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집
이지현 글.그림 / 이야기꽃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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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 소녀는 왜 죽었을까?

이상한 집/이지현  | 이야기꽃 | 20180319

 

집에 대한 작가의 유쾌한 상상력에 미소를 짓는다. 길쭉한 집, 납작한 집, 커다란 집, 쪼그만 집, 높다란 집, 위태로운 집, 거꾸로 선 집, 뜨거운 집, 차가운 집, 투명한 집, 꽉 막힌 집, 풀로 뒤덮인 집, 기울어진 집, 가시 돋친 집, 똑 닮은 집, 끝없는 집, 복잡한 집, 창문이 많은 집, 지붕 없는 집, ?, 이상해서 이상한 집, 이상하고 이상한 집, 이상하지 않아서 이상하지 않은 집까지 다양한 집들이 등장한다. 아파트로 인해 오늘 날 집들은 모두 비슷해져 가고 있는데 저마다 집들은 고유한 표정이 있음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당신의 집은 어떤 표정인지를 묻는다.


책을 읽으면서 집(house)을 집(home)으로 바꾸어 패러디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소란한 집, 화목한 집, 사랑이 넘치는 집, 욕설이 난무하는 집, 냉기가 솔솔 흐르는 집, 모래알 집, 깨가 쏟아지는 집, 병든 집, 속이 까맣게 타버린 집, 허전한 집, 쓸쓸한 집, 똑똑한 집, 어리석은 집, 잠만 자는 집, 낯 선 집, 독서실 같은 집, 무덤처럼 조용한 집, 노래방 같은 집, 잔칫집 등등. 물리적 공간으로서 하우스와 가족 공동체가 함께 사는 심리적 공간으로서 홈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을 읽는 동안 동화 한 편이 떠올랐다.


덴마크의 동화 작가 안데르센이 184512월에 발표한 <성냥팔이 소녀>라는 작품에 등장하는 소녀는 추운 겨울날 얼어서 죽는다. 주인공이 왜 죽음에 이르게 됐는지 갑론을박 의견이 많았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어떤 이는 성냥에 함유된 황린중독이라 주장한다. 황린은 연막탄이나 소이탄, 조명탄 등을 만드는 원료로 기체는 맹독성이 있다. 물론 소녀가 오랫동안 성냥을 팔아왔고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팔려던 성냥에 다 불을 붙이기는 했지만 황린을 직접 손으로 만지지 않았고 개방된 공간이기에 가스를 들이마신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어떤 이는 소녀가 상품을 잘 못 선택했다고 주장한다. 성냥은 인류문명의 획기적인 발명품이다. 성냥 이전의 시대에는 불을 피우는 데는 많은 노력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새 며느리의 가장 큰 책임은 화롯불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게 보존하는 일이었다고 한다. 성냥은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가는 크기에 수십 개의 개비를 넣어 어디서든지 편리하게 점화할 수 있으니 흡연가는 물론 모든 가정의 필수품이 되었다. 그런데 성냥보다 더 강력한 점화 도구가 발명되었으니 바로 라이터다. 라이터는 가볍고 성냥보다 더 많은 횟수의 불을 붙일 수 있으며 휘발유만 충전하면 오래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니 소녀의 물건에 사람들이 관심조차 두지 않았고 성냥이 팔리지 않으니 그녀는 집에 돌아갈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일리 있는 주장이지만 그녀가 성냥대신 라이터를 팔았다면 얼어 죽지 않았을지 의문이 든다.


