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을 보관함에 담아 놓은지 어언 1년. 이제서야 보았다. <안전지대 고라즈데>를 보고 충격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팔레스타인>을 다시 집어들기가 한편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이왕 구입한 것이니 빨리 봐야지.

<안전지대 고라즈데> 만큼 힘겹지는 않다. 조 사코는 비정하다싶으리만치 냉정을 유지한다. 집을 잃고 가족을 잃고 감옥에 갇히고 총에 맞고 구타당하는 건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일상이다. 그걸 듣는 조 사코에게는 그저 양동이에 보태지는 눈물 한 방울일 뿐. 작가는 반복되는 인터뷰에 지겨워하기도 하고 더 얘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그만 됐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 자신이 어떻게 보여질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그 시니컬함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누구라도 별 수 없었을걸. 팔레스타인인들이 묻는다. 그래서, 당신이 이런 얘길 취재해 가서 뭐가 달라지는가. 그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래도 당신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현실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

그제와 어제, 저녁까지는 <팔레스타인>을 보다가 자기 전에는 지미의 그림책들을 보았다. 지미의 그림책들은 그 예쁜 그림에 비해 따뜻한 내용만은 아니다. 소외와 의사 소통의 부재를 말하는 예쁜 그림들이라니. 군중 속에서 외로운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을 본다. 그래도 그들은 만났다. 만났으니까, 달도 제자리를 찾았으니까, 일단은 안심. (안심이라니, 나, 외로운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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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07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5-06-07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저에겐 팔레스타인은 충격이었습니다. 그쪽의 삶이 얼마나 어렵고 힘겨운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는게 아니었다는 충격이었죠. 이 세상 누가 감히 집안에서 아이 젖을 먹이다가 날아든 총알에 맞아 죽을 수 있다고 생각이나 할 수 있을까요? 가슴이 아파서 보는데 너무 오래걸렸던 책이었네요.

urblue 2005-06-07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물론 전혀 편안하지는 않았지요. 하지만, 조 사코가 말한대로 역시 자꾸 보면 무뎌지는거겠죠. <안전지대 고라즈데> 볼 때는 페이지를 넘길 수가 없어 한 호흡씩 가다듬곤 했는데, 이 책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뭐 무력감만은 어쩔 수 없지만 말이에요.

**님, 그 책 꼭 읽어보도록 하죠. 근데 외로움 타는 편이 아니에요 원래. 님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2005-06-07 1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5-06-07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괜찮습니다~ 서점에서 볼 거니까.

2005-06-07 1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6-08 1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