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렁이 족보 샘터어린이문고 47
임고을 글, 이한솔 그림 / 샘터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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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보기에도 징그러운 구렁이일까. 한번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구렁이라고 하는 단어에 비호감이라는 뜻이 내 마음에 내포되어 있었다. 동화를 읽으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구렁이는 독이 없고, 또 쌀을 축내는 쥐를 잡아주기도 했다고 하니 그리 나쁜 동물은 아니었을 듯 싶은데 여전히 구렁이는 비호감이다.


 


10살짜리 어린 아이가 사는 집에 구렁이 한마리가 찾아온다. 멸종 위기의 구렁이가 자신의 족보를 인간의 언어로 남기기 위해 이 어린아이를 선택한 것이다. 아이는 무서워서 어서 떠나라고 했지만 구렁이는 계속 그 집에 머무르면서 아이에게 족보를 써달라고 한다. 아이는 구렁이에게 '스스'라고 이름을 붙여주었고, 드디어 족보 작업에 들어가 구렁이가 말하는 것들을 아이는 기록한다. 인간이 구렁이는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던 오해를 풀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 준다. 그리고 쥐도 새도 모르게 아이의 집을 떠난다. 아이가 가지고 있던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었고 아이는 그 소원대로 학교에서 뜀틀왕이 된다.


두가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하나는 동화를 읽으면 늘 그렇듯이 아이의 관점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재미를 느꼈다. 실제 구렁이가 왔었는지는 사실 중요한 이슈는 아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구렁이와 대화를 나누었고 구렁이가 처한 현실을 공감하게 되었다. 두번째는 구렁이가 멸종 위기를 맞게 된 것은 인간때문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욕심 때문에 자연이 파괴되고 그 자연에서 공존해 가던 동물들이 죽음을 맞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들려준다. 


샘터어린이문고 시리즈의 47번째 출간이다. 매번 받아볼 때마다 동화작가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 어떻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상상력을 발휘할까. 아주 흥미진진한 편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이 충분히 좋아할 만한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은 어떤 아이는 구렁이 스스와 함께 족보 작업을 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구렁이가 변신한 용을 타게 될 지도. 꿈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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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 유어 데스 스토리콜렉터 22
루이즈 보스.마크 에드워즈 지음, 김창규 옮김 / 북로드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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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기억, 화재 사고, 치명적인 바이러스, 어린이 유괴... 흥미진진한 스릴러 소설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재들이 아닐까. 이 책은 이런 소재들로 구성되었다. 북로드의 스토리 콜렉터라는 시리즈로 22번째 출간된 소설이다. 이 시리즈 중에 가장 베스트셀러는 아마도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가 아닐까 싶다. 그 밖에 마리아 마이어의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가 ≪신더≫, ≪스칼렛≫에 이어 다음 작품이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이 소설은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은 케이트 매독스, 폴 윌슨, 존 샘슨 등이 크게 세명으로 압축된다. 그 밖에 케이트의 남편인 버넌이 아들을 찾기 위해 가세하여 서로 추격전을 벌이면서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케이트 칼링이 결혼 전 본명인 케이트 매독스는 영국의 감기연구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스티븐이라는 연구원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 연구소에서 의문의 화재사고가 발생했고 케이트의 연인인 스티븐은 이 사고로 사망한다. 화재사고 이후 미국을 가서 하버드대에서 바이러스를 연구했고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에서 정착했다. 하지만 16년이 지난 지금 그 때의 기억을 떠올려 보려 애써도 전혀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케이트는 버넌 매독스와 결혼을 해 아들 잭을 두었으나 남편과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잭을 데리고 16년만에 영국으로 향한다. 그 곳에서 우연히 스티븐의 형인 폴을 만나게 되었고 그 둘은 연구소의 화재사고에 의문을 품고 배후를 찾기 위해 나선다. 생존해 있는 줄만 알았던 케이트의 룸메이트인 새러마저도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연구소에서 만났던 존 샘슨의 추격을 받으며 살해 위협까지 받는다.

 

한편 케이트의 남편인 버넌은 케이트가 아들을 데리고 영국으로 갔을 것으로 예측하고 영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배후를 찾아갈수록 수수께끼같은 상황이 펼쳐진다. 살인과 유괴 등 추격전을 벌인 끝에 케이트 일행과 존은 맞닥뜨리게 되고 드디어 케이트와 폴이 알고 싶었던 그 비밀들이 개봉된다. 그 과정에 케이트의 아들 잭은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고, 생존 가능시간까지 불과 몇시간이 안남은 상황에 존의 배후에 있던 궁극적인 적을 만나게 된다.

