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의 정원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고요한숨 / 2020년 8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세이치에게 일어난 일은 그 어떤 것으로도 설명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제와 똑같은 하루였고 아마 내일도 그런 하루가 기디라고 있을 거란 생각을 하고 있다가 내린 낯선 역, 이었습니다. 다만 더 재수가 없었던 건 중요한 서류가 든 가방을 전차 안에 두고 내렸고, 그 순간 일탈을 하고 싶었던 그 찰나의 생각이 들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곳은 도대체 어딘지 모르는 곳이었습니다. 도쿄란 곳도 존재하지 않는 아니,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이상한 세계로 와 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여긴 아주 평화롭습니다.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볼 것도 없이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충분한 곳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친절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거기에 정착하기로 했습니다. 여기가 어딘지, 그런 것 따윈 중요하지 않아진 것입니다. 그만큼 그에겐 흡족한 곳이었기에 말입니다. 그렇게 평화로운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이제 됐어. 더 이상 못 해. 이대로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다.

(.....)

연분홍 벚꽃이 허공을 날아 세이치의 무릎에 떨어진다.

한낮의 볕이 쏟아진다.

꽃잎을 가만히 집어 든다.

봄이다.

본문 12p



그러나, 그에게 찾아온 평화와는 달리 세계는, 그가 떠난 지구는 "푸니"란 이물질이 등장합니다. 평온했던 사람들의 일상이 깨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이카와의 일상도 그랬습니다. 이제 중학생이 됐고 아주 평범한 그런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었고 앞으로도 그런 날들을 바라고 있었는데 어느 날 정확히는 1월 20 나타난 그 이물질 때문에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아이카와에게 그나마 행운이라면 그녀가 푸니의 저항력 수치가 월등하다는 것 정도였을 뿐,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것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아이카와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은평범한 웃음 대신, 저항치가 약한 가족들이 죽을까 두려워해야 하고 거리는 그래서 푸니가 보이면 도망 가야만 하는 그런 비일상적이고 영화에서나 보던 그런 날들이 시작된 것입니다. 도대체 이 푸니의 정체가 무엇인가? 왜 생겨난 것인가? 그런 것들에 대한 의문을 품기도 전에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여전히 다니고 샐러리맨은 여전히 직장을 나가고, 백화점과 영화관도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건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하나의 방편일지도요.




그런, 현실의 세계 정확히는 예전에 내가 살았던 세계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세이치에게 어느 날 편지가 날아오기 시작하고 누군가가 옵니다. 그가 말합니다. 당신의 손에, 당신이 살았던 세계를 구할 수 있을 거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세이치에게 말합니다. 여긴 가짜라고 말입니다. 여긴 당신의 "상념"이 만들어낸 세계, 라구요. 하지만, 그의 말을 인정한다면 그는 자신의 가족을 부인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아내 나리에와 딸인 사쿠라히메 그리고 자신에게 너무나도 친절한 제과점 사장 마론부터 시작해 이곳의 마을 사람들조차 말입니다. 그 모두가, 가짜라는 건, 나 자신에 대한 부정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입니다. 평소 생각하지 않았던 진실과 신념을 생각해 봅니다. 다만, 그것이 자신의 손에 피 묻힌 결과라는 것은 또 부정한 채 말입니다. 모든 것을 귀 닫고 살면 사실, 편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압니다.


진실이란?

진실이란 현관문을 여는 순간 튀어나오는 사쿠라히메의 웃는 얼굴이고 목욕 타월을 가져다가 머리를 닦아주는 나리에의 걱정스러운 얼굴이다.

신념이란?

신념이란 악마의 유혹에 귀 기울이지 않고 무엇이 소중한지 판단하는 것이다. 본문 86p



그렇게 이야기는 세이치, 아이카와 세이코와 노나쓰 메구루와 마지막으로 리켄의 시점에서 다시 세이치,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코로나 시대라서 일까요..? "푸니인지 뭔지는 작년만 해도 세상에 없던 것, 단숨에 번식할 줄 몰랐다"라는 본문의 말이, 그럼에도 사람들은 또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간다는 것도 코로나19처럼 푸니가 1.19일이란 것도, 마스크를 쓴다는 것도 참 닮아 있어선 되려 현 상황과 맞물려선지 편하고 재미있게만 읽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과연, 이 멸망의 정원인 지구를 구할 수 있는 세이치의 선택은 어땠을까요..?

