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야만의 시대 - 영화로 읽는 세계 속 분쟁
김성진 지음 / 황소자리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결국 김선일씨가 참수당했다. 이라크전쟁은 미국이 벌인 침략전쟁이라 생각하고 나와는 우리와는 별로 상관없는 일이라 치부하고 살았다.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미국을 욕하면서...
지난 서희.제마부대 파병때도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파병되었고 한참이 지나도 별 탈 없었다. 그래서 더 수수방관적인 자세로 있었다. 그런데 민간인이 납치되고 살해되고 보니 이건 더이상 남의 문제가 아니었다. 나 자신이, 우리민족이 세계분쟁의 한복판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세계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민족분쟁이나 전쟁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이스라엘, 중동은 언제나 화약고이고 악의 축으로 불리는 이라크, 이란, 북한은 위험한 존재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무엇이 문제인지,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지 복잡한 역사적 내막이 있을거라 짐작은 되지만 쉽사리 접근할 수 없었다.
이러한 나의 심정을 알기라도 한듯 '영화로 읽는 세계 속 분쟁'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나온 <야만의 시대>가 출간되었다.
책은 영화를 통해 세계 속 분쟁을 쉽고 빠르게 설명한다. 저자의 방대한 역사적 지식과 영화적 지식을 아주 세련된 문체와 깔끔한 서술로 정리하였고 연결도 매끄럽게 잘 되었다. 100여편의 영화가 소개되었는데 흔히 블럭버스터라고만 알고 있었던 영화들 조차 역사를 통해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쿠르드 족, 체첸, 티베트, 발칸, 이라크, 콜롬비아, 아프가니스탄, 북아일랜드, 팔레스타인 등 소수민족이라 열강의 침략과 지배로 얼룩진 모습은, 조금은 다르지만 중국, 일본에 의해 침략을 받았던 우리나라의 모습과 유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어서빨리 이(異)민족과 타(他)종교, 강자와 약자가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이 왔음 좋겠다.
: 세계 분쟁에 대해 흥미를 잃지 않으면서 쉽게 이해하고 싶은분에게 추천합니다.
p.s 1. 글을 참 잘 썼다는 생각이 든다. 번역투의 문체에 찌들어 있던 나에겐 정말 새롭다.
p.s 2. 보고싶은 영화목록이 30편 가까이 늘어났다. 언제 다 볼수 있으려나...
p.s 3. 책이 잘 팔려 2판이 나오게 된다면 각 분쟁을 소개하는 첫 페이지 쯤에서 그 지역 지도를 곁들이면 어떨까. 그리고 책값이 올라가겠지만 영화포스터도 많고 하니 칼라로 제작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