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에도 그림책을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어찌 된 일인지 부모님은 내게 그림동화책을 사 주지 않으셨고, 나 또한 별 흥미가 없었다. 그때는 아마 그림책이 많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요즘은 무수히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듯 한데, 역시 관심 밖이니 알지 못한다.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과 함께 몇 년 전 생일에 받은 것이다. 내 취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출판사에 다니던 사람이 들고 와 선물이라고 내민 책. 받아서 바로 보고는 여태 한 번도 다시 꺼내보지 않았다.

그때도 아마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이 책이 어느 정도 연령대의 아이들을 위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버림받은 곰돌이들이 나누는 대화는 전혀 밝지 않다. 오히려 처연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스스로를 쓸모 없는 곰과 세계적인 곰이라 칭하는 이 두 녀석의 슬픔과 허세는 조금은 안타깝고 조금은 우습다. 아이들은 이런 내용에 어떻게 반응할까.

그림은 마음에 든다. 그런데 이 그림들은 귀엽다기보다는 외롭고 쓸쓸하다. 곰돌이의 표정이 세월의 아픔을 아는 중년의 사내 같다는 느낌을 주고, 동그란 눈에는 흐르지 않는 눈물이 어려있는 듯 보인다. 역시 버림받은 곰답다.

아이들에게 밝고 건전한 내용의 책만 읽혀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버림받는 게 뭔지, 혹은 무언가를 버리는게 어떤 의미인지 깨달을 수도 있겠다. 쓸모 없음과 슬픔에 대해 생각할 수도 있을거다.

그런데, 정말 아이들은 이 책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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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4-10-20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3366  ^^;;   이 책의 새 주인은 누가 되나요? 반딧불님이 아직도 대답을 안하시는구만요~^^


urblue 2004-10-20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반딧불님이 바쁘신가 봅니다. ^^

2004-10-20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4-10-20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반딧불님이 하나만 받는다고 하시니까, 요놈은 님께 보내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