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헤이세이
후루이치 노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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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평범한 어느 날이었습니다. 나, 아이(愛)는 연인으로부터 그 인사를 들었습니다. 내 기억엔 전혀 없는데, 그렇다고 합니다. - 안락사를 원하고 그렇게 하겠다는 죽음의 인사를 했고, 나의 대답은 좋다, 였다고 합니다. 만약, 그때 그 대답이 아니었더라면 달라졌을까 싶으면 그건 아니었을 겁니다. 죽음을 결정하는 일은 의외로 뱉기는 쉬워도 그 결정은 상당히 신중한 것이니까요.


묻습니다. 그렇게 결정한 이유가 뭐냐고요. 그가 말합니다. 그, 히토나리(平成)는 헤이세이(平成)의 시대가 끝나가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안락사를 택하고 연인에게 이별을 고하다니요, 자신의 시대가 끝나서,라는 허세스러운 말은 조금씩 바뀝니다.


(....) 그래도 인생이라는 마감은 너무 길어, 끝이 언제 찾아올지도 알 수 없으니까. 나는 인생의 마감을 결정함으로써 나 자신을 몰아가고 싶어. 그러니까 죽기 전에 지금까지 해 오던 것 중 최고의 최고의 작품을 만들 작정이야. 죽은 자만이 앉을 수 있는 특등석에 어울리는 뭔가를 남겨두지 않으려면, 네가 말하는 대로 내 인생은 자칫 우스꽝스럽게 되어버릴 테니까. "

본문 57p, 히토나리




그리고, 히토나리만이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키우고 있던 고양이, 미라이에게 머지않아 굿바이의 인사를 해야만 합니다. 그러니까, 마치 그것은 일본의 연호인 헤이세이가 곧 바뀌고 그 미래가 퇴장하는 것과 같은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걸 생각할 여유는 없습니다. 왜냐면, 나와 그렇게 긴 시간을 같이 했던 그래서 21세기를 맞이했던, 미라이가 죽어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랑하는 것들이 떠나가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헤이세이에게 굿바이를 고하듯 인사의 차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자신만 덩그러니 남겨진 것만 같습니다. 아니, 곧 그렇게 될 것입니다.


나는 그의 입에서 "결혼"이나 "아이"라는 단어가 나온 것에 놀라고 있었다. 미디어에서 결혼 제도의 무의미함을 수차 주장했었던 그가 나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생각해주고 있었다니. 그런데 그런 그가 왜 나를 남겨두고 죽으려는 걸까. 본문 152p



히토나리, 그냥 건조하기만 해서가 아니었던 내, 연인이었던 것입니다. 누군가처럼 없을 것만 같았던 것을 그에게 담담하게 듣습니다. 물론, 그게 진짜 이유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더 아프기도 합니다. 누군가처럼 트라우마만이라면 또 괜찮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정도는 감당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게 아니라도 그렇게 사람의 마음이 쉽게 포기라는 인사를 그냥 안녕, 이 아니라 영원한 인사 <사요나라>를 해야한다는 겁니다.


히토나리를 만났을 때 했던 인사, 안녕하세요. 의 봄의 인사는 이제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

히토나리를 떠나보내며 해야하는 인사, 안녕, 의 긴 춥고 추운 인사가 이제 아이에게 시작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 소설이 그저 담백한 두 남녀의 사랑과 이별로만 봐야할까요? 소설은 그렇게만은 읽히지 않았습니다. 히토나리, 헤이세이 같은 한자이되, 음독과 훈독으로 읽히고 그 히토나리의 "안락사"를 조금 생각해 보자면, 쇼와시대의 일왕이 타개후 지금의 헤이세이가 시작됐다면, 지금은 어떤가 싶습니다. 분명 일왕은 그냥 양위를 했습니다. 나머지 노후를 평안히 보내고 싶다고 말입니다.

그건, 그의 "헤이세이" 즉 平成과도 연관됩니다.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는 것, 입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자연사"인가요 아니면 스스로 택한 죽음, "안락사" 인가요? 라고 묻는 것 같았습니다.


