 친밀하게 느껴진다. 오랜만에 읽은 대만소설 <코끼리를 목욕시키는 여자>.

감정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모를 무심한 남편이 갑자기 이혼을 요구한다. 그러더니 사람을 죽이고, 감방에서 자살했다고 한다. 대체 왜?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인데 도무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아내의 시점에서 남편의 비밀을 추적한다. 여기까지가 이 소설의 주요 스토리다.

‘무너진 삶을 다시 새우려는 한 여자의 추적극‘이라는 카피는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였는데, 다 읽고 나니 카피의 힘이 대단하구나 싶었다. 다시 생각해 봐도 이 책의 장점을 극대화한 매력적인 포장이다. 결말 부분에 밝혀진 사건의 진상은 호불호가 있을 듯. 다만, 남겨진 아내의 추적극이라고 보면 나름 읽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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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티처
프리다 맥파든 지음, 최주원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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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원) 영미 스릴러의 여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한, 프리다 맥파든. 대표작 <하우스 메이드> 시리즈 외에도 엄청난 다작을 하는 작가다. 호평을 받은 작품들 중 하나인 <더 티쳐>가 드디어 국내 출간되었다.

소설 초반부를 읽다 보면 ‘어? 잘생긴 남교사와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여학생,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동료 여교사(이자 남교사의 아내) 구도는 너무 전형적이잖아’ 싶은데, 그 전형적인 아는 맛이 상당히 맵고 자극적이다. 그야말로 술술 읽히는 탁월한 페이지 터너다. 프롤로그에 따르면 저 셋 중 누군가가 죽은 게 분명한데, 그게 누구일지, 범인은 또 누구일지 궁금해서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다.

특히나 이런 류의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 반전인데, 이번 책의 반전도 꽤나 만족스러웠다. 몇번이나 꼬여있어서 결말까지 준수한 작품이었다.

지금까지 출간된 프리다 맥파든 작품들을 여럿 읽었는데, 작품 간 기복이 심하지 않은 걸 보니 영미권 대형 인기 작가인 이유가 납득이 된다. 작가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 <더 티쳐> 역시 쉽고 빠르게, 호로록 읽을 수 있는, 자극성과 재미를 두루 갖춘 웰메이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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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코드: 더 비기닝
빌 게이츠 지음, 안진환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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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원) 빌 게이츠의 회고록. 어린시절부터 청소년기까지,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딱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타이밍에 끝난다.(알고보니 총 3권으로 계획되어 있다고)

성장소설을 읽는 것처럼 책 속에 나오는 에피소드들이 무척이나 흥미진진했지만, 어쩐지 에필로그에서 자신의 성공은 운이 따랐기 때문이라고 갈음하는 대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오늘날이었다면 자페스펙트럼 진단을 받았을 텐데, 부모의 적절한 지원으로 사회적 기술을 개발하고 정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지금과 같은 부와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건, 결국 자신이 통제할 수 없었던 주변 환경 덕분이라고. 본문에서도 빌 게이츠 부모님이 자녀를 존중하면서도 부드럽게 이끄는 모습이 인상깊었는데, 자녀 교육을 위해 이 책을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런가하면 ‘부유한 미국에서, 그것도 백인 남성에게 유리한 사회에서 백인 남성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일종의 출생 복권에 당첨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는 담담한 서술도 무척 강렬했다.

‘어른이 되어 깨달은 경이로운 한 가지는 세월과 배움을 모두 걷어내고 보면 나라는 존재는 많은 부분이 이미 처음부터 갖춰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이 회고록은 이미 내가 가진 것을 어떻게 싹틔울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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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에 대하여 -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
문형배 지음 / 김영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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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전 형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첫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그간 저자가 블로그에 올렸던 에세이들과 서평 등이 실려 있다. 이미 블로그를 정독했지만 책으로 묶인 글들을 읽으니 또다른 느낌이다.

문체는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다. 공직자로서 말을 아끼며 살아온 세월이 녹아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법관으로서 저자가 지키고자 했던 원칙과 정의, 인간을 향한 따뜻함은 여실히 느껴진다. 특히 블로그 개설의 이유이기도 했던 ‘착한 사람일수록 법을 알아야 한다. 그 길만이 법이 나쁜 사람을 지켜주는 도구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하는 지름길이다.‘라는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상속 포기에 대해 몰라서 고스란히 빚을 떠안게 된 유가족 사례 같은 일은 없어야겠지.

수많은 서평들 중에서 꼭 추천하고 싶은 책들에 대해 쓴 글들을 골랐다는 2부 ‘일독을 권한다‘에는 고전들이 많다. <죄와 벌>, <전쟁과 평화>, <팡세>, <레미제라블> 등등. 과거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일의 원형은 그대로고 우리는 여전히 고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고전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저자가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한 영상도 봤다. 영상 속 모습과 책 속에서 글로 만난 모습이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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