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를 부르는 그림 Culture & Art 1
안현신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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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스를 부르는 그림 │ 안현신 │ 눈과마음 │2010.01 



‘키스’를 다룬 그림 중 가장 많은 이들이 떠올리는 작품은 아마도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가 아닐까 싶다. 클림트의 유명세와 함께 황금빛 옷으로 감싸안은 연인의 모습이 그만큼 강렬하고 화려하며 관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클림트의 『키스』 외에도 ‘키스’를 주제로 그려진 그림들은 셀 수 없이 많다. 키스씬만이 연이어 스크린에 비춰지던 영화 『시네마 천국』의 감동적인 엔딩씬처럼 키스하는 그림들만 함께 모아본다면 어떨까. 뭔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이런 이런 생각으로 바탕으로 출간된 책이 'Culture & Art Series'의 첫 번째 책인 안현신의 『키스를 부르는 그림』(2010,눈과마음)이다.

명화 속에 표현된 키스를 이책은 크게 즐거운 입맞춤, 비극의 입맞춤, 유혹과 관능의 입맞춤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1장 즐거운 입맞춤에서는 사랑하는 연인들의 키스, 행복에 겨운 감격의 키스, 무한한 모성의 키스 등이 등장한다. 환상적인 색채로 표현된 샤갈의 그림 속 연인들의 입맞춤은 보는 이들까지 행복하게 만들고, 키스를 통해 온전히 하나가 되는 브랑쿠시의 조각들은 단순함 속에 연인에 대한 깊은 열망을 보여준다. 아기에게 키스하는 엄마를 그린 여류화가 메리 카사트의 그림들은 진한 모성애를 나타냄과 동시에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기존의 남성화가와 차별된다. 서로를 위로하는 사창가 여인들의 입맞춤을 그린 툴루즈 로크레크의 그림은 쾌락보다는 연민과 애잔함이 느껴진다.

2장 비극의 입맞춤에서 키스는 배신과 죽음이라는 의외의 기호로 사용된다. 지오토의 그림 속에서 유다는 자신이 팔아넘긴 예수를 지목하는 방법으로 키스를 선택하고, 뭉크의 그림 속 연인들은 불안과 고통을 떨치기 위해 격렬한 입맞춤을 한다. 르네 마그르트는 얼굴을 완전히 가린 채 키스하는 연인들의 그림을 통해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실존 인물인 파올로와 프란체스카의 매혹적이고도 치명적인 사랑이야기는 여러 화가들의 다양한 시선으로 재해석되어 그려져 서로 비교해가며 보는 재미까지 주었다. 뒤늦게 재평가되고 있는, 로댕의 제자이자 연인이었던 까미유 클로델의 조각 또한 인상적이었는데, 곧 쓰러질 듯한 여자와 그녀를 받쳐든 남자의 조각 『샤쿤탈라』는 그녀의 불운했던 실제 삶과 겹쳐져 더욱 아련하게 다가왔다.

3장 유혹과 관능의 입맞춤은 욕망과 에로티시즘의 방법으로 표현된 키스를 살펴본다. 자신이 만든 조각상과 깊은 사랑에 빠진 피그말리온의 애절한 키스는 이오를 겁탈하는 바람둥이 제우스나 상대를 죽여서라도 소유하려는 광기어린 살로메의 키스와는 질적으로 다르지만 어떤 대상에 대한 욕망의 표현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진다. 클림트의 대표작 『키스』에서 키스는 에로티시즘의 정점으로 낭만적인 관능적인 순간을 보여주는 반면 피카소나 실레의 그림 속 키스는 괴기스럽거나 우스꽝스럽게 표현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연인들의 아슬아슬한 키스를 포착해 화폭에 옮긴 프라고나르의 그림들은 저자가 풀어내는 이야기를 따라 눈길을 옮기다 보면 그속에 숨어있던 이야기과 마주하게 되는데 누군가의 연애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재미있었다.

