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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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성격을 바꿔보면 어때? 아침마다 간호사 엉덩이를 더듬는다거나." "바보 같은 소리. 성희롱이라고 난리칠 게 뻔하지." "그럼, 책상 서랍 속에다 장난감 뱀을 몰래 숨겨둔다거나." "간호사 센터에서 항의할 텐데." "그런 행동을 1년 동안 계속해봐. 그럼 주위에서도 포기해. 성격이란 건 기득권이야. 저놈은 어쩔 수 없다고 손들게 만들면 이기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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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주위에서 무어라건 신경 "덜"쓰는거야,
신경쓰지 말자는 소심한 내 마음엔 무리니까, 일단은.
그러다가 그들이 익숙해지면 난 마음이 한결 더 편해지겠지.
한번, 이겨볼까?-1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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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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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정신과 의사 이라부가 퍼뜨리는 요절복통 행복 바이러스"라는 선전 문구는 부적절하게 보인다

오히려 나에게는 읽으려다가도 망설여지는 부분이었다

그런 일은 없었다, 배를 잡고 웃는다는 그런 건.

술술 읽힌 만큼 가벼운 이야기 속에 가벼운듯 무거운듯 담겨진

누구나 담고 사는 고민과 그에 대한 이라부의 인생지침이랄까

그건 참 매력적이었다

-여지껏 잘 해왔던 일이 갑자기 한데 엉켜서 막막해지기만 하는 경우[이유가 무엇이든,

야쿠자의 선단공포증이든, 작가의 강박증이든, 공중그네이든]

-내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어느 순간 주위 사람들이 다 나를 미워하는 것만 같고

외톨이가 된 기분이 들 때

-어느 순간, 살다보니 움츠러든, 다른 누구도 아닌 내 이야기

-나보다 어떤 사람이 많은 주목을 받는 것이 질투나고, 두려운 것[그가 출중하거나 하지 않거나]

그들이 야쿠자나 서커스단원이나 야구 선수나 작가, 의사 라서가 아니라 인간이라서 느끼는

너무 당연한 감정이기에 나에게도 스쳐지나갔음이 분명한, 그런데 적나라한

그래서 더 끌리는 그런 이야기.

그것에 대해,

무심한듯보이다가 어느순간, 이런거 아니야? 하는 이라부의 한마디.  당돌함, 뻔뻔함.

무엇보다도 즐겁게 사는 법을 알려준다

현실에 있다면, 이라부에게 고운 시선이 가기는 어렵겠지만 소설 속에 있기에 그는 멋지다

물론 소설이라도, 돈이 많은 집에 병원 수입 걱정이 없다는 현실감 있는 배경이 있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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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하는 저녁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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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하는 저녁. 주황과 어우러진 이름이 맘에 들어 그냥 집었다.

나와는 다른. 하지만 나의 세상과도 살짝 오버랩되는 세상의 이야기였다.

여자는 담담하다. 덤덤하다. 때로 답답하다.

말투도. 그 말에서 느껴지는 마음도 나만큼 덤덤하다. 그리고, 서툴다.

그 여자가 만나는 다른 여자, 하나코.

주위의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치고 원하는대로 거리낌이 없는 사람.

그러면서도 주위사람은 그녀에게 매료된다.

소설에서 그녀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그럴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을 바꿔보면. [동경]정도가 아닐까 싶다.

마음 한켠에서 꿈꾸는 모습의 일면이기는 하지만 현실에서 그렇게 살기란 어려우니까.

[사실 불가능하지 않을까. 인형같은. 그 사랑스러운 모습에서부터-_-]

그 현실에 엮여있는 사람이 리카이고 다케오이고 카츠야이고 그 부인이고 우리인 것이다.

예외인 하나코를 따르진 못하고 그저 동경하는.

리카가 하나코를 따라 쇼난에 가면서도 주저하고 불안해하고 바로 돌아오는 모습.

일탈을 꿈꾸지만 그건 꿈일뿐, 또한 두려워하는 내가 비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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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코의 죽음으로 끝이 난다. 리카의 사랑도, 이야기도.

책을 읽으면서 낙하하는 저녁이 의미하는 것이 무얼까 쭉 생각했다.

소설의 시작부터 저녁은, 끝은_ 천천히 계속해서 낙하해서

마침내 하나코의 죽음을 기점으로 뚝.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 것이 아닐까.

사실 잘 모르겠다. 이미지로만 느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리카가 일년에 걸쳐 맞이한, 가슴속에 첨벙. 자리잡은 저녁을.

[나에게도 또한 저녁이 천천히 자리잡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이 소설처럼 극적이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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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낙하한 것이 저녁 뿐이었을까.

리카도 다케오도 하나코도 [잘 알 순 없지만 아마도 카츠야와 그 부인도]

고독을 품고 낙하해가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마음과 마음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아니면 애초부터 가깝지 않은 그 느낌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을거다.

그래서 나는, 이 이야기 속 세상이 나와는 다른세상이지만 또한 같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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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와닿거나 감동적이거나 기억에 남을 책은 아니었다.

다만 사람들이 사람같이 말하고 그 분위기가 내겐 좋아서

늦잠잘 것을 알면서도 이불 속에서 발가락을 꼼지락대며 이 책을 붙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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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일까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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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스물.셋.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꿈꾸었던. 적어도 예상하던 모습의 어른이 되지 못했다.

자신감이 없고 연애는 제대로 안되고 주변에 친구도 몇 없고 몸매는 엉망.

머리에 든 것도 마음에 든 것도 휑하니 없다. 외로움과 자괴감만이 내 것인지도 모른다.

알랭 드 보통은 이런 내 마음을 콕콕 찌른다.

책을 빨리 읽는 편인데 빠르게 넘기지 못했다. 한 구절 읽고 내 상황을 비교하여 생각하고 때로 진단하고

그리고 나서 넘어갔다.

책장이 넘어갈 때 마다 아, 이거였군. 생각했고 그 생각은 책 속에서 또 지적되었다.

'너 이렇게 생각했지!'

*자신이 A라는 상황을 알기 때문에 A라는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자신감의 바탕이 타인이기 때문에 날 인정해줄 '누군가'[특정인이 아닌 정말 그냥 누군가]가 필요한 것.

*사랑이라는 상태를 사랑하는 것.

*자신이 사랑스럽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반응에 익숙지 않은 것. 감정에도 마찬가지.

*사랑할 때의 권력 관계[누군가는 우위에 있을]

*문제가 생각하게 하느냐/ 생각을 함으로써 문제를 만드는 것이냐

*멋진 휴가엔 멋진 상황에 어울리지 않을 지 모르는 '나'를 두고 오는게 아니란 것.

알랭 드 보통은 이곳저곳에서 손가락을 흔들어대며 나를 지적했고

나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세계에 328730명은 있으리라는 사실을 일깨웠다.

참 많이 아는 구나. 하는 질투어린 부러움도 플러스.

연애소설 '나부랭이'는 안읽는다고 선언하던 내가 누구나 하는 그 힘든 연애에 대해 가장 생각을 많이 하고

말도 참 많이 하고 심지어 이 연애 소설에 감탄하고 있다니.

나도 잘 모르던 내 자신감의 출처와 사랑스럽지 않다는 생각에서 나온 사랑받는데 대한 서투름,

기대했던 만큼 충족이 되지 않아 실망한것이 나를 빠뜨린 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는 것 등

여러가지를 알게 해 준 이 나부랭이 녀석.

나를 알려고 버둥거릴 때 여기잖아! 하고 말해 준 고마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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