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워즈니악 - 최초로 PC를 발명하고 애플을 설립한 괴짜 천재의 기발하고도 상상력 넘치는 인생 이야기
스티브 워즈니악.지나 스미스 지음, 장석훈 옮김 / 청림출판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허경영씨 아이큐 절반도 안되는 그가 세상을 바꾸다!

 

 

 

책 표지에는 자신이 만든 애플 컴퓨터를 기타처럼 들고 파안대소를 하고 있는 스티브 워즈니악의 모습이 보인다..

 

 

저 웃음은..


필경 많이 웃어 본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그런 웃음일게다..

그는 어떻게 저런 해맑은 웃음을 지을 수 있게 되었는가..

 

또 그는..

아이큐 430인 허경영씨 보다 절반이나 낮은 아이큐로 (어린시절 측정시 200이 조금 넘었다고 한다.. 진위여부는 글쎄다..)

어떻게 감히 허본좌도 못해낸..

세상을 바꿀 수 있었을까..

이제 그의 인생 속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자..

 

 

유달리 교육열이 높았던 부모님덕에 필자는 한강이남에서 제일 비싸다던 사립 초등학교를 들어가게 되었고..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컴퓨터란 것을 1984년부터 배웠더랬다..

8비트 컴퓨터로 베이직 프로그램 따위를 짰으며 대회에서 상을 받은 기억도 있다..

 

그때 그 컴퓨터가 바로 '애플' 컴퓨터였다..

그런데 24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때 그 애플 컴퓨터를 만든 사람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가 바로 스티브 워즈니악이고..

 

이 책의 주인공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할때 그의 성공 비결은 유년 시절에서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다고 느껴진다..

엔지니어였던 워즈니악의 아버지는 누구보다 훌륭한 그의 스승이셨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이해하기 쉽게 그림을 그려가며 기초적인 전자공학의 이론들을 가르쳤다..

 

비단 학문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진정한 '엔지니어'로서의 마음가짐을 깨우치게 해주었다는 사실은 워즈니악의 인생을 통털어 가장 큰 하나의 '정도'를 제시해 준 것 같았다..

 

이 글을 쓰고있는 필자도 직업이 플랜트 엔지니어지만 과연 내가 얼마나 인류의 편안하고 질높은 삶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는지 절로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자기가 가장 재미있어하고..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자기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일이 무엇인지 어린시절 알아내는 사람은 참으로 행운아이다..

그런면에서 스티브 워즈니악은 최고의 행운아였고..

그러한 것이 남들보다 앞서나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 유년시절의 기억들을 시작으로..

수줍음 많이 타고 방안에 틀어박혀 전자제품 조립하기를 즐겨하던 학창시절..

대학시절 홈브루 컴퓨터 클럽 이야기..

그가 전자공학 다음으로 소질이 있었던 수많은 과학적(?) 장난 이야기..

휴렛 팩커드에서 애플을 창립하기 까지..

그리고 클라우드 나인을 설립한 이야기..

비행기 사고와 기억상실증..

세 번의 결혼과 세 자녀 양육 이야기..

전화 프리킹, 다이얼 조크, US 페스티벌 등등 그가 즐겁게 살아가는 법..

등등..


참으로 파란만장한 그의 인생 이야기가 책 속 가득 펼쳐진다..

 

 

 

그가 인생에서 가장 가치를 두는 덕목은 크게 두가지이다..

 

 

'창의력'과 '즐거움'

 

 

모두가 불가능하다 여기고 먼 미래의 일로만 막연히 생각하는걸 그는 바로 도전해서 그걸 현실로 만들어 버린다..

순간 순간 그의 타고난 천재성에 놀랄 따름이다..

워낙에 전자제품에 관심이 많다보니 그는 일찌기 집안에 개인적으로 많은 최첨단 전자제품들을 가지고 있었다..

요즘 말로 얼리 어답터였던 셈인데..

 

그 하나하나의 전자제품들을 조작하다 보니 번거로움을 느끼게 되었고..

그것은 곧 통합리모콘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결론적으로는 시대를 너무 앞서나가 각광을 못 받은 셈이 되고 말았지만..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더니..

그 옛날에 벌써 그런 생각을 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천재의 사고는 남다르고..

천재의 행동은 재빨랐다..

 

 

또 하나 인상적인 대목은..

워즈니악은 마음만 먹으면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될 수도 있었던 인물이었다..

저렇게 돈에 욕심이 없는 사람을 다 보았나 싶을 정도로..

