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류시화 지음 / 열림원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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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많이 웃었다. 이 책에 적힌 인도인들의 순박한 모습에.

기차를 타고 가다가 자기가 내려야 할 곳이라며 아무 곳에서나 비상 정지 케이블을 당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영혼을 쳐다 본다며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사람을 버스에서 만날 수 있었다. 3명이 나란히 앉을 수 있는 기차 좌석이지만 굳이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태연한 척 앉아 있는 사람들 때문에, 좌석 3개에 어른 5명이 앉아서 가는 꼴이란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   

한번도 인도에 가보지 못한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무수히 많은 인도 사람들을 실제로 접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버스 이야기가 나오면, 남아시아인 특유의 체취로 가득한 만원버스에 내 몸이 실려 왁자지껄 떠들며 달리고 있는 듯하다. 저자가 기차 역에 도착하면, 내 앞에 물건 팔려는 장사꾼들이 물건 사달라고 여기 저기 손을 내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저자가 갠지스 강가에 서면, 갠지스 강 근처 시체 화장터에서 나오는 연기로 내 시각과 후각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같다.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점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저자가 10년동안 보고 느낀 에피소드를 편안히 방에 앉아 읽고 있자니 이것을 행운이라 해야 할 지, 아니면 직접 가보고 체험하지 못한 채 어쩔수 없이 책에 의존해야 하는 불행인지, 이 책에 나오는 인도 사람들의 말처럼 내 머리 속이 아리송해 졌다. 

이제 꼭 해보고 싶은 게 생겼다. 하나는 아침에 일어나 자연속에서 자연스럽게 볼 일을 보는 것이고, 또하나는 드넓은 땅에 담요 하나 깔고 드러누워서 밤하늘의 수 많은 별들을 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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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유홍준 지음 / 창비 / 199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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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은 그 초판이 1993년 5월 20일에 나왔다고 첫 페이지에 적혀 있다. 난 이 책을 1994년 12월 14일에 구입했으니 만 10년 가까이 되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10년동안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이 책을 난 그동안 너무도 요긴하게 사용해 왔다. 책을 사용했다는 말이 적절할 정도로 이 책은 나에게 답사 길잡이 역할을 너무도 톡톡히 했던 것이다. 

평소에 문화 유산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터라 책을 접하고서 참 반가웠던 게 이 책의 첫인상이었다. 그 후 이 책을 가이드 삼아서 가족들과 여행한 곳을 들자면, 저자가 '남도답사 일번지'라 칭한 강진/해남지역과 예산 수덕사, 서산 개심사, 고창 선운사를 들 수 있다. 또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에서 소개한 영주 부석사도 이 책을 끼고 갈 수 있었다.

특히나 서산 지역에 위치한 개심사란 절을 알게 된 것이 크나큰 소득이었다. 이제는 서해안 고속도로가 놓여져서 개심사로의 접근성이 굉장히 수월해졌다. 서울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려 서산IC로 나온 후 삼화목장을 지나 개심사에 도착하는데는, 넉넉잡고 1시간반이면 된다. 규모면에서는 크지 않은 절이다. 하지만 절이 자리잡은 모습과 그 절이 풍기는 분위기는 사람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마음의 안식을 찾는데 더없이 좋음을 갈 때마다 느낀다. 마음이 안 잡히고 머리 속이 근심 걱정으로 가득차 있을 때 개심사를 들르면 몸과 마음이 열리는 기분이다.

저자는 '아는 만큼 느끼고, 느낀 만큼 보인다'고 책머리에서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좋은 작품을 좋은 선생과 함께 보는 것'이 미술품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 길임을 스스로의 체험으로써 강조하고 있다(p.322). 난 이 책을 통해서 우리 나라 문화재에 대해서 많이 친숙해 질 수 있었고, 문화재를 찾아가 직접 느끼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유홍준씨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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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구본형 지음 / 휴머니스트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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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씨의 책을 이제야 읽었다. 학교 선배로서 이름이 있던 저자에게 관심은 있었으나, 그의 책을 실제로 구입해서 읽어 본 것은 처음이었다. 종로에 있는 영풍문고에 가서 구본형씨의 책을 하나 구입하기로 마음먹고 그가 쓴 여러권의 책을 쭉 훑어 보았는데, 너무나도 긍정적인 책 제목이 마음에 들어 이 책을 사기로 했다.