동화는 그 시대상을 반영한다. 19세기에 살았던 안데르센 자신도 가난한 구두수선공의 아들이었고 할머니는 병원에서 청소부로 노동을 했다고 한다. 그가 겪은 이런 가난의 경험은 동화 속에 잘 녹아있다. 19세기 유럽은 산업혁명이 한창이어서 복지나 아이들의 인권에는 관심이 별로 없었다. 어린 소녀가 옷도 제대로 갖춰 입지 못하고 성냥팔이로 길거리에 내몰리는 일은 오늘 날 우리나라나 덴마크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복지 제도가 아이들의 인권과 생존을 보호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모든 아이가 죽음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성냥팔이 소녀>를 읽어보면 두 종류의 가정이 선명하게 대비된다. 성냥팔이 소녀의 가정은 억압적이고 착취적이다. 소녀의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추운 겨울 그녀에게 성냥을 팔아오라고 밖으로 내몬다. 성냥은 팔리지 않고 춥고 배가 고파 집에 돌아가고 싶지만 무서운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라 포기한다. 집에 술주정뱅이 삼촌이 있다고 되어 있는 버전도 있다. 소녀가 추위에 떨면서 창문으로 들여다보는 또 다른 가정이 있다. 엄마와 아빠, 아이들이 식탁에 성탄 케이크를 올려놓고 따뜻하고 화목하게 웃는 집이다. 안데르센은 이 두 가정의 대비를 통해서 소녀가 진짜 얼어 죽은 이유가 건물로서의 집은 있으되 아이를 사랑으로 보호해주는 가정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처럼 집과 가정은 서로 연관되어 있으면서도 의미가 사뭇 다르다. 성냥팔이 소녀에게도 분명 집(house)은 있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사랑하는 엄마와 아빠, 형제자매들이 기다려주는 집(home)이 없었던 것이다. 그녀의 가정은 파괴되었고 아버지는 잔인했으며 추운 겨울 벌거벗은 그녀를 따뜻하게 받아줄 이모나 고모조차 없었던 것이다. 가난한 아이라고 추운 겨울 결코 얼어 죽는 것은 아니다. (house)은 있으니 집(home)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한 여름도 엄동설한과 마찬가지다.


<토론을 위한 발문>


1. 이 책에 등장하는 집의 종류는? 그 집은 어떤 유형의 가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가?

2. 책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집은?

3. 내가 추가해 보고 싶은 집은?

4. 집은 어떤 기능을 하는가?

5. 나에게 있어서 집이란 어떤 의미인가?

6. 가장 특이한 형태의 집은?

7. 내가 장착하고 싶은 집의 기능이 있다면?

8.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과 특징은?

9. 내가 이웃으로 두고 싶은 집과 사람은?

10. 어린 시절 우리 동네 모습을 묘사해 본다면?

11. 지금 내가 사는 동에를 묘사해 본다면?

12. 물리적 집과 심리적 가정은 어떻게 어떤 관계이며 어떻게 다른가?

13. 실제 존재하는 특이한 집의 사례는?

14. 내가 어린 시절 살던 집을 그려본다면?

15. 인류의 집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가?

16. 아파트의 장점과 단점은?

17. 내가 노후에 살고 싶은 마을과 집의 형태는?

18. 동물들의 다양한 집의 형태는?

19 내가 지금까지 살던 집을 차례로 묘사해 본다면?

20. 내가 지금 사는 집에 대한 만족도는?

21. 어떤 건축가는 불편한 집을 설계했다고 하는데 왜 그랬을까?

 

<독후활동>


1. 어린 시절 살던 집 그리기

2. 내가 상상하는 가장 이상적인 집 그리기

3. 종이로 집 모형 만들기

4. -나무-사람 그리고 설명 붙이기

5. 다양한 집 병풍 책 만들기

6. ‘을 주제로 공동 시 쓰기

7. 집이나 가정에 관한 명시 탐색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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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걸린 물고기 사계절 그림책
박정섭 글.그림 / 사계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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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

 

감기 걸린 물고기/ 박정섭 글그림 사계절201608/12,150

 

박정섭의 <감기 걸린 물고기>는 물고기를 빗대어 인간세상을 풍자하는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검푸른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짙은 보라색을 배경으로 노랑, 파랑, 빨강, 회색, 검정 물고기들이 등장한다. 그들을 잡아먹는 큰 물고기의 사냥 전략은 똘똘 뭉친 작은 물고기 공동체를 거짓 정보로 분열시키는 것이다. 먼저 빨간 물고기가 감기에 걸렸다는 소문을 퍼뜨린다. 그 다음에는 감기에 걸리면 열이 펄펄 나고 그래서 빨간색이 되었다고 한다. 이 정보가 물고기 무리에 퍼뜨려지면 갑론을박 논쟁이 벌어지고 빨간색 물고기들은 자신이 감기에 거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같이 뭉친다. 이때 큰 물고기가 빨간 물고기들을 덮친다. 같은 방식으로 노란 물고기, 파란 물고기가 잡아먹히고 마지막 남은 까만 물고기와 회색 물고기들이 싸우다 결국 다 잡아먹힌다.