애플 컴퓨터 초창기 부터 같이 고생한 직원들을 위해 애플의 주식을 헐값에 나눠주고..

회사 경영에는 일절 관여를 안하고 재직도중 그냥 평범한 엔지니어로 제품 개발에만 주력했다..

 

또한 두 차례의 US 페스티벌이란 음악회의 개최로 수천만달러의 손해를 보기도 했는데..

 

그래도 그는 허허 웃고 좋아하더란다..

 


왜..

 

그 순간 만큼은 모두가 즐거웠으니까 그걸로 족하다는 것이다..

 

 

가만히 뜯어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자랑이 참으로 많은 책이다..

물론 자랑할 만한 인물이긴 하지만..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이 왜 하나도 얄밉게 보이거나 꼴사납게 보이지 않았을까..

참으로 진귀한 경험이었다..

 

 

그 이유를..

 

책장을 덮고 나서..

책 표지에 그의 해맑은 웃음을 보았을때..

난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그가 만들어낸 컴퓨터 처럼..

그런 컴퓨터 바이러스 처럼..

그가 우리에게 해피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것이라고..

 

진정 인생을 '제대로' 사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한번 살다 가는 인생..

 

 

즐겁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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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유혹자
올리버 쿤 지음, 김태성 옮김 / 새론p&b(리얼북)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멀고도 험한 완벽한 유혹자의 길

 

 

어릴적 돈 쥬앙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본 적이 있었다..

그 영화를 통해 난 돈 쥬앙이 어째서 희대의 바람둥이가 될 수 있었나 하는 비결을 알 수 있었다..

그 비결은 크게 특별하거나 거창한것이 아니었다..

 

 

세상의 수많은 평범한 남자들과 돈 쥬앙이 다른점은 단 하나..

바로 여성들을 대함에 있어 돈 쥬앙은 항상 생각하기를 이 세상의 모든 여자는 제각각 자기만의 예쁜 구석은 반드시 한 군데씩은 있다고 보았고 또 그 '예쁜 구석'을 누구보다도 잘 찾아내고 끊임없이 칭찬했다고 한다..

 

 

실제로 돈 쥬앙의 그런 마음가짐은 꽤나 효과가 있었고..

되바라지게 그걸 곧 잘 따라하던 필자는 학창시절 이미 '어설픈 유혹자'의 문턱에는 들어선듯 보였었다..

 

 

하지만 필자에게 있어 연애란 항상 실력수학정석의 '집합과 명제'나 성문종합영어의 'to 부정사'와 같이 매번 시작만 거창하고 기출문제 조금 깔짝거리다가 정작 핵심적인 미적분까지는 진도를 못나가는..

그래서 앞부분만 손때가 묻어 새까맣고.. 다시금 마음잡고 책상에 앉았을땐 또 첫장부터 다시봐야하는 그러한 것이었다..

 

 

친구들의 과반수가 이제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애기아빠가 되어감에 따라..

'아 나도 이제 장가란것을 가긴 가야하는 거로구나'란 아주 단순한 생각에서 찾게된 책이 바로 이 책이 되겠다..

 

 

기대와는 달리 이 책의 초반부는 앞서 거론한 돈 쥬앙의 마음가짐과 큰 차이가 없다..

그리고 수세기를 전해내려 온 진리인 '용감한자만이 미인을 얻는다'란 명제에서 그 모든것이 시작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연애를 견고하고도 적절히 오래 유지해서 '결혼'이란 인생의 제 2 관문으로 돌입할 수 있는..

관계의 기술을 습득하고자 했던 본인의 기대에는 상당부분 벗어나게 되었다..

제목 그대로 완벽하게 유혹하는 방법에만 모든 촛점이 맞추어져 있어 다소 지루함을 느끼게 하는 초반이다..

나의 연애란 정석책의 앞부분은 벌써 새까맣게 손때묻고 너덜너덜해져 버렸는데..

 

 

그래도 중반부의 '대화'편은 꽤나 유용하다..

비단 여자를 꼬시기 위한.. 아니 꼬신다는 저속한 표현보다는 여성을 '설득'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대화뿐만 아니라..

그 범위를 확대시켜 사회 생활을 함에 있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법에도 충분히 접목시켜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끔 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요소들이 꽤 있었다..

 

 

주위에서 술에 취하면 생각을 거치지 않고 바로 막말을 해버리는 사람때문에 골머리를 앓고있는 요즘이라 그런지..

특히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부분인것 같다..

모든 여자들을 단 몇분만에 '설득'할 수 있는 완벽한 유혹자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냥 같이 즐겁게 일하며 어울릴 수 있는 평범한 직장동료 정도만 되면 되는데..

