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는 사랑일까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1월
평점 :
올해로 스물.셋.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꿈꾸었던. 적어도 예상하던 모습의 어른이 되지 못했다.
자신감이 없고 연애는 제대로 안되고 주변에 친구도 몇 없고 몸매는 엉망.
머리에 든 것도 마음에 든 것도 휑하니 없다. 외로움과 자괴감만이 내 것인지도 모른다.
알랭 드 보통은 이런 내 마음을 콕콕 찌른다.
책을 빨리 읽는 편인데 빠르게 넘기지 못했다. 한 구절 읽고 내 상황을 비교하여 생각하고 때로 진단하고
그리고 나서 넘어갔다.
책장이 넘어갈 때 마다 아, 이거였군. 생각했고 그 생각은 책 속에서 또 지적되었다.
'너 이렇게 생각했지!'
*자신이 A라는 상황을 알기 때문에 A라는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자신감의 바탕이 타인이기 때문에 날 인정해줄 '누군가'[특정인이 아닌 정말 그냥 누군가]가 필요한 것.
*사랑이라는 상태를 사랑하는 것.
*자신이 사랑스럽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반응에 익숙지 않은 것. 감정에도 마찬가지.
*사랑할 때의 권력 관계[누군가는 우위에 있을]
*문제가 생각하게 하느냐/ 생각을 함으로써 문제를 만드는 것이냐
*멋진 휴가엔 멋진 상황에 어울리지 않을 지 모르는 '나'를 두고 오는게 아니란 것.
알랭 드 보통은 이곳저곳에서 손가락을 흔들어대며 나를 지적했고
나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세계에 328730명은 있으리라는 사실을 일깨웠다.
참 많이 아는 구나. 하는 질투어린 부러움도 플러스.
연애소설 '나부랭이'는 안읽는다고 선언하던 내가 누구나 하는 그 힘든 연애에 대해 가장 생각을 많이 하고
말도 참 많이 하고 심지어 이 연애 소설에 감탄하고 있다니.
나도 잘 모르던 내 자신감의 출처와 사랑스럽지 않다는 생각에서 나온 사랑받는데 대한 서투름,
기대했던 만큼 충족이 되지 않아 실망한것이 나를 빠뜨린 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는 것 등
여러가지를 알게 해 준 이 나부랭이 녀석.
나를 알려고 버둥거릴 때 여기잖아! 하고 말해 준 고마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