물고기들은 떼를 지어 다니는 경우가 많다. 멸치나 새우처럼 작은 물고기는 물론 중간 크기의 청어나 고등어, 제법 덩치가 큰 대구나 방어도 떼를 지어 다닌다. 이렇게 몰려다니면 오히려 천적들에게 쉽게 발각될 것 같은데 왜 그럴까? 이유는 생태계에서 덩치가 깡패이기 때문이다. 떼 지어 이동하는 물고기들을 멀리서 보면 마치 거대한 한 마리의 물고기처럼 보인다. 사진을 보면 상어나 고래처럼 거대한 물고기도 물고기 무리에 비하면 송사리처럼 작아 보인다. 물고기가 떼를 이루어 이동하는 까닭은 생존에 유리하기도 하지만 헤엄을 칠 때 에너지가 절약되기도 한다. 시쳇말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것이다.


작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 경이롭다. 기러기처럼 앞장서서 무리를 이끄는 대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 수많은 개체들이 일사분란하게 요리조리 방향을 틀면서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니 말이다. 제식훈련은 군사교육의 가장 기초다. 수백 명의 군인들이 발을 맞춰 행진하는 데는 상당한 훈련과 인내, 통솔이 필요하다. 물고기들은 그런 훈련을 받지도 않았을 텐데 본능적으로 무리를 지어 한 치 오차도 없이 대열을 지어 헤엄을 친다. 만약 상호간에 주고받는 신호가 교란이 된다면 순식간에 대오는 무너지고 위험에 노출 될 것이다.


오늘 날 인류는 정보화 사회를 살고 있다. 정보화 사회에서 우리에게 정보 검색능력과 정보 선별능력, 정보 가공능력, 정보유통 능력, 정보 활용능력을 요구한다.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를 검색하는 능력은 어느 정도 평균화되고 있다. 하지만 정보의 바다에서 진정으로 가치 있는 정보를 선별-가공-활용하는 능력에는 상당한 개인차가 있다. 특히 누구나 정보를 생산-유통하는 시대에 진짜로 중요한 능력은 가치 있는 정보를 선별하고 취사선택하는 능력이라고 하겠다. 그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우리는 큰 물고기의 분열책에 걸려들어 먹잇감이 되는 신세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아동들도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지만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달하는 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토론을 위한 발문>

 

1. 작은 물고기들이 무리를 이루어 이동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2.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 무리를 분열시키기 위한 전략은?

3. 작은 물고기들의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나는 까닭은 무엇인가?

4. ‘감기의 은유적 의미를 우리 사회에 빗대어 해석해 본다면?

5. 큰 물고기가 재채기를 하는 바람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작은 물고기들이 두 번 다시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6. 한 공동체가 분열되어 내전으로까지 치닫게 되는 메커니즘은 무엇일까?

7. 큰 물고기의 감기 프레임이 작은 물고기 공동체에 잘 먹히는 까닭은? 즉 정보를 대하는 물고기 공동체의 취약점은 무엇인가?

8.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사회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9. 공동체 생활에서 중용한 덕목은 무엇인가?

10.정보를 올바르게 선별하여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11.헛소문을 사실로 믿는 심리는 무엇일까?

12.헛소문을 걸러내지 않고 믿게 되면 공동체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13. 우리 사회에 큰 물고기는 무엇인가?

14.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15. 잡아먹힌 작은 물고기들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날 수 있었던 계기는?

16. 여론은 어떻게 형성 되는가?

17. 과거에 비해 현대 사회에서 정보가 유통되는 방식은 어떻게 다른가?