각 단락의 말미에는 ‘가상의 작업일지’라는 작은 꼭지가 있어 그림을 읽는 또다른 재미를 전해준다. ‘그 작품을 그린 작가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마음으로 이런 그림을 그렸을 것인가를 상상해보는 과정에서 태어난’ 코너로 ‘작가 자신의 일기나 다른 사람이 쓴 자료들을 참조’하고 거기에 저자의 상상을 더해 씌여진 글들로 꾸려져 있다. 그 내용이 비록 허구이긴 하지만 행복에 겨운 생일날을 보낸 샤갈이나 불안에 떤 꿈을 꾼 뭉크 등 작품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이었다. 또한 그림의 모티브를 제공한 만화 원작자에게 보내는 리히텐슈타인의 가상의 편지를 통해 그림을 보며 품었던 의문들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었다. 

『키스를 부르는 그림』은 ‘키스’라는 공통된 소재를 다룬 다양한 작품들을 한번에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책이다. 저자는 그림은 물론 조각, 일러스트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른 작품들을 통해 다양한 의미로 변주되는 키스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것이 만들어진 시대와 그것을 바라보는 작가의 가치관에 따라 낭만적이고 에로틱한 사랑의 행위를 상징하는 키스는 때론 배신이나 불안을, 또는 감출 수 없는 욕망을 나타내는 기호로 사용되기도 한다. 키스를 다룬 여러 작품들을 보는 것도 좋았지만, 키스라는 하나의 행위가 연출자의 시선에 의해 완전히 다른 의미를 내포할 수도 있다는 것의 발견 또한 흥미로웠다.

그러한 그림 이야기들을 설명하는 저자의 글은 일단 쉽다. 미술에 대한 지식이 없더라도 별다른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종종 끝없이 이어지는 만연체의 문장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무리는 없다. 게다가 재미있다. 조곤조곤 들려주는 그녀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그림 속에 숨어있던 상징과 이야기가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그림을 읽어내는 재미랄까. 그외 그림의 모티브가 된 문학 작품이나 성경 속 이야기, 시대적 상황이나 화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 다양한 각도로 그림에 접근한다. 더불어 샤갈이나 뭉크, 클림트, 피카소 같은 유명화가 뿐만 아니라 로세티나 본도네, 브랑쿠시처럼 전에는 몰랐던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반가웠다.

사랑은 인간의 영원한 주제이고, 키스는 그것을 표현하는 또다른 테마다. 키스라는 매혹적인 키워드로 살펴본 명화 이야기라는 것만으로도 『키스를 부르는 그림』은 독자의 눈길을 자극한다. 그리고 다양한 시대와 작품들을 아우르며 제시하는 풍부한 볼거리와 읽을거리, 그것을 들려주는 저자의 친절하고도 맛깔스런 설명은 그런 독자의 기대에 부응한다. 우연히 만났으나 생각보다 훨씬 즐거웠던 책이었다. 다음 시리즈가 은근히 궁금해질 만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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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벌써 친구가 됐어요 - 한지민의 필리핀 도네이션 북
한지민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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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벌써 친구가 됐어요 : 한지민의 필리핀 도네이션북 │ 한지민 │ 북로그컴퍼니 │ 2009.08 


‘쌀집 아저씨’ 김영희 PD의 복귀작으로 주목을 받았던 「일밤」이 야심차게 준비한 코너인 ‘단비(단 하나의 비밀)’가 지난해 아프리카 우물 프로젝트로 그 시작을 알렸다. 아프리카 잠비아의 시골 마을에 우물을 만들어주기 위해 직접 아프리카까지 날아가 현지 상황을 살피고 주민들을 만나고 직접 우물의 일부를 파는 노동을 하고 비가 새는 불편한 잠자리로 밤을 보내는 과정이 그대로 보여졌다. 보기만 해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았다. 그럼에도 그 상황을 즐길 줄 아는 여유와 사람들을 위하는 마음과 우물이 성공하길 기도하는 진심이 느껴졌다. 절반의 확률을 이기고 마침내 우물에서 물이 뿜어져 나올 때 가슴 뿌듯한 안도의 눈물이 나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이책을 읽게 된 건 솔직히 그곳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함께 기쁨을 나누던 한지민의 모습 때문이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로 아이들과 스스럼없이 함께 어울리던 그녀의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더불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그녀의 적극적인 나눔 동참이 호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가장 결정적인 건 이책이 인기에 편승한 연예인들의 소소한 일상을 늘어놓은 에세이가 아니라 필리핀의 오지 마을 알라원에서 보낸 4박 5일 간의 자원봉사 체험을 바탕으로 쓴 ‘도네이션북’이라는 것이었다. 즉, 이책의 인쇄 수익은 전부 기부된다. 나눔을 통해 만들어진 책으로 또다른 나눔을 한다는 것 사실만으로도 참 착한 책이다. 



