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듀어런스 -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 보급판
캐롤라인 알렉산더 지음, 김세중 옮김 / 뜨인돌 / 2003년 11월
장바구니담기


극지 탐험 영웅시대의 마지막 모험, 남극대륙 횡단 계획을 위해 인듀어런스(Endurance)호에 탑승한 27명의 선원들과 대장 어니스트 섀클턴. 1914년 8월 1일, 전쟁이 막 시작된 가운데 런던을 출발한 인듀어런스 호의 승무원들은 자신들의 앞날을 기다리고 있는 거대한 운명을 알 수 없었다.

(클릭해서 사진 크게 보세요.)

부빙에 막혀 움직일 수 없게 된 인듀어런스 호. 선원들이 얼음을 깨는 장면.
"자정까지 모두 얼음을 깼다. 도저히 물길을 만들 수 없어 할 수 없이 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헐리의 일기)

사진작가 프랭크 헐리는 이 탐험을 처음부터 끝까지 필름에 담았다. 죽음의 고비에서 살아난 사람들의 기록도 훌륭하지만 그의 사진이 주는 감동이 더 크다.

얼음을 헤치고 나가는 인듀어런스 호. 위슬리는 이 사진에 "젊음을 자랑하는 인듀어런스 호"라는 제목을 붙였다.

얼음에 포위된 인듀어런스 호.
1월 24일 밤, 앞쪽에 물길이 나타났다. "오늘 오전 9시에 모든 돛을 올리고 증기를 최대로 하여 넓은 바다가 나오기를 희망하며 전속력으로 달렸지만 결국 실패했다." (오들리의 일기)

기울어진 인듀어런스 호
"갑자기 좌측 얼음이 깨지고 거대한 얼음 조각이 좌현 빌지 아래에서 쏟아져 올라왔다. 몇 초 사이에 배는 좌측으로 30도 정도 기울었다." (섀클턴, <남극>)

인듀어런스 호의 침몰
"지난 12개월 동안 우리의 집이었던 배에 끔찍한 재난이 닥쳤다. ...... 우리는 집을 잃었고 얼음 위에 남았다." (헐리의 일기)

1915년 10월 27일, 약 10개월간 부빙에 갇혀 표류하던 인듀어런스 호가 드디어는 침몰하고 만다.

침몰한 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부빙 위에 세운 오션 캠프.
"우리가 거대한 얼음 위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고작 2m 두께의 얼음이, 2천 패덤(1패덤은 1.83m)이나 되는 바다와 우리 사이를 막고 바람과 조류에 밀려 떠돌고 있다. 그 목적지는 하늘만이 알 것이다." (헐리의 일기)

6m짜리 보트 세 개에 28명이 나눠 타고 육지를 찾아 항해. 남극 반도 끝자락의 무인도 엘리펀트 섬에 상륙. 3일 반 만의 첫 식사. 497일 만에 처음으로 육지를 밟다.

엘리펀트 섬을 떠나는 제임스 커드 호.
섀클턴과 두 명의 대원이 구조 요청을 위해 떠난다.

엘리펀트 섬의 오두막
마츤과 그린스트리트는 남은 배 두척으로 오두막을 만들자고 했다. 이것은 더 이상 배를 쓰지 않겠다는 결정. 섀클턴 일행이 실패하면 이들에게도 희망은 없다.

엘리펀트 섬에 고립된 사람들
헐리는 1916년 5월 10일에 이 단체 사진을 찍었다. "가장 지저분한 모습을 찍은 사진." (헐리의 일기)

구조
"8월 30일-수요일-기적의 날." (헐리의 일기)

잡아 먹은 펭귄과 물개만 3,000여 마리. 2년을 남극에서 버티고, 단 한명의 대원도 잃지 않은 채 무사히 귀환한 인듀어런스 호의 탐험대.

평대원을 배려하고 희망을 버리지 않고 끈기가 있다는 어니스트 섀클턴의 리더쉽은 잘 모르겠다. 죽을 위험에 처한 이들의 생존 투쟁을 따라가는 것이 아주 힘겹지는 않다는 것이 좀 신기하다. 섀클턴을 비롯한 대부분의 대원들이 상당히 낙천적인 데다가 강인한 사람들이어서 그런가 보다. 무엇보다 프랭크 헐리의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 별 다섯 줄 만한 재밌는 책.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개 2005-06-13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사진이 굉장히 멋지군요..! 사진 위주의 책인가요?

urblue 2005-06-13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많이 실려 있지요. 사진만 봐도 좋습니다. ^^

2005-06-14 0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