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유투브로 보았다.

강연 중에 텍스트와 콘텍스트에 대한 설명을 할 때,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을 소개했다.

'비비안 마이어'사진을 몇 장 본 적이 있었는데,

다큐멘터리 영화는 오늘 봤다.

 

생전에 수많은 사진을 찍었으나,

사후에야 알려지게 된 사진 예술가이다.

 

2007년 겨울, 말루푸는 시카고의 역사에 대해 책을 쓰기 위해서

자료를 찾기 위해 경매장에 간다.

그기서 필름이 들어 있는 가장 큰 상자를 380불에 낙찰을 본다.

 

말루푸는 처음에는 그다지 흥미를 못 느끼다가 몇 개를 현상했다.

그런데 그것이 자기 마음에 들었고, 인터넷에 올린다.

반응이 워낙 좋아서  나머지 사진들도 현상한다.

사진 작가에 대해 알고 싶었으나 구글에 검색에도 '비비안 마이어' 자료가 하나도 나오질 않는다.

그러다가 나중에 그녀의 부고 소식을 인터넷으로 알게된다.

그래서 상자 속의 비비안 마이어의 집으로 연락을 하니, 그녀는 그 집의 유모였다는 것이다.

찾아가 보니, 다른 상자들도 창고에 많이 있었다.

나머지도 모두 말루푸가 가져와서 대대적으로 그녀에 대해 알아간다.

 

다큐멘터리는 그녀가 봐준 아이들(지금은 어른)과 그녀가 접했던 사람들의 인터뷰와

그녀의 사진들로 구성되어져 있다.

너무나 선명하고, 살아있는 표정의 어린이와 가난한 도시인, 다리를 다쳐 붕대를 감은 개,

로드킬 당한 고양이, 우는 아이 등  비비안 마이어의 시선은 여러 곳을 향해 있다.

비비안 마이어가 찍은 사진을 여러 편을 볼 수 있으니 참으로 눈이 즐겁다.

자녀도 부모는 물론, 연인도 없었던 철저히 혼자였던 비비안 마이어는 거리사진 작가였다.

 

비비안은 8개월간의 휴가를 얻어 예맨, 타이랜드 등 아시아 권에도 여행을 혼자 다녀온다.

그 때의 작품들도 아름답다.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 어린이와 나이 든 노인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사진은 찍는 사람의 마음을 담는 것이다.

그녀가 순간 순간을 사진으로 잘 기록했다.

'비비안 마이어'사이트에서 몇 장 사진을 다운 받았다.

http://www.vivianmaier.com/

내 마음에 든 사진은 첫번째 사진

노부부가 기차여행을 하며 잠시 잠이 든 모습이다.

함께 여행을 하며 이렇게 손을 잡고 있는 시간은 참으로 행복한 시간일 것이다.

 

두 번째 사진도 손 잡은 장면이다.

이 사진은 유시민이 글쓰기 특강에서 텍스트와 콘텍스트를 설명하며 보여준 사진이기도 하다.

사람의 눈은 비슷한 가보다.

 

비비안 마이어는 커플의 손잡은 장면을 클로즈업했다.

전신을 찍지 않고, 손을 집중했다.

사진이 정말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 손 잡은 여인은 딸일까? 아니면 오랫만에 만난 애인일까?

 

 

 

 

 아래 사진은 여행하며 찍은 사진인가 보다. 저 할아버지의 팔뚝의 힘줄이 그 동안의 인생살이를 함축해서 보여준다.

 

이 사진은 예맨을 방문했을 때 찍은 것이라고 사이트에 안내되어 있었다.

비비안 마이어의 카메라를 보며 신기해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영화에도 나오는 사진이다.

아마도 이 사진은 시카고에서 찍은 것일게다.

사진 속 주인공 흑인이면서도 잘 차려 입었고, 모자와 가방 등

비비안 마이어에 대해서도 호감을 갖고 사진을 찍고 있는 듯하다.

 

거리사진사는 다른 사람과 잘 융화를 해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한다.

사진 속의 인물들이 모두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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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8
헨릭 입센 지음, 안미란 옮김 / 민음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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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민망한 일이다.

올해 4월에야 이 책을 읽었다.

웬지 인형의 집은 읽기가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지난 번 '동도'를 읽었는데 희곡이 정말 재미있었다.

눈 앞에서 연극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남편이 아파서 돈을 꾸었던 것이 무슨 잘못이란 말인가?

위독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서류에 대신 서명하는 것을 알게 된

크로그스타드는 위조된 서명과 부인이 남편 몰래 돈을 빌린 것에 대해서

노라의 남편에게 알리겠다며 협박한다.

 

자신의 해고를 무마시켜주고,

또 이후에 승진도 하고 싶다고 한다.

 

명작은 시간이 흘러도 그 가치가 여전하다.

지금도 해고는 직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은행장이 될 헬메르는 자신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고 결함이 있는 크로스타드를 해고하고자 한다.

노라의 위기를 구해주는 이는  노라의 친구인 린데부인이다.

그녀가 하는 말은 참 서늘하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온 터여서 생각하게 한다.

