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불이 좋아? 노란우산 그림책 29
스즈키 노리타케 글.그림, 이정민 옮김 / 노란우산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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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을 소재로 이런 멋진 그림책을 만든 저자의 상상력이 놀랍다.

이불은 유연성이 뛰어나서 생각하는 무엇이든지 상상으로 만들어 볼 수 있다.

특히 주인공과 같은 어린이에게 이불은 단지 덥고 자는 의류만은 아니다.

엄마 아빠와 가족의 냄새가 베어 있는 애착물이요 텐트도 치고 성도만들며 노는 놀잇감이 된다.

 

이불이 뭉게구름처럼 펼쳐져 있는 장면을 보니 비행기를 타고 내려다 본 구름의 모습이 생각난다.

또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갔을 때 짙은 안개의 포근한 분위기도 상기된다.

어린 시절 매년 한 번씩 이불을 꾸미시던 어머니의 모습도 생각난다.

그러고보니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처럼 이불은 출생하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동행하는 동반자다.

우리 집도 아내가 결혼할 때 혼수로 해 온 이불이 지금까지 있다.

 

성인 독서 토론 그룹에서 이 책을 읽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신이 덮었던 이불,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불이야기부터

인형과 담요, 가방 같은 또 다른 애착물에 이르기까지 생각이 뻣어나갔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이불처럼 엄마 냄새가 나는 애착물에 대한 추억이 있나보다.

아이들은 그런 애착물을 통해서 정서적 자양분을 섭취하고 있는데 

낡고 보기 흉하다고 아이들 몰래 버렸다고 후회하는 분도 있다.

 

오늘도 나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이불을 덮고 편안히 자야겠다.

 

사람을 세우는 사람 이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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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1학년 선생님 사로잡기 두근두근 1학년 시리즈
송언 글, 서현 그림 / 사계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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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이 되어 가방을 등에 메고 깡총깡총 뚸어가는 윤하의 뒷모습이 귀엽고 깜직해보입니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이 뭉게뭉게 가슴에 피어오릅니다. 그러고보니 내게도 학창시절의 추억이 참 많습니다.

   엄마 손잡고 가슴에 빨강색 천으로 된 명찰을 달고 '하나 둘 셋...' 구령에 맞춰서 교실로 들어갔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운동회때 칠성사이다 한 병 사들고 행복했던 일, 몸이 편찮으셔서 운동회에 참석하지 못하신 안정자 선생님을 엄마와 함께 방문했던 일, 수업 중 초가집에 불이 났는데 선생님 허락받지 않고 구경갔다가 작은 북채로 머리를 세게 얻어맞고 눈물을 찔끔 흘렸던 일도 생각납니다. 소풍 가는 날 비가왔고 백일장에서 내 글이 당선되어 상을 받기도 했지요. 5학년 때 담임이신 김동기 선생님께서 어머니가 아프셨는데 개구리로 몸 보신을 하면 좋다고 해서 잡아다 드린 일도 생각납니다. 우리 동네는 여름이면 개구리가 발에 걸릴지경으로 많았지요. 학교 악대에서 작은북도 쳤었고 무엇보다 점심때 급식으로 나오던 빵 냄새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1학년 때인가 나를 몹시 괴롭히던 녀석을 여섯 살 위의 형에게 일러바쳐서 혼내 준 것은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시원합니다.

    이런 기억들이 살아사면서 나를 미소짓게하고 언제나 힘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학창시절을 통해서 독서의 즐거움을, 책 읽어주시는 담임 선생님들 통해서 알게되었고 배우는 것이 정말 즐겁고 행복한 활동으로 새겨진 것이 저에게는 큰 축복입니다. 그런데 "선생님 사로잡기"라는 그림책을 읽으면서 나의 시선을 사로 잡는 한 구절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랑받는 아이가 될 수 있을까? 오늘 집에 가서 곰곰이 생각해 오너라." 주인공 윤하가 생애 최초로 받은 숙제입니다. 그러고보니 저는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까,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까, 월사금을 잘 낼 수 있을까, 집에 가는 길에 동네 깡패 아이들에게 얻어맞지 않을까' 뭐 이런 질문은 많이 했는데 '어떻게 하면 선생님게 사랑받는 아이가 될 수 있을까'라고 자문해 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질문은 사람의 생각의 방향을 잡아주고 답을 제시해 주며 삶에 영향을 미치는 기능이 있기에 이런 중요한 질문을 해보지 못했다는 게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학창 시절에 이런 관계에 대한 질문을 가졌다면 선생님과 친구들과 좀 친밀하고  행복하고 풍성한 관계를 누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런 질문에 제 눈에 띈게 다행이 아닐른지요.