말한마디 잘못해서 여러사람 마음에 상처를 남기는 얄미운 나비같은 사람은 이 책의 대화편만 보아도 충분히 집단에서 환영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이 책의 후반부인 '감정적인 관계의 심화'편에 접어들면 갑자기 판이 커지는 느낌이다..

맘에드는 여자를 보면 3초안에 바로 대쉬를 할수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고..

상대방이 호감을 느끼게끔 유머스럽고도 조리있게 대화를 잘 이끌어나갈 스킬이 있는 정도의 수준에 도달한..

'어설픈 유혹자'들 조차도 이 챕터에 접어들면..

아.. 참 완벽한 유혹자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한 길이란걸 느끼게 될것이다..

 

 

완벽한 유혹자는 바쁘다..

취임 첫날 12개의 공식적인 행사를 소화한 이명박 대통령 보다도 더 바쁘다..

 

완벽한 유혹자가 되기 위해서는..

여자의 일생에서 행복했던 추억을 채취해내는 집요함과..

애완동물과 동행하며 감정에 호소하는 다정함과..

어느 장소에서건 무드있고 섹시한 분위기를 만드는 상황연출력과..

여자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일련의 이야기 보따리를 항상 준비해두는 얇고 넓은 지식과..

몇초간의 무의식적인 행동에서도 상대방의 심리 상태를 간파할 수 있는 예리함과..

 

 

더 나아가..

운동은 기본에 춤은 옵션이고..

최면술과 마술 및 손금보기를 익혀야하며..

각종 심리 테스트와 레크레이션을 줄줄 꿰고 있어야하며..

NLP테크닉(신경언어학적 프로그래밍)까지도 습득해야 한다..

 

 

참 멀고도 험한 완벽한 유혹자에 이르는 길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는 키가 2미터에 달하는 '플레이 보이'지의 수석 기자이다..

타고난 신체조건과 직업적인 유리함에도 모자라 그는 완벽한 유혹자로 거듭나기 위해서..

세계 각국의 내노라 하는 '선수'들에게 소위 말하는 '쪽집게 과외'까지 받았다고 한다..

 

 

가뜩이나 성에 대해 개방적인 미국이란 나라의 상황을 동방예의지국인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추어 적용시키려 하다보니..

이 책은 여러군데에서 현실성이 떨어지는 요소들이 많은것이 사실이다..

영어 교과서에 나오듯 당장 밖에 나가서 써먹을 수 있는 여러가지 예문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소리내어 한번씩 따라 연습해 보면 이 느끼함을 과연 스스로 극복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것이다..

 

 

예를들면 이런것이 있겠다..

 


'이런 식으로 여자에게 키스를 한다' 中

 


"마술을 하나 보여드릴까요? 눈을 감으세요."

 

여자에게 키스한다. 여자가 화를 낸다.

 

"이게 대체 무슨 짓이죠?"

 

"아주 오래된 마술입니다. 키스라고 부르지요. 이걸로 아주 멋진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아니면 토끼를 꺼내는 단조롭고 고리타분한 마술을 원하셨던 건가요?"

 

(P.241)

 

 

 

이 책은 앞표지에 경고 문구를 하나 적어 두었더라면 훨씬 더 좋았을뻔 했다..

적절한 것만 따라하라고 말이다..

 


옥석을 가려내는 혜안이 다른 어떤 종류의 책보다 더욱 더 필요하다..

 

흥미롭게 읽히긴 하나..

매일 퇴근후에 완벽한 유혹자가 되기 위하여 나이트 클럽으로 달려가면 자기계발은 언제하나..

 

 

완벽한 유혹자가 되기 위해 이 책에 소개되는 엑서사이즈를 하나 따라한다고 가정해 보자..

 


출근길 선릉역을 나와 삼성역쪽으로 걸어가다가 마주오던 슈퍼모델급의 꽃사슴같은 그녀를 발견하고 3초이내 들이대는 용기를 발휘하여 이 책에 소개된 '여자에게 말을 거는 성공적인 세 가지 전략' 중 아주 대담한 방식으로 말을 건넨다..

 

 

"낯선 남자와의 섹스를 상상하실 수 있나요?"

 

-_-

 

 

누가봐도 명백한 성희롱이다..

 


형법 제298조에 의거 10년이하의 징역 또는 1천5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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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반의 자화상
제프리 아처 지음, 이선혜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신나지만 우려되는 안나의 안전불감증

 


일단 결론적으로 이 책은 무척이나 재미있게 보았다..

