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 과학 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송진웅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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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물리교육과 교수님께서 자녀를 상위 1%로 만드는 공부법,

오래가고 멀리 가는 똑똑한 과학 공부법을 알려주시는데,

너무나 옳은 말씀이었지만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수포자에 이어 과포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은

부모와 아이들이 과학교육의 필요성을 몰라서는 아니다.

많은 아이들이 초등학교 과학을 쉽게 느끼고 재미있어하다가

중학교 과학은 어렵고 재미없다고 생각하는데다

어려워진 중학교 수학 때문에 수포자들이 많이 생기면서 과포자가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초등 고학년은 좀 더 중학교 과학과 가깝게,

중학교 과학은 좀 더 초등학교 과학과 가깝게

학교급 간 차이를 최대한 줄일 필요가 있음에 동의한다.

하지만 사실 우리나라 교육 체제에서 가장 큰 변수는 대입이다.

과포자들이 많이 발생하게 된 것은 수능 과목에 서서히 배제되면서부터이다.

앞으로 통합과학으로 모든 학생이 수능 과목으로 과학을 공부해야 하는 것으로

개편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주 예전에 과학 1, 2 교과를 이수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계속해서 과학교육은 하향 평준화의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은 현실적으로 과학을 폭넓고 밀도 있게 공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므로

가능한 한 다양한 분야의 과학을 공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므로

융합 선택과목의 과학의 <역사와 문화>, <기후변화와 환경생태>, <융합과학 탐구>를

학생의 진로와 관심,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니 적극 권장한다고 하나

제대로 운영될지는 미지수이다. 너무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과목이지만,

이런 교과가 없어서 스토리텔링이 제대로 되지 않다 과포자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입시에 불필요하기 때문임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대학교에서 과학 2 교과 이수를 필수 조건으로 했을 때는 학교 현장에서

과학 2 교과 운영이 정상적이었지만, 입시 필수 조건에서 제외된 이후부터는

정상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이 안타깝지만 대부분 학교에서의 현실이다.

교수님께서도 지적하셨듯이 입시에서 과학 과목에 대한 비중이 매우 낮은 것이 문제이다.

영어권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세 과목은 영어, 수학, 과학으로

과학의 위상이 높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장될 것을 권유받았으나,

마지막까지 평범한 패러데이로 남고 싶어 런던의 공동묘지에 묻히길 선택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실험과학자로서의 삶을 철저하게 지켰던 패러데이는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거의 틀릴 것이 확실하다."라고 했다.

100% 확실할 때까지 확실하다고 말하지 않는 자세와

자기중심적 관점에서 탈피하여 인간 중심적, 지구 중심적 관점에서 벗어나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능력, 그 누구도 아직 답을 모르는 질문을 던지기 위해

답에 집착하기보다는 의미 있는 질문을 찾는 습관을 형성하게 해주는

과학교육은 인문사회계열, 이공계열할 것 없이 모든 인간에게 필요한 능력이다.

많은 교육자들과 부모님들과 학생들의 노력으로 우리나라 과학교육이 정상화되길

염원하며, 날로 발전하고 있는 전국의 크고 작은 과학관 방문 팁을 잘 숙지해서

과학관 피로 없이 즐겁고 살아 있는 과학 교육이 진행되길 간절히 바라게 되는 책이다.



"리뷰어스 클럽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서울대석학이알려주는자녀교육법과학 #자녀교육법 #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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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의 인생 수업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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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병을 세계정신의학 용어로 만든 정신의학계의 권위자로

뇌과학의 대중화를 이끈 선구자이자,

75세의 나이에 자연치유센터 힐리언스 선마을을 건립하고

이후 세로토닌 문화원을 통해 국민들의 생활습관과 행복한 삶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90세에도 현역인 국민정신과 의사 이시형 박사가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준 사람들의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자서전은 아니지만 본인의 인생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내다 보니

자서전 비슷한 책이 되었다. 

얼마 전 읽은 109세 찰리 의사 선생님의 삶이 미국 근현대사를 포괄하고 있어

정말 역사의 산증인이자 오랜 인생의 지혜는 다르구나 싶었는데,

아직 100세는 아니시지만 109세 찰리의 한국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두 식구의 가장 노릇을 하느라 배고팠던 시절 이야기는 

정말 옛날 영화 속 장면 같았다.

대구 미 공군 기지에서 지나가는 장교를 붙잡고 영어로 부대에 심부름하는 아이가 있으면

장병들 사기에 도움이 될 거라고 부탁하여 하우스보이가 되었고,

휴지, 담배꽁초, 이쑤시개가 섞인 꿀꿀이죽으로 허기를 달래가 큰마음을 먹고 

미군 군목사를 찾아가 음식 찌꺼기를 한국 사람들이 먹으니 

깨끗하게 먹어달라 부탁하는 그 배짱과 용기란 참 대단했다.

