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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여자 (2disc) - 할인행사
장진 감독, 이나영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홍보와 마케팅의 부재 탓인지 흥행엔 실패했지만..
그 흔한 뽀뽀하는 장면조차 한번없는 영화이긴 하지만..
너무나 가슴이 따뜻해지는 그런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각본을 참 잘쓴다고 생각되는 장진 감독..
김기덕의 페르소나가 조재현이라면..
장진의 페르소나는 정재영인듯 하다..
날카로운 이미지의 정재영이 분한 코믹..
그리고..
엉뚱하게 투명하게..
'이나영스럽다'란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듯한 ('네멋대로 해라'의 경의 그 모습..)
이나영은 이나영스러울때 가장 빛이나는 배우 이나영..
주인공 동치성은 2군 야구선수이다..
고교시절 유망주 투수로 각광받던 화려한 전력도 있지만..
어깨 부상에.. 중요한 경기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을 연출해버린 연유로..
지금은 그저그런 2군 외야수이다..
그런 그가 애인으로부터 이별통보를 받는다..
CF속 정우성처럼 낙엽을 던지며 폼나게 땡깡이라도 부려보고 싶은데..
그러질 못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수시로 쏟아지던 코피는 3개월 시한부 삶의 전조였음도 알게된다..
아.. 괴롭다.. 술이나 마시자.. 내년이 없어진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다지..
단골 바에서 만원어치의 술에 필름이 끊겨 눈을뜨니 여관방이다..
그리곤 그 바의 바텐더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
술에취한 나를 봉투에 접어서 넣고왔다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해대는 엉뚱한 아가씨..
'주사가 없으시네요..'
난 알게 되었다..
남들에겐 다 있는 세가지가 나에겐 없다는 사실을..
나에겐..
첫사랑이 없고..
내년이 없으며..
주사도 없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연이 꼭 내 얘기같다..
사연 당첨율 100%를 자랑한다던 그 바텐더..
덕분에 최신 핸드폰도 선물받고..
식사도 대접받고 영화까지 보게되었다..
근데.. 누구지.. 이 아가씨..
'아는 여자'였던가..
이연은 어린시절 중학교 야구선수인 치성이 동네로 이사온 그 순간부터 그를 좋아했었다..
60 발자국도 넘었던 그와의 거리가..
이제 딱 39발자국 만큼 좁혀질정도로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그가 좋다..
그렇게..
오직 한 남자만 '아는 여자'.. 한이연..
영화 속 강도가 말했다..
사랑이 별건가..
마음에 드는 여자 만났다..
그럼 이름 물어보고..
그 이름가진 여자를 사랑하는 거고..
그 다음엔 나이 물어보고..
좋아하는 음식, 취미 같은거 물어보고..
영화 속 도둑이 말했다..
전 도둑이라 잘은 몰라요..
그런데 사랑하면 그냥 사랑아닙니까..??
무슨사랑 어떤사랑 뭐 그런거 어디있나요..
그냥 사랑하면 사랑하는거죠..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가 좋아하는 선수에게 빈볼을 던진 투수 동치성..
남들은 이기기위해 공을 던진다지만..
그는 사랑을 위해 공을 던졌다..
그리고..
이젠..
생에 첫 완봉승이 눈앞에 있는 순간에..
아는 여자를 위해..
힘차게 관중석으로 공을 던진다..
왜..??
그녀가 알고싶어했거덩..
그러면 어찌되는지.. -_-
근데 난 아직도 이름을 모르네..
이연.. 이쁜 이름이네..
나이는??
스물 넷.. 아..
취미는 뭐라고 했더라..??
아.. 라디오 구나..
혈액형은..??
누군가를 알려고 한다는것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누구보다 더 많이 알게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