 

물고 물리는 접전 끝에 결말을 향해 가지만 460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을 읽는 내내 한순간도 여유로움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연구소의 화재사고와 스티븐의 죽음을 둘러싼 배후를 찾는 막바지 과정에서 약간의 반전이 서비스로 제공된다. 썩 놀라온 반전은 아니지만 결론에 이르기까지 최대한 스릴을 느끼게 하려는 저자의 노력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흥미롭게도 이 소설은 두 명의 저자가 공동으로 작업되었다. 국내에 번역출간되지는 않았지만 ≪킬링 큐피드≫이라는 이름의 소설을 전자책으로 출간하여 영국 아마존 소설 부문 2위에 올랐고, 두번째로 나온 이 작품은 영국과 미국 모두에서 아마존 전자책 소설 부문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이 책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보아서 후속 작품들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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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일, 지금만큼은 사랑이 전부인 것처럼 - 테오, 180일 간의 사랑의 기록
테오 지음 / 예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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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연애 스토리다. 이별이나 혹은 결혼으로 끝나게 될 연애 스토리는 소설과 영화로도 구현될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는 일상 중의 일상이다. 연애를 해 본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연애는 누군가의 연애와도 차별되는 독특하고 애절한 스토리였다고 기억한다. 살아온 날들을 섞고 서로의 내일을 묶어 꿈같은 동화 한편 써내는 일(p.66)이라고 저자는 사랑에 대해 정의한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차별화된 스토리를 잘 포장해 책으로 펴낸 저자가 부럽게 느껴진다.



책에서는 저자가 경험하고 느꼈던 많은 사랑과 이별의 정의들이 언급된다. 먼저 사랑을 하는 것은 상대방과 함께 언덕을 넘어가는 과정이라는 저자의 표현이 인상적이다. 오르는 길이 힘들고 어려워도 함께 오르는 것이 사랑이다. 언덕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하고 함께 걸어가는 것이 사랑이다.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언덕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하므로 사랑이 시작됩니다. 사랑해야 언덕을 넘고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으니까. 거기 기다리고 있을 두 사람의 미래와 만날 수 있으니까. 손잡고 언덕을 넘는 것입니다. 사랑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 p.25


사랑을 다른 감정과 혼동해서는 안된다. 저자가 말한대로 그저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은 사랑이 아니다. 동정과 예의 같은 감정도 사랑이 아니다. 상대방을 존경하는 마음으로부터 사랑은 시작된다.


사랑을 존경입니다. 존경하는 사람이어야 사랑이 시작됩니다. 그게 아니라면 사랑이 아닙니다. 그저 색깔만 비슷한 유사마음. 이를테면 호기심, 동정, 예의 같은 감정들.  - p.62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연애를 하게 되면 시시한 세상이 특별해진다. 특별한 연인을 만났기 때문에 내 삶도 특별해진다(p.84). 그런 이야기들이 모여 한편의 동화나 소설이 만들어진다. 돌이켜보면 꿈이다. 그 특별한 사랑이 '결혼'이라는 목적지에 도착하려면 수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그 난관 중 대부분은 결혼이 가정간의 결합이라는 생각때문에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이다. 그녀의 부모님이 그들의 만남을 내키지 않아 하신다. 그래서 그녀는 억지로 소개팅을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조언한다. "당신을 '오래' 사랑할게"라고 고백하라고. '영원'이 아닌 '오래' 사랑하는 것이, 오래오래 사랑하며 계속계속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이 현실적이다. 영원히 사랑한다는 말은 그럴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누는 고백이고 약속이다. 연인으로 '공식' 인정을 받게 되면 서로 맞추고 노력하는 방식의 사랑을 하게 된다. 그리고 서로 소유하려 노력하고 또 매일 새로운 약속을 이어간다. 하지만 약속하지 않으므로 약속이 되는 것이 사랑이다(p.176). 


맞추고 노력하는 방식의 사랑은 언젠가 서로에게 서운함이 생길 때 자신의 노력이 계량되어 비교하게 되는 위험이 있어요. 이별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 이외의 다른 상실을 생각하게 되는 거예요. 자기가 선택한 노력이었으면서 사랑이 식으면 모두 상대방을 위한 헌신이었던 것으로 바꿔 기억하는 거예요. 서로를 해칠 수 있는 위험한 실수입니다.  - p.165


목차에서도 느낄 수 있다시피 이들의 결론은 '이별'이다. 책의 중반부부터 예고된 이별이다. 원치 않았던 이별은 '생각하기도 싫은, 죽음 같은 현실(p.145)'이다. 이별이 예정된 가운데 그녀는 180일 간의 사랑을 선물한다. '내가 그녀를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우리 다시 연애하자. 지금부터 6개월 동안 사랑하는 거야. 이별이 취소되는 건 아니지만 지금부터 6개월 동안 더 많이사랑할 거니까. 그동안 이별도 평온하게 일상이 될 수 있을거야. 슬픔이 되지 않을 거야. 어때요. 내 선물 마음에 들어요?"  - p.152