바로 앞전에 읽었던 로맹 가리의 '하늘의 뿌리'가 사람을 너무 지치게 만들었던 탓이리라..

이 책도 분량은 만만찮은데 두배는 더 빨리 읽은듯 하니..

역시나 본인의 취향은 가벼운쪽에 좀 더 편향되어 있는듯 하다..

하지만 지금 보고있는 서머싯 몸의 논평집에서 그는 이렇게 주장하고 있지 않은가..

소설은 일단 '재미'있어야 하고 독자들은 소설을 즐겨야 하는 것이라고..

그 말에 위안을 받으며 간략하게 느낀점을 서술하겠다..

 


마치 헤리슨 포드가 주연했던 'The Fugitive'를 보는듯한 느낌이다..

그 긴장감과 흥미로움이 말이다..

주연 여배우는 안젤리나 졸리 정도면 딱 좋겠다 싶었다..

 


필자와 같이 아무리 미술에 무지한 사람일지라도 반 고흐란 화가는 다들 알터이고..

그의 그림들이 현시대에 아주 귀한 값어치가 있을것이란 정도는 누구나다 알고있는

상식일 터이다..

일전에 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의 천문학적인 경매가만 보더라도 유명한 미술품의 가치는 서민들의 그것과는 한참이나 멀어보이던 얘기가 아니었던가..

본인은 그 뉴스를 접하기전 리히텐슈타인은 유럽의 어느 나라 이름이거나 아인슈타인과 관계가 있는 사람인줄만 알았다.. -_-

 


암튼 그 귀하디 귀한 고흐의 그림 중 고흐가 고갱과의 말다툼 끝에 면도칼로 스스로 자기 왼쪽귀를 잘랐고 그 후에 그린 두점의 자화상이라 그 가치도 더욱 더 높아진 그림 한점을 가문의 가보로 소장하고 있던 빅토리아 웬트워스가 부엌칼로 목이 베인채 살해되면서 이 소설은 시작한다..

 


그 다음날 지구 반대편 미국에서는 9.11 테러 사건이 발발하고..

그 테러의 현장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우리의 주인공 안나 페트레스쿠 박사..


일종의 사채업을 하며 그 돈을 갚지 못하면 고객이 소유하고 있던 고가의 미술품들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으는데 혈안이 되어있는 펜스턴과 그의 오른팔 리프만..

그리고 펜스턴의 수하인 살인기계 크란츠..

펜스턴의 비서이자 안나의 절친한 친구인 티나..

고흐 자화상의 행방을 쫓는 또 한사람 FBI 요원 잭..

죽은 빅토리아의 동생 아라벨라 웬트워스와 그녀의 하인이자 마지막에 크게 한건하는 앤드루스..

안나의 첫사랑인 안톤과 고향에서 그녀를 보호해주던 세르게이..

그리고 펜스턴과 함께 고흐의 그림을 가지고 싶어하는 일본의 갑부 나카무라..

 

여기까지가 주요 등장인물이다..

 


사건의 개요는 간단하다..

 

펜스턴의 회사에 막대한 부채를 지고있던 빅토리아의 죽음은 웬트워스 가문의 미술품을 홀라당 해먹어 버리고 싶었던 펜스턴의 야욕이 불러 일으킨 명백한 살인사건 이었고..

그간 펜스턴의 상도덕에 불만을 품고있던 안나는 그 일로 회사에서 해고되고..

우연하게 9.11 테러사건을 겪으면서 생사가 불분명해진 순간 고흐의 귀한 그림이 펜스턴과 같은 나쁜놈에게 어이없게 넘어가는 일을 막아내고 웬트워스 가문에 대해 자신의 명예도 회복하고자 하는 이유로 짧은 며칠안에 그 고흐의 자화상을 펜스턴의 손아귀에서 빼내어 적절한 가격에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고 또 그만한 구매능력이 있는 단 한사람..

바로 나카무라에게 그 그림을 팔아야 한다..

 


호시탐탐 펜스턴을 구속시킬만한 꼬투리를 잡기 위하여 FBI인 잭 역시 그 그림의 행방을 쫓고 있는 중이었고..

티나와 안톤, 세르게이는 안나를 보호하고 도와줄 의무가..

리프만과 크란츠는 펜스턴을 도와 안나를 제거하고 그림을 펜스턴에게 가져다줄 의무가..

각각 있었던 것이었다..

 


쫓고 쫓기고 수없이 죽을 고비를 넘나들고..

