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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위병
션판 지음, 이상원 옮김 / 황소자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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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과 함께 마차를 타고 있다는 새로운 경험은 나를 들뜨게 했고 오랜 여행의 피로도 잊게 만들었다. 여섯 시간 동안 마차 속에서 흔들리면서 나는 친구들과 함께 아는 혁명가를 죄다 불러댔다. 그 중에는 물론 <마음을 강건하게>도 있었다. 청명한 아침이었다. 우리의 어린, 하지만 열정적인 목소리가 메마른 언덕에 울려퍼졌다.
--> 농활의 트럭을 생각나게 하는 구절-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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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의 시대 - 영화로 읽는 세계 속 분쟁
김성진 지음 / 황소자리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결국 김선일씨가 참수당했다. 이라크전쟁은 미국이 벌인 침략전쟁이라 생각하고 나와는 우리와는 별로 상관없는 일이라 치부하고 살았다.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미국을 욕하면서...

지난 서희.제마부대 파병때도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파병되었고 한참이 지나도 별 탈 없었다. 그래서 더 수수방관적인 자세로 있었다. 그런데 민간인이 납치되고 살해되고 보니 이건 더이상 남의 문제가 아니었다. 나 자신이, 우리민족이 세계분쟁의 한복판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세계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민족분쟁이나 전쟁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이스라엘, 중동은 언제나 화약고이고 악의 축으로 불리는 이라크, 이란, 북한은 위험한 존재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무엇이 문제인지,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지 복잡한 역사적 내막이 있을거라 짐작은 되지만 쉽사리 접근할 수 없었다.

이러한 나의 심정을 알기라도 한듯 '영화로 읽는 세계 속 분쟁'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나온 <야만의 시대>가 출간되었다.  

책은 영화를 통해 세계 속 분쟁을 쉽고 빠르게 설명한다. 저자의 방대한 역사적 지식과 영화적 지식을 아주 세련된 문체와 깔끔한 서술로 정리하였고 연결도 매끄럽게 잘 되었다. 100여편의 영화가 소개되었는데 흔히 블럭버스터라고만 알고 있었던 영화들 조차 역사를 통해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쿠르드 족, 체첸, 티베트, 발칸, 이라크, 콜롬비아, 아프가니스탄, 북아일랜드, 팔레스타인 등 소수민족이라 열강의 침략과 지배로 얼룩진 모습은, 조금은 다르지만 중국, 일본에 의해 침략을 받았던 우리나라의 모습과 유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어서빨리 이(異)민족과 타(他)종교, 강자와 약자가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이 왔음 좋겠다.

: 세계 분쟁에 대해 흥미를 잃지 않으면서 쉽게 이해하고 싶은분에게 추천합니다.

p.s 1. 글을 참 잘 썼다는 생각이 든다. 번역투의 문체에 찌들어 있던 나에겐 정말 새롭다.

p.s 2. 보고싶은 영화목록이 30편 가까이 늘어났다. 언제 다 볼수 있으려나...

p.s 3. 책이 잘 팔려 2판이 나오게 된다면 각 분쟁을 소개하는 첫 페이지 쯤에서 그 지역 지도를 곁들이면 어떨까. 그리고 책값이 올라가겠지만 영화포스터도 많고 하니 칼라로 제작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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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Book Art
정준모 외 지음,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 엮음 / 컬처북스(CultureBooks)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책 자체로 예술을 할 수 있을까?

서점에서 우연히 눈에 띄어 손에 들게되었다.

이 책은 <2003 서울 북 아트 - 아트 북 아트> 전(2003.12.25-2004.2.1) 전시도록이다. 역사적으로 책을 어떻게 만들어 왔는지 살펴보고 최근의 경향까지 알 수 있도록 만든 책이다.

그러나 전시회때 찍은 책의 '표지'만으로 책의 전체를 볼 수는 없었다. 그게 가장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이다. (물론 평면이라는 2차원적인 한계 때문이겠지만) 직접 전시회에서 봤어야 하는데... 그나마 이것을 책으로 엮은것이 어디냐.

만약 책을 만든다면 이 모든 것을 뛰어넘는 새로운 책을 만들고 싶은 충동을 일게 만든다.

제본의 변화, 표지의 변화, 제책의 방법의 변화를 한눈에 알 수 있고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보라.

책의 맨 앞장에 있는 글이 가장 눈에 띈다. "예술이 낳은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름다운 건축이라고 답하리라, 그 다음에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름다운 책이라고 말하리라" - 윌리엄 모리스

p.s  <Art Bool Art>책 자체도 특이하게 매 페이지에 물에 젖은 듯한 모양을 만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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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이 전사 레마솔라이 뿔난 송아지 1
조지프 레마솔라이 레쿠톤 지음, 이혜경 옮김 / 황소자리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에 취직이 안되어서 힘겨워하는 취업준비생의 글과 그 답변을 읽은 적이 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보았을 것이다. 그 취업준비생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하는지를 몰랐고 답변자는 무엇하나 확실하게 자신을 꾸리지 못하는 취업준비생을 꾸짖었다.