분명, 헤이세이의 시대는 지난 5월 아니, 4월 30일 굿바이를 했고 지금은 레이와로 바뀌어 가는 사이, 작가는 묻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히토나리의 선택이 그랬으며, 미라이 역시, 그럴 수 밖에는 없었다고 말입니다. 어쩌면 또한 작가는 그동안 헤이세이를 이끌어온 일왕인 헤이세이에게 아이(愛)를 통한 인사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소설이, 아쿠타가와상 후보작이라고 해선 어째서 이런 어쩌면 흔한 이야기일지도 모를 소설, 게다가 중간 중간 그렇게까지 작품성이 있단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왜일까, 했는데 아마도 이 "굿바이 헤이세이"는 지금 시점과 맞물려져 있고, 일왕의 물러남과 함께 인간의 죽음의 존엄에 대한 질문이 들어있어선 그제야 조금 다르게 읽히기 시작하고 무거워졌습니다만 제가 조금 더 한발짝 나갔나, 싶기도 했습니다.

일왕조차, 존엄사 즉 안락사를 택한 지금 우리에게 죽음의 권리를 묻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인간의 죽음, 그것이 권리이기만 하냐고 묻고는 싶습니다. 히토나리가 처한 상황이 조금은 특이한 케이스기는 했지만 그렇게 자신은 평안함을 선택했을까요..? 그게 더 괴로움일 수도 있지만, 택할 수 밖엔 없었던 걸까요? 라면서, 그 죽음에 대해서 아이를 통해서 히토나리는 묻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 헤이세이에겐 굿바이를 이미 한 지금,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잠시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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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 도둑 - 아름다움과 집착, 그리고 세기의 자연사 도둑
커크 월리스 존슨 지음, 박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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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 그것은 하나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새에 대한 진화론을 펼쳤던 사람들이 있었는가 하면, 어느새 그 새의 깃털은 여성의 미, 정확히는 그 아름다운 깃털을 모자로 과시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여자들만일까요? 아니오, 남자들은 또 어떻던가요? 낚시에 쓰이는 깃털인 플라이에 열광했습니다. 특히나, 송어와는 달리 잘 잡히는 아무렇게 해도 잘 잡히는 물고기는 연어였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물고기의 제왕"을 낚는데 아름다움을 다 쏟아부으면서 가장 아름다움 플라이, 새의 깃털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플라이 타잉은 사람들을 한번에 매혹시키기 시작합니다. 바로 낚는 것에 어쩌면 우리는 매료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든 것은 그래서 그들로 하여금 아름다움을 추함으로 만들어버리는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도 또한 모르겠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그렇게 운을 띄웁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일어나는 일은 뭐라고 해야할까요..? 주인공인 에드윈 리스트는 어쩌면 어려서부터 너무나 많은 아름다움을 자연스럽게 접해서였을까요? 그는 런던왕립음악원에서 풀룻을 전공하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선율은 또한, 그가 플라이 타잉을 하는 것과 어쩌면 아주 흡사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에게 그것은 "돈을 벌기 위함" 이기도 했으나, 어쩌면 아름다움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비뚤어진 생각이 또아리를 틀기 시작했는지도 모릅니다.

한발짝, 두발짝_ 그의 두려움이 성공이 됐을 때,였습니다.

에드윈은 세발짝째 걸어가면서 그의 손 안에 아름다운 깃털을 넣었습니다. 그것도 정당한 방법이 아닌, 바로 "박물관에서 훔쳐서" 말입니다 말하자면 도둑질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그에겐 죄의식이 있었을까요..? 아뇨, 너무나도 태연했습니다.



스포일러입니다. 





그는 아름다운 깃털을 손에 넣은 뒤, 자신만의 소유가 아니라 그것들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베이를 통해서 가짜 계정들을 만들어선요. 사람들은 그가 훔친 플라이, 그리고 깃털에 대단한 관심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몰랐을까요..?아뇨, 분명 알았습니다. 어디서 난 것인지는 몰라도, 그것이 "정당하게 얻어진" 것이 아님은 알았을 겁니다. 어쩌면 박물관에서 훔쳤을지도 모를 장물이란 것도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상관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모르는 척" 그 플라이를, 깃털을 사들였습니다.

