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는 소리는, 최근 TV를 틀 때마다 들을 수 있다.
도대체 전어란 생선이 얼마나 맛있는 것이냐, 하는 궁금증. 동해안 바닷가에서 20년을 살았지만 전어를 먹어본 적이 없는 것이다. (이건 대체 어디서 잡히는 물고기인고?) 

며칠 전부터 전어를 먹어보겠다고 퇴근 길에 시장을 들렀다. 근데...전어가 안 보인다. 생선 이름과 원산지를 적은 푯말이 생선 박스에 붙어 있는데, '전어'라고 쓴 건 어디에도 안 보이는 것이다. 에라, 모르겠다, 나중에 횟집 가서 먹어야겠다 생각했다. 사람들 와글와글한 틈에서 기다렸다 주인에게 물어보기도 귀찮고.  

어제도 시장에 들렀다. 어쩐 일인지 생선 가게에 손님이 하나도 없다. 뭘 찾느냐고 주인 아주머니가 대번에 묻는다. '전어 있어요?' 엇, 저게 전어였어? TV에서 보던 거랑 좀 다른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놈으로 3마리를 샀다. 구이용은 좀 큰 게 낫다나.

그릴에 10분 가량 구웠다. 기대에 차서 한 조각 뜯어내 먹었다. 음..음?
이거, 청어랑 비슷한 맛이잖아? 이게 뭘 그리 맛나다고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와?
난 등푸른 생선의 껍질 바로 안쪽에 붙은 거무튀튀한 부분은 싫어해서 다 벗겨내는데, 이 전어란 놈도 비슷하다.
살은 고소한 맛은 있긴 하지만 기름기가 너무 많고.
에이, 이게 뭐냐~
나도 애인도 왠지 속은 기분. 쩝.

 



사진은 네이버 퀸셀프님의 블로그에서 퍼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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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6-09-28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저도 딱히. 왜 그러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숯불이나 연탄불에 직화하면 더 맛있겠죠?
기름기가 많은 생선이니.
(자리가 다소 뜬금없지만, 결혼 축하드려요. 왜 생선구이 이야기 밑에--;)

Mephistopheles 2006-09-28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탄불에 굽게 되면 고소한 맛이 한층 살아난답니다..
아마도 그 전어 굽는 냄새는 숯불이나 연달불로 구웠을 때 나는 냄새라고
추정됩니다..^^

클리오 2006-09-28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어를 자주 먹는 고장인데.. 저도 그 속담 이해를 잘 못해요. 가을 전어는 쌀 서말이랑도 안바꾼다는 말이 있는 걸로 봐서는 아마 가을에 기름진 생선이라 못먹던 시절 이야기아닐까 싶기도 하고. 저도 뼈 많은 생선은 딱 질색이라서요. 이 고장에서는, 주로 회를 쳐서 야채랑 무쳐 회무침으로 잘 먹는데, 차라리 그게 더 나아요..

바람돌이 2006-09-28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과 약간 다른 남쪽인 이곳에서는 주로 회로 먹습니다. 올해 전어회가 너무 비싸서 난리입니다. 구이는 옛적에 주로 연탄불에 구워먹었던게 제일 맛있었던 것 같은데 뭐 별로 먹을 것도 없고 저는 별로 안좋아합니다. 전어는 그저 회로 먹는것이..... ^^

2006-09-29 1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냐 2006-10-10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전어는 바싹 노릇하게 구워서 머리부터 아작아작 뼈채로 먹으면 상당 맛있던데요. 살 발라 먹기엔 가시 많고 먹을것도 없지만, 이렇게 통째 먹기엔 적당한 사이즈와 맛을 같고 있더라구요. 회는 꼬소하구요. 근데 거의 전어 계절 끝난거 아닌가 싶네요.

urblue 2006-10-10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생선 머리는 못 먹어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