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 좀 빌려줄래? - 멈출 수 없는 책 읽기의 즐거움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평점 :
세상과 나를 이어주기에 책 읽기를 좋아한다,라는 말이 있지만 저의 책 읽기는 그렇게 시작되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거창하지도 않습니다. 가장 작은 소우주,라는 책이지만 사실 아버지가 선물해 준 책이 그리고 아마도 그 책을 보는 제가 기특해, 아버지의 작은 서재에 들어가면서입니다.그러나, 그렇게 시작한 책 읽기는 의외로 재미있었습니다. 밤을 새워서 읽을 정도로요. 그러다, 변덕스러운 저는 어느새 새로운 것들에 흥미를 느끼면서, 책과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만 변덕은 심해 계속 바뀌었고 그렇게 지금도 바뀌어가고 있을지 모르지만, 한 번씩의 주기로 돌아오는 것은 바로, 책이었습니다. 독서라고 하기에도 좀 부족하지만요.
말하자면, 이처럼 도돌이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를테면, 처음 책을 알게 되고, 또 책에 푹 빠지고 그러다, 책으로 무언가들을 대신하고.. 저는 어디까지 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저 6번인 책을 등지고 나서 다른 것에 몰두하고 다시, 1번부터 시작하는 것인지도요. 하지만 어쨌든 우리의 책덕후들(?!)은 저리 반복을 거듭하면서 아마도, 지금의 고전을 탄생시켰을 겁니다. 아무도 읽지 않는다면, 사지 않는다면, 그것이 다음 세대로 올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렇게 지금의 세대들도 다음에 올 이들에게 어느샌가 아주 자연스럽게 전달해 줄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저도, 마지막까지는 한 번쯤, 동참하고 싶은데 말이죠.
유독, 아끼는 책이 있습니다. 제 경우도 그렇고요. 그래서, 그 책을 책장의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지만, 결국 책은 종이고 햇볕을 받으면 변하죠. 그리고, 어쩌면 다음 세대에게 그 책은 누군가가 또 아껴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표지가 이미 약간 누렇게 바래 있는데도, 여전히 소중한 것이고 오래된 그 책의 내음이 좋고..였는데, 요새는 새로이 <리커버 에디션>이 나오는 것은 아마도, 이 "기억 속의 선명한 연결?에서, 같은 여정이 계속 반복되기를 바라면서, 다시 나오는 것은 아닐까 싶긴 합니다.
제가 아끼는 책은,
한 권은 아주 자주 나오지만, 한 권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아 주기적으로 바꿔줘야겠구나,라면서 절판이 되기 않기를
책은, 어디서나 읽습니다_ 자투리 시간이거나 어서 무언가를 기다려야 하는 그 대기 시간에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왠지 책을 읽고 있습니다. 다만, 그 집중도는 현저히 떨어지긴 합니다. 요샌 도서관에서 읽는 시간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10시까지 열람하던 도서관은 6시면 문을 닫으니까요. 그래서 그 시간이 참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좀 더 읽어볼걸, 하고요. 그래도 역시, 책은 서재에서 읽거나 제 경우는 가장 편한 시간이 바로, 그 침대에서 모든 걸 마치고 오로지 책에만 집중할 수 있을 때,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는 바로, 나만의 세계로 향하고 그러다, 잠들어도 좋으니까요.
책이, 사라진다면 끔찍하겠죠. 그래서, 아마도 아직 스마트폰의 시대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게 뭔지 아니? 책이 연기를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선전을 하면서 그냥 듣기만 해도 되는 오디오북까지 나오고, 편한 이북이 나오는 이 시대에 바스락바스락 책장 넘기는 소리 왠지 꼭 있어야 안심이 되는 것, 그리고 묘하게 넘기면서 나는 책의 종이 냄새, 나무 냄새가 좋아서 여전히 이 무거운 종이책은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책 좀 빌려줄래?"는 책덕후들, 독서가들의 이야기가 조금은 작은 카툰으로 돼 있습니다. 저는, 카툰이 조금은 더 컸으면 싶기도 했으니까요.
책은 전반부가 바로 저 같은 "읽는 이들"을 위한 것이라면, 어느새 점점 바로 작가의 에세이기에, 책을 쓰는 사람을 이야기로 옮겨갑니다. 결국, 작가들도 책덕후에서 시작하니까 말입니다. 왜 작가가 되었는가? 이 질문에, 아주 심플한 답이 나옵니다. "글을 쓰지 않으면 못 살아" 바로, 독자들이 책을 읽지 않으면 심심하고 책을 읽어야 하는 것처럼, 작가들은 써야지만, 살아가는 것 같으니까 말이죠. 그리고 계속해서 작가들의 고충들도 고스란히 책에는 나옵니다. 아마 카툰 에세이를 그리면서 느꼈던 점들이 묻어 나와 독자인 저로선 아, 작가는 이렇구나, 싶었습니다. 다만, 그 부분이 의외로 저처럼 평범한 독자는 많이 차지하네, 싶은 경향은 있었습니다.
책덕후가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지금 책을 읽고 있다면 한 번쯤은 겪었을 이야기와 또 지금 책을 쓰고 있다면 한 번쯤은 분명 겪었을 이야기들이 귀여운 그림체로 그려져 있습니다. 어떻게 책을 읽게 되셨나요? 책과 만나게 되셨나요?라는 질문을 생략한 채, "지금"의 책덕후들에게 카툰으로 그 자신이 독자로, 작가로 전하는 에세이를 그려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