한지민과 방송작가 노희경을 포함 아홉 명으로 구성된 서포터즈가 갈 곳인 알라원은 필리핀에서도 오지 마을에 속한다. 마을까지 차가 들어가지 않아 밀림을 헤치며 다섯 시간 이상을 걸어 들어가야 하는 형편이니 전기는 꿈도 못 꾼다. 먹고 살기에도 힘든 형편이라 아이들 교육에 관심을 기울일 여력조차 없다. 그곳 아이들을 위해 국제 NGO기구인 JTS(Join Together Society)가 주민들을 설득해 학교를 짓기 시작했고 그 먼 길을 걸어 자재를 운반한 결과 알라원 스쿨이 완성됐다. 이번에 도착한 알라원 서포터즈는 그곳에서 알라원 스쿨의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에게 나눔 봉사를 했고 이책은 그것에 대한 기록이다.

작고 얇은 책은 짤막한 글과 절반 이상의 사진으로 채워져 있다. 때론 가난한 글과 사진이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해줄 때가 있다. 이책이 그랬다. 알라원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어 열심히 가르치는 한지민의 모습과 호기심 가득한 눈동자로 그녀를 쳐다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다. 사진들과 함께 작은 가르침에 하루하루 변해가는 아이들에 대한 흐뭇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이들이 전해주는 감동을 통해 나눔과 봉사에 대한 생각들이 그 사이를 채운다. 기교없이 짧고 단순한 글이지만 그 순박한 글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책을 다 읽고 다시 표지를 보니 아래에 ‘글ㆍ그림 한지민’이라고 되어 있다. 도대체 어디에 그림이? 하며 다시 책을 찬찬히 찾아보니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색연필 삽화를 말한 모양이다. ‘그림’이라고 말하기엔 다소 민망한 수준이지만 뭐, 귀엽게 봐줄만은 했다. 흐흐,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기부나 나눔, 봉사 등 좋은 일에 앞장서서 돕는 연예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조용히 행하는 나눔도 좋지만, 자신들의 영향력을 좋은 일을 널리 알리고 참여를 유도하는 선한 방향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참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지민이 참여했던 JTS의 필리핀 알라원 나눔 봉사 또한 그런 취지의 일환으로 ‘tvN 월드 스페셜 LOVE’와 함께 했고, 그들의 봉사 모습은 tvN의 채널을 통해 방송되었단다. 그리고 그에 그치지 않고 필리핀 도네이션북인 이책 『우리 벌써 친구가 됐어요』가 출간됐다. 작은 나눔이 만들어낸 기적을 보다 많은 이들이 함께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4박 5일의 짧고도 긴 여정을 마치고 서포터즈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그들의 작은 나눔이 밑거름이 되어 알라원 스쿨에 배움의 싹이 트길 바라본다. 그러기 위해 알라원 스쿨에도 얼른 선생님이 오셔야 할 텐데, 그래서 그 아이들에게도 최소한의 배움의 기회가 주어져야 할 텐데 말이다. 작은 리코더 하나만 가지고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짓는 아이들.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지만 모든 것을 가진 듯한 알라원 아이들의 행복한 미소는 많은 것을 갖고 있음에도 늘 부족하게 느끼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진정한 행복의 조건이란 어쩌면 더 가지는 것이 아니라 더 나누는 것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함께 행복해지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작은 책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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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밝혀졌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엮음 / 민음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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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이 밝혀졌다 │ 조너선 사프란 포어 │ 민음사 │ 2009.03 