18. 정보를 다루는 슬기로운 방법은?

19. 나는 많은 물고기 중 누구와 가까운가?

20. 내가 만약 작은 물고기 공동체의 일원이라면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21. 정보화 사회에서 요구하는 정보검색능력, 정보선별능력, 정보가공능력, 정보유통능력, 정보 활용능력의 관점에서 나에게 어느 점수를 줄 수 있는가?

 

<독후활동>

 

1. 어항 그림그리기

2. 무리지어 이동하는 물고기의 종류와 습성 연구하기

3. 가장 인상 깊은 장면 그리기

4. 정보화 시대에 잘 기능하는 방법 탐구하기

5. 뉴스 올바로 보는 법 연구발표하기

6. 뉴스가 생산되어 대중에게 전달되는 메커니즘 연구해 보기

7. 유튜브 계정을 이용해서 유익한 정보를 가공하여 올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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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손님 - 2018 뉴욕 타임즈 / 뉴욕 공립 도서관 베스트 일러스트 어린이 도서 수상작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21
안트예 담 글.그림, 유혜자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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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동심을 일깨우자

 

색깔 손님/안트예 담 글그림/유혜자 역 | 한울림어린이 | 20150530| 원제 : Der Besuch

 

글과 그림이 잘 어우러진 수작이다. 속표지에 그려진 첫 번째 장면과 뒤의 속표지에 그려진 마지막 장면은 이 그림책의 발단과 결말을 잘 보여준다. 엘리제 할머니는 혼자 사신다. 벽에 그려진 자신의 젊은 모습과 몇 장의 사진들이 예전에 가족이 있었음을 암시한다. 할머니는 불도 켜지 않은 어두컴컴한 거실에 홀로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이층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이 있고 집은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다. 엘리제 할머니는 겁이 많고 거미와 사람을 무서워하며 심지어 나무도 무서워 밤낮 집 안에만 계신다. 그때 갑자기 창문이 노란색으로 환하게 빛이 나면서 종이비행기 하나가 거실로 날아든다. 할머니는 당황해 하면서 종이비행기를 난로에 넣고 태워버린다. 또 종이비행기가 날아들까 봐 밤잠도 설친다.


다음 날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문을 열어주니 빨간 바지와 빨간 모자, 노랑 셔츠를 입은 소년이 비행기를 찾으러 왔다고 말한다. 이 책의 원제가 독일어로 방문’(訪問)이다. 비행기를 이미 태웠다고 하자 소년은 화장을 쓰겠다며 나무 계단을 올라간다. 소년의 걸음이 닫는 곳에 색깔이 입혀진다. 벽에 걸린 사진을 손가락으로 가르치며 누구 것인지 묻는다. 그러자 벽 쪽이 환해지면서 할머니의 젊은 시절 사진이 컬러로 살아난다. 소년이 책장에 관심을 가지자 역시 화사하게 색깔이 살아난다. 아이가 할머니에게 책을 한권 읽어달라고 조른다. 할머니가 소년을 위해 책을 읽기 시작하자 거실 전체가 밝은 색으로 변한다. 소년과 할머니는 함께 놀이를 한다. 할머니는 소년을 위해서 음식을 만들어준다. 마침내 소년은 떠나고 할머니는 파란색 종이를 접어 비행기를 만들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소년이 가고 난 다음에도 할머니의 거실은 무지갯빛으로 아름답게 빛난다.


글은 소년의 방문으로 엘리제 할머니의 집이 어떻게 바뀌는 지 말해준지 않는다. 그 대신 그림이 점점 총 천연색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준다. 만약 글만 읽었다면 할머니 집에서 일어난 변화나 할머니의 얼굴 표정, 옷 색깔, 벽에 걸린 사진, 의자나 주전자 같은 가장 집물들이 자신의 색깔을 찾는 변화는 알 수 없다.


