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가다 멈추고 또 조금 가다 멈추고 하는 협궤 열차 말이야. 그렇지만 결국엔 종착역까지 가는 게 아니겠어? 술기운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지. 시장을 빠져나가 저녁 부둣가에 서 있는데 물 위의 달빛이 왜 그렇게 아름답던지...... 뭔가 거창한 게 아니더라도 말이야. 내 꼬락서니를 받아들이고 나니까 이 빌어먹을 세상이 가끔은 이렇게 예쁠 때가 있단 말이지.'
**높은 이상을 위해 살다가 현실에 안주해버린 내 모습을 발견했을 때의 씁쓸한 기억**-21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