그러나, 비밀은 오래 가지 않습니다. 결국 박물관 측에서 알았고 그는 잡히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잡힌 에드윈 리스트는 훔칠 때와 마찬가지로 학교를 졸업하지 못할까만 걱정됐습니다. 그의 손이 훔친 깃털에 대해선 언제 그랬냐는 듯 말입니다. 그리고, 야스퍼거 증후군으로 풀려나고 그 사건은 그렇게 종결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끝나버린 사건에 의구심을 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저자인 존슨이었습니다.



이제 사라진 새들을 찾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나머지 새들이 어디에 갔는지 묻지 않았다. 본문 217p


존슨의 의구심은 깊어져 갔습니다. 그리고들 말합니다.

과연, 박물관에선 왜 그 긴 기간동안 몰랐던가? 정말 에드윈 리스트가 훔쳐간 새가 299마리인가? 아닌가? 정말, 그는 야스퍼거를 앓고 있는가? 혹시, 그 나머지 새들은 어딘가에 지금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그는 아무도 묻지 않는 새들의 행방을 찾았습니다. 에드윈 리스트의 행방을 역추적하고, 남아있는 사이트에서 아카이브 된 기록들을 발견하면서요.

그리고,


거기에서는 남들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지려는 탐욕과 욕망에 사로잡혀 더 많은 부와 더 많은 지위를 탐하며, 몇 세기동안 하늘과 숲을 약탈해 온 수많은 사람이 있었다. 345


그리고 그 말은, 에드윈에게 왜 그렇게까지 해야했냔 말의 질문에 답으로 돌아왔습니다. 가짜란 걸 아는 순간, 사람들은 맥이 빠진다고. 그 말은, 소유욕. 그것도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 과시하고 싶어하고 계단을 올라가고 싶어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비뚤어진 탐욕,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잡혔던 깃털도둑 에드윈은 그리 칭하는 것을 꺼려했습니다만 그 행위가 절도인 것은 맞지 않던가요? 하지만, 그와 또 다른 사람들은 말합니다. 연구가 끝난 것들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낫지 않냐고요. 하지만 만약, 사람들이 그렇게 자유로이 살 수 있었다면 그리 높은 가격으로 또 열광할 수 있었을까요?

아니오, 그들은 금기에 대한 것, 그 아름다움이 허상임을 알면서도 그것에 대해서 열광했던 것입니다. 그, 탐욕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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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병동
가키야 미우 지음, 송경원 옮김 / 왼쪽주머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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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죽음, 참으로 두렵고 조심스러운 단어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태어난 이상은 맞이할 수밖엔 없고 이 병동은 그런 곳입니다.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들은 말합니다. 잠을 자다가 조용히 맞이하는 그 죽음은 축복받았다고요. 정말 그럴까요?


내일을 혹은 잠시 후를 기대하면서 눈을 감았는데 그게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맞이하는 죽음이 누군가에겐 축복일지 몰라도, 또 누군가에겐 아닐 수도 있어, 건강하다면야 좋겠지만 죽음의 앞 준비와 뒤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음에는 어쩌면 괜찮을 지도,라는 것은 역시 닥치지 않아선 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가장 위안이 되는 것은 말 한마디인 것이겠죠. 그런데, 하필이면 이 호스피스 병동, 루미코는 조금 둔감해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별말 아닐 수 있는데 그 예민한 사람들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가 될 수도 있는 말들을 하게 되는 것을 본인도 알면서도 참 힘듭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발견한 청진기는, 환자들의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참으로 불가사의하게도요.



네 명의 환자를 만납니다.

톱스타의 딸, 그리고 평범한 회사원과 아직 미혼인 딸을 걱정하는 어머니 그리고 친구와 서로 바뀌었더라면, 하는 엘리트 코스의 남자.

모두가 그들이 못 가본 혹은 선택했더라면 하는 마음인 것입니다. 처음엔, 그저 그들의 마음의 소리만 들리는 줄 알았던 그 청진기는.문을 통해서 그들이 가장 가고 싶던 그 때로 돌아가게도 합니다. 시뮬레이션처럼 말입니다. 그들이 원한다면 죽음 앞에서 가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까 싶은 마음과, 실은 루미코 자신도 그것이 궁금했는지도 모릅니다.