엘리제 할머니의 삶에 색깔을 찾아준 소년은 누구일까? 또 색깔의 은유적 의미는 무엇일까? 색깔은 마음의 기쁨, 풍성함, 생명, 활력, 동심, 행복으로 새길 수 있겠다. 그렇다면 소년은 내 마음에 그러한 기쁨과 활력을 주는 존재일 것이다. 어떤 사람일 수도 있고 내가 기르는 화초나 반려동물, 어린 아이이나 내가 몰입할 수 있는 그 무엇일 게다. 모든 사람에게는 내면에 어린아이가 살고 있다. 그 어린아이의 마음을 동심이라고 한다. 동심이 살아 있는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유연하고 즐겁고 호기심이 많으며 잘 웃고 잘 울고 갈등보다는 평화를 사랑한다. 만화와 놀이를 좋아하고 돈 되지 않는 일도 재미가 있다면 몰두한다. 떼를 잘 쓰며 사람을 쉽게 신뢰한다. 질문이 많으며 그림책도 좋아한다. 내 안에 있는 색깔 손님을 무시하지 말고 존중하며 친하게 잘 지내보는 것이 좋겠다. 행복한 삶을 위하여.

 

<토론을 위한 발문>

 

1. 엘리제 할머니는 어떤 인물인가? 환경과 행동, 옷매무새, 언어 등을 참고하여 관찰해보자.

2. 소년의 방문으로 엘리제 할머니의 삶에 어떤 변화가 찾아오는가?

3. 나에게 소년과 같은 존재가 있다면?

4. 이 작품에서 색깔이라는 은유의 의미는?

5. 엘리제 할머니의 집의 색깔이 어떻게 변해 가는가?

6. 사람에게 색의 의미와 심리적 기능은?

7. 소년이 날린 비행기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8. 할머니가 소년을 보내고 파란색 종이비행기를 접은 까닭은?

9. 내가 만약 할머니의 집을 채색해 본다면?

10.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은?

11.우리 문화에서 색은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는가?

12.나를 즐겁고 행복하고 풍성하게 하는 존재들은?

13.늙어서도 동심을 유지하는 방법은?

14. 할머니의 옷의 변화와 의미는?

15. 소년이 입은 옷 색깔의 의미는?

16. 할머니의 가족들은 누구이며 어떻게 되었을까?

17. 노년기 소외 문제를 극복하는 좋은 방법은?

18. 이 책의 첫 장면과 끝 장면의 차이점은?

19. 엘리제 할머니가 외부 세계와 고립된 까닭은 무엇일까?

20. 이 세상에 색깔이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독후활동>

 

1. 일생동안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 100가지 목록 글쓰기

2. 엘리제 할머니 집 색칠해 주기

3. 동심을 유지하는 방법 100가지 목록 글쓰기

4. 우리 집 안 풍경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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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을 거야 - 2021년 케이트 그리너웨이상 수상작 작은 곰자리 42
시드니 스미스 지음,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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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집이 있는 사람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괜찮을 거야/ 시드니 스미스 글그림/김지은 역, 책읽는곰 202001

 

대도시, 한 겨울에 초등학교 저학년 소년이 배낭하나 메고 집을 나선다면 어떻게 될까. 버스를 타고 창밖에 스치는 풍경들을 표정 없이 지나치면서, 딱히 목적지도 아닌데 벨을 누르고 버스에서 내린다. 수많은 사람들이 바삐 오가지만 아무도 소년을 주목하지 않는다. 소방차나 구급차,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고막을 찢고 공사장의 쿵쾅거리는 소음에 귀가 먹먹해진다. 긴 철교를 건너 좁은 골목에 들어선다. 사납게 짖는 개를 기르는 집을 지나쳐 검은 호두나무 위에 올라가 동네를 내려다본다. 어느 식당일까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통풍구에서 잠시 몸을 녹이고 생선가게를 지나 철망이 쳐진 공터에 다다른다. 기둥에서 고양이를 찾는 다는 전단지를 뜯어서 배낭에 넣는다.


