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알랭 드 보통 지음, 이강룡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5월
절판


누군가를 알려고 하는 이런 무모한 과정은 이제 막 펼친 소설책을 보면서 등장인물의 사상을 읽어내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훌륭한 독자라면 겉핥기로 읽어서 대강의 윤곽을 빨리 파악하려 하기보다는 저자의 의도가 파악될 ‹š까지 느긋하게 기다릴 것이다.-55쪽

따라서 친밀해지는 것은 유혹과는 정반대의 과정을 거친다. 친밀함을 보인다는 것은 상대방으로부터 비호의적인 판단-사랑할 가치가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이 초래될 수 있는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혹이 자신의 가장 멋진 모습 또는 가장 매혹적인 정장차림을 보여주는 것 속에서 발견된다면, 친밀함은 가장 상처받기 쉬운 모습 또는 가장 덜 멋진 발톱 속에서 발견된다.-157쪽

우리가 평소 다른 사람들에 대해 오해를 한다고 해서 실제보다 훨씬 지나친 감정을 갖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사랑에 빠지게 되면 이런 잘못을 범하기가 쉽다. 사랑할 때 갖게 되는 감정 상태는 무엇인가 잘못 돼가고 있음을, 즉 훌륭한 전기를 쓰고 있지 못함을 의미하는 오만한 상징이다.-176쪽

죽음은 잠재적 대안들의 적이다. 죽음은, 외부적으로 보면 의미심장한 것들도 내부에서 목격하면 보잘것없는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 또는 실제로 벌어진 사전의 수보다 더 많은 플롯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게 한다.-214쪽

어른이 된 현재의 자신이 십대였던 과거의 자신에게 취하는 그 야만적인 태도는 한 개인이라는 존재가 결국 서로 다른 모습을 한 여러 명이 모습을 바꿔가며 연속적으로 이어져 만들어진 총체적 결과물이라는 점을 보여준다.-217쪽

누구나 감추고 싶은 것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아버리면 더 이상 자기를 좋아하거나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기 때문이다. 프라이버시에 대한 욕구 뒤에는 누군가가 우리에 관한 모든 사실을 다 알아버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놓여 있다. 그것이 비밀 누설에 대한 두려움을 키우는 주범이다.-239쪽

"나 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을 것은 없지만, 최소한 나는 그들과는 다르다."-3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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