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반복이다. 오늘은 어제의 동어반복이며 나는 남의 반복이다. 달라지려고 해도 달라지려는 것 자체가 평범한 게 되고 말며 게다가 그게 힘들기까지 하다. 그런데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류의 동네 장기 같은 훈수라든가, '소년은 어제와 오늘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답니다' 같은 딴 나라 딴 세상에서나 통하는 위안, '진주는 조개의 아픔 속에 태어난다' 같은 전통 있는 가짜 사탕이 여전히 극성을 부리고 있다.

  심심하고 평범하며 한심한 가짜투성이와 부딪치고 맞닥뜨리는 삶의 행로이지만 어느 구석에, 그래, 네 인생이 바로 '그것'이라는, 나아가 '그것'이 바로 인생이라는 존재의 오의(奧義), 삶의 비의(秘義)가 입을 굳게 다물고 있지는 않을까. 가까이 가게 되면 입을 쩌어억 벌리며 어흥, 소리치는 건 아닌지. 돌고 돌다 보면 언젠가는 '그것'을 만날 것이다. 그 순간이 호랑이처럼 나를 잡아먹는다 하더라도 좋다.

─ <호랑이를 봤다> 작가의 말 中에서, 성석제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hanicare 2004-10-01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시시해도 글쟁이는 역시 글쟁이구나. 일반인(?)의 글과 확실히 다른 글의 골격이 느껴집니다. 작가라는 족속들의 글을 읽으면. 그런데 요즘은 8분도미같은 거칠거칠한 글이 더 좋습니다. 안녕하신지요.요즘은...인터넷이든 전화든 통 입이 안 떨어져서. 말이 이렇게 무겁게 느껴지다니요.이런 무거운 것들을 다른 이들에게 부려놓는다는 게 저어됩니다.

2004-10-01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4-10-01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시시해도' 아, 역시 하니케어님은 날카로운 데가 있으십니다~
추석은 잘 보내신 것 같고, 무거운 거 가지고 계시면 여기 저기 부려 놓으세요. 그래야 좀 가벼워지죠. 저한테는 뭐, 조금쯤 무거운 걸 주셔도 괜찮답니다.^^

urblue 2004-10-01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유령님, 너무하시는 거 아녀욧?

2004-10-01 1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4-10-02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빌리지 재밌던가요?
그리고 귓속말 건은 헛다리를 짚고 있구랴.호호
언제 기회가 되면 내 얘기해 드리리다.
지금은 좀 쪽팔려서......

urblue 2004-10-02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음..대체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