스포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그것은 그들만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저, 그 청진기는 그들이 택하지 못했던 길이 지금보다 낫지 않았을 것이라고 것이라고 위안을 줍니다만, 사실은 모릅니다. 가보지 않고 그렇게 알 수 있진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어쩌면 그 청진기는 그들에게 지금의 삶이 최선이었다고, 당신이 가보지 못했기에 그 길에 대한 미련이 있는 것이라고 그렇게 말해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병동에 맞게, 어쩌면 그렇게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따뜻한 손길을 주는 것인지도요. 아니, 최소한 이 말이겠지요.

"괜찮아요, 당신의 선택이 그렇게 잘못되진 않았습니다"

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사실 후회한다 한들 그 때로 되돌릴 수 없는데 어쩌면 그들이 본 것은 청진기가 아니라 스스로가 그때를 본 것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루미코의 위안일 수도요.


저도 후회하는 길이 아주 많습니다. 그때마다의 선택을 후회하니까요. 그래서 "지금"이 최선이다,라는 것은 모르겠습니다. 많은 기회들이 있었고 선택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 가운데서도 또 숨어있는 것들이 있었고 그것이 행운인지 혹은 불운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보다 나았을 지도 모르지만 장담할 수만은 없으니까요.

제 선택은 아니나, 제 삶에서 가장 좋은 것은 제 부모님을 만난 것이고, 다음 생에도 만나고 싶단 것인데 부모님은 어떠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아마 저도 가장 처음, 딸로서 인 사토코 챕터에 이입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하루하루를 소중히 하세요. 누구나 죽게 되어 있고, 당장 내일 죽을 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그 정도가 딱 좋지 않나 싶어요. 210p 휴가가 루미코에게


책은 두께에 비해서 상당히 빨리 읽힙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많이 봤던 느낌도 듭니다. 우리가 후회하는 그 순간 삶에서 "만약"이 없지만, "만약에"라는 가정 하에 말입니다. 하지만, 조금은 여성들에 대한 불편함은 있었습니다. 왜 그녀들은 그렇게 과할까, 싶은 것들이요.

첫 챕터를 제외하곤 늘 그 자리에서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사회에서 설자리를 잃고 약자가 강해지기 위함일까?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그런 점만 제외한다면, 이 소설은 상당히 가독성부터 시작해, 뻔하지만 또 묘하게 끄는 매력이 이 작가, 가키야 미우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유로운 삶, 혹은 원했던 삶을 사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일까요..?

그래서, 늘 사람들은 그 선택에 대해서 후회하고 죽음 앞에서 또 생각하게 됩니다. 과연 최선의 삶은, 무엇인가?라면서 말입니다. 사실 없는지도요. 그래선지 가장 뻔한 마인 저 말, 하루하루를 소중히,라는 그 정도로 족한 삶을 살아가란 말이 가장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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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싶은 컬러 팔리는 컬러 - 한눈에 매료시키는 컬러 매직
이호정 지음 / 라온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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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시선이 머무는 모든 곳에 컬러가 있다. 컬러는 광학에서 시작되었지만 공식적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마법 같은 힘을 지니고 있다. 당신이 컬러를 이해하고 컬러를 활용할 수 있다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본문 118p


뉴욕 소호의 아가타 루이즈 드 프라다 매장은 정말 알록달록합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어지러울 것 같은데 시선을 끕니다. 바로 그 알록달록함, 심플함을 좋아하는 저라도 한 번쯤은, 저게 뭐지? 싶은 느낌으로 가보는 것이죠. 그러는 가운데 그저 알록달록하기만 한 컬러는 실제로 철저히 계산돼 있다는 사실 또한 재빠르게 캐치합니다. 그러면서, 이 컬러와 저 컬라 아주 많은 컬러들을 매치 시킬 수 있는 것에 또 매료되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이런 알록달록이 아니라도,라고 말하는 것이 또 있습니다.


바로, 명품 매장입니다.



