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더하기 삶 - 한국의 건축가 13인이 말하는 사람을 닮은 집
김인철 외 지음, 박성진 엮음 / MY(흐름출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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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개발의 붐이 일었던 1980년대와 90년대는 아파트가 우리 주택문화를 대변해 주었다. 아파트는 삶의 처소이면서 투자(또는 투기) 상품이기도 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서면서 주5일제 문화와 웰빙, 친환경 등의 키워드가 대두되면서 주택문화도 서서히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서점에서 보아도 전원주택이라든가 친환경 원예 등 주택 가꾸기와 관련된 책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도 그런 느낌이 든다. 제목만 보아도 푸른 달빛이 흐르는 집,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집, 일이 왠지 즐거워지는 집, 게으름이 살아숨쉬는 집 등 정말 말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집에 대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책의 100% 올컬러 화보집 형태를 띄고 있다. 건축가 13인이 각각 설계했던 집을 소개하며 자신만의 건축 철학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소개하는 집마다 하나같이 특색있는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그저 집이라면 칸막이같은 아파트의 어느 한부분을 차지하는 공간 정도로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예쁜 디자인의 2층 내지는 3층 정도의 자그마한 집은 엄청난 감동으로 다가온다.


아마도 이 책을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때 읽었다면 나의 꿈이 건축가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가족간의 공간과 함께 비즈니스 장소로서도 최적의 공간을 갖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 수고 있을 것 같다. 또는 이제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은퇴 이후 자녀도 독립하고 부부끼리 살아가는 노년층이라면 남은 생애를 살다 갈 마지막 장소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이 책은 다양한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준다. 단지 예쁜 디자인의 집을 보고 싶은 사람, 또는 건축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나 관련 종사자에게 1차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그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책에 나오는 사진들을 보며 조금은 먼 미래의 우리 삶의 어느 부분을 기대하고 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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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3.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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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의 서평단을 하면서 지난 11월호부터 매달 월간 샘터를 받아보고 있다. 내가 서평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쓰는 말이 아니라 매번 읽다보면 정말 샘터에는 정보와 지혜가 넘쳐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특히 독자들과의 온오프라인 대화를 통해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또 직접 독자들이 쓴 글을 수록함으로써 한권의 월간지가 만들어진다는 점이 새롭고도 독특하다.



이번달은 '돌아가고 싶은 순간들'이라는 제목으로 특집기사를 구성하였다. 이번 호를 처음 받아보고 후루룩 책을 넘기다가 눈에 띄인 그림 하나가 바로 보물섬 커버사진이다. 송년특집으로 '그 시절 유행품'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는데 1990년대, 1980년대, 1970년대로 나누어 유행했던 문화상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나는 1972년생으로 80년대의 추억이 많은 관계로 기사에서 1980년대 유행품이라고 언급한 보물섬, 마이마이, 호돌이 마스코트에 눈길이 갔다. 물론 고르라면야 더 있을 법도 하지만 이 세가지 역시 80년대를 대표하는 상품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보물섬은 만화가 너무 많다고 부모님이 권유하지는 않으셨고 ≪월간 새벗≫을 구독하여 보게끔 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친구들한테 빌려 보고 은행이나 공공시설에서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가끔 읽었던 보물섬에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지금도 가끔은 'Be The Reds' 심벌이 찍힌 티셔츠나 물건들이 눈에 띄이는 것처럼 80년대 당시 여기저기에서 호돌이 마크가 남발되었던 기억도 난다. 공책이나 연필 같은 학용품에서부터 아이들 가방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흔히 쓰는 많은 상품에서 호돌에 마크를 접할 수 있었다. 1983년 캐릭터 공모사업에서 진돗개와 토끼와 경쟁하다가 채택되었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언젠가 생각해보니 지금 90년대 초 태어난 대학생들은 역사책에서나 봤을 법한 88올림픽이 되어 버렸다.