이 책은 절말과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유용하리라 생각한다.

<마사이 전사 레마솔라이>는 케냐 변두리에서 태어났지만 자신의 노력으로 하버드 대학까지 간 사람의 이야기이다. 물질문명의 풍족한 혜택을 누리고 살면서 인터넷이 느리다거나, 프린터가 고장나서 레포트를 늦게 제출했다거나, 버스가 막혀서 통학, 출근시간에 늦었다거나하는 핑계를 대는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할 오지의 환경에서 일어선 사람이다. 또한 자신의 고향 케냐의 전통과 풍습을 귀하게 여기고 그것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현재는 미국에서 살고 있지만 매년 고향에 방문하여 풍습을 따라하며 외부인에게 자랑스럽게 알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영웅의 일대기, 위인전 따위는 질색이었다. 어릴적부터 위인전은 읽기가 싫었다. 태어날때부터 범상치 않았던 인물,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위인전은 하나같이 똑같았다. 그러나 이 책 <마사이 전사 레마솔라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풀어내었다.

케냐의 사바나, 소떼들, 무서웠던 사자, 코끼리떼, 전통적인 풍습, 선교사 학교 등등 읽는 이로 하여금 생생한 모습을 그려낼 수 있게 하였다. 성장과정은 험란했고, 흥미진진했고, 때론 시련이었다.

그러나 주인공 레마솔라이는 멈추지 않았다. 미국으로 갈꺼라는 당시엔 허황된 꿈을 향해 나아갔고 '뭔가 일단 입 밖으로 내뱉으면 포기하질 않았다.'(128p)는 그의 모습은 나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며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성년식에 있어서는  '마아 문화에서는 어떤 일을 하든 모두 다음 단계로 가는 준비과정이 된다. 살아가면서 하는 모든 일은 다음에 닥칠 도전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106p) 라고 했다. 그렇다. 모든 과정은 다음단계로 가는 준비과정인 것이다. 현재의 모습도, 미래의 모습도 그 다음을 향해 나가는 것을 나는 잠시 잊고 있었던것 같다.

마지막 부분에서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레마솔라이는 주변의 모든 사물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합니다. 비참하고 불만이 가득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요. 그는 모든 사람에게 어떤 역경도 극복할 수 있고 어떤 도전도 맞설 수 있다고 말해줍니다.' (154p) 이처럼 주변의 아름다움을 알아가고 어떤 도전에도 맞설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나에겐, 우리에겐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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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긋 2004-05-29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확 생기는데요.
꼭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2004-06-01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읽어보세요. 좋은 글이라니 고맙습니다. ^^;
 
지식의 편집
마츠오카 세이고 지음, 변은숙 옮김 / 이학사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에서는 편집이라는 단어가 한페이지에 10번이상 등장한다. 그러니까 250페이지 전체에서 2500번 이상 등장할 것이다.  

편집이라는 단어의 등장 횟수만 보더라도 저자의 편집증적 편집에로의 집착이 보인다.  저자는 일본에 있는 편집공학연구소 소장이며 ISIS편집학교 교장이며 각종 출판물, 전시회, 심포지엄, 다큐멘터리, 박물관을 편집하며 살고 있다. 정말 편집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전반부에서는 인간의 모든 역사, 언어, 요리, 법, 놀이, 스포츠가 편집의 일종이라며 편집술이 숨어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 그렇다.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말을 보더라도 점심시간에 사람들을 만나면 "식사하셨어요?" 라고 묻는다. 여기에는 여러뜻이 담겨져 있다. 우선 '점심'이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고 인사를 건넴으로서 무안함을 피하자는 혹은 분위기를 좀더 좋게 하자는 뜻도 있고, 또는 정말로 식사를 했느냐는 말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말 한마디에 여러가지 의미를 함축적으로 전달되도록 편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논리에 따라서 언어로 이루어진 모든 역사, 책, 영화, 법에는 편집술이 숨어있고 이런 편집술의 근본을 따져본다면 그 것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언어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가위바위보 놀이, 숨바꼭질 놀이마저 규칙이 숨어 있고 일정하게 (편집되어진)규칙에 따라 놀이가 이루어진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 편집이 아니고서야 살 수가 없게 된다. 쏟아지는 정보를 가공하고 쓸만한 지식으로 만들기 위해선 정말 편집을 잘해야 하는것이다.

후반부에서는 이런 편집술이 실제 책에서, 영화에서 어떻게 숨어있는지 편집 연습을 통해 하나하나 드러내 보인다. 전반부의 약간은 지루한(사실 몇페이지 되지 않지만 편집이라는 말이 너무 많이 나와서 식상할 정도다...) 부분을 넘어서면 후반부에서는 책읽는 맛이 날 것이다.  

편집증은 결코 나쁜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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