갑자기 폭설이 내린다. 자동차들과 집과 나무들 위에 눈이 쌓인다. 마침내 공원에 다다르자 소년은 고양이 찾는 전단지를 사람들 눈에 잘 띄는 가로등 기둥에 붙여준다. 눈발은 갈수록 거세지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소년은 자박자박 걸어서 이제 집으로 돌아가리라 결심한다. 저만치 누군가 소년을 기다리고 있다. 키 차이로 보면 큰 누나나 아니면 엄마일 것 같다. 소년은 그녀의 품에 꼭 안기는데 글은 너는 괜찮을 거야.”라고 말한다. 마지막 장면에는 눈 위에 소년의 발자국이 찍혀있다.


가출과 출가는 똑 같이 집을 벗어나는 행위지만 단어지만 뜻은 매우 다르다. 가출(家出)은 부모나 가족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집을 나간 것이지만 출가(出家)는 가족들의 동의하에 목적을 이루기 위해 집을 나서는 것이다. 책 속의 주인공은 뜻을 품고 집을 나가기에는 너무 어리니 뭔가 마음 상한 일이 있어서 가출했음에 틀림없으리라.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두 번의 가출과 한 번의 출가가 있었다. 열일곱 살과 스물두 살 무렵 두 번의 무작정 상경, 스물여섯에 대학생 신분으로 고향을 떠나 서울에 왔다.


섬에서 태어나 도시는 구경도 해 보지 못한 촌뜨기가 바람이 들어 부모님께 알리지 않고 서울에 처음 왔을 때가 1970년대 중반쯤이다. 기차타고 서울역에 내려서 광장을 나섰을 때 당혹스러움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매캐한 공기와 끝없이 이어지는 빌딩들, 바쁘게 오가는 구름인파, 자동차의 소음이 섬 소년의 얼을 쏙 빼 놓았다. 아무런 연고가 없는 나는 서울역 광장 건너편 직업알선소를 통해서 시장의 국밥집 점원으로 취직했었다. 가게에 딸린 작은 다락방에서 잠은 자고 식당에서 밥은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런데 사장님께서 시장을 돌면서 식사를 주문받아 오라고 지시하시는 데 워낙 내성적인 나는 낯선 사람에게 말을 붙이는 것조차 힘들었다. 내가 손님을 모아오는 데 별 소질이 없다는 것을 파악하고 사장님은 지인이 경영하는 찹쌀떡 공장을 알선해 주셨다.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작은 공장으로 사장님 내외와 직원들 네댓 명이 함께 일하는 곳이었다.

나의 첫 번째 상경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찹쌀떡 속에 넣는 안고를 만들기 위해 연탄 아홉 장이 들어가는 화덕에다 가마솥을 얹고 주걱으로 부지런히 저어주어야 한다. 그 화덕에서 내 뿜는 연탄가스에 머리가 깨질 듯 아파서 견딜 수 없었다. 서울에 온 지 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나는 어머니 아버지가 계시는 고향으로 돌아갈 결심을 했다.


소년이 가출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을 때 기다려주고 따뜻하게 안아 줄 가족이 있어 정말 다행이다. 예전에 이어령 선생님께서 강의하실 때 얼핏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성냥팔이 소녀가 겨울에 얼어 죽은 것은 벌거벗었거나 사람들의 냉대 때문이 아니라 돌아갈 집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말씀이었다. ‘돌아 갈 집이 있다면 어떤 눈보라나 비바람에도 따뜻하게 몸을 녹이고 다시 시작해 볼 수 있다. 내 부모님은 두 번 무작정 상경해서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온 나를 아무 말씀 없이 받아주셨다. 그리하여 세 번째 상경은 가출이 아닌 학업을 위한 출가(出家)가 될 수 있었고 내 나이 스물여섯 살 때이다.

 

 

<토론을 위한 발문>

 

1. 집을 나선 어린 소년은 대 도시에서 무엇을 경험하는가?

2. 집을 나선 소년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3. 가출한 소년의 가정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4. 도시에 사는 사람들과 시골에서 사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을까?

5. 겨울이라는 계절과 눈보라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

6. 도시라는 공간에서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7. 소년이 고양이를 찾는 전단지를 특별히 챙겨서 잘 보이는 곳에 다시 붙여주는 까닭은 무엇일까? 고양이와 소년은 어떤 점에서 닮았나?