서로가 서로의 뒤통수를 치는 반전으로 숨가쁘게 달려가는 16일간의 기록..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세세한 스토리 설명은 생략하지만..

책 읽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을 만큼의 재미는 보장하는 바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점은..

그냥 자기 분야에서 인정받고 운동을 약간 잘하는 정도로만 묘사되었던 아트 딜러 안나가..

그야말로 대책없이 들이대는 일처리 방식에서는 그녀의 안전불감증이 우려되었으며..

그 순간순간마다 지극히 운이 좋았던 면에서라든지..

또는 그 대책없음에 비해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할 때는 일잘하고 운동 잘하는 아트 딜러의 모습 그것과의 모순으로 인해 약간 아귀가 안 맞는 정도..

(물론 주인공이니 그 정도는 해야겠지만 -_-;; )

 

 

이 이야기를 통털어 가장 인상깊은 케릭터는 그런 천하무적 주인공 안나가 아닌 바로..

 

부엌칼 살인마 '크란츠'가 아니었던가 싶다..

 

 

촉망받던 루마니아 체조요정에서 냉혹한 살인마로 변모해 가던 그 섬뜩한 과정..

 


그녀는 오랜 시간에 걸친 피나는 연습으로 완벽한 연기를 선보일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토요일 오후만 되면 축구 경기를 관람하거나 극장을 찾았지만,

그녀는 부쿠레슈티 외곽의 도살장에서 양과 송아지의 목을 베며 시간을 보냈다.

그녀의 기록은 시간당 42마리였으며 그 어떤 도살자도 그녀를 이길 수 없었다.

(P.176)

 

 

불꺼진 방에 들어서 조용히 스위치를 올리면..

침대옆에 무릎꿇고 앉아 부엌칼을 들이밀 그녀의 회색 눈동자를 마주하게 되는건 아닌지..

그런 섬뜩함을 인상깊게 각인시켜준 매력적인 케릭터였다..

 

 

어찌되었던..

이 책은 권선징악이란 만국공통의 주제를 던지며 끝을 맺는다..

주인공 안나는..

일과 사랑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게 된다..

 

 

9.11 테러가 나기전 안나의 연봉은 대략 1억 정도였고..

그 엄청난 한바탕 푸닥거리를 하고나서 나카무라의 회사로 이직할때의 연봉은 대략

1억 8천만원 이었다.. (웬트워스가에서 받은 보너스는 제외하였다..)

 

 

필자와 같은 평범한 직장인들 화딱지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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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것
안젤레스 에리엔 지음, 김승환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것'

 

제목이 참 마음에 든다..

 

 

우리는 살면서 흔히 이런 경험들을 한다..

법적인 기준으로 성인이 된 후배들이..

보편적인 시각에서 봐도 어른스럽지 못한 언행을 일삼는 경우..

그러한것을 지적해주면 항상 듣게되는 변명은 이랬다..

 

"선배님 제가 아직 어려서 그랬나 봅니다.."

"제가 철이 없어서 그래요.."

"생각이 짧았습니다.."

등등..

 

지금 이런말을 하고있는 나조차도 항상 인간의 오욕칠정을 다스리긴 어렵다..

매번 어른스럽게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행동해야지 하면서도..

막상 감정부터 앞서곤 하는일이 다반사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보다 젊고 창의적인 마인드를 가지라고 이 세상은 우리를 종용하고 있다..

 

허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건 백번 맞는 말이지만..

그 나이에 어울리는 언행을 해야하고..

이 책의 제목처럼 그렇게 아름답게 나이가 들어서 인생의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어야 하는건..

먼저 인생을 살아 온 선배로서의 마땅히 지켜야할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저께 회사에서 연봉협상을 했더랬다..

호봉이 오르고 경력을 인정받고 이번달부터 작년보다 많아진 월급을 받게된다..

하지만 그 만큼의 책임과 역량을 본인에게 회사는 더 요구하고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나이를 먹는다는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비록 돈이나 어떤 댓가를 받는건 아닐지라도..

분명 그 나이에 걸맞는.. 소위 말하는 나이값은 해야 할것이다..

 

항상 어렵게만 느껴지는 그 '나이값'을 해야 한다는것..

또 아름답게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어떠한 것일까란 기대감을 가지고 이 책을 보게되었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본인이 기대했던거와는 좀 많이 달랐다..


저자인 안젤레스 에리엔 여사는 문화인류학자이자 교육자로서 저자의 연구는 순수 학문 분야의 성과일 뿐만 아니라 병원이나 기업 등의 실용 분야에서도 널리 각광받고 있다고 소개되어 있는데..


