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몽요결
이율곡 지음, 이민수 옮김 / 을유문화사 / 2003년 3월
구판절판


항상 생각하기를, 의리 아닌 일을 한 가지 행하고 죄 없는 자를 한사람 죽여 천하를 얻는다고 해도 나는 이것을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슴속에 두어야 한다.-52쪽

왕형공(王荊公)의 권학문은 아래와 같다.
"글 읽는 데는 아무것도 소비됨이 없고, 글 읽는 것은 만 배나 이익이 되네. 글에서 벼슬하는 사람의 재주 나타나고, 글은 더욱 군자의 재주 보내 주네. 힘 있으면 곧 책 쌓아 둘 집 마련하고, 힘 없으면 곧 책 넣어둘 궤 마련하게. 창 앞에 앉아 옛날 책을 보고 등불 밑에서 글뜻 찾아보게. 가난한 자도 글로 인해 부자되고, 부자는 글로 인해 더욱 귀해지네. 어리석은 자 글을 보고 착해지고, 착한 자 글로 인해 이익 생기네. 나는 다만 글 읽어 영화로운 것 보았고, 글 읽다가 타락하는 것 보지 못했네. 금을 팔아 책 사서 읽으라. 글 읽으면 금을 도로 사기 쉬운 것. 좋은 글 졸지에 만나기 어렵고 좋은 글 참으로 보기 힘드네. 여기 글 읽는 사람에게 권하노니 좋은 글을 마음속에 두어 기억하게."-72쪽

혹시라도 부자가 될 마음으로 아무 일이나 서슴지 않고 행해 나가는 천한 마음은 먹지 말하는 것이다.-143쪽

맹자는 친구 사귀는 데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자기가 어른이라고 해서 그것을 자만하지 말고, 자기가 귀하다고 해서 그것을 자만하지 말며, 또 자기에게 형제가 많다고 해서 그것을 자만하여 벗을 사귀지 말라. 벗이라는 것은 그 것을 사귀는 것이요, 서로 자만하는 것을 사귀는 것이 아니다."
자기의 자만만을 가지고 친구를 사귀면 그 친구를 사귀는 뜻이 성실치 못한 것이니, 이런 사람은 어진 사람과 더불어 사귀지는 못할 것이다.-162쪽

"남의 단점은 힘써 감춰 주어야 한다. 만일 이것을 폭로시켜 드러내면 자기의 단점으로 남의 단점을 공격하는 일이 된다. 사람이 완고한 점이 있으면 이것을 잘 일깨워서 고치도록 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고 이것을 분하게 여기고 미워한다면 이는 자기의 완고함으로 남의 완고함을 책망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166쪽

"열 마디 말 중에 아홉 가지만 이치에 맞는 말을 해도 이것을 반드시 잘한다고 칭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말 한마디만 옳지 못하게 한다면 이것을 나무라는 소리가 쏟아져 나온다. 또 열 가지 계획 중에서 아홉 가지가 성공한대도 이것을 반드시 잘한다고 공으로 알아주지 않는다. 하지만 한 가지 계획만 이루어지지 않아도 비방하는 의논이 모여든다. 그런 까닭에 군자는 차라리 침묵을 지킬지언정 시끄럽게 떠들지는 않으며, 차라리 졸렬하게 아무 계획도 하지 못할지언정 교묘한 듯한 계획은 세우지 않는 것이다."-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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