지금도 성업 중인 부대찌개 가게 앞에 서면 그 시절 자신의 용기에 감탄이 나올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를 팔아가며 공부하고, 식구들 걱정에 떨어지지 않는 무거운 발을 옮기며

미국 유학 길에 올라 예일대에서 신경정신과학 박사후 과정까지 밟으셨으니

그 시절 역사의 여러 페이지를 장식한 것이 거의 영화 스토리였다.

눈길 조심하라는 동생의 편지에 미국에는 눈이 조금만 와도 염화칼슘을 뿌려

길이 얼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답장하자, 동생이 미국이 아무리 부자 나라여도

그 넓은 천지에 소금을 어떻게 다 뿌리느냐며 친구들이 거짓말쟁이로 놀린다고

증거 사진을 보내달라는 요청에 눈 치우며 염화칼슘 뿌리는 사진을 구해줬다니,

제설 작업을 꿈꾸지도 못한 시절 한국이 이렇게 빨리 성장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눈이 오면 정형외과와 응급실이 바빠진다는 게 불과 수십 년 전이었다니  

6.25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들이 대부분인 시대에, 잊혀진 시절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국가 존망이 걸린 비상사태인

초고령화 시대를 참 태평하게 맞이하고 있는 시점이 걱정이 되었다.

노인은 쇠약하고 소모적일 뿐 사회에 이바지하거나 공헌할 수 없어

누구도 섣불리 손대길 두려워하지만, 새롭고 거대한 의료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피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선두 주자로 나서야 한다는 박사님의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내 마음조차 완전히 알 수 없는데 다른 사람의 마음을 모르는 건 당연하다.

남의 생각이나 가치관이 같을 수는 없다.  

모든 인간은 타인임을 인식하면 같이 잘 살아갈 수 있다.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면 조화롭게 살 수 있다. 

행복해지려면 고독을 잘 견디고 자기에게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에게 불만이 있으면 불평, 불만이 생겨 행복할 수가 없다.

90세 정도가 되기 전까지는 자신의 인생에서 실패라는 말을 쓸 필요가 없다.

파도처럼 오르락내리락 인생의 한 과정일 뿐, 잘 견디며 지나면 되니

실패라는 말을 너무 이르게 하지 말라는 박사님의 말씀이 힘이 되었다.

인생이라는 게 반드시 행복을 향해서만 달리는 게 아니라,

내리막도 있고 괴로움도 한 과정이니 파도타기 하듯 힘 빼고 살아가면 

다시 오르막도 나오고 기쁨과 행복도 맛볼 수 있음을 기억해야겠다.

#이시형의인생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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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09세 찰리에게 배운 것들
데이비드 본 드렐리 지음, 김경영 옮김 / 동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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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한 사람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 있듯이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축적된 소중한 경험과 지혜는 연륜으로 빛을 발한다.

그런데 1905년 8월 16일 남북전쟁의 잔상이 생생하게 남아 있던 시절 태어난 

찰리는 각종 IT 기술이 난무하는 스마트한 세상을 경험하기까지 무려 109세까지 살았다. 

마치 <프레스트 검프>처럼 역사의 소용돌이를 한 세기 동안 직접 경험했으니

그 삶에서 깨우친 지혜와 철학이 얼마나 가득하겠는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네 자녀에게 전해줄 삶의 철학을 찾아 헤매던 저자 앞에

102세 노인 찰리가 나타났을 때 운명처럼 느껴졌을 것 같다.

출간 즉시 미국을 뒤흔든 세기의 인생 지침서로 등극하며, 

찰리의 옆집에서 살고 싶다며 독자들이 환호한 이유가 있을 수밖에 없다.


찰리가 의사라고 해서 그 시절 엘리트 지식인으로 멋지게 늙은 노신사인 줄 알았는데,

그는 단순히 생존이 아니라 성장하는 법을 잘 보여준 사람이었다.

광란의 20년대가 정점에 달했을 때 찰리는 매주 금요일, 토요일 밤마다

시카고 주변 연주 무대에서 색소폰을 불며 연주 중간중간 교과서를 펼쳐 놓고

공부하며 마침내 의사가 되기까지 그는 많은 경험을 했다.

여덟 살 아버지의 죽음 이후 슬픔을 극복하러 갔던 여름 캠프가 하필이면

소아 성애자의 여름 캠프였고, 거기서 나와 기차에서 쏜살같이 뛰어내려 집으로 걸어왔고,

열여섯 살 땐 바큇자국이 깊게 파인 도로를 운전해 나라의 반을 돌아 화물 열차를 옮겨 타고 

다녔으며, 라디오를 듣고 뮤지션이 되어 그 짧은 경력으로 대학 교육을 받고 

배를 타고 세계의 절반을 돌았고, 시카고 조직폭력배에게 자신의 피를 뽑아주며

스스로의 힘으로 자립하였다.

