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사
수키 김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9월
품절


그레이스는 책을 좋아해서 독서에 집착하는 게 아니었다. 그녀는 혼자 있을 수만 있다면 무엇을 읽건 상관없었다. 독서는 피난처였고 방패막이었고 가족을 멀리할 구실이었다.-172쪽

그는 진공 상태나 다름없는 문화적 환경에서 자란 것이 축복이라고 했다. 하지만 축복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었다. 두 개의 언어와 두 개의 문화를 알고 있으면 가슴속에 두 개의 세계가 담겨 있어야 하는데, 수지는 언제나 허전함을 느꼈다. 마치 한쪽 문화를 사랑할 줄 알아야 다른 쪽 문화도 사랑하게 되는 것 같았다. 문화에 대한 지식이 쌓여도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데미안이 '축복'이라고 표현한 것이 그녀를 영원한 주변인으로 만들었다. 그녀는 어느 쪽 문화에도 감동받지 않고 어느 쪽 문화에도 속하지 않는 진공 속에 살았다.-268쪽

한때는 없으면 안 되는 줄 알았던 물건이 사라진 것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니 어쩌면 그럴 수 가 있을까? 그런데도 좋아한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사랑한다면 그보다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하는 것 아닐까? 사랑은 책임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381쪽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는 섬뜩하다. 활기 넘치고 행복해 보이는 노란색 평범한 해바라기가 아니라 번민에 휩싸인 듯 고개를 숙인 두 얼굴을 클로즈업한 작품이다. 아름답지만 우울하다. 태양을 향해 손을 내미는 광인의 마지막 몸부림이다.-4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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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9 2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토트 2006-12-20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분/ 주문했습니다.^^

2006-12-23 0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토트 2006-12-23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분도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아, 지금도 즐겁게 보내고 계시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