전에 구본형씨가 학교에 와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평소 그에게 관심이 있던 나는 그 강연회에 참석을 하였다. 강연 제목은 잊어버렸으나 대략 '대학생이 가져야 할 마음자세' 정도 되었을 것이다. 그는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강연 말미에 자신의 둘째 딸은 자신과 사고 방식이 너무도 비슷해서,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자신의 경우와 미루어 짐작하면 거의 들어 맞는다며 징그러울 정도라고 말하여, 청중들을 웃게 한 적이 있다. 이 말의 취지를 놓쳐서 실례되기는 하지만, 그를 떠올릴 때 생각나는 일화가 바로 그것이다. 자신의 일상을 이처럼 소탈하게 말하는 그의 스타일은 글에도 그대로 녹아 있음을 이 책을 읽고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소탈함을 바탕으로 쓰여진 글이라 독자의 입장에서 공감이 쉽게 이루어 진다고 생각한다.

그의 글에는 군더더기나 과장이 없다. 그는 주위에서 듣고 읽은 좋은 이야기를 단순히 전달하는 이야기꾼이 아니다. 그는 그 좋은 이야기들에 자신만의 새로운 시각을 부여한다. 독창적인 시각을 통해 내다 본 그 이야기들에는 전에는 미쳐 발견되지 못한 새로운 교훈들이 도출된다. 이런 과정으로 만들어 졌을 그의 글에 나는 큰 감동을 받게 되었다.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이 책은 9개의 소제목으로 이루어 진 책이다. 소제목들만 가지고도 많은 나의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그는 산을 헬스클럽 정도로 생각하는 요즘 현대인을 비판하고 있고,  오늘은 어제 운명을 달리한 사람이 그토록 살고자 했던 날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고, 중요한 일에는 시계를 던져 버리고 충분히 몰입하도록 다그친다.

요즘 사람들 자신의 하루 하루를 돌볼 틈 없이 너무도 바삐 살고 있다. 그런 와중에 스스로의 삶을 돌아볼 기회를 갖고자 한다면, 이 책을 계기로 하길 바란다. 갈증나는 나날들 속에서 우리가 갈망하는 삶의 오아시스를 찾는 방법이 이 책에 제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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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어린이 경제동화 1
보도 섀퍼 지음, 김준광 옮김, 신지원 그림 / 을파소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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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인 나는 이 책이 집에 굴러다님에도 보지 않다가, 일간지 책 서평에 소개가 되어 읽어 보게 되었다. 책 표지에 '어린이 경제동화' 라고 표기된 부분이 그 동안 내가 멀리 해 왔던 이유다. 솔직히 아이들 책이라고 무시했던 것이다. 하지만 다 읽고서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어른들의 어리석음(?)을 지적하고 그것을 고쳐주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제작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책이었다.

이 책의 주요 흐름을 말한다면,  처음 부분에는 부자가 되려는 사람의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부자가 되는 꿈을 꾸어 부자가 되려는 강력한 동기를 유발시킨다. 부자가 되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는 데 큰 매력이 있음을 일깨운다. 그 과정에서 성공노트와 소원상자 개념이 등장한다. 그리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이야기를 하면서 매번 이자를 창출시키는 종자돈 모으기를 강조한다. 그리고는 주식투자에 대한 조언을 말해 준다. 

난 이 책을 보고 나서는 꽤 만족스럽지 못했다. 특히 두 부분에서 다른 생각을 가졌는데, 그 첫번째 부분이 신용카드 사용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이 책에서는 신용카드 할부 기간을 되도록 길게하라는 것이다. 그 이유로 사람들이 이자 붙는 것을 우려해서 할부기간을 짧게 하지만, 오히려 무리해서 단기간에 할부금을 갚아나가면 생활비가 빠듯해져서 다시 돈을 빌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나의 의견은 할부 기간은  될 수 있는 한 짧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신용카드 이자수수료는 무시할 수 없이 크다. 이런 지출은 최대한 빨리 없애버리고 다시금 플러스 현금흐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저자는 예기치 않은 생활비를 언급하고 있지만, 생활비는 노력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예상하고 줄일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또 다른 불만족스런 내용은 후반부에 실려있는 '펀드'에 대한 내용이다. 이 책에서 언급하기를 우량 펀드에 5~10년 투자해 놓으면 확실히 좋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펀드라도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기에, 이 책만을 본다면 아이들이 주식 투자를 너무 간단하고 쉽게 여길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게 하고서 부모님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여, 위와 같은 문제점을 지적해주고 같이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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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형 인간 -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사이쇼 히로시 지음, 최현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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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인 나는 아침이 주는 상쾌한 느낌을 아주 좋아한다. 내가 아침을 좋아하게된 계기는 군생활에서 하던 아침의 알몸 구보 때문이었다. 일석점호 때 행하는 이른 아침의 알몸 구보는 날씨가 추우면 추울수록 그상쾌함과 활기참의 강도는 더했다. 하지만 제대하고서 밤 늦게 자는 것이 일상화 되어 버리니, 아침이 주는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되어 스스로에게 불만이었다. 만날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갑작스레 군대와 같은 아침형 인간이 되긴 힘들었던 와중에 마침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이다.  

