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출퇴근 때 보겠다고 했더니 친구가 말렸다. 집에서 보라고. 그래야 할 이유, 충분하다. 지하철에서는 마음껏 웃을 수 없으니까.
 데굴데굴 구르기도 했지만, 최규석의 최대 장점은 유머보다는 솔직함이다. 그 솔직함에 흠칫 놀란다.

 

 

 작년부터 김승옥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쭉 했다. 그러나, 때가 아닌가보다. 2일에 읽기 시작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아직 마치지 못하고 있다. 뿐 아니라, 읽을 때마다 뭘 읽었는지 모를 지경이다.

 


 

 리뷰를 쓰려면 다시 읽어야 한다.
 내게는, 뭐랄까, 너무 많은 얘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잡다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한번에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꽤 재미있긴 한데, 짧다. 저자의 약력을 보니 거의 베르메르 전문인 것 같고, 베르메르에 관한 책도 여러 권 썼던데, 이 책은 호기심 유발 수준이다. 더 알고 싶으면 내 다른 책을 사 보시오, 라고나 할까.  
 어쨌거나, 베르메르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신비한 인물은 아니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당시에 화가협회 이사직을 두 번이나 맡았고, 장모의 금전 관련 문제를 처리하기도 했다고 한다. 작가가 보기에 베르메르는 상당히 현실적인 인물이다.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진주 귀고리 소녀]에서 베르메르는, 신경질적이고 병약한 부인에게 꼼짝 못하는데다 과묵하고 자신의 그림밖에 모르는 사람처럼 보인다. 이걸 고바야시 요리코의 관점으로 바꿔 보자면, 부인과의 금슬이 좋으면서도 자신을 흠모하는 하녀 그리트를 마음 먹은대로 이용해 먹는, 매력적이지만 이기적인 나쁜 남자,라고 해야할 것이다.


 그림책 연속 읽기. 두 권 다, 가격 대비 만족도가 아주 높은 책이다. 도판 풍부하고 설명 훌륭하다. 하지만, 역시 다른 소비를 부른다. 카라바조와 가우디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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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5 2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1-15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1-15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udan 2006-01-16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승옥의 소설은 잘 읽으면 참 좋은데, 때를 못 맞추면 별로인가봐요. 그래서인지 전 김승옥의 다른 단편은 아주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상하게도 [무진기행]만은 별로더라구요.
주말여행을 다녀왔더니, 서재 브리핑이 꽉 찼어요. 뜸 하시던 얼블루님 페이퍼 보고 반가워서 얼른 들어와봤죠. 덕분에 읽고 싶은 책 몇 권 더 늘어났어요.

happyant 2006-01-16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습지'의 마지막 이야기에서의 작가의 나레이션이 잊혀지지 않네요. 정말 즐겁고 (약간은) 서글픈 솔직함이었죠. 김승옥의 소설들은 일이 없는 날 밤 열두시 이후에만 읽는다는 게 저의 원칙입니다.ㅋ 그래서 그런지 읽어도 읽어도 무진기행은 한 문장만 기억하게 되네요. '왜냐하면 사람들은 누구나 조용히 잠들고 싶어하고, 조용히 잠든다는 것은 상쾌한 일이기 때문이다.' 요즘 괜시리 그림에 관심이 생겨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저는 보쉬가 너무 좋아요. 하하.

urblue 2006-01-16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비님, 미술책들은 앞으로도 계속 보게 될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네요. 언젠가 원서를 보고 싶을 때가, 올까요? ^^ 그럴 필요 없게 좋은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군요.

수단님, 주말 여행이라니, 어디 좋은 데 다녀오셨어요? 부러워라~
오늘 아침에도 김승옥을 들고 나왔는데, 한 편 밖에 읽지 못했어요. 나머지 시간에는 눈감고 자버렸다네요. 으음... 대학 때 김승옥을 꽤 좋아했는데, 대체 무슨 일이람.

urblue 2006-01-16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appyant님, 전 일러스트레이션 보고나서 가우디가 가장 궁금하더라구요. 주말에 교보에 나갔다왔는데, 가우디 책은 한 권도 보질 못했어요. 어째 찾는 책만 항상 없어요.
시공아트에서 나온 <히에로니무스 보스>를 잠깐 들춰봤는데, 제목에 '중세 말의 환상과 엽기'라고 되어 있더군요. 참 제목 짓는 것 하고는. 일러스트레이션에 나온 보쉬의 그림들은 대개 부분 컷이었어요. 전체 그림을 보니까 느낌이 또 다르더군요. 보쉬에 관한 책도 조만간 볼 생각입니다. 올해는 '그림의 해'가 되려나. ^^
김승옥을, 님처럼 읽어볼까도 생각했으나, 요즘은 열두시를 넘기는 법이 없습니다. 흑흑.


2006-01-17 1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1-17 17:5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