.




만약 여러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눈앞에 보이지 않는 지구의 멸망을 말하는 사람들과 존재들 하지만 내 눈앞에 보이는 사랑스러운 가족과 평화롭기 그지없는 마을과 그 선한 사람들이 가짜고 그저, 그것이 나의 희망, 일뿐일지도 그저 상념의 이계란 것을 부수란 것에 대한 그 말을 말입니다


인간의 상상력은 참 무섭단 생각을 합니다. 특히나 디스토피아 소설들을 읽으면. 그것이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가 그렇고 현재 qr코드며 구글이 바로 조지 오웰의 "1984"의 빅브라더와 또 뭐가 그리 다를까 싶었습니다. 그런 상상력들은 어째서 이렇게 현실화되는 것일까 싶을 정도로요. 그리고, 언제부턴가 유토피아가 사라진 이 세계도 실은 참 두렵기도 합니다. 그것은, 마치 인간들이 장기판에서 희망과 절망을 두고 싸우고 있는 양상과도 비슷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과연 무엇이 이길까? 그리고,


누군가의 행복이 누군가에겐 끝없는 절망이,

누군가의 절망이 누군가에겐 한없는 희망이 된다는 사실, 그 양면성. 모두에게 해피엔딩, 이란 말은 결코 없구나, 싶었습니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가 봐도 연애소설
이기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애란, 그렇게 특별한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내 일이 아닐 땐 말이죠. 하지만, 그것이 내 일이 되는 순간은 다르죠, 가장 특별한 일이 되고 맙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서, 자연스레 그 사이 감정이란 것이 생기고 아주 사소한 그리고 별것 아닌 것들이 쌓이게 돼 만나고 연애를 합니다. 그리고는 결국, 또 헤어질 때 역시 그 별것 아닌 그리고 그리도 사소한 것들이 아주 커다란 이유로 다가오면서 해피엔딩까지 가지 못하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누구에게나 평범하지만, 또 가장 특별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었습니다.


연애란 것이, 과연 뭘까? 각자마다 그 온도도 그리고 이유도 아주 다를 것입니다.


원래 사람 밝은 면만 보면서 좋아하면 그게 어디 사랑입니까? 사랑이 생기려면 상처를 봐야죠. _ 본문 49p

그건 그냥 영화가 아니고 제 인생의 영화였어요. 오랜 세월 기다린 영화. _ 본문 50p


누군가를 처음 좋아할 때, 그 사람의 장점이 먼저 보이죠. 하지만, 단점이 장정으로까지 보이게 될 때 아니, 알면서도 할 수 있는 것, 그런 것이 또 사랑이라고 누군가는 말합니다. 그런데 그 순간은 단 한 번뿐일 수도 있는데 그걸 망치는 순간을 맞이한 사람들이 여기에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이윤 어쩌면 가끔씩 우리가 그 영화의 주인공이 될 때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바로 그 주인공이 될 그 순간에 어째선지 도와주지 않는 사람들이 꼭 있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말이죠 그 순간까지가 또 영화의 엔딩 아니었을까, 그래서 더 아련한 여운으로 남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마지막까지, "해피엔딩"이란 자막이 올라가지 않는 순간이 말이죠.


아주 사소한 그것, "무심코 손이 가는 따뜻함"(본문 33p)는 결코 사소하지도 작지도 않습니다. 따뜻함보다 그렇게 커다랗게 다가오는 것이기도 하죠 세상에, 숨길 수 없는 것이 두 가지, 바로 그것이 감기와 사랑이라는데 그래선지 사람들은 사랑을 하면 발연기자들이 됩니다. 그저, 자신들이 잘하는 것 같아도 그건 모르는 척 넘어갈 뿐이죠. 그 어떤 핑계를 대도 알 수 있는 것이니 그 어린 녀석들도 눈치를 채기도 합니다. 이야기들이 슬며시 입꼬리가 올라가는 이야기들만 있는가 하면,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되려, 이야기들은 소위 "웃프다" 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왜일까 싶으니, 흔한 우리의 일상 속에서 아주 많이 보는 건 기쁨이나 환희보단 그 반대편이 많다는 것이죠. 물론, 그것은 연애에도 어김없이 반영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또 슬프기만 하진 않습니다. 그 사람들이 연애할 동안은 진심이니까 말이죠. 닭살 돋을 애정행각도 있는가 하면 또 담담한 이야기, 또 알 수 없는 이유들의 물음표를 가진 남자들이 있습니다.