기존 세대와 다른 소비 취향을 가지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는 명품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들의 구매 기준은 유명 브랜드가 아닌 자신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이다. 본문 192p


기존의 세대가 아닌, 지금 미래를 이끌어갈 세대는 "명품"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쉽게 그 명품들을 접해 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기존 세대 이상으로 실은 명품에 집착합니다만, 그것을 표시 내지 않을 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또 명품에 집착하지 않는 밀레니얼 세대도 분명 있지만, 그들조차도 샤넬의 두 개의 c자가 겹쳐져 있는 저 로고와 심플한 구찌 등의 로고에 아주 익숙해져 있는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변덕은 심합니다. sns가 그렇듯 빠르게 변화하고 나쁘게 말하자면 변덕이 심해 그들을 맞추기가 힘들어져 어쩌면 존의 타깃을 노린 것이죠. 이 책의 1장인 <타깃 고객의 취향을 기준으로 컬러를 선택한다>인 것입니다. 그들의 변덕보다 기존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세대를 위한 컬러는 따로 개발하는 것이 바로 또한 명품입니다.


그렇다면, 명품들의 로고는 그저 그것으로만 그칠까요? 아뇨, 그들이 주는 그 컬러는 또한 사람들에게 "이미지"를 심어주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이제 색을 색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그것으로 떠올릴 수 있는 영상이 나오면서, 또한 많은 것들이 바뀌기도 했습니다. 바로, 영화란 움직이는 매체가 그 대표적입니다. 영화 <부다페스트>를 기억하시나요? 저는, 그 영화의 영상 소위 미장센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때, 그 색을 기억하는 건전쟁 중, 그렇게 달콤한 색을 쓴 것도, 대신 그 핑크빛이 실은 핏빛의 가장 밝은 색이라는 것, 그리고 그 비율과 함께 영화 <부다페스트>는 참으로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또한, 그 영화뿐 아니라, 흑백영화를 지나, 영화에 색이 입혀질 무렵 물론 그전에도 존재했지만 "미장센"이 등장했습니다. 영상과 더불어 "컬러"는 현대에 있어서 필수적인 것이 된 것입니다.





모든 것들에서 컬러를 뺀다면, 과연 어떨까요? 물론, 그건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을 겁니다. 흑백이 주는 신비로움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흑백의 신비를 알기까지는 우리가 "컬러"란 것이 존재했기에 알 수 있었던 것, 아닐까요? 누군가와 약속을 하게 될 때가 아주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곳을 다 기억하시나요? 물론,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잘 해결하지만, 뭔가 특별한 곳,이라면 혹은 아주 흔한 그 "별다방, 스타벅스" 라면, 찾기가 쉬울 것입니다. 스타벅스의 변천사는 참 재미있긴 하지만, 그런 것보단 지금의 저 스타벅스는 저 심벌과 그것을 돋보이게 해 주는 가장 잘 어울리는 화이트 컬러를 택한 것입니다.


저는, 표지판을 참 좋아합니다. 처음 이웃님께서 해줬던 블로그 사진도 실은 제가 저거요, 저거 했는데 그게 쉼표였습니다. 그것은, 아주 단순하지만 쉼표 하나로 제 상태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요. 색, 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과연 어떠한 색을 원할까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말이죠. 정말 많은 색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중 몇몇 컬러를 선호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색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연"입니다. 그래서, 내추럴한 컬러가 유행을 타지 않은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것입니다. 색마다 그 특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레드 계열은 "화려함"이라면 이 자연을 닮은 색들은 평안하게 해주는 그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스테디셀러를 고르라면 아마도 이 색이겠죠. 한때 북유럽풍의 가구들이 오랜 시간 유행했던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고요. 우리가 늘 쓰는 키보드. 하지만, 그 키보드가 내추럴하지 못하다면, 그 받침이나 키보드의 어느 부분에 포인트를 줘 안정감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밀래니얼들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니, 굳이 밀레니얼들이 아니라고 해도 사람들이 원하는 건 잘 쓰인 텍스트이기도 하지만 그에 맞는 이미지 혹은 컬러가 있다면 그 글은 훨씬 더 돋보입니다. 혹은, 그저 사진 한 장이 몇 배의 텍스트보다 와닿을 때도 있습니다. 왜일까요? 인간은 결국, 시각의 동물입니다. 우리가 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그중에서 가장 먼저 접하는 것은 깜깜한 암흑세계에서 뛰쳐나와 다양한 색들을 보고, 보이는 이 세계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엔 색이 없을까요? 아뇨, 그 자체로 색이니까요.


