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나는 덧없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침묵의 품에 안겨 빈둥대다가
고요한 가운데 한가롭게
믿음직한 리라를 타며
아득한 태고의 전설을 노래하였다.
나는 눈먼 행복과 적들의 모욕과
경박한 양치는 여인들의 변심과
어리석은 자들의 시끄러운 헛소리를
노래부르며 모두 잊어버렸다.
나의 지성은 상상의 날개를 타고
땅 끝까지 날아갔지만,
그럭저럭하는 사이에
천둥 번개의 먹구름이
몰래 내 머리 위로 모여들었다!
나는 죽어 가고 있었다.
그 옛날, 열정에 들떴던 시절의
성스러운 수호자여! 오, 우정이여!
내 병든 영혼을 감미로이 위로하는 그대여!
당신은 사나운 비바람이 지나가기를 희망했고
내 가슴에 평화를 되돌려 주었다.
그대는 나를 위해 피 끓는
청춘의 우상인 자유를 간직해 주었다!
나는 사교계의 풍설에 잊혀진 지 오래다.
네바 강 기슭에서 멀리 떨어져 나온
내가 이제 눈앞에 있는
카프카스의 당당한 산봉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둥그런 산꼭대기에 올라가
바위로 덮인 험준한 산비탈에서
조용히 감정을 다스린다.
거칠고 우울한 자연의 황홀한 절경을
마음껏 호흡한다.
내 영혼은 전처럼 순간순간
우울한 생각으로 가득 찼으나
시의 불꽃은 시들었다.
감동을 찾아보지만 소용없다.
시는 죽었다.
운문을 즐기던 시절도,
사랑과 즐거운 꿈을 꾸던 시절도,
진실한 영감의 시절도 모두 가 버렸다!
환희의 짧은 시간은 흘러가 버렸고
조용한 노래의 여신은 영원히 숨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