8. 소년은 검은 호두나무 위에 올라가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보았을까?

9. 당신도 가출의 경험이 있는가?

10. 가출 청소년들은 어떤 동기로 집을 나가는 것일까?

11. 가출하여 어른들의 보호를 벗어난 청소년들은 어떤 위험에 노출될까?

12. 가출과 출가의 의미는 어떻게 다른가?

13. 이 책에서 어떤 장면이 가장 인상에 깊은가?

14. 글로 말하지 않는 내용을 그림에서 자세히 관찰하여 이야기를 구성해본다면?

15. 소년이 집으로 돌아갈 결심을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일까?

16. 객지 생활에서 고향생각이 간절하게 날 때는 언제인가?

17. 돌아갈 집이 없다는 것은 사람에게 어떤 의미일까?

18. 성냥팔이 소녀에게는 돌아갈 집이 없다면 그녀에게 겨울과 도시는 어떻게 느껴질까?

19. 내가 괜찮을 거야.’라고 말해주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

20. 나에게 소년을 기다리고 안아주는 분 같은 이는 누구인가?

 

<독후활동>

 

1. ‘괜찮을 거야.’라는 말을 해 주고 싶은 사람의 얼굴을 그리고 글을 쓰기

2. 내가 사는 동네나 도시를 묘사해보기

3. 심리적으로 안전기지가 되는 집안 분위기를 만드는 방법100가지 쓰기

4. 행복한 집 만들기 푸드테라피

너는 괜찮을 거야(돌아갈 집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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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았니? - 2022년 칼데콧 영예도서상 수상작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73
숀 해리스 지음, 윤지원 옮김 / 지양어린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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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았니?>작가의 특이한 프로필에 눈길이 간다. 숀 해리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하프 문베이에서 사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대중음악가다. 2003년 자신의 밴드 앨범 재킷과 공연 포스터를 그리다가 일러스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첫 번째 그림책 <그녀의 오른 발>은 여러 단체에서 상을 받았다. 인터넷을 통해서 검색해 보니 자신이 그림책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었다.

꽃을 보았니?”라고 번역된 한국어 제목의 원제는 “Have You Ever Seen a Flower?”인데 영어의 현재완료형 시제의 의미를 살려서 새겨보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꽃을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니?’라는 뜻이다.

영어 원문은 운율이 잘 살아있다. 쉬운 영어이니 원문을 몇 줄 읽어보자.

 

Have you ever seen a flower?(꽃을 본적 있니?)

I mean really....seen a flower?(그러니까 진짜 꽃을 본적 있니?)

I mean way down in the clover(내 말은 클로버 풀밭으로 내려가서)

with your face down in a flower(꽃 속에 얼굴을 묻어 본적 있냐고)

Have you ever seen a flower using nothing but your nose?(오직 코로만 꽃을 본 적 있니?

Breath deep....(숨을 깊게 들이마시면....

what do you see?(뭐가 보이니?)

.................................

Have you ever been a flower?(너는 꽃이 되어본 적 있니?)

I mean really been a flower?(내 말은 진짜 꽃이 되어본 적 있니?)

And if you were.... would you remember?(그렇다면 기억해볼래?)

Try and see. (한번 해보렴)

 