특별하지만,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들. 특별하지 않지만 가장 특별한 이야기 스물아홉 편이 담겨있었습니다. 연애의 끝이, 해피엔딩만 있진 않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죠. 그래서, 작가는 그럼에도 우리 모두, 그 누구도, 아무도, 슬퍼서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도 묘하게 찌릿한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긴 연애의 끝이 있는가 하면, 설레는 시작도 분명 있습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끝이 나야 되죠. 탄생과 죽음처럼 말입니다. 저는, 의외로 "사랑은 그렇게" 편에서 공감이 갔습니다. 아무렴요, 아무렴요, 하면서 웃게 됐습니다. 아마, 제 기억 속에 있는 그 어떤 장면들 때문이었을 겁니다. 물론, 전혀 똑같진 않았지만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아니까요. 여러 단편들의 색깔은 다릅니다. 아니, 설령 같은 이야기고 같은 연애라 할지라도 똑같은 연애란 없답니다. 다시, 무한대로 되풀이하는 시간의 루프 속에서도 아마 다를 겁니다. 메이비




요약

이야기는 제목처럼 "누가 봐도 연애소설"이 맞습니다. 그리고, 평범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기호 작가 특유의 위트가 전편에 걸쳐서 있어서 이기호 작가의 작품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이 소설도 한번 읽어보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남자 작가니만큼 또 남자의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아쉬운 점은, 일러스트가 중반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두근거리는 연애소설보단, 이기호 작가 특유의 웃픈 느낌이 감도는 소설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사
마리 유키코 지음, 김은모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소설은 6편으로 이어진 "이사"에 관한 연작 소설입니다. 그 처음 시작은 다 작은 것들입니다. 아니, 등장하는 것들이 그리 크지 않은 것들입니다. 이사할 때,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문부터 끈까지 말입니다. 처음, 이 소설의 문을 열고 들어가려니 작가가 살짝 겁을 줍니다만 사실,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는 것이 또한 인간이니까요. 아니,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그 기묘한 심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작가는 공포라 불리는 것을 "문"을 열고 들어오라고 선포하면서 시작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에 문이란, 그곳으로 들어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또 출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출구가 없는 문이 종종 있습니다. 우리고 "공포"란 것에 흥미를 느끼면서도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바로 나오는 문이 없을지도 모르고 그 무서운 세계에 혼자 갇혀 버릴 수도 있단 것 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여섯 편의 단편은, 전혀 다른 이야기 같지만 마지막 단편인 "끈"이란 제목처럼 이어져 있기도 합니다.

시작인 <문>은 이사를 올 집에서 발견한 아주 작은 구멍으로 시작합니다. 그 구멍에 유독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 것이 불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수납장>은 다시 새 집으로 가게 되면 작아져야 하는데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제 전업주부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종의 이사를 하면서 앉게 된 책상이 또 문제였습니다.


그렇게 소설은, <문>을 열자

이사에 필요한 소품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자꾸만 커다랗게 되는 <수납장>이 골판지 상자에 넣으면서 정리를 끝낸 것 같았더니< 책상>의 서랍 속에는 여전히 또 남아있는 것들이, 그리고 골판지로 만들어진 상자들이 쌓여만 가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것들을 놓아둔 <상자>는 없습니다. 그 상자를 찾았려 보니, <벽> 저쪽에서 소리가 나는데 그곳에서 분명 상자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서 가보려고 하는데, 그걸 묶을 <끈>을 찾아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 이사에 필요한 소품들은, 아주 매력적이면서,

그래서 더 공포로 다가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소품들이 주는 그 기분은 이건 뭐지, 싶으면서 그 단란의 마지막쯤, 살짝의 어.. 하는 것이 쌓여가기 시작합니다. 저는, 그렇게 공포가 두렵진 않았으나 이런 공포는 "대놓고 무서운" 것이 아닌 심리적으로 슬쩍 건드리는 것이라 더 기분 나쁘기도 합니다.