찰리에겐 비극과 상실, 가난과 좌절을 경험하면서도 꾸준함과 침착함, 회복탄력성으로

즐거운 순간을 누리고, 기회를 붙잡고 중요한 것을 지키는 재능이 있었다.

험담을 하는 사람들로 인해 열받은 딸이 분노할 때

열을 올리면 자기만 힘들어진다며 잊어버리라고

"나는 그런 사람들한테 쓸 시간이 없다."라고 담담히 조언하는 찰리는 

스토아 철학의 본질을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이었다.

스토아학파는 삶을 잘 살기 위해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고 반응할지만 결정하면

된다고 가르친다. 우리의 의도적인 선택으로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고 살 수 있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은 잊어버리는 편이 낫다.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목사 아버지의 근면성과 검소함으로 

캔자스시티의 한 부촌 변두리에 3층짜리 아름다움 새집을 마련하며

가족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던 어느 날, 비극적인 승강기 사고로

여덟 살에 아버지를 잃게 된 찰리는 운명을 마음대로 결정하거나

시간을 되돌릴 능력이 자신뿐만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자신에게 일어난 비극에 대해 슬퍼하고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바꿀 수 있는 것들, 즉 행동, 감정, 세계관, 정신력을 바꾸기 시작했다.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아주 행복했던 기억은 없어."라고 한 말은

불행한 기억을 곱씹지 않기로 결심한 그의 선택이었다.

일찍부터 스토아주의자로 살게 된 찰리는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결정, 운명,

모욕적인 행동에 휘둘리지 않았다.

여덟 살 꼬마가 그 힘든 일을 겪은 후 힘든 경험에 갇혀 사는 것이 아니라, 

역경을 딛고 진정한 자유를 맛보며 살기로 선택했다니 너무나 기특했다.

그리고 그런 선택을 하는 데는 어린 아들에게 필요했던 어머니이자 아버지가 

되고자 애썼던 어머니가 찰리의 하루하루가 특별한 날이 되길 기도하며

살았던 어머니가 존재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찰리의 어머니는 찰리를 믿었고, 찰리는 어머니의 바람대로 올바른 길을 가

떳떳하게 살았다. 찰리의 어머니처럼 바른길로 인도해 주신 어머니에게

사랑하다고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게끔 만드는 책이었다.



#내가109세찰리에게배운것들  #스토아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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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는 것들은 어떻게든 진화한다 - 변화 가득한 오늘을 살아내는 자연 생태의 힘
마들렌 치게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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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과정을 밟으며 학업 압박으로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겪는 자신과 달리

도심 공원을 가득 채운 토끼들이 신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며,

인간에게 스트레스가 가득한 도시가 왜 토끼에게는 만족스러운 서식지가 된 걸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스트레스에 대한 심도 있고 재미있는 탐구서이다.


스트레스가 없는 환경은 없다. 인간뿐 아니라 동식물과 미생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생명체가 생존을 위해 목푯값을 계속 변경하게 되면

모든 에너지를 생존에 쏟아야 하므로 번식이나 성장에 쓸 에너지가 없어지고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스트레스는 삶에서 뭔가 달라져야 한다고 알리는 일종의 신호다.

환경요인이 최적에 도달하면 생물학적 적합성(직간접 자손의 수)이 가장 높다.

다음 세대에 DNA를 많이 물려줄수록 적합성은 최상이 되는데,

높은 적합성을 회복하기 위해 생명체가 궁리한 것이 스트레스 반응이라 할 수 있다.


서식지는 생명체의 수행 능력과 적합성에 영향을 끼치는데,

현재 도시만의 고유한 생태계가 형성되었다. 

집약 농업과 교통을 위해 개간된 지역에서 동물들은 보금자리를 짓는 데 필요한

빽빽한 덤불을 거의 찾을 수 없고, 식량도 도심만큼 풍부하지도 않기 때문에

살기 위해 도시로 오게 되고, 우리는 도시의 야생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뭔가 슬펐다.


우리는 무의식중에 너무 동물 중심의 생각을 하는데 식물뿐 아니라 곰팡이,

심지어 세균도 스트레스 요인을 기억할 수 있다니 놀라웠다.

신경계가 없어 기억이 뇌에서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화학물질의 내용물이나 특정 반응이 활성화하면서 저장된다고 하니 

다른 종들의 세계에는 더 밝혀내야 할 비밀이 많은 것 같다.

식물처럼 한번 선택한 서식지를 그냥 버리고 떠날 수 없는 생명체는

자기 서식지에 매우 영리하게 적응한다. 진정한 스트레스 요인 관리의 고수이다.

