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 jhkwon80님이 쓴 평을 일부 퍼와서 제목을 붙여 넣었다
내가 평을 쓰려고 했는데, 이런 평을 보니 부끄러워 쓸 수 없게 되어버렸다

[만남]
신기한 인연으로 만나게 된 조제는
독특한 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다리가 불편하여 의자에서 다이빙을 해서 뛰어내리고,
계란말이 요리를 잘하여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고 느낀
아침을 대접해준다.
또한, 남들이 버린 잡다한 책들을 수없이 읽어서
잡다한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다.
특히, 프랑소와즈 사강의 작품 『한달 후 일년 후』를 좋아하여
쿠미코라는 본명보다는 소설 속 주인공 "조제"로 불리길 원한다.
이러한 독특한 점들이 츠네오에겐 매력으로 다가왔고,
조제가 무척 구하고 싶어하던 『한달 후 일년 후』의 속편인
『멋진 구름』을 선물해주기 위해 애쓴다.
『멋진 구름』이 절판이 되어 구하기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헌책방을 뒤져서 조제에게 선물한 츠네오는
그 책을 진지하게 읽으며 좋아하던, 그리고 웃음짓던
조제의 모습을 가슴에 담는다.
그 후, 조제에게 세상 구경을 시켜주기 위해
유모차에 스케이드 보드를 달고,
신나게 조제와 세상구경을 하는가 하면,
조제의 유일한 어릴적 친구인 코지를
만날 수 있게 데려가주며,
장애인 복지회사에 의뢰하여 조제의 집을 수리해준다.
회사 관계인이 츠네오에게 봉사정신이 투철하다며,
"기특한 청년"이라고 칭찬하는데,
어색하게 웃으며, "아니요. 그렇지도 않아요."라며
쑥스러워 한다.
사실, 그는 봉사정신보다는 인간 "조제"에 대한 관심과
호감때문에 수리를 추진한 것이니,
칭찬이 쑥스럽고, 부인하고 싶을만 한 것이다.
또한 집을 수리하던 중, 조제와 이야기하다 손가락이
부딪혔을 때, 묘한 감정때문에 조제의 손을 꼭 붙잡는다.
때마침 견학하러 온 "카나에"도 반갑다기보단
어색하고 난감하기만 하다.
이쁜 외모를 갖춘 "카나에"에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츠네오에겐 이해되지 않는 행동이다.
이러한 과정은 남성들이 호감있는 여성에게 잘 보이고,
사랑을 얻기 위해 하는 지극히 보편적이고 자연스러운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츠네오는 자신에게 다가온 조제라는 여성에 대해
진솔하게 반응하며, 행동한다.
[이별]
그리고 <一年後>이다.
영화 속에서, 사강의 소설 『한달 후 일년 후』를 인용하여
암시하였던 <사랑이 변한다던 그 기간> 일년 후이다.
"언젠간 그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올 거야.
베르나르는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
우린 또다시 고독해지고,
모든 게 다 그래.
그냥 흘러간 1년의 세월이 있을 뿐이지."
"사랑이 변한다."는 명제는
참 받아들이기 힘든 명제이다.
"사랑이 변하지 않는다."것이 낭만적이고,
믿고 싶은 진실일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사랑은 변하며,
만나고 부대끼고 헤어지며,
또 다른 사랑을 만나곤 햔다.
츠네오는 인생의 과정속에서
진솔하게 조제를 사랑하였다.
그의 이별은 그가
조제를 장애인으로 대하지 않았고,
동정하지 않았다는 가장 큰 증거이다.
츠네오가 조제를 장애인으로 대했다면,
그는 연민때문에 오히려 이별하지 못했을 것이며,
그것이야말로 사랑이 아니며, 동정인 것이다.
그렇다면 츠네오의 사랑은 왜 변했는가.
인간의 사랑이 변해가는 것은
인간이 가진 불완전성때문일 것이다.
조제에겐 "장애"라는 것이 큰 영향을 줄 수도 있었겠지만,
설령 조제가 장애인이 아니라해도
조제에게 있는 인간적인 약점들.
츠네오에게 있는 인간적인 약점들.
약점투성이인 인간들이 모여있는 세상의 한계때문에
사랑은 변하기 마련인 것이다.
츠네오는 진솔하게 조제를 사랑하였고,
비록 그 사랑은 변하여 이별하게 되었지만,
사랑으로 인해 조제라는 한 인간이 변할 수 있었다.
[호랑이]
"좋아하는 남자가 생기면 제일 무서운 걸 보고 싶었어.
남자가 안 생기면 호랑이는 평생 못봐도 상관 없다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게 되네."
호랑이는 상징이다.
호랑이는 조제에게 <세상>이며,
<인간으로서의 삶>이다.
동물원에서 조제는 무서워하면서도,
츠네오의 손을 꼭 잡은 채, 호랑이를 구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