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갈수록 좋은 점이자 나쁜 점은
담담할 수 있다는 것이고
곧, 설렘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내가, 그리고 나의 친구가
'인생이 재미없어'라며 잠이 모자란 바쁜 인생에서 재미없음을 탓하며
무언가 짜릿한 자극을 찾아, 재미를 찾아 그리도 두리번 거렸나보다
이유는 자기나름,
예전에는 몰랐던 다른 쪽으로, 세상다운 쪽으로 생각하게 되어서,
혹은
감성이 뭉뚱해진 연필 끝마냥 무디어져서 웬만한 일에는 끄떡도 않게 되어서.
그저 친구로만 생각했던 사람이 새벽1시에,
집으로 가면 나올래, 너랑 같이 있고 싶어, 라고 하면
더이상 어머, 하고 볼이 발그레지는 소녀가, 난 아니다
나의 귀에는, 이십사년 묵은 나의 귀에는
그것이 사랑의 속삭임이 아니라서 설레지 않는다
놀랍지도 않다,
차라리 놀라지 않게되어버린 내가 더 놀랍다
이자식, 날 어떻게 본거야, 남자란 끌끌끌, 이라는 생각이
콩닥콩닥하던 마음을 갈음했다
고작, 4년.
스무살이 스물네살이 되는 것은 열살이 스무살이 되는것보다
어쩌면 더 큰 변화일런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