정작 이 책은 지나치게 영성적이고 명상적인 추상적 나열에만 그친 느낌이 들었다..

좀 더 명확하게 실용적인 부분들을 다루어 주었으면 좋았겠다란 아쉬움이 남았다..

 

책 내용을 살펴보면..

인생의 후반부를 살아가는 법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청년기에는 성공을 이루고 장년기에는 안정에 접어들며 노년기에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고 보았을때..

아직 성공조차 이루지 못했지만..

이 책에의 분류 기준으로 엇비슷하게 적용시켜보면..

바로 필자의 나이대가 이제 서서히 인생 후반부의 제 8관문 중 첫번째인 '은의 문'으로 접어들 준비를 해야할 시점이라 여겨졌다..

 

물론 평균수명은 우리 부모님 세대에 비해 훨씬 더 길어졌고..

앞으로도 더욱 더 늘어날 것이지만..

술, 담배, 폭식, 과도한 스트레스 등등으로 인하여 개인적으로 스스로의 평균수명은 좀 짧을것이라는 방정맞은 생각에서..

이제 인생의 반 정도는 지나버렸으니 남은 인생의 후반부를 준비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그 인생의 후반부인 '은의 문'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저자는 그 은의 문을 '미지와의 만남'이라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여덟번째 관문인 삶의 초연함을 느낀다는 '금의 문'에 이르기 까지 총 여섯개의 문을 지나치게 되고..

그 인생의 문들이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솔직히 왜 이렇게 이상한 명칭을 붙여서 분류를 하였는지는 상당히 모호하게 생각되어졌다..)

 

정체성의 변화, 참된 얼굴의 발견을 나타내는 '하얀 말뚝의 문'

정교,관능,성욕의 '점토의 문'

관계, 사랑과 관용, 배신과 용서의 시련을 뜻하는 '흑백의 문'

창조력, 봉사, 생산성의 '전원의 문'

성실, 인품, 지혜의 '뼈의 문'

행복, 만족, 평화, 실재의 '자연의 문'

 

그리고 마지막 관문인 초연함, 승복, 해방의 '금의 문'

 

각 문에 해당하는 챕터에는 각각 과제, 도전, 선물, 반추, 실천 의 항목으로 나누어져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참 이상한 점은..

이렇게 구성도 깔끔하고 읽는 것 자체는 상당히 쉽게 만들어진 책인데..

정작 읽고나서 그 의미가 쉽게 다가오지 않는데 문제가 있는것 같다..

딴생각을 한것도 아닌데..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앞서 언급한 대로 지나치게 영성적이고 추상적인 표현법에도 이유가 어느 정도는 있겠지만..

마지막에 역자의 말에서 그 이유를 어느정도 알 수 있게 되었다..

 

'아직 젊은 역자에게 이번 번역은 그리 녹록치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미래의 현실을 언어의 강을 넘어 풀어내기가 비록 처음에는 버거웠으나, 노역의 깨달음이 기쁨으로 화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 옮긴이의 글 中

 

역자는 번역을 다 마치고 결국엔 인생의 8관문에 들어섰다고 하나..

역시나 내가 이 책을 힘들어 한것은 바로 겪어보지 않은 미래의 현실을..

너무 성급하게 다가가려 했던 이유일 것이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들은..

중간중간 언급된 연세가 8~90세 정도에 이른 노인분들도 새로운 일을 하고 새로운 것에 관심과 흥미를 가지면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례들이었다..

 

그 이야기들은 한 예순정도면 은퇴를 하고 끝일거란 생각을 해오던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분명 좋은 내용을 이야기하려 했다는 느낌은 든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아니겠는가..

 

어느 누구에게나 쉽게 이해되게끔 전달해야할 저자의 표현방식과..

또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했던 독자인 나의 영성적 또는 명상적 마인드의 부족함..

두가지 모두 아쉬운 부분이었다..

 

인생의 연륜이 조금 더 쌓이고..

아름답게 나이든다는 것이 다시금 궁금해질때..

한번 더 펼쳐보리라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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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다이어리 - 나를 변화시키는 1%의 비밀
샌디 그레이슨 지음, 안기순 옮김 / 꽃삽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흐뭇하게 되돌아보는 개인의 역사

 

 

 

개인적으로 일기에 관해서라면 누구보다도 이야깃거리가 많은 편이다..

누구나 그러하듯 나의 일기와의 첫만남은 아주 어린 시절 그림일기를 통해서였다..

자발적으로 열심히 쓰고 열심히 그렸던 기억이 난다..

