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레스타인>을 보관함에 담아 놓은지 어언 1년. 이제서야 보았다. <안전지대 고라즈데>를 보고 충격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팔레스타인>을 다시 집어들기가 한편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이왕 구입한 것이니 빨리 봐야지.
<안전지대 고라즈데> 만큼 힘겹지는 않다. 조 사코는 비정하다싶으리만치 냉정을 유지한다. 집을 잃고 가족을 잃고 감옥에 갇히고 총에 맞고 구타당하는 건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일상이다. 그걸 듣는 조 사코에게는 그저 양동이에 보태지는 눈물 한 방울일 뿐. 작가는 반복되는 인터뷰에 지겨워하기도 하고 더 얘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그만 됐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 자신이 어떻게 보여질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그 시니컬함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누구라도 별 수 없었을걸. 팔레스타인인들이 묻는다. 그래서, 당신이 이런 얘길 취재해 가서 뭐가 달라지는가. 그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래도 당신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현실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
그제와 어제, 저녁까지는 <팔레스타인>을 보다가 자기 전에는 지미의 그림책들을 보았다. 지미의 그림책들은 그 예쁜 그림에 비해 따뜻한 내용만은 아니다. 소외와 의사 소통의 부재를 말하는 예쁜 그림들이라니. 군중 속에서 외로운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을 본다. 그래도 그들은 만났다. 만났으니까, 달도 제자리를 찾았으니까, 일단은 안심. (안심이라니, 나, 외로운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