작기인 마리 유키코를 만난 건, <갱년기 소녀>였습니다. 그때, 분명 저는 그 끝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은, 그녀가 이런 유의 소설에 어울리지 않나 싶었습니다. 문체 자체가 담담합니다. 네, 이 소설처럼 별것 아닌 것처럼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 뒤가 궁금하게 만듭니다. 별것 아닌 것이 아닌 수납장 안에 과연 무엇이 있는지, 저 상자를 왜 저렇게 찾는지, 도대체.. 도대체,라는 느낌으로 내가 그 주인공들이 돼, 읽어가게 됩니다.

작가가 여성이기 때문인지,

남자가 주인공인 경우보다 여자가 더 많았습니다. 그리고 읽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합니다. 첫 편부터 뭐지? 했던 "그것"은 쭉 이어져 있었고 이야기들은 결코 단편선이 개별적인 것이 아님도 알 수 있습니다. 그 한 가지 때문이 아니라 문에서 끈까지 통로를 지나오는 느낌이었습니다. 간신히 그 통로를 거쳐 나온 후에 남는 그 찜찜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름밤, 한 번쯤, 가볍게 들어보셨으면 합니다.





요약

일단, 가독성이 좋습니다. 그리고 여섯 편의 단편마다 매력도 있었고요. <갱년기 소녀>는 본문에도 언급했듯, 끝은 보였는데 이 작가의 그냥 담담한 문체와 소위 "이야미스"(이야+미스터리)가 되려 여기서 저는 더 실력을 발휘하는 느낌이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만, 소위 이야미스의 끝이 주는 그 찜찜함 싫으실 수 있습니다만 "대놓고 공포"가 아니라 슬쩍 다가온 공포, 좋았습니다.. 그래서 저 띠지 아쉬웠습니다. ㅎㅎ 뭔가 너무 무섭게?! 띠지를 낸 것과 카드 뉴스로 스포일러가 담긴(그래서 일부러 모자이크 처릴 했습니다.;;;) 것이 말이죠. 다음에도 작가가 작품이 나온다면 기꺼이 시간을 할애하고 싶습니다. 앗, 책에서 해설부터 읽으란 것은 아니란 것 아시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나토미가의 참극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10
아오이 유 지음, 이현진 옮김 / 이상미디어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80여 년 전의 오래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또, 그리 오래된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무참히 죽었단 사실, 그 뒤에 감춰진 실상이 파헤쳐 지는 것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사람들은 말합니다. 세상엔 이유 없는 죽음은 없다고 말입니다.그리고 가끔은 생각합니다 .모든 죽음엔 꼭 이유가 있어야 하고, 슬퍼야만 할까 싶으면 기실, 그렇지도 않단 사실도 실은 알면서도 그 죽음 앞에선 말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참극과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 없길 바라는 마음일 것입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앞에서도 말했듯 흔합니다. 제목처럼 한 가문에서 일어난 참극입니다. 여행차 갔던 곳에서 부부의 기묘한 죽음이었습니다.



부부가 당한 참극이 기묘하다는 것은 아내의 시신은 있는데 같이 죽은 걸로 추정되는 남편의 시신은 없이, 그저 핏자국을 따라가니 절벽 밑으로 버려진 것으로만 짐작될 뿐입니다. 시신이 없는 죽음, 그 기이함의 선상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범인 아니, 용의자는 의외로 쉬이 잡혔습니다. 바로 후나토미가의 딸 유키코의 전(前) 약혼자인 다키자와 쓰네오가 품은 원한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그가 범인이란 증거도 많지만 그것은 반대로 그가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들 또한 던져주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난바 기이치로, 전직 경찰이었던 그가 이 사건을 맡게 됐습니다. 그가 들은, 다카자와의 평판으로 미루자면,동기는 있습니다. 다만, 걸리는 것은 우발적 범행이었다면 몰라도_ 인 것입니다. 그랬다면 왜 그가 굳이 이렇게 힘든 사건을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인 것이었지만 그 모든 것을 차지하고서도 그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이기에 그에게 방심을 해선 안됩니다. 그리고, 그 사건의 진상을 위한 여정을 떠나는 난바 기이치로의 이야깁니다.