특히 우리 막내고모가 그걸 보고 아주 좋아했던 기억도..

 

성장기에 받았던 칭찬은 그 효과가 무척이나 오래가는 법이다..

그런 막내고모의 영향탓인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서도 남달리 일기를 열심히 또 다양한 방식으로 독창적으로 재미있게 써가는 습관이 계속 이어졌다..

당시에 반 친구들은 만화대본소에서 만화책을 빌려가듯 내 일기를 순서를 정해 대여해갔을 정도였으니..

 

그러다가 중학생이 되고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필자의 일기는 그 형식과 내용면에서 180도 변화를 하게 되었다..

남들에게 보여주는 일기에서 철저히 비밀스런 개인적인 기록의 형태로 말이다..

 

하루하루 끓어오르던 성욕으로 힘들어 하던 그 시절..

그런 답답함을 토로할 곳이 그 시절에는 하얀 일기장의 여백밖에는 없었다..

생물 교생 선생님을 열렬히 짝사랑하던 기억에서부터..

그 누나가 적어준 주소와 전화번호를 곱게 붙여 놓기도 했으며..

친구의 여자친구를 흠모하던 당시에는 반인륜(?)적인 고백까지..

마치 일기장을 펼치면 동네 술집 작부의 분내음이 확 끼칠것만 같은 그런 일기들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난 그런 내 비밀스러운 일기장을 여동생이 훔쳐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내가 여동생의 일기장을 훔쳐보았을때 알았다.. -_-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길다 할 수 있는 내 인생의 역사중에 몇되지 않는 반전의 순간이었다..

암튼 그 때의 그 민망함이란..

그 후로 난 수년동안 일기를 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비록 일기는 아니지만.. 일기의 형식을 빌어 쓰는 그런 글쓰기는 계속 이어지게 되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첫사랑을 하게되고..

열심히 연애편지를 쓰기 시작했으며..

군대시절에는 고참들의 연애편지를 대필해주고..

상병이후 시절엔 부대의 인사서무병으로 발탁되어 부대의 일기라고 볼 수 있는 '부대일지'를 썼으며..

제대를 하고 복학을 했을 무렵에는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어..

학교 홈페이지에 그런 내 인생에 있어서 사적인 이야기들을 공개적으로 연재하게 되었고..

회사에 입사해서는 회의에 관한 일기라 할 수 있는 회의록을 작성하며 살았고..

영화를 보고 감상문을 쓰고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면서 생활하는 지금까지..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쓸 뿐..

오래전 그랬던 것처럼 나만이 볼 수 있는 그런 글쓰기는 이제 없어져버린 거로구나라고..

그렇게 내 인생의 얼마간의 추억은 일기쓰기를 중단함과 함께 송두리째 없어져 버리고 말았다는 아쉬움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였을까..

이 책을 보는 동안 난 그런 아쉬움의 탄성을 여러번 내질러야했다..

 

저자인 샌디 그레이슨은 그런 일기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 일기가 단순히 개인적인 사생활의 기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제목 그대로 '힐링 다이어리' 즉 일기쓰기를 통한 상처받은 마음의 치유를 위한 글쓰기이다..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이다..

대표적으로 종교에 의지함이 있을것이고..

사색이나 운동, 명상, 심리치료, 대화에서 부터..

술, 담배, 마약에의 의지 등 해로운 것까지..

 

어린시절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샌디라는 저자의 불우했던 가족사에 관한 부침의 기록이고..

또 그런 불행했던 과거를 일기쓰기를 통해 슬기롭게 극복해낸 저자가 권해주는 체험 삶의 현장이다..

실제로도 저널루션 워크숍을 통한 강의로 많은 이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내가 해보니 정말 좋더라 그래서 당신들도 해보길 바란다는 일종의 덕업상권의 발로라고 할 수 있겠다..

 

가장 처음으로 언급하고 있는것은 일기 쓰기에 관한 가장 기본적인 사항들이다..

어떤 일기장에 어떤 필기도구를 가지고 어떤 시간에 어느 장소에서 어떤 방식으로 쓸 것인가 등등..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단 한문장으로 압축해서 말할 수 있겠다..


'지금 당장 아무데나 쓰라!!'

 

필자가 가계부를 처음 썼을때의 상황이 떠올랐다..

정말 열심히 써야지 하는 마음에 일부러 만원이 넘는 고급 가계부를 샀었다..

그리고는 형형색색의 볼펜으로 앙증맞은 스티커를 붙여가며 한동안 열심히 가계부를 썼다..

상상해보라..