컬러는 어려운 디자인 이론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이야기다. 그저 평범한 일상의 수다처럼 컬러는 쉽고 재미있는 얘깃거리가 될 수 있다. 본문 184p


네, 컬러는 그렇습니다. 물론 그래서 그쪽의 전문가가 있는 것이기도 하고 더더욱 많은 신경을 쓰지만, 우리는 어떤가요? 우리 역시, 그렇습니다. 옷 하나를 입을 때 매치를 할 때조차 아주 신경 쓰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의 컬러,이며 그래서 더욱 우리 생활에 밀접한 컬러에 대해서 조금은 "일상부터 당신의 브랜드까지"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다만, 제가 기대했던 컬러의 이야기완 살짝 달라서 응? 했지만, 역시 색에 대한 이야긴 늘 저에겐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컬러는 사람들의 인식에 신호를 전달하고 마법을 건다. 당신도 당신의 비즈니스를 위해 열심히 일해줄 컬러를 찾아야 한다. 본문 3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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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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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요시는 점퍼 주머니를 더듬었다. 지폐 뭉치는 들어 있지만 톈진 군밤 봉투는 없었다. 어디다 떨어트린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본문 26p

츠요시가 떨어트린 것은, 동생 나오키가 좋아하기 때문에 집어 든 톈진 군밤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의 품 안에서 사라졌지만 아직 남아있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때 떨어트려버린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따뜻한 마음을 내던진 것입니다. 가족이라고는 아니, 혈육이라고는 하나밖에 없는 동생을 위한다는 그 마음을 버리고 택한 것은 물질이었고, 그 때문에 자신은 그럴 생각은 없었다지만 결과는 누군가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버렸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형은, 동생을 위해서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고 싶었을 뿐이었지만 결국, 그 형은 강도 살인자가 돼 버렸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편지,입니다. 형에게서 편지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그저 소식을 전하기만 했고 나오키도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그 벚꽃의 도장 즉, 교도소의 범죄자란 표식이 찍힌 편지를 말입니다. 하지만, 하나뿐인 형을 외면할 수도 없었지만 자신 앞에 주홍글씨가 새겨지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은 그 편지들을 대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에겐 "살인강도자의 동생"이라는 사회적 낙인을 찍어버렸고, 벚꽃이 아주 그 짧은 봄,

잠시 피는 것처럼 나오키에겐 그 짧은 시간만 지나가면 되는데 그 꽃이 찾아옵니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되어선요. 그럼에도, 형이니까.. 가족이니까, 하지만, 정말 그런 것 따위, 다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어졌습니다. 왜냐면, 그 형이, 번번이 자신의 발목에 족쇄를 채우기 때문입니다.


편지와 같은 악보. 그 안에서 발견한 하나, 희망. <이매진>

<이매진>이야.

차별과 편견이 없는 세상, 그런 건 상상에 불과해. 인간이란 차별과 편견을 갖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동물이지.본문 448p, 나오키, 데라오에게


의식주에서 떠나, 나오키가 가장 열심히 하고 싶었고 열정을 품었던 그 음악의 발견은 바로, 그 이매진에서였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음악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를 편견 없이 봐주는 친구 데라오를 알게 된 것에 감사할 수도 없는 처지가 되는 것입니다. 어째서일까. 이 모든 것은 형, 때문이다. 세상의 눈이, 그를 온전히 그로 봐주지 않는 것은. 배경이야 원래부터라지만, 그 외의 모든 그 자신이 능력도 실력도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은, 바로 내가 문제가 아니라, 형 때문이라고 그렇게 화살은 돌아갑니다. 아니, 실제로 그러니까요.


사랑도, 설사 그것이 야망을 품었다 한들 남들도 다 가지는 그 마음 한구석조차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왜 또 모를까요? 설사 그것이 성립됐다 하더라도 그가 온전히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냉기가 흐르는 것뿐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럼에도,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불공평한 것입니다. 그 결과에 대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말입니다. 모든 것이 일어날 때마다, 번번이 받는 의심의 눈초리들은, 그의 따스한 봄날에 눈이 내리는 것만 같았습니다. 벚꽃처럼.