무엇보다, 범인들에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알리바이입니다. 그것은 경찰의 조사 결과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퍼즐을 맞춰보면 맞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을 억지로 끼워 맞춘 느낌이었습니다. 난바 기이치로의 조사는 그 한 조각의 퍼즐에서 찾아낸 것은, "발견되지 않은 시신" 이었습니다. 네, 발견되지 않았는데 왜 그것을 "죽음"이라 단정하는가?인 것에서 새로 출발합니다. 그래서 그, 후나토미 류타로에 대해서 조사를 시작합니다. 그가 어째서 이 후나토미 가의 주인이 될 수 있었을까? 입니다. 그는 데릴사위였습니다 즉, 후나토미 가의 미망이인 그의 부인과 어떻게 결혼을 할 수 있었을까?그의 배경이 아무것도 알려진 것이 없다는 것부터가 이상한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을 의심해야만 합니다. 이 일은 혼자서는 할 수 없단 것, 두 사람이다..로 시작합니다.


이런 괴아한 사건은 우리나라 경찰계가 창설된 이래 가장 난해하고도 괴기한 살인 사건일 거라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만, 그 말도 타당한 것 같습니다. 저도..... 아니 여러분이 이 보고에서 반드시 그 진위를 의심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매우 혼미함을 느끼시게 될 겁니다. 본문 244p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두 사람은 다시 한번 이 사건이 얼마나 복잡하게 얽혔으며 괴이한 공포로 가득 찼는지를 깨달았다. 본문 268p


그런데, 왜 참극일까요..?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_

그렇게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것만 같았습니다만, 어쩌면 처음부터 큰 그림은 아주 촘촘하게 그려져 있었던 것입니다.





이 소설은 1930년대 후반이 배경이기에 지금과는 많이 다릅니다. 지금과 비교하면 이 쉬운 것을..? 할 수 있는 부분부분과 함께, 트릭 자체도 아주 복잡합니다.아니, 익숙하지가 않아 와닿지 않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처음, 저 열차 시간표를 보는 순간 생각난 게 바로 마츠모토 세이초의 <점과 선>이었습니다. 게다가 시신 없는 살해..등 많이 본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아마도 이때는 파격적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초반이 제겐 집중하기 어려웠습니다. 즉, 서간체로 시작을 하고, 뭔가 쉬운 듯 조금 진입장벽과 함께 아카가키 다키오라는 명탐정의 등장이 제겐 조금 맥빠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즉, "너는 마리오네뜨 인형이었어" 라는 느낌의 말을 건네면서 안락탐정의 등장이 조금은요. 난바가 늦었어도 아차, 하고 알아차리길 바랬나 싶습니다.


본격 탐정물로 조금은 지루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가 그랬습니다. 초반과 후반부의 아마도 "서간체" 형식이요. 소설은, 지금 읽으면 그리 오, 할 정도는 아닙니다 이미 일본 장르소설에서 많이 익숙한 독자들이라면 더더욱요 당시로는 꽤나 정교한 트릭들 군데군데 보이고, 그것들을 이루는 점과 선을 찾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독자들이 있을 수 있고, 저처럼 어떤 점과 선은 상당히 흥미로우나 어떤 곳은 딱히, 인 그래서 호불호가 가려질 수 있지만 살짝 그 시대를 느끼는 고전적인 매력은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 좀 빌려줄래? - 멈출 수 없는 책 읽기의 즐거움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과 나를 이어주기에 책 읽기를 좋아한다,라는 말이 있지만 저의 책 읽기는 그렇게 시작되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거창하지도 않습니다. 가장 작은 소우주,라는 책이지만 사실 아버지가 선물해 준 책이 그리고 아마도 그 책을 보는 제가 기특해, 아버지의 작은 서재에 들어가면서입니다.러나, 그렇게 시작한 책 읽기는 의외로 재미있었습니다. 밤을 새워서 읽을 정도로요. 그러다, 변덕스러운 저는 어느새 새로운 것들에 흥미를 느끼면서, 책과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만 변덕은 심해 계속 바뀌었고 그렇게 지금도 바뀌어가고 있을지 모르지만, 한 번씩의 주기로 돌아오는 것은 바로, 책이었습니다. 독서라고 하기에도 좀 부족하지만요.



