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또 만나, 깃대종 - 친환경 심리학자의 동물 사랑 이야기, 문화체육관광부의 '중소출판사 성장부문 제작 지원' 사업 선정
김명철 지음 / 북플랫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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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가 알려주는 인간의 동물 사랑 이야기라니 궁금했다.

지금 지구의 모습을 보면 동물을 사랑하는 인간의 마음이

친환경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들 때도 많지만,

환경 문제에 대한 절망과 냉소의 문화를 타파하려는

저자의 마음에 100% 공감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깃대종을 갖길 바라게 만드는 책이었다.

깃대종 프로필만 봐도 흐뭇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깃대종(flagship species)은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행복한 경험을 선사하는 동물,

잊고 있던 가치를 떠올리게 하거나 꿈과 희망을 되살리는 동물,

입이 떡 벌어지는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거나

귀여운 외모로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동물로 자연의 깃발 역할을 한다.

자연의 최종병기로 사람의 마음속에 침투해 둥지를 틀고 생각과 행동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쳐, 대중적 매력과 호소력을 통해

광범위한 보존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동물의 생태적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지식은

우리의 애정을 더 깊고 확고하게 만들어주고 동물에게 감사함을 느끼게 한다.

자연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 에코시스템 서비스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말 감동적이다.

벌과 모기는 꽃을 수분해서 숲이 넓어지게 하고

코끼리는 숲의 과밀화를 막아서 건강한 숲을 유지해주고,

고마운 동물의 리스트가 끝이 없다.

다양한 동물을 내세워 모금 운동을 진행할 때 코끼리, 호랑이, 곰과 같은

몸집 큰 포유류를 간판으로 삼는 경우가 가장 성과가 좋다고 한다.

다른 동물에 비해 카리스마 동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데

브랜드 네임을 떠올려보면 스포츠 분야에서 영향력이 큼을 확인할 수 있다.

카리스마 동물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보존운동이라는 긍정적인 방식이나

사냥과 학살이라는 일그러진 방식으로 표출될 수 있는데,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멋진 동물들이 살아 숨 쉬는 광대하고 멋진 미국을 만들기 위해

5 곳의 국립공원과 51개의 조류 보호구역, 4 곳의 야생동물 보호구역,

150 곳의 보호림을 설정한 대통령이었지만,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

'스미소니안-루스벨트 아프리카 탐험대'를 결성하여

사자, 치타, 코끼리, 코뿔소 등의 사냥 여행 과정을 자랑스럽게 기록하며

자신이 저지른 학살행위에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었다.

과거에는 동물들은 모두 자원으로 여겼다.

코끼리 상아는 당구공과 피아노 건반 재료,

고래는 고기과 향유, 등유 재료,

여우, 담비는 모피 등 대다수의 동물들이 모피나 가죽을 벗겨 내고

고기는 요리할 자원이었다.

옛날의 동물들이 지금보다 덜 귀엽고 덜 멋있어서가 아니다.

지금은 자연을 착취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경제적 토대가 되어 있어

인간이 자연을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과 우월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세상의 여러 나라는 영토와 환경, 천연자원과 특산품,

인적 자원과 인프라 수준, 지정학적 위치와 거쳐온 역사 등에서

천차만별의 다양성을 보이기 때문에

자연을 침공해 동물들을 몰아내지 않고는 최소한의 생활 수준에

도달할 수단을 갖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코끼리가 똑똑한 줄은 알았는데 뜯어낸 가지를

파리채로 쓰거나 가려운 곳을 긁는 효자손으로 쓰는 줄은 몰랐다.

물을 찾아 우물을 팔 줄 알고, 물을 마신 뒤에는 나무껍질을 씹어서

코끼리용 코르크 마개를 만든 다음 구멍에 덮어 놓고는

다음 날 와서 마개를 치우고 물을 마신다니 정말 신기했다.

미국 중서부 대초원을 지날 때는 프레리도그의 "왕왕" 짖는 소리를

듣지 않도는 넘어갈 수가 없다니 너무 궁금하고,

기회가 된다면 프레리도그들이 키스하는 듯 보이는 그루밍의 현장도

꼭 확인해보고 싶어졌다. 소개된 너무 사랑스러운 동물 중

자신의 깃대종을 넓혀가는 데도 도움이 되어서 유익했다.



한 번 보면 그 미소에 이름을 절대 잊을 수 없는 상괭이가 절멸된다면

호랑이를 잃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비극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되었다.

호랑이 절멸은 우리가 나라를 잃은 국민으로서

우리 삶과 미래에 대한 자결권조차 없던 시절이지만,

지금 우리가 상괭이를 지켜주지 못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이다.


동물을 귀여워하는 마음을 자연에 대한 책임감으로 승화하면

기회가 된다면 항상 더 윤리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려고 하는

인간의 선한 습성으로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는

저자의 생각이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

깃대종과 함께 지구를 위해 어떤 행동을 하면 좋을지

궁금한 사람은 꼭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깃대종 #IUCN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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