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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바다 -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꿈꿔왔던 것에 가까이 가본 적이 있나요?'
제 12회 문학동네 작가상 수상작..
독자들 개개인의 호불호가 극명하다 보여지는..
문학동네 소설이지만..
이번 수상작은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필자는 글쓰는걸 좋아하고..
항상 글을 잘 쓰는 이들을 동경하지만..
이래저래 글을 가지고 장난질을 치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건가..
과연 이렇게 '소설' 이라는걸 쓰는 이들의 일상이나 삶은 어떠한지..
그러한것에 관심을 가지게되는 요즘이다..
바로 11년전 같은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조경란 작가의 인터뷰를 보면..
(항상 머리아프고 복잡한 책 말미의 '작품해설'들에 비해..
이런 후기마저도 따스했던 소설은 참 오랜만인듯 하다..)
82년생으로 올해 스물여섯인 정한아씨를 10년전 열여섯 소녀일때 만난적이 있단다..
IMF 이후에 책이 정말 더럽게도 안 팔리던 시절..
신경숙, 은희경 등 당대에 내노라하던 젊은 작가들이 모여서 사인회를 했더랬는데..
특정 작가에만 사인을 받아가는게 미안했던지..
거기 모인 작가들의 책을 한 권씩 다 사고..
츄파춥스 한 묶음을 선물로 건네주었던 열여섯 소녀..
사인을 해주며..
'이름이 뭐예요..??'
'정한아요..'
'어머, 이름이 참 예쁘네요..'
그 소녀가..
책만 들고 몇달간 방구석에서 칩거를 하고..
이집트, 러시아, 아프리카, 킬리만자로를 여행하고..
이집트에선 요가에 심취해 귀국해서 요가 자격증을 따고..
어느 시골에서..
새벽마다 조깅을 하고..
글이 잘써지면 뛰쳐나와 디스코도 추며..
썼다던 첫번째 장편소설..
비록..
고모의 일곱통의 편지..
그 아름다운 글들에 비해..
주인공의 에피소드들은 의도적이었다곤 하지만..
별로 잘 쓴 소설로서는 크게 와닿지 않은건 사실이지만..
난..
다시 태어나면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나가고싶고..
에베레스트에 오르고..
브래드 피트와 사귀고 싶다는..
이 어린 아가씨의 다음 소설이 살짝 기대가 된다..
당선 이유도 참 간단했다..
그래도 이 소설은 따뜻하자나요..
라고..
조경란씨의 말처럼..
만약 당신이 위로받고 싶고, 생에 아직 희망이란게 남아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을때..
다시 펼쳐보고 싶은 책..
'언제든지 명령이 떨어지면 저는 이곳으로 완전히 정착할 준비를 시작해야 되요.
그때가 되면 더이상 편지는 쓰지 못할 거예요.
지구와 달을 오가는 우체부는 없으니까요.
만약에 그런 날이 오더라도 엄마, 제가 있는 곳을 회색빛의 우울한 모래더미 어디쯤으로 떠올리진 말아주세요.
생각하면 엄마의 마음이 즐거워지는 곳으로, 아, 그래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달의 바닷가에 제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마음을 정하고 밤하늘의 저 먼 데를 쳐다보면 아름답고 둥근 행성 한구석에서 엄마의 딸이 반짝, 하고 빛나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때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죠.
진짜 이야기는 긍정적으로 시작된다고, 언제나 엄마가 말씀해주셨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