말하자면, 이처럼 도돌이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를테면, 처음 책을 알게 되고, 또 책에 푹 빠지고 그러다, 책으로 무언가들을 대신하고.. 저는 어디까지 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저 6번인 책을 등지고 나서 다른 것에 몰두하고 다시, 1번부터 시작하는 것인지도요. 하지만 어쨌든 우리의 책덕후들(?!)은 저리 반복을 거듭하면서 아마도, 지금의 고전을 탄생시켰을 겁니다. 아무도 읽지 않는다면, 사지 않는다면, 그것이 다음 세대로 올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렇게 지금의 세대들도 다음에 올 이들에게 어느샌가 아주 자연스럽게 전달해 줄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저도, 마지막까지는 한 번쯤, 동참하고 싶은데 말이죠.


유독, 아끼는 책이 있습니다. 제 경우도 그렇고요. 그래서, 그 책을 책장의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지만, 결국 책은 종이고 햇볕을 받으면 변하죠. 그리고, 어쩌면 다음 세대에게 그 책은 누군가가 또 아껴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표지가 이미 약간 누렇게 바래 있는데도, 여전히 소중한 것이고 오래된 그 책의 내음이 좋고..였는데, 요새는 새로이 <리커버 에디션>이 나오는 것은 아마도, 이 "기억 속의 선명한 연결?에서, 같은 여정이 계속 반복되기를 바라면서, 다시 나오는 것은 아닐까 싶긴 합니다.


제가 아끼는 책은,

한 권은 아주 자주 나오지만, 한 권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아 주기적으로 바꿔줘야겠구나,라면서 절판이 되기 않기를




책은, 어디서나 읽습니다_ 자투리 시간이거나 어서 무언가를 기다려야 하는 그 대기 시간에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왠지 책을 읽고 있습니다. 다만, 그 집중도는 현저히 떨어지긴 합니다. 요샌 도서관에서 읽는 시간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10시까지 열람하던 도서관은 6시면 문을 닫으니까요. 그래서 그 시간이 참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좀 더 읽어볼걸, 하고요. 그래도 역시, 책은 서재에서 읽거나 제 경우는 가장 편한 시간이 바로, 그 침대에서 모든 걸 마치고 오로지 책에만 집중할 수 있을 때,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는 바로, 나만의 세계로 향하고 그러다, 잠들어도 좋으니까요.


책이, 사라진다면 끔찍하겠죠. 그래서, 아마도 아직 스마트폰의 시대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게 뭔지 아니? 책이 연기를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선전을 하면서 그냥 듣기만 해도 되는 오디오북까지 나오고, 편한 이북이 나오는 이 시대에 바스락바스락 책장 넘기는 소리 왠지 꼭 있어야 안심이 되는 것, 그리고 묘하게 넘기면서 나는 책의 종이 냄새, 나무 냄새가 좋아서 여전히 이 무거운 종이책은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책 좀 빌려줄래?"는 책덕후들, 독서가들의 이야기가 조금은 작은 카툰으로 돼 있습니다. 저는, 카툰이 조금은 더 컸으면 싶기도 했으니까요.




책은 전반부가 바로 저 같은 "읽는 이들"을 위한 것이라면, 어느새 점점 바로 작가의 에세이기에, 책을 쓰는 사람을 이야기로 옮겨갑니다. 결국, 작가들도 책덕후에서 시작하니까 말입니다. 왜 작가가 되었는가? 이 질문에, 아주 심플한 답이 나옵니다. "글을 쓰지 않으면 못 살아" 바로, 독자들이 책을 읽지 않으면 심심하고 책을 읽어야 하는 것처럼, 작가들은 써야지만, 살아가는 것 같으니까 말이죠. 그리고 계속해서 작가들의 고충들도 고스란히 책에는 나옵니다. 아마 카툰 에세이를 그리면서 느꼈던 점들이 묻어 나와 독자인 저로선 아, 작가는 이렇구나, 싶었습니다. 다만, 그 부분이 의외로 저처럼 평범한 독자는 많이 차지하네, 싶은 경향은 있었습니다.


책덕후가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지금 책을 읽고 있다면 한 번쯤은 겪었을 이야기와 또 지금 책을 쓰고 있다면 한 번쯤은 분명 겪었을 이야기들이 귀여운 그림체로 그려져 있습니다. 어떻게 책을 읽게 되셨나요? 책과 만나게 되셨나요?라는 질문을 생략한 채, "지금"의 책덕후들에게 카툰으로 그 자신이 독자로, 작가로 전하는 에세이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