사람을 세우는 사람 이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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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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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 상상력이 역사적 예언이 되어버린 기념비적 작품입니다. 당시 공산당의 욕망과 모순을 동물들을 빗대어 묘사했는데 오늘날에도 수많은 독재정권의 진실을 제대로 알려줍니다. 이 책은 문학에서 은유의 힘이 보편성을 획득하는데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보여줍니다. 만약 등장인물들이 당시 독재자들을 그대로 묘사한 것이라면 오늘날에는 공감을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돼지들은 쉽게 볼 수있습니다. 개들도 양들도 말과 같은 인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이런 인물들의 유형은 인류의 역사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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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표 웅진 세계그림책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 지음, 홍연미 옮김, 탐 리히텐헬드 그림 / 웅진주니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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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과 감성의 조화와 균형을 주제로 다룬 상징성 높은 그림책입니다. 물음표와 느낌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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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소년 리틀씨앤톡 그림책 3
권자경 글, 송하완 그림 / 리틀씨앤톡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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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인격을 보호하려는 마음의 방어시스템이 있습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자아방어기제"라고 부릅니다. 건강한 자아방어기제는 노년기에 행복을 보장해 주는 핵심적인 요인이라는 것을 하버드대 성인발달연구 보고서인 <행복의 조건>이라는 책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방어기제는 어린시절부터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오랜 반복을 통해서 형성되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방어기제를 사용하고 있는지, 그것이 적절한 것인지를 잘 의식하지 못합니다. 이 그림책은 이러한 방어기제를 "가시"라는 은유로 멋지게 표현합니다. 또 글작가와 그림작가가 다른데도 불구하고 하나의 주제를 글과 그림이 상호보완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즉 그림책의 원리를 제대로 활용한 작품인데 글은 절제된 정보를, 그림은 글에서 말하지 않는 내용을 전달해 줍니다.

본문을 좀 더 관찰해 보았습니다. 표지를 보면 소년은 사자의 갈기처렴 가시를 세우고 있고 입에서는 가시들이 화살처럼 튀어나가 사람들에게로 쏟아집니다. 아주 공격적이고 까칠한 성격인것을 잘 보여줍니다. 속표지를 보면 주인공인 소년과 가시가 돋은 선인장 화분이 병열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소년의 표정은 다양한데 가시는 변함이 없군요.  속표지 제목 밑에 우산을 쓴 소년의 모습이 상징적입니다. 즉 다른 사람의 아픔이나 특히 슬픔을 방어하는 도구로 우산을 사용합니다. 타인과의 관계단절, 특히 감정에 대해 공감하는 것을 회피하려는 것입니다. 첫 장면에 보니 가시를 세운 소년이 읽고 있는 영어 책이 "How to Make Friends" 즉 친구 사귀는 법입니다. 겉모습과는 다르게 그의 내면 깊은 곳에 친밀한 관계에 대한 욕구가 있음을 그림을 통해서 넌지시 알려줍니다. 그런데 정작 소년의 입에서 내 뱉어지는 말은 "시끄러 이 바보들아!"입니다. 다정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는 두 친구에게 말이죠. 이 가시는 매일 자라나는데 어떤 상황에서 그러한지 여러 컷의 그림으로 알려줍니다. 즉 일찍 일어날 때와 혼자 밥을 먹을 때, 공부해야할 것이 밀릴때, 길을 건너다가 위험에 처할 때.... 친구들 앞에서 벌을 설때, 부모님이 큰 소리로 싸울 때 등등. 그런데 누구에게나 가시가 있다고 합니다. 길거리에서 친철태도로 유쾌한 미소를 띠고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가시로 표현됩니다.

세상 만사가 그러하듯이 한 가지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지요. 방어기제는 자기를 보호할 수 있지만 또한 역기능도 있습니다. 소년처럼 공격적이고 방어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지키면 다른 사람들이 만만하게 보지 못하겠지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의 소외감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주인공은 항상 가시를 세우는 방법을 포기합니다. 머리에 가시를 가위로 다듬고 입 속의 가시는 핀셋으로 뽑아내서 사람들이 다치지 않을만큼 정돈을 하네요. 그러자 온화하고 친절한 소년의 모습이 되고 그 가시들은 그림자로 남습니다.

방어기제를 이해할 때 주의해야할 점이 있습니다. 어떤 방어기제가 나쁘고 어떤 것은 좋다라고 선악간에 판단하는 것입니다. 방어기제는 어떤 것이든지 적절하게 사용될 때 제 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화를 내야만 하는 상황과 대상이 반드시 있습니다. 참아야 할 때와 대상이 있습니다. 방어기제의 종류를 골고루 연구해 보고 적절한 대상에게 적절하게 활용하는 지혜를 가르치는 데 이 그림책은 마물물 텍스트로 훌륭하게 활용할 수 있겠습니다.

 

사람을 세우는 사람 이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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