그렇게 그녀를 만나 900일을 연애하고 사랑했다. 그리고 이제 약속된 180일을 지내고 진짜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영원이라면 좋았을 180일의 환절기가 지나고 이제 그녀가 없는 새로운 계절로 들어선다(p.200). 이별 이후 그녀 없이 숨쉬고 살아가는 것이 기적같은 그리움의 생활을 계속된다. 그리고 혼자 인도로 여행을 떠난다. 인도에서 이별을 되새김질한다.


사랑하지 않고는 보낼 수 없으므로 이렇게 여전히 사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별은 사랑의 완성입니다. 나보다 당신을 더 사랑한다는 고백을 나는 이별로 증명한 것입니다. 여행도 이별도 결국은 지나갈 것입니다.  - p.238


꿈을 꾸다 깨어난 느낌이다. 어렴풋한 실루엣이 그려지는 여자와 잠시 마음을 나눈 뒤 현실로 돌아와 어리둥절해 진 느낌이다. 그는 어떻게 살아갈까. 그리고 그녀는 이별을 이겨낼 수 있을까. 연인 사이에서 3년이라면 그리 짧지 않은 시간인데, 가슴앓이가 끝나려면 그보다 더 많은 세월이 걸릴텐데. 하지만 조금은 놀랍게도 이별 후 3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이미 결혼하였고 저자도 그동안 연애를 했다고 한다. 책 속의 감성에 빠져 허우적 거리다가 확실한 반전을 만난 느낌이다. 마지막 내용들은 없느니만 못한 문장들이다. 끝까지 읽은 것을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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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살아가는 힘 -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인생법
문요한 지음 / 더난출판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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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과 미성년자의 차이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책임'을 지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책임을 지는 행동의 전제조건은 그 행동을 자율적으로 했는지의 여부일 것이다. 즉 성인은 자율적으로 행동하여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누구나 성인에 대해 생각할 때 책임감과 자율성을 떠올리지만 저자는 이 '자율성'이라는 단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것을 권유하고 있다. 정말 나는 성인인가? 나는 자율적인 사람인가?



자율이라는 말을 좀더 깊게 생각해 보면 사실 문제는 거짓 자율이나 유사 자율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중에서 거짓 자율보다는 유사 자율이 더 위험하다고 말하는데 그 이유는 유사 자율은 스스로 자기 결정에 의해 나아가고 있고 자이 의지에 의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착각하기 떄문이라고 한다. 결국 유사 자율은 타인의 기대나 영향에 끌려 다니는 삶이므로 자율적인 삶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는 자율적으로 살고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맞서야 할 것은 거짓이 아니라 사이비다. 진실인 척하는 것들이다. 거짓은 눈에 잘 보이지만 사이비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은 짝퉁임에도 진품이라고 믿는 것처럼 우리는 지금의 인생이 진짜인지를 물어야 한다. 나는 자기 인생을 살고 있는가?  - p.39


성인이 되어서도 자율적이지 못한 생활을 하는 성인들이 많고, 우리나라에 특히 더 많다고 한다. 즉 내가 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없거나, 책임질 수 있는 행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더라는 것이다. 저자는 그 원인을 과잉양육(p.42)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지나친 양육이 자녀들의 책임감의 발달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많은 학생들이 과도한 사교육에 시달리면서 공부는 힘든 것이고 시키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p.49)에 빠지게 된다.

 

누군가의 의견을 나의 의견을 착각하는 현상에 대해서 경고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아이가 몸이 아픈 상황에서 치료를 하고 다른 친구들에게 전염이 되지 않게 하게 위해서 결석을 하는게 맞는지, 아니면 그래도 출석을 하는게 맞는지의 상황에 대한 고민을 저자의 경험을 빌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몸이 아파도 출석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은 과연 저자 본인의 생각인지 아니면 부모님으로부터 전수된 생각인지를 고민했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정보나 지식 또는 경험을 나의 것으로 착각하는 현상은 자율적인 생활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면 동의할 수 밖에 없는 사례였다.