독서평들을 보니 이 책의 장점 뿐 아니라 단점들도 많이 제시되어 있었다. 단점에 눈이 많이 가긴 했다. 하지만 이 책을 비판하거나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보기 보다는, 저자가 하는 이야기 속에서 건질 수 있는 긍정적인 교훈을 얻겠다는 자세로 이 책을 읽어 나갔다. 이 책을 통해, 나를 다시금 아침형 인간으로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하루를 꼭 아침, 점심, 저녁으로 살 필요가 없겠다는 것을 우선 느꼈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남들보다 더 긴 하루를 살 수 있는 것이다. 무슨 말인고 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아침을 5시~9시, 9시~12시의 둘로 쪼갤 수 있다. 그러면 기존의 아침-낮-밤의 3등분에서, 이른 아침-아침-낮-밤의 4등분으로 하루를 늘릴수 있는 방법이 생겨난다. 아침에 5시에만 온전히 일어나서 이 방법을 적용시킨다면 하루 24시간의 시간적 제약을 어느 정도는 극복할 수 있는 묘안이 되는 것이다.

또한 밤에 잘 자려면 당연히 몸이 피곤을 느껴야 하기 때문에, 하루하루의 매사를 열심히 살자라는 주장에도 고개가 끄덕여 졌다. 아침에 5시에 일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잘 자야 되고, 잘 자기 위해서는 그 하루를 열심히 살아서 피곤을 느껴야 한다는 것까지 이야기가 진행되면, 아침에 일어나기 위한 행동이 우리의 삶을 충실하고도 알차게 보내도록 하는 자연스러운 방법임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구입한 3월 초부터 아침 5시에 일어나길 노력하고 있다. 나의 아침 일과를 소개하면, 5시경에 일어나서 아파트 단지 뒤편에 있는 산에 오른다. 그 산은 산림욕장 스타일로 되어 있어 아침 운동하기에 알맞다. 40분 정도 산을 다녀온 후 샤워하게 되면 아침 6시가 된다. 6시부터 40분간은 나만의 시간으로서 맑은 정신으로 충실한 독서가 가능하다. 그 후 아침을 빨리 먹고 7시 좀 넘어서 학교를 향해 집을 나서면 덜 붐비는 지하철을 타고 이른 시간에 학교에 도착하게 된다.

이런 아침 일과를 하는 날이면 왠지 모를 뿌듯함과 함께, 아침 시간에 벌써 많은 것을 이룬 느낌이 들어 그 남은 하루를 충실히 살고 싶은 강한 의욕을 갖게 되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평소같으면 부랴부랴 일어나서 지하철을 오르는 것이 하루 일과의 시작이었지만, 아침형 인간으로 전환하고서 부터는 산에 오르는 아침 운동과 나만의 독서를 행한 후에 지하철을 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른 아침'을 보낸 후, 학교가서 '남은 아침'을 보내니 아침이 참 길었다. 하루를 두배로 사는 지혜가 바로 여기 있었다.

그동안 아침이 주는 혜택을 알면서도 못 지켰지만, 이 책은 아침을 올바르게 살고자 하는 나같은 사람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아침이 주는 많은 장점과 함께 저녁형 인간이 갖게 되는 단점들을 대조적으로 비교해 주고 있기 때문에, 나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되었다.

여기서 분명히 해 둘 점은, 이 책은 봉급생활자나 학생을 위한 책일 것이라는 점이다. 아마도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이나 특히 밤을 이용한 직업을 가지고 계신분들, 또는 문학가나 예술가 계통의 직업을 가지신 분들께는 이 책을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굳이 아침을 잘 활용할 필요가 없거나 상대적으로 저녁이 좋은 분들에게는 몸소 와 닫지 않는 주장과 논리가 많이 들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평소에 아침을 중요시 여겼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데 어려움을 느끼셨던 분들께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아침의 소중함과 아침이 우리 삶에 끼치게 되는 영향에 대해 스스로 일깨울 계기가 될 수 있기에 권하고 싶다. '아침'의 장점을 이처럼 한데 모아논 책이 드물기 때문이다.

이제 아침 햇살을 받고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빨리 자서 일찍 일어나야 겠다는 충동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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