지난달에는 눈에 띄이지 않던 칼럼도 눈에 띄인다. '축구 수집가의 보물창고'라는 제목의 시리즈 칼럼인데 ≪22억 원짜리 축구공≫의 저자인 이재형님의 칼럼이다. 지난달치를 살펴보니 1970년에 제작된 ≪축구의 노래≫ 음반 수집에 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었고, 이번달은 일제시대에 축구공을 통신판매했다는 전단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 우편수집에 관심이 많아 한권 두권 늘어나는 우편수집앨범을 보며 기쁨을 느낀 적이 있었는데 그 버릇이 이어져서 그런지 지금도 물론 우표수집에도 관심을 갖고 있지만 여러가지 나의 과거를 알 수 있는 것들은 보관해 두려고 하는 편이다. 이분이 쓰신 책도 일간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지막으로 샘터 게시판을 열어본다. 2014년 샘터상 작품 공모를 제목으로 하여 함께 차월호 특집기사  안내도 되어 있다. 언젠가 나도 월간 샘터에 글을 기고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원고를 보내거나 퀴즈에 응모하면 펜션 이용권도 주고 비타민도 주고 상품권도 주는 다양한 이벤트들이 샘터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권 값 2500원으로 누릴 수 있는 최대의 호사를 월간 샘터를 통해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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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영화관 - 그들은 어떻게 영화에서 경제를 읽어내는가
박병률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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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영화전문가도 아니고 경제학자도 아니다. 하지만 경제학자보다 영화를 조금 더 많이 알고 영화전문가보다는 경제를 좀더 알기 때문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책을 쓰게 된 더 구체적인 동기는 경제전문기자인 저자가 영화를 보다 문득 '어? 저건 경제학에 나오는 이야기인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경제라는 '냉철한 머리'에 영화라는 '뜨거운 가슴'을 담은 이 책을 완성하게 되었다.



인터넷 서점에서 목차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일단 이 책에서 어떤 영화들을 소개하고 있는지 정리해 본다. ≪레터스 투 줄리엣, 라푼젤타이타닉부러진 화살시라노 연애조작단범죄와의 전쟁≫, 별을 쫓는 아이블랙 스완내 이름은 칸퍼펙트 게임만추은교의뢰인페이스메이커마당을 나온 암탉완득이푸른 소금아티스트인사이드 잡월스트리트헤어드레서광해, 왕이 된 남자화차제인 에어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도가니대부방가? 방가!내 아내의 모든 것세 얼간이이프 온리세상의 모든 계절호우시절코파카바나남극일기 등 총 35편이다. 전체 다섯 가지 주제로 일곱 편의 영화가 묶여져 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그다지 볼 기회가 없다보니 책에서 소개하는 영화의 거의 대부분은 생소하거나 못본 영화들이다. 평소 책을 좀 읽는다고 하지만 도가니완득이은교≫ 등 소설 원작의 영화도 못본 것이 많다는 점에 부끄럽게 생각한다. 약 3년 전부터 책을 읽으면 블로그에 리뷰를 하려고 노력중이지만 소설을 읽기 시작한건 1년 밖에 되지 않았다고 위안해 본다.


본 영화가 불과 서너개에 불과하지만 영화에 대한 지식과 함께 영화속에 숨겨진 경제학 코드를 읽어낼 수 있다는 독특함에 끌려 이 책을 숨가쁘게 읽게 되었다. 처음 소개되는 영화는 ≪레터스 투 줄리엣으로 이 영화에서는 '첫사랑'이라는 키워드를 도출해 낸다. 첫사랑이 애절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첫사랑이 두번째 사랑, 세번째 사랑에 비해 애절한 이유를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으로 설명한다. 한계효용체감이란 예를 들어 처음 먹었던 사과의 효용이 10이라면 두번째 먹은 사과의 효용은 5로 떨어지는 현상, 즉 첫번째 경험한 효용보다 두번째 이후의 효용이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바로 최초가 주는 효용을 첫사랑에서 경험했기 때문에 그 이후의 사랑에 비해 감정적인 효용이 훨씬 높다는 설명인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사랑이란 것이 합리성을 강조하는 표준경제학으로 설명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만약 세상의 사랑을 모두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으로 설명한다면 결혼한 모든 사람은 이혼해야 할 것이다. 저자도 이점을 언급하면서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비합리적인 인간의 모습 또한 일상 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언급한다.


≪타이타닉≫에서는 가격차별을 설명하면서 '따뜻한 자본주의'를 언급한다. 가격차별은 효율적이지만 악의적인 가격차별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화 ≪타이타닉≫에서는 배가 침몰해 가는 과정에 1등실 승객을 우선 구명선에 태워 보내면서 3등실 승객들은 갑판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문을 걸어잠근다. 사람을 생각하는 경제학에 대해서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만약 어떤 제약회사가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하고 가격을 10달러로 정했으나 말라리아 환자가 급증하는 여름에는 100달러로 올렸다면 결국 피해를 보는 사람은 100달러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서민들이 아니겠는가.


