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8
헨릭 입센 지음, 안미란 옮김 / 민음사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으로 민망한 일이다.

올해 4월에야 이 책을 읽었다.

웬지 인형의 집은 읽기가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지난 번 '동도'를 읽었는데 희곡이 정말 재미있었다.

눈 앞에서 연극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남편이 아파서 돈을 꾸었던 것이 무슨 잘못이란 말인가?

위독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서류에 대신 서명하는 것을 알게 된

크로그스타드는 위조된 서명과 부인이 남편 몰래 돈을 빌린 것에 대해서

노라의 남편에게 알리겠다며 협박한다.

 

자신의 해고를 무마시켜주고,

또 이후에 승진도 하고 싶다고 한다.

 

명작은 시간이 흘러도 그 가치가 여전하다.

지금도 해고는 직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은행장이 될 헬메르는 자신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고 결함이 있는 크로스타드를 해고하고자 한다.

노라의 위기를 구해주는 이는  노라의 친구인 린데부인이다.

그녀가 하는 말은 참 서늘하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온 터여서 생각하게 한다.

 

나는 살기 위해서는 일을 해요. 내 평생, 내가 기억할 수 있는 동안은 언제나 일을 했지요. 그리고 그건 나에게 가장 큰 유일한 기쁨이었어요. 이제 나는 혼자만 이 세상에 남았고, 너무나 공허하고 외로워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일하는 건, 그건 전혀 기쁨을 주지 않지요. 크로그스타드씨, 내가 무언가, 누군가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해줘요. 

 

린데 부인의 이말은 크로그스타드의 얼어있는 마음을 녹여 결국 차용증을 노라에게 보내게 된다. 참으로 멋진 여인이다. 우리가 왜 일을 하는가?

지금은 일은 즉 직업은 자기 자신이 즐겁게 여기는 바를 선택하라고 한다.

그러나 예전에는 혹은 현재도 일은 누군가를 위해서 해야할 일일 수도 있다.

 

노라는 흥분하여 막말을 하다가 차용증이 온 것을 안 헬메르(애칭:토르발)가 집에 머무르기를 원하자, 자신은 '나 자신부터 교육해야 하며 그 일은 혼자서 해야 한다'고 한다. 자신은 아이들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이기 전에 한 인간이란 것을 강조한다. 그래서 모든 일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설명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

 

그녀는 어려서는 아버지의 인형, 결혼해서는 남편의 인형으로 살았음을 깨닫게 된다. 이 희곡이 187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공연되었다니, 역시 선진 복지국가답다. 이번 겨울에 가본 코펜하겐은 자전거의 도시, 시청이 웨딩장소이자 복싱장소, 문화공간 그 자체였다. 우리나라에서도 1925년에 연극무대에 올려졌다니, 놀랍다.

 

책을 읽고 난 뒤 인형의 집 영화를 보았다.

영화 속 대사도 거의 희곡을 그대로 따랐다. 희곡을 읽을때는 유모가 젊을 줄 알았는데, 영화 속에서는 할머니였다. 그리고 노라의 연기가 아주 눈에 들어왔다.

 

다음에도 명작 희곡을 더 읽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