 

나는 살기 위해서는 일을 해요. 내 평생, 내가 기억할 수 있는 동안은 언제나 일을 했지요. 그리고 그건 나에게 가장 큰 유일한 기쁨이었어요. 이제 나는 혼자만 이 세상에 남았고, 너무나 공허하고 외로워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일하는 건, 그건 전혀 기쁨을 주지 않지요. 크로그스타드씨, 내가 무언가, 누군가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해줘요. 

 

린데 부인의 이말은 크로그스타드의 얼어있는 마음을 녹여 결국 차용증을 노라에게 보내게 된다. 참으로 멋진 여인이다. 우리가 왜 일을 하는가?

지금은 일은 즉 직업은 자기 자신이 즐겁게 여기는 바를 선택하라고 한다.

그러나 예전에는 혹은 현재도 일은 누군가를 위해서 해야할 일일 수도 있다.

 

노라는 흥분하여 막말을 하다가 차용증이 온 것을 안 헬메르(애칭:토르발)가 집에 머무르기를 원하자, 자신은 '나 자신부터 교육해야 하며 그 일은 혼자서 해야 한다'고 한다. 자신은 아이들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이기 전에 한 인간이란 것을 강조한다. 그래서 모든 일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설명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

 

그녀는 어려서는 아버지의 인형, 결혼해서는 남편의 인형으로 살았음을 깨닫게 된다. 이 희곡이 187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공연되었다니, 역시 선진 복지국가답다. 이번 겨울에 가본 코펜하겐은 자전거의 도시, 시청이 웨딩장소이자 복싱장소, 문화공간 그 자체였다. 우리나라에서도 1925년에 연극무대에 올려졌다니, 놀랍다.

 

책을 읽고 난 뒤 인형의 집 영화를 보았다.

영화 속 대사도 거의 희곡을 그대로 따랐다. 희곡을 읽을때는 유모가 젊을 줄 알았는데, 영화 속에서는 할머니였다. 그리고 노라의 연기가 아주 눈에 들어왔다.

 

다음에도 명작 희곡을 더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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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하며 이겨내는 나의 우울증
엘리자베스 스와도스 지음, 이강표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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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상태를 이렇게 잘 드러내다니 놀랍다.

나는 가끔 생각하곤 한다.

내 몸에서 자신감이 다 새어나갔을 때 나는 혹시 우울증인가? 하고 말이다.

지인이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 나도 직장에서 하루종일 잘 인내하고 참다가

자기 직전에 아이의 조그마한 실수도 참지 못하고 폭발해버릴때가 있다.

그럴 때는 정말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을 때가 있다.

 

이 책의 작가는 엘리자베스 스와스이다. 내가 본 책은 2쇄여서 일까 작가사진이 따로 없었는데, 알라딘에서는 볼 수 있어서 좋다.

 이렇게 자신만의 낙서로도 책이 되다니 놀랍다.

고학년 아이들과는 실물화상기로 보여주며 이야기해도 좋을 듯하다.

아이들이 싫어할까?

자신의 감정과 느낌들을 표현한다는 거 중요하다.

 

우리가 '화'라고 하나의 단어로 규정하지만

그 속에는 민망함, 쑥스러움, 당황스러움, 난처함. 등 30여가지가 넘는 부정적인 감정들이 뒤섞여 있다고 한다. 그래서 화를 폭발해버리거나 낼 것이 아니라

자신의 현재의 감정의 이름표를 제대로 붙여야 한다고 한다.

저자는 자신의 밝음 뒤에 있는 어두운 그림자를 모두 드러낸다.

아버지만 남겨둔채로 말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52세에 자살했으며, 그녀의 오빠 역시 46세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래서 자살자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하여 자살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녀 역시 자살을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전문가의 도움과 여러가지 치료들로 극복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누군가 이야기했던가?

'발설된 상처는 더 이상 상처가 아니다'

나는 아직도 발설되지 않은 내 안의 상처들로 인해 마음 한켠이 서늘해지곤 할 때가 있다.

 

그렇지만, 이 햇살 좋은 오월의 연두빛 새 잎들을 보며,

또 그들이 햇빛에 반짝이는 모습을 보며 기운을 낸다.

 

우울한 이들이여. 이 책을 읽고 나면 내 안의 그림자도 연필로 긁적여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 생길 것이다.

 

드디어 그녀가 우울증을 빠져 나왔을 때

-사물을 좀 다르게 보는 법을 배운것 같다.

-당신 바로 코 앞에 있는 것에 감사할 줄 안다.

-자그마한 동정심도 배운다.

-다른 사람들의 약간 모자라는 행동도 사랑할 줄 안다.

-사람들에 대해서 관심도 생긴다. 다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다.

-삶을 들이쉰다.

-마침내 당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우리 삶은 참으로 고귀한 선물이다.

내가 쓴 글은 진부하고 기괴하며 난해하다.
내몸에서 자신감이 새어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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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와 나 창비청소년문학 48
김중미 지음 / 창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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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아프다.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더 아프다. 김중미 작가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심리묘사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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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바다에 게가 산다 낮은산 작은숲 15
김중미 지음, 유동훈 그림 / 낮은산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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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사실적인 일기글이다. 나만 힘들게 산 줄 알았는데, 어려운 시기를 보낸 이들이 또 있구나 하는 안도감이 내 어린날의 나에게 위로가 되어 준 책이다. 김중미! 참으로 성실한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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