더 나아가 저자는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이야기하면서 자본주의 4.0을 언급한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저술한 1776년부터 미국 대공황이 일어난 1930년까지를 자본주의 1.0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1910년대 들어 자본주의 1.0은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생산량의 급증으로 과잉생산이 이뤄지면서 버블이 형성되었고 빈부격차는 급격히 확대되었다. 대공황은 자본주의의 틀을 바꿔놓았고 자본주의 2.0을 촉발하였다. 자본주의 2.0은 1930년 대공황부터 신자유주의가 등장하는 1970년대 후반까로 케인즈 학파가 득세했던 시기이다. 기축통화였던 파운드가 효력을 상실하였고 1971년 미국 역사 달러를 더 이상 금으로 바꿔줄 수 없다고 선언했다. 1979년에 영국의 대처 수상이 등장했고, 1980년에는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신자유주의의 모습이 드러난다. 밀턴 프리드먼 등 시카고학파가 전면에 나서면서 1980년대부터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까지의 시기를 자본주의 3.0 시대라고 부른다. 개인의 경쟁을 극대화하고 시장의 역할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가 부각된 시기이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에서 간과한 것이 있으니 바로 '인간의 탐욕'이다. 평생을 써도 다 못슬 돈을 모으고도 인간은 또 돈을 찾는다.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애꾸 족제비는 새끼 네마리를 살라기 위해 필연적으로 사냥을 한다. 새끼들을 살리기 위해 젖이 필요한데 젖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먹이를 먹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잎싹이 자신을 포기한다는 내용으로 영화는 끝난다. 


경쟁은 필요하지만, 필요 이상의 탐욕은 내지 않는 것, 즉 자본주의를 유지하되 따뜻한 자본주의를 만들자는 요구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이른바 '함께 사는 자본주의'인 자본주의 4.0이다.  - p.156


공지영 원작의 소설을 영화화한 ≪도가니≫를 설명하는 내용에서는 기득권 집단들의 담합과 함께 그 비리를 폭로하는 내부고발자에 대해서 다룬다. 영화에서는 자애학교의 진실을 외부에 고발하는 강인호 선생이 '내부고발자'이다. 미국은 엔론 과 월드컵의 회계부정 사건이 폭로된 이후 내부고발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베인스-옥슬리법을 만들어 시행중이다. 이 담합과 비리는 사법부로까지 이어진다. 비록 가상의 도시 '무진'시를 배경으로 하지만 결국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상상할 수 밖에 없는 영화에서 법조계의 전관예우 현상은 국민들을 광분하게 만든다.


주로 표준경제학의 이론들이 다뤄지고 있지만 비주류 경제학자들의 주장이나 이론들도 눈에 띄인다. 컨버전스가 유행하는 요즘과 같은 시대에 영화에 관한 지식과 경제 상식을 아울러 접할 수 있는 이런 류의 책들이 더 많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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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나서영 지음 / 젊은작가들의모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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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에 있는 햇빛고아원. 그곳에 다섯 살짜리 주인수라는 아이가 산다. 주인수는 한쪽 다리 발목을 쓰지 못해 목발을 짚고 다니는 장애가 있다. 또래들에게 '다리병신'이라는 조롱을 당하며 매번 구타를 당한다. 이아영이라는 동갑내기 친구는 주인수를 보듬어 준다. 그들만의 비밀기지를 만들었고 그림을 좋아하는 주인수는 그림을 통해 이아영과 소통한다. 주인수는 말한다. 그것이 사랑이었다고.



예쁘장하게 생긴 이아영은 곧 입양을 가게 된다. 주인수는 이아영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싶지만 결국 그러지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사랑을 간직한다. 이아영도 주인수의 고백을 내심 기대했지만 결국 고아원을 떠나게 된다. 입양이 된 후 이아영은 이름을 이나래로 바꾼다. 주인수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장애인들이 모여서 일하는 청소기 부품공장에 취직한다. 3년동안 지옥같은 공장생활한 끝에 서울로 떠난다. 같은 시기에 이아영은 곧 수능을 보게 된다. 이나래는 한국무용을 전공했고 학교에서 김현숙이라는 친구와 친하게 지내며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는다. 김현숙과 이나래는 부산 바닷가에 놀러가기도 했는데 이나래가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해주려다가 오히려 자신이 물이 빠진다. 그때 나서영이라는 또래 화가지망생이 이나래를 구해주지만 이나래는 그가 구해주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김현숙과 이나래는 주인수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고아원에 같이 방문한다. 김현숙은 주인수가 고아원 비밀기지에 남겨놓은 그림을 발견하고 이나래의 첫사랑에 대한 의문점을 갖게 된다. 결국 이나래는 주인수를 만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고 혼수상태에 빠지며 정신을 놓는다. 주인수는 공장에서 나와 서울에서 지내면서 근처 공원에서 그림을 그린다. 그 공원에서 김현숙을 만나고 나서영을 만난다. 이렇게 주인수와 이나래는 연결 고리를 찾았지만 나서영이 주인수 행세를 하며 김현숙과 이나래에게 접근한다.


