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타의 일
박서련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박서련 장편소설, <마르타의 일>, 한겨레출판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체공녀 강주룡>에서 매력적이면서 힘있는 캐릭터를 그려냈던 박서련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로 이번엔 연년생 자매를 주인공으로 동시대 한국사회 속 여성들의 일상에 스며든 폭력과 살인, 추리와 복수를 그리고 있습니다. 교사임용시험과 면접을 준비하며 스스로 정한 삶의 루틴을 지켜가는 언니 수아는 동시에 자살로 꾸며진 동생의 살인 사건을 파헤치며 복수를 준비하고 실행합니다. 하드보일드한 문체로 두 가지 일을 번갈아 실행에 옮기는 주인공의 모습은 마지막 장까지 한달음에 독자를 몰아갑니다.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취업의 고단함과 사건의 추악함은 드라마나 영화 속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뉴스나 인터넷을 통해 자주 마주하던 일이라는 점에서 결코 현실과 무관하지 앉아 보입니다. 박서련 작가의 매력적인 인물과 대사들은 독자들이 그 속에서 함께 호흡하고 긴장하게 만듭니다. 흥미롭고 매력적인 이 소설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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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들뢰즈와 경험론' 노트

들뢰즈 읽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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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ear 박서련의 신작은 역시 좋았다. 하드보일드 스릴러. 읽는내내 필립 말로 시리즈와 스밀라가 떠올랐는데. 툭툭. 교사임용시험을 준비하면서 범인을 쫓는 주인공. 나는 같은 사람인가. 같은 사람일 수 없지. 전혀 다른 내가 같은 사람일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들여다보고 귀기울이고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럴 수 있다고 그게 너라고. 이어서 읽은 최진영 신작도 좋았다. 그늘을 가진 친구들. 다정하고 섬세하고 매력적인 친구들. 친구들의 슬픔을 상상하며 읽었다. 가슴이 먹먹하고 아릿하고 그랬는데 담담하게. 부러 의젓하게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이어간 작가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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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 (워터프루프북) 민음사 워터프루프북
정세랑 지음 / 민음사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서점원추천책 #책방지기추천 #정세랑소설가 #보건교사안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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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에 매장에서 안 팔리고 남아 있던 책. 올 여름 워터프루프북 진열을 위해 샘플로 어항에 담아뒀던 책. 진열을 마치고 팔 수가 없으니까 내가 샀다. 정세랑의 피프티 피플은 정말 매력적이었고 이 책도 읽어야지 읽어야지 벼르던 책이었는데, 유치하지 않아? 비비탄총과 장난감 칼로 유령을 해치우는 사립 고등학교 보건교사라니. 오늘 퇴근길에서야 읽기 시작. 아니, 나 지금까지 이거 안 읽고 뭐했던거지? 왜 내 친구들은 아무도 내게 이걸 먼저 읽으라고 말해주지 않았지? 이렇게 재미있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라니. 에피소드를 하나씩 읽어내려가느라 버스를 갈아타는 시간 동안 조바심이 나서. 재미있는 소설은 이따금 있지. 최근엔<시트콤>도 정말 좋았고. 사랑스러운 소설도 꽤 있지. 너무 유치하다싶은 구석이 있어 그렇지만. 그런데 재밌고 동시에 사랑스러운 책이라니. 캐릭터와 설정과 묘사의 톤이 딱! 아, 아직 안 읽은 사람들이 있다구요? <멜로가 체질>의 사랑스러움과 <왕좌의 게임>의 박진감, 필립 말로 시리즈의 무심하지만 터프하고 적확한 톤을 한번에. 모두 함께. 그보다 더 근사하게 그려내다니. 감탄에 또 감탄. 작가님이 또 후속작을 연재해주지 않을까 바라고 또 바라게 되었습니다. 책 소개는 따로 하겠지만 우선 이 흥분을 전하니 읽어봅시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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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분들은 삐삐책방에서 주문가능합니다.
진주 분들은 진주문고에서 아시죠?
타 지역 분들은 가까운 동네책방을 이용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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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인간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50년 독서와 인생
오에 겐자부로 지음, 정수윤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책 이야기를 해보자.

#dogear ‘어떤 소설의 근본적인 톤, 음악으로 보자면 선율 같은 것이 떠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문체‘라고 부릅니다. 소설의 스타일이란 바로 이런 것을 말하며, ‘grief‘라는 작은 단어 하나에서 문장으로 이어서 작품 전체로 전개됩니다. 나아가 한 사람의 소설가가 지닌 인간을 바라보는 견해, 사고방식, 소설가로서 뿐만 아니라 인간 본연의 자세와도 이어지는 것이죠. 그것이 ‘문체‘이며, 결국 우리는 이것을 읽어내기 위해 소설을 읽고 소설로 쓰기도 하는 것입니다.’
-- 오에 겐자부로, <읽는 인간> 중에서.

과연 문체라, 어휘 선택부터 시작되는 한 사람의 사고 방식이나 태도 같은 것이라고 늘 생각해왔는데 오에 할아버지가 말해줘서 쏙쏙.

글을 읽으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나는 문장 수업을 쌓아 왔다. 내가 쓴 글을 읽고도 나를, 나의 사고방식을 분석할 수 있을 정도. 하지만 문장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이 드문 시대라. 문장 이전이나 너머를 골똘히 바라봐야 한다. 종종 역부족

그럴 땐 문장이 아니라 문장을 해석해내고픈 마음가짐, 몇 안되는 단어를 이어붙여 문장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가짐 자체가 서로에게 울림을 주는데 여기서 하나 더, 그 울림이 바로 그 태도에서 비롯한다는 것. 문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 태도, 그게 바로 톤.

정보를 전달하는 문장이 아니라 태도를 드러내는 문장, 태도로써 이해를 구하는 문장, 손을 내밀고 다독이고 질문하고 대답하는 문장이 문학에서의 문장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바로 문체라고 생각한다. 나는.

˝정답으로써의 답이 아니라 대답으로서의 답˝이란 걸 생각한 것도 그런 식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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