담배풀이 니코틴으로 애벌레 같은 포식자한테서 자신을 보호하고,

박각시 같은 적응한 포식자에게 속절없이 당하지 않기 위해

애벌레가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을 만큼 자랄 때까지 기다렸다 화학물질을 분비해

이웃 식물로 옮겨 가게끔 만들고, 참노린재와 말벌을 부르는 화학 메시지를 보내

애벌레들을 퇴치하는 전략을 보니 정말 놀라웠다.


모든 생명체는 다 다르고, 저마다 삶의 전략도 다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자연의 놀라운 힘인 회복 탄력성이 모든 생명체에게 공평하게

작동하므로 인간 또한 그들과 다름 없는 생물임을 인정하고

"자연을 거스르는 것은 오래 존속하지 못한다."라는 찰스 다윈의 말을 

잊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숨쉬는것들은어떻게든진화한다  #스트레스  #회복탄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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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양장본) - 선과 악, 현실과 동화를 넘나드는 인간 본성 Memory of Sentences Series 2
박예진 엮음,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 / 센텐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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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동화는 삶의 따뜻하고 희망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안데르센의 동화는 어둠과 빛, 희생과 보상, 인간성과 비인간성이라는 상반된 모습들을 

모두 담고 있다. 지금 시대에도 소수자들의 인권이 보장받지 못하는데,

안데르센이 살던 시절 가난한 구두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나 양성애적 애정 문제를 갖고 있었으니

엄청 소외되고 차별받았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좌절시켰던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인간관계에 좌절을 겪는 한계를 비판하면서도

내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 잔혹동화를 집필했는지도 모른다.

그가 집필한 160여 편의 동화 중에서도 잔혹하고 독특하다 평가되는 동화들만 모아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을 모아놓으니, 삶의 비애를 극복할 수 있는 강인함과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길 바랐던 안데르센의 마음을 더 잘 느껴지는 것 같았다.


안데르센이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에드워드 콜린의 결혼 소식을 듣고

상실감에 빠져 집필한 <인어공주>에는 모든 것이 어긋나버린 연심 앞에서

고뇌하던 안데르센의 감정이 잘 드러난다. 

물거품이 되어버린 인어공주라는 새드엔딩으로 알았다.

공기의 요정이 되어 다른 이들을 도우며 살아가면서

왕자에게서 얻지 못했던 불멸의 영혼을 인어 공주 스스로 얻는다는 

희망적인 결말인 줄은 몰랐다. 이루어지지 못한 인어공주의 사랑에 초점이 

맞추어져 슬픈 비극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왕자를 찌르지 않고 바다에 몸을 던져

서서히 물거품으로 변해서 끝난 게 아니라 정말 다행이었다.

다른 공기의 요정처럼 300년 동안 온갖 생물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해서 

불멸의 영혼을 얻게 된다고 하니 자신을 배신한 왕자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보다

더 나은 결말인 것 같다. 함께 할 수는 없지만,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 인어공주에게

후회는 없을 것이다.


<외다리 병정>에서 외톨이 장난감으로 남을 것 같던 외다리 병정이 

자신과 같이 한쪽 다리로 서 있는 종이 발레리나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사랑에 빠지고 되고 죽음에 다다라서야 함께하게 되는 결말은

인어공주보다는 해피엔딩이지마, 안데르센의 존재론적 고통과 사랑에 대한 열망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동성애를 죄악시하던 기독교 교리 아래에서 불안했던

안데르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고통,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용기를 잃지 않고 사랑했음을 녹아내린 주석 심장으로 증명하고 있는 것 같았다.

별생각 없이 어릴 적 읽었던 안데르센의 동화를 다시 읽으니

권선징악이라는 전형적인 동화가 아니라 잔혹동화를 통해

노력 하나 없이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는 부조리한 세상에 대해 비판하고,

선과 악은 나눠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적 본성에 둘 다 내재되어 있음을 전달하고자 했던

안데르센의 강한 의지가 느껴져서 새로웠다.

물론 <미운 오리 새끼>가 외모지상주의를 기반으로 한 노력이 아닌 혈통을 강조했다고

비판받는 면도 있지만, <성냥팔이 소녀>를 통해 자본가들이 싼값에 어린이를 고용했던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추악한 사회의 모습을 고발하고,

<하늘을 나는 가방>을 통해 일상의 벽을 넘어 세계를 탐험하고 사랑도 찾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짧은 동화를 통해서도 복잡한 교훈을 줄 수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동화 #잔혹동화 #안데르센 #베스트셀러

#소설 #문학 #자기계발 #필사 #인문학 #센텐스 #리텍콘텐츠


"리텍콘텐츠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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