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는 소리는, 최근 TV를 틀 때마다 들을 수 있다.
도대체 전어란 생선이 얼마나 맛있는 것이냐, 하는 궁금증. 동해안 바닷가에서 20년을 살았지만 전어를 먹어본 적이 없는 것이다. (이건 대체 어디서 잡히는 물고기인고?)
며칠 전부터 전어를 먹어보겠다고 퇴근 길에 시장을 들렀다. 근데...전어가 안 보인다. 생선 이름과 원산지를 적은 푯말이 생선 박스에 붙어 있는데, '전어'라고 쓴 건 어디에도 안 보이는 것이다. 에라, 모르겠다, 나중에 횟집 가서 먹어야겠다 생각했다. 사람들 와글와글한 틈에서 기다렸다 주인에게 물어보기도 귀찮고.
어제도 시장에 들렀다. 어쩐 일인지 생선 가게에 손님이 하나도 없다. 뭘 찾느냐고 주인 아주머니가 대번에 묻는다. '전어 있어요?' 엇, 저게 전어였어? TV에서 보던 거랑 좀 다른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놈으로 3마리를 샀다. 구이용은 좀 큰 게 낫다나.
그릴에 10분 가량 구웠다. 기대에 차서 한 조각 뜯어내 먹었다. 음..음?
이거, 청어랑 비슷한 맛이잖아? 이게 뭘 그리 맛나다고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와?
난 등푸른 생선의 껍질 바로 안쪽에 붙은 거무튀튀한 부분은 싫어해서 다 벗겨내는데, 이 전어란 놈도 비슷하다.
살은 고소한 맛은 있긴 하지만 기름기가 너무 많고.
에이, 이게 뭐냐~
나도 애인도 왠지 속은 기분. 쩝.
사진은 네이버 퀸셀프님의 블로그에서 퍼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