소설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나래와 주인수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왜 그들이 고아원에 가게 되었는지를 설명해 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나래의 입양모가 가진 비밀이 드러나면서 소설은 막바지로 치닫는다. 주인수와 이나래는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인가. 김현숙과 나서영은 그들의 만남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소설은 이 사실에 대한 결말을 소설이 채 10페이지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터뜨린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잔잔한 충격을 느낄 만한 결말이다. 다만 다섯살 어린 나이에 가진 감정이 20대 후반까지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남아있다는 것이 조금은 의문스럽다. 작중 인물들의 대화문체가 다소 문장체이어서 어색하다는 점도 아쉽다.


나서영 작가의 소설은 이번이 네번째이다. 이게 바로 누와르에서는 사회구조를 비판했고, 알로마노, 달의 여행에서는 꿈을 가진 젊은이의 도전을 이야기했다. 나에게도 너에게도 상처가 될 시간이 지나간다에서는 인생에서 상처라는 것이 얼마나 아픈 추억이 될 수 있는지를 그려주었다. 매번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가지고 독자들을 만나는 나서영 작가는 책을 통한 수입 전부를 기부했고 지금까지 수억원을 사회에 환원했다니 그가 가진 글쓰는 재주 못지 않고 아름다운 마음에 주목하게 되는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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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라디오 키드 -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유쾌한 빈혈토크
김훈종 외 지음, 이크종 그림 / 더난출판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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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라디오 PD 세명이 함께 쓴 책이다. 그들의 어린시절 이야기부터 왜 라디오 PD를 하게 되었는지까지 개인적인 생각이 주로 담겨져 있으며 간혹 경제적인 이슈나 정치적 이야기들을 간접적으로 언급하고 있기도 하다. 전체 여섯 장으로 구성된 책의 1장은 록 윌 네버 다이. 심상치 않은 제목의 본문 몇페이지를 넘기기도 전에 Bon Jovi, Whitesnake, Motley Crue, Judas Priest, Def Leppard, Mr.Big, Led Zeppeline 등 헤비메탈 밴드 이름이 거론된다. 이 헤비메탈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재익 PD. 그의 글에는 자주 음악 이야기가 언급된다. 티파니 공연을 보러 갔다가 신발을 한짝 잃어버린 이야기부터 대학 1학년때 밴드 공연에서 가사를 까먹은 이야기에 웃음을 짓게 된다.



이승훈 PD가 초등학교 시절 문집에 쓴 글을 인용한 대목이 인상적이다. '54세의 나이에다 스트레스까지 쌓이면 화병으로 돌아가실 겁니다'라는 식의 글을 학교 문집에 실었다니 좋아할 선생님은 없겠지만 저자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칭찬'을 받지 못한 초등학생 시절의 아쉬움을 아니라고 생각한다. 글쓰는 것을 좋아하는 저자가 이때 칭찬을 받았으면 지금은 어찌되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많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멘토로서 미래로 가는 길을 ㅂ여주는 역할을 잘 수행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는 생각이 든다. 물론 선생님 뿐만 아닐 것이다. 나 역시 고1 시절에 친척 어른의 단 한마디 말로 꿈을 접었던 사례가 있다.


역시 음악 이야기를 자주 하는 이재익 PD의 글들이 마음에 와닿는다. 미스터 빅 사인회에서 만난 첫사랑과 레드 제플린 음악을 같이 듣던 이야기의 끝은 가슴이 먹먹해진다. 첫사랑을 이루어지지 않는다지만 이런 식으로 결말이 나는 첫사랑은 너무도 가슴 아프다. 좋아하던 OB베어스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1995년에 7차전 마지막 경기 당일 여자친구가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하는 바람에 휴대용 TV를 가지고 극장에 들어갔던 이야기도 배꼽을 잡게 한다. 


삼국지≫를 여러번 읽었다는 김훈종 PD나 은하영웅전설을 두번 읽었다는 이승훈 PD의 책 이야기도 흥미롭다. 특히나 이승훈 PD는 내 인생의 한권의 책으로 은하영웅전설을 꼽았고, 김훈종 PD는 PD는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추천하고 있다. 또한 대학교 학회 활동을 하면서 ≪내 머리로 생각하는 역사 이야기를 통해 유시민의 광팬이 되었다고도 고백한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저자들과 함께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약간 아쉬운 점은 워낙 다양한 주제의 글들이 있다보니 유사한 주제끼리 묶는 것이 힘들었는지 전체 6개 장의 대분류가 그다지 유용해 보이지는 않는다. 차라리 저자별로 세 파트를 묶어서 출간하는 것이 더 괜찮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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