 

사고와 믿음도 그렇다. 어릴 때부터 가져왔던 생각과 믿음이 익숙하기 때문에 이를 놓아버리지 못한다. 익숙한 것에서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익숙한 것에서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율적으로 살아가려면 자신의 기계적 믿음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 있었야 한다.  - p.106


책을 읽는 내내 저자가 던지는 '자율'이라는 화두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한평생을 사는 동안 사람은 전부 자기 인생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가 된다. 자기 인생에 대해 주인의식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주장이 아닌 나 스스로 살아가는 힘을 발휘하여 자율적으로 살아가는 인간. 이 책에서 던지는 인간의 최종 모습이 아닐까 싶다. 완성된 인간은 없다. 완성되어가는 인간만이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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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다는 게 중요하다 - 궁극적 암 치료는 항암보다 영양요법!
필립 빈젤 지음, 김정우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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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병원이나 의사들의 치료방식에 불신을 바탕으로 한 저자들의 책을 몇권 읽은 바 있다. 그 책들에 따르면 특히 항암치료와 관련하여 거부감이 심했는데 곤도 마코토의 책들이 대표적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기성 의료시스템에 대해서는 곤도 마코토와 유사한 노선을 취하고 있다. 즉 지금까지 병원에서 해왔던 항암치료는 오히려 죽음을 재촉하는 행위일 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이 다른 책들과의 차이점이라면 비타민 B17이 암세포를 파괴하는 기능이 있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비타민 B17의 학명은 아미그달린이며 레이어트릴이라고도 불린다. 저자는 이 비타민 B17(이하 레이어트릴, 책에서는 비타민 B17이라는 표현보다 레이어트릴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쓰고 있음)의 놀라운 능력에 대해 14장에 걸쳐서 핵심적인 사례들과 함께 설명해 주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에는 이 책의 서문을 쓴 에드워드 그리핀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즉 에드워드 그리핀이 제작한 단편영화인 <암 없는 세상>을 보고 나서 레이어트릴의 실체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고 전문가의 조언과 공동연구를 통해 암치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하지만 미국의 많은 주에서 레이어트릴의 처방을 금지하거나 또는 항암치료를 강요함으로써 환자들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저자는 생각하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법정 증언 등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널리 알리고자 노력했다.


물론 레이어트릴이 암을 확신히 치료할 수 있는 기적의 약이라고 설명하지는 않는다. 영양요법의 일부이며 신체의 방어체계가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중요한 영양성분을 투여하는 치료방법으로 항암치료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9장의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에서 레이어트릴이 암을 치료하는 특효약이라고 왜곡보도된 사례들도 소개된다. 사실 저자는 의학계의 주류가 아니기때문에 받았던 언론의 무시나 공격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는 생각하지만 저자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경험이었을 것이라 추측된다.


기존의 건강 상식 도서와는 다르게 이 책에서는 언론과의 분쟁 사례와 함께 법정 공방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다뤄지고 있다. 특히나 FDA 및 오하이오주 의료위원회와의 공방은 다소 흥미진진하게 소개되고 있다. 비주류에게 어쩔 수 없이 주어진 현실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항암치료를 위해 주장하는 치료법은 영양요법이다. 사실 이 책의 아쉬운 점은 저자가 그토록 주장하는 영양요법의 근거와 처방 등 구체적인 방법론이 제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2장과 11장에서 영양요법에 대해 소개되고 있지만 의학지식이 없는 나로서도 이 정도의 내용이 영양요법의 전부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일단 저자가 주장하는 영양요법의 목표(p.127)는 다음과 같다.


1. 인체가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공급함으로써 방어체계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것

2. 방어체계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영양요법이 지향하는 바는 이 두가지 사항으로 대략 짐작은 할 수 있다. 기존의 치료방법이 아닌 기존의 식이요법에 영양성분을 조사하여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한 사례가 아닐까 짐작된다. 전체 영양프로그램은 비타민과 효소, 니트릴로사이드, 식사요법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특히 니트릴로사이드를 환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저자는 레이어트릴을 사용한다고 소개한다. 트림신과 키모트립신 효소가 암에 대항하는 인체의 제 1방어선의 역할을 한다면 니트릴로사이드는 제2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p.31). 니트릴로사이드가 들어있는 음식물은 많이 있지만 니트릴로사이드를 집약적으로 투여할 수 있는 방법은 레이어트릴이 가장 효과적(p.131)이라고 주장한다. 의학적인 지식이 없어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은 검증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환자에게 종양이 발견되면 의사는 종양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고민한다. 환자가 방사선이나 항암치료를 받고 나면 의사는 종양이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한다. 아무도 환자의 상태가 어떤지는 확인하지 않는다.  - p.177


12장에서는 저자의 처방으로 건강한 삶을 회복한 21명의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으며, 14장에서는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하며 증상이 아닌 원인을 고치라고 주문한다. 즉 암치료는 종양을 없애거나 줄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건강한 삶을 회복하는 것이 최대 목표여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에 대해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지식을 접하게 되었다는 점이서 책을 읽는 내내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저자의 치료법이 좀더 알려져서 주류의학계와의 논쟁을 통해 진위를 파악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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