30대 중반의 노총각이 집구석에 혼자 쪼그리고 앉아 그렇게 가계부를 꾸미는 모습을..

하지만 항상 계산을 해야한다는 압박으로 그 가계부 쓰기는 오래가지 못했고 인터넷으로 자동 가계부를 쓰는것이 훨씬 유용하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

 

일기 쓰기도 위와 같지 않을까 싶다..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잘 쓰고 예쁘게 꾸미는게 중요한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실천해서 꾸준히 쓰는게 중요한것 같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그 후의 이야기들은 저자의 사적인 일기 쓰기를 통해서 깨우쳤던 사항들과 주변인들이 일기 쓰기를 통해 변화를 느꼈던 사항에 대한 기록들로 채워져 있다..

 

특히 샌디가 아버지를 용서하고 이해하게 되며 다시 재회하게 되는 일련의 스토리는 무척 감동으로 다가왔다..

 

자신을 버렸던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참지못해..

샌디는 일기장에 이렇게 분노를 표출했다..

 


'....

 

특히 당신과 연결해서는 더더욱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당신은 제게 생명을 준 정자에 불과합니다. 그뿐입니다.

 

....

 

저는 당신 없이도 아주 잘 살고 있습니다.

 

당신은 제게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당신 때문에 저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덕택에 결혼식 날 홀로 통로를 걸어가게 될 겁니다.

 

살아남기 위해 여태껏 홀로 삶을 헤쳐왔듯이 말입니다.

 

....'

 

(p.75)

 

 

 

이렇게 샌디는 속에 꽉 막혀 있던 고통과 분노를 종이 위에 쏟아놓으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한다..

 

필자또한 여러 단체에서 어린 여동생들의 고민상담을 자주 해줬던 경험이 있다..

주로 이성상담이었는데..

내가 그녀들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준 것은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답답한 자신의 이야기들을 들어주는 대상이 있었다는 사실이 그들에겐 큰 도움이 되었고 또 그로인해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것 같았다..

 

이와 같은 효과를 단순히 일기 쓰기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니 꽤 괜찮지 않은가..

 

 

다시 책속으로 돌아와서..

 

샌디는 그 분노에 찬 일기를 쓴 7년후..

일기장을 펴들었던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용서에 관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아버지를 용서하는 편지를 보낼까 말까하던 망설임의 순간에도..

일기를 통하여 새삼 그런 용기를 얻게 되었고..

그리하여 20년간 자신을 억누르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 후 샌디는 직접 아버지를 만나게 되었고 현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것으로 전해짐..)

 

 

이 책 중간 중간에 있는 '이런 방법은 어떨까'란 코너는 실제로 일기 쓰기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글을 쓰는데 참으로 유용한 팁같다..

종이를 펼쳐들고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까 막막한 순간..

그 첫 시작을 풀어나가는 방식을 여러가지 형식으로 잘 설명해주는것 같다..

 

예를 들면..

나는 생각한다 무엇무엇을 이라는 방식에서 부터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적어나가는 방식 등등..

 

 

나도 지금 당장 그걸 실천해 볼까..

독후감을 쓰고 있는 지금..

틀어놓은 TV에는 참으로 오랜만에 트윈폴리오(김세환&윤형주) 두 분이 나와서 다정하게 통기카를 치며 추억의 노래들을 들려주고 있다..

그 노래들을 듣고있는 나이가 지긋하신 아줌마 아저씨 관객들의 만면에는 흐뭇한 미소가 가득하다..

나의 입가에도 빙그레 웃음이 지어진다..

 

난 그런것들이 좋다..

 


채널을 옮기니..

모 은행 켐페인 광고에서는 불우소년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지도하는 정명훈씨의 열정적인 모습이 비추어진다..

 

'브룸 브룸'

 

그들과 나란히 얼싸안고 기뻐하는 대 지휘자의 모습..

 

난 그런것들도 좋다..

 

 

 

전반적으로 실용적이면서도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데 좋은 시간을 마련해줄 수 있는 좋았던 책이라 평하며 마무리 짓고자 한다..

 

 

흐뭇하게 되돌아보는 개인의 역사..

 

그 역사를 다시 써내려가기엔..

지금 당장이라도 늦은것은 아닐 것이다..

 

 

 

 


내 안에 그토록 깊이 뿌리내린 상처에서

 

흐르는 것은 잉크뿐이지만

 

잉크가 아는 것을 알아내고 싶다.

 

그래서 끊임없이 쓴다.

 


- 30년 이상 일기를 쓰고 있다는 쉰다섯 살의 데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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