늘, 결정의 순간마다 오는 벚꽃의 편지. 마치, 자신이 죄인이 아닌데도 수인번호를 새로 받는 그 느낌의 편지는 이제 그만인 것입니다. 그것은 새로운 가정을 이룬 후, 자신의 배경을 다 알지만 그럼에도 또 새로운 "가족"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형보다 우선시 되어야만 하는. 그래서, 나오키는 형에게 편지를 씁니다. 자신이 피해자의 가족이 돼 보니 알 것 같은 그 마음으로, 그리도 또 다른 피해자로서 진심을 담아서 말입니다.




이 소설, <편지>는 이미 일본에서 오래전, 영화화와 작년 겨울 드라마화됐었습니다. 오래된 작품입니다. 그런데, 어째서일까요? 그만큼, 이 작품이 주는 울림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누군가들을 볼 때, 그 사람 그대로 보느냐고 말입니다. 저는 솔직히 아닙니다. 그 사람의 배경을 안 볼 수 없습니다. 저처럼 평범하면 좋고 그리고 공통점이 있다면 또 더 좋고요 하지만 그 평범한 친구가 어느 날 즉 가해자의 가족이 되었다면 더 이상 이전과 같이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츠요시는, 그 군밤을 떨어트리고 말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과거의 미화인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아주 작은 정당성을 부여하고 싶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의 품 안에 남아 있던 것이 그 군밤이었던가요? 아닙니다. 그저, 돈이었습니다. 그래서입니다. 그의 편지를 거부하고 있는 나오키가 밉지 않았던 것은 그는 그 연민으로 지탱했을 뿐이니까요. 그 잘못된 기억처럼 말입니다.





누군가를 죽인 후, 행복이 있을 수 있을까요? 내 손에 묻은 피는, 보이지 않는다 해도 내 눈에는 매일매일 선명해질 것입니다. 그럼에도, 누군가를 해한 사람을 우리는, 배려하고 안아줘야 할까요?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 가족에게까지 차디찬 눈으로 보는 것은 거두자는 것일지도요. 하지만, 또 말합니다.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표를요. 그리고, 또 말합니다


- 사람에게는 관계라는 게 있네. 사랑이나 우정 같은 것 말일세. 누구도 그런 걸 함부로 끊어서는 안 되지. 그래서 살인을 해서는 절대 안 되는 걸세. (중략) 자네 형은 말하자면, 자살을 한 셈이야. 사회적인 죽음을 선택한 거지. 하지만 그 일로 인해 남겨진 자네가 얼마나 고통스러워할 것인가는 생각하지 않았어. 자신이 벌을 받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닐세. 자네가 지금 겪고 있는 고난까지도 자네 형이 저지른 죄에 대한 형벌이란 말일세.(중략)


- 좀 더 알기 쉽게 말하자면 자신이 죄를 지으면 가족도 고통을 받게 된다는 걸 모든 범죄자들이 깨달아야 한다는 이야기지.

본문 362-363p, 히라노 사장이 나오키에게.



그리고, 히라노 사장의 말이 정답일까요? 그는 가혹하게도 말합니다. 하지만, 정작 정답은 없었습니다. 그 스스로는 냈을지 몰라도 책을 읽는 동안, 정답이 무엇일까를 생각했습니다. 가족이란 이유만으로, 인가 아니면 가족이기 때문인가는 우리가 그리고 그들이 택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츠요시는 자기 연민에 빠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과거의 미화가 그랬고 실은 생활고 때문임을 동생의 학비의 핑계를 댔고 그렇게 하나씩, 둘씩 말입니다. 그래야 버텨내는 삶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하면서 보낸 편지는 그래서 사람들을 괴롭게 만들었을 겁니다. 나오키에게, 또한 피해자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또한 사죄의 마음을 담아서가 아니라, 그 깊은 자기 연민으로 말입니다.

그 연민이란 껍질을 벗어야만 하는 것 아닐까요..? 진정한 사죄란 것, 그리고 진정한 뉘우침이란 것은요.

그래서 읽는 동안 어쩌면 나오키의 입장에 있을 수 있었지만

또 그의 입장만이 될 수도 없었던 그 순간순간들이 말해주는 것의 해답의 열쇠는 참으로 어렵지만

아주 깊이,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족이란 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오늘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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