어떤가? 영어 원문으로 읽으면 더욱 운율이 느껴지고 그 의미가 잘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단순하게 꽃구경을 권유하는 것이 아니다. 꽃의 생명을 오감을 열고 느끼고 상상해보라는 것이다. 더 나가서 나 자신이 생명을 지닌 꽃임을 자각해 보라고 한다. 꽃과 나는 생명을 공유한 존재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요컨대 꽃을 빗대어 생명을 찬양하는 책이다. 세상에 태어났으면 누구나 생명을 지닌 존재다. 하지만 생명의 충만함을 가슴 절실하게 느끼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다. 평생 물에서 사는 물고는 물을 잘 의식하지 못하고 공기를 평생 마시며 살지만 사람들이 공기를 잘 의식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책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본다. 속표지 무지개 색깔로 물결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서지 사항 옆에 한 소녀가 물뿌리개로 화분에 물을 준다. 다음 장을 펼치면 검은색 톤으로 도시의 빼꼭한 빌딩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데 왼쪽 아래 작은 방에서 소녀가 화분에 물을 주고 있다. 그 소녀는 자동차를 타고 도시를 빠져나온다. 아스팔트길이 꼬불꼬불 이어지다가 산에 다다른다. 소녀는 꽃밭을 달린다. 꽃밭에 엎드린다. 하한 강아지가 뒤를 따라왔다. 눈을 감고 얼굴을 꽃에 대고 촉감을 느끼며 냄새를 맡아본다. ‘안녕인사도 하며 메아리를 듣는다. 동화의 주인공도 상상해본다. 꽃 밭 가운데 앉아 생명을 느낀다. 바깥에 충일한 생명, 자기 안에서 약동하는 생명을 오감을 열고 느껴본다. 다시 집으로와 보니 집을 나서기 전에 물을 주었던 화분에 꽃이 피었다. 작가가 운영하는 유튜브에 꽃을 그리는 방법을 소개하였다. 포스트잇 같이 작은 종이에 타원 모양의 구멍을 내고 그것을 종이에 댄 다음 여러 가지 색연필로 칠한다. 그런 다음 작은 종이를 떼면 구멍을 따라 색이 칠해진다. 이 기법을 사용하여 작품을 그렸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나에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했던 꽃들이 기억난다. 나는 시골출신인지라 어려서부터 꽃을 볼 기회가 많았다. 초봄에는 민들레가 샛노란 얼굴로 봄을 알린다. 아직은 황량한 겨울의 끝자락, 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고운자태를 뽐낸다. 조금 있으면 연분홍 진달래가 산을 뒤 덮는다. 진달래는 나의 마음을 밝고 황홀하게 물들이곤 했다. 5월이 지나면서 장미가 피고 야산에 난초로 뒤덮인다. 학교의 화단과 예배당 마당에 피던 채송화도 기억난다. 땅에 붙어 피는 작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여름 꽃이다. 가을이면 코스모스와 들국화를 빼놓을 수 없다. 그 밖에도 개망초와 할미 꽃, 나팔꽃, 패랭이꽃, 찔레꽃, 동백꽃, 제비꽃, 해바라기, 참깨 꽃, 호박꽃, 박꽃, 클로버도 이름을 불러주고 싶다. 나에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준 모든 꽃들에게 감사드린다.


<토론을 위한 발문>

 

1. 주인공은 꽃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고 있는가?

2. 꽃과 사람이 지닌 공통점은 무엇인가?

3. 오감으로 느끼는 생명은 어떻게 묘사할 수 있을까?

4. 이 책에서 은 무엇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가?

5. “꽃을 본 적이 있니?”, “꽃이 되어본 적이 있니?”라는 질문의 의미는?

6. 꽃과 관련하여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나 상황, 사건은?

7. 사람들은 왜 꽃에게 마음이 끌리는 것일까?

8. 우리 문화에서 꽃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9. 나와 꽃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10. 식물의 삶에서 꽃은 어떤 기능과 의미를 지니는가?

11. 내가 좋아하는 꽃과 그 이유는?

12.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13. 이 책에 내가 이름을 붙여본다면?

14. 내가 가장 살아있다고 느끼는 때는?

15. 생명이란 무엇일까?

16. 나에게 생명이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17. 생명의 속성은 무엇일까?

 

<독후활동>


1. 이 작품의 작가가 꽃을 그리는 방식으로 꽃그림 그리기

2. 생명탐구 작은 책 만들기

3. ‘꽃에 관한 모든 것책 만들기

4. 가장 인상 깊은 장면 따라 그리기

5. 꽃에 관한 명시 탐구하기

6. 생명에 관한 명시 탐구하기

7. 생명을 충만하게 느끼는 방법 100가지 목록글쓰기

8. “생명이란....”주제로 공동 시 쓰기

9. 우주인의 관점에서 지구의 생명체에 대해서 보고서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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