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몸을 누이면서 무심코 튼 TV에선

매트릭스가 방송되고 있었다.

결국 끝까지 보느라 얼마 되지 않는 자유시간을 써버리고 말았지만

그 정도 가치가 있는 영화다.

 

이 영화가 처음 개봉했을 때 얼마나 많은 해석들이 분분했었는지.

2,3편보다도 1편이 준 충격이 컸었는데

그건 물론 가장 처음 나온 편이기도 하지만

1편은 문제제기로 영화가 꾸며졌다는데 있다.

2,3편은 이 1편의 답을 조금이라도 해주려니

오히려 그 충격이 덜한 감이 있고.

 

한편으로는 그 해석들에 신경쓰지 않고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였다.

 

매트릭스.

주변을 둘러싼 매트릭스를 벗어나기 위한 첫 걸음은

어떠한 의구심이라고 치고.

 

이젠 빨간 약이 필요한데.

그 약이 어디 있는지를 찾는데서부터가

참 난항이다.

 

무엇을 매트릭스로 볼 것인가?

무엇을 빨간 약으로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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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을 팝니다 - "체 게바라는 왜 스타벅스 속으로 들어갔을까?"
조지프 히스.앤드류 포터 지음, 윤미경 옮김 / 마티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책이 갖는 의견을 간략히 요약해보자면

'문화혁명은 단지 다른 시장을 만들었을 뿐이다'라는 것이다.

 

조금만 더 풀어보자면

'펑크나 히피 등 문화의 영역에서 기존 질서에 도전하던

운동들은 결국 펑크문화에 대한 소비, 히피문화에 대한 소비로 이어졌을 뿐

진정한 사회변동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것은 자본주의가 그 운동들을

자기 안에 동화시키는데 성공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행동없는 문화혁명 자체가 가진 한계였다' 는 것이다.

 

주장에 대한 논란은 있겠지만

몇 가지 생각할 점을 던져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 중 가장 큰 부분은

문화혁명만으로는 사실 한계에 부딪히기 쉽다는 사실로부터 도출되는

정치적 행동의 필요성이다.

다른 옷을 입고 다른 먹을거리를 먹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그런 다른 문화가 가지는 가치들을 사회에 구현하기 위해서는

실제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물론 그것이 지난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겠지만,

그래서 일상 속에서 그 쪽으로 고개돌리지 않고 살고 있는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그 행동이 필요없다고 말해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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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의 기술
마사 베크 지음, 박영원 옮김 / 행복한책가게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음.. 언제부터였을까?

단지 여유를 가지는데 조차도 기술이 필요하게 된 것은.

혹시 사람이란 존재가 시작하면서부터였을까?

그렇다면 그 기술도 과학만큼 많이 발전해 있으면 좋을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과학은 나와 무관하게 내 주변을 채워오는데

여유는 내가 찾아나서지 않고는 얻을수 없는 나날이 계속된다.

 

이 책은 고되게 살아가는 우리를

잠시 손을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그로부터 조용히 들려오는 진실과 욕구의 소리에 귀기울이기, 숨겨진 창조성의 발견 등에

부딪혀볼 수 있도록 인도해준다.

 

비워버린 자신 안에 다른 것을 채우는 과정으로서의 여유를 말해주고 있으니

고된 삶에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나올때,

하루하루가 무언가 갑갑할 때

한번 쯤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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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총이 빠르다 - 마이크 해머 시리즈 2 밀리언셀러 클럽 31
미키 스필레인 지음, 박선주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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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에 있어서는 어중간한 것이 싫다.

엘러리 퀸처럼 두뇌를 완전가동하여 추리퀴즈를 맞추어 내거나,

아니면 이 마이크 해머처럼 총과 주먹을 휘둘러 사건을 해결해나가거나 둘 중 하나다.

 

중학생일 무렵 문고본으로 만난 마이크 해머는 나에게 하드보일드라는 단어를 가르쳐 주었다.

몇몇 하드보일드 탐정들을 만나면서 머릿 속에 그려진 상은

자신의 때묻은 거칠음을 탓하면서도 그 거칠음을 발휘해 지켜내는 것은

인간적이고 소중한 무엇인 그런 탐정들의 모습이다.

 

해머는 그런 축 중에서도 상당히 거칠고,

그런 중에선 머리도 비상한 편이면서

마음 속으로 눈물을 흘릴 줄 안다.

이 작품에서도 우연히 길에서 만난  소녀의 죽음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걸고 끝까지 사건 속으로 뛰어든다.

 

하드보일드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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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커커시리'를 보았다.

어디에선가 제목만을 들어보았을 뿐인데

우연히 펼친 신문의 TV편성표에 그 이름이 올라와 있는 것이 아닌가.

즐거운 마음으로 영화 속에 빠져들었다.

 

티벳이라고 하면 이국 낭만화의 영향으로 순수한 오지의 이미지가 강한 편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은 티벳에서 일어났던 실화이다.

자연이 엄혹하게 다가와 사람을 삼키고

그런 자연 속에서 밀렵꾼들과 무장 경비대는 목숨을 건 추격전을 벌인다.

그 추격전은 헐리우드 영화의 레이싱처럼 속도감있는 것이 아니라

완만하면서도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겪은 대가로 원하던 것을 얻어내는 무장순찰대.

 

사실 난 영화를 보면서 그들이 그렇게 목숨을 거는 동기를 파악하지 못했다.

영화에서도 그들의 동기를 굳이 설명하려들지 않는 듯 하다.

 

다만 목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고통을 감내하는 모습이,

망망한 고원에서 점처럼 서있는 인간들이기에

더욱 마음을 울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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