한 번 시작한 책은 가급적 끝을 보려고 하는 편이지만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면 어쩔 수 없이 중간에 덮게 된다. 먹기 싫은 음식 먹듯 안 넘어가는 책장을 억지로 훑다보면 글자는 읽었으나 내용은 전혀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몇 번을 고쳐 읽어도 안 될 때는 아직은 때가 아닌가 보다 싶은 생각에 다음을 기약한다. 세상에 읽을 책은 많고 재미있는 책을 읽기에도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물론 그 '재미'라는 것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또한 같은 책이라도 때에 따라 전혀 다르게 다가오는 경우가 있으니 그때 즐겁게 읽어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간혹 책을 덮으면서도 미련이 남는 책이 있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독특하고 실험적인 데뷔작인 『모든 것이 밝혀졌다』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예전에 읽었던 『종이로 만든 사람들』에 이어 내 취향이 실험적인 소설과는 친하기 힘들다는 걸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소설이지만 조너선 사프란 포어에 대한 사람들의 찬사가 이책에 대한 괜한 미련을 남겼다. 또한 작가가 이야기하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고. 그렇게 읽다가 멈추고 다시 펼쳤다가 덮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해가 바뀌었고, '드디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었다. 움베르토 에코의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이후 오랜만에 끝까지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인간 승리의 희열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를 처음 알게 된 건 우리나라에 소개된 그의 첫 책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을 통해서였다. 독특한 제목만큼이나 특이하지만 정말 괜찮다는 리뷰어들의 호평에 귀가 팔랑거려 책을 구입했는데 다른 책들을 먼저 읽느라 내내 책장에서 잠재우고 있었다. 그러다 그의 데뷔작이 출간됐다는 소식을 접했고, 이왕이면 데뷔작부터 차근차근 읽어보자는 마음에 이책을 먼저 펼쳤다. 결과적으로는 그리 현명한 선택은 아니었다. 거의 일 년에 걸쳐 힘들게 읽다보니 그의 다른 소설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얼마전에 단편 소설도 한 편 만났는데, 이책보다는 나았지만 그래도 결론은 그의 상상력과 내 코드는, 슬프게도, 그리 잘 맞지 않다는 거였다.


대학생이었던 조너선은 2차 세계대전 때 우크라이나에서 자신의 할아버지를 구해주었던 한 여성을 찾기 위해 빛바랜 사진 한 장을 들고 우크라이나로 떠났지만 결국 그녀를 찾지 못한 채 돌아와야 했다. 『모든 것이 밝혀졌다』는 작가의 이런 실제 여행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소설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미국인 대학생의 이름은 작가와 같은 '조너선 사프란 포어'이고, 그도 오래된 사진 한 장을 들고 할아버지의 생명의 은인을 찾아 우크라이나를 찾는다. 그리고 그의 일정을 도와줄 여행 가이드 알렉스와 운전기사인 그의 할아버지, 불청객인 그들의 개 새미 데이비드 주니어 주니어와 함께 불편한 여행을 시작한다. 그렇게 이책은 작가의 경험과 허구의 경계를 오가며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소설은 세 가지의 이야기가 교차 편집되어 있는 다층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조너선의 여행 가이드를 맡았던 알렉스가 들려주는 그들의 여행 이야기, 다른 하나는 알렉스가 미국으로 돌아간 조너선에게 쓰는 편지,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조너선이 할아버지의 고향 마을인 트라킴브로드에 대해 쓴 소설이다. 어설픈 가이드와 고집스런 운전사와 주책맞은 암캐와 그 모든 것이 낯선 미국인이 함께 만들어가는 좌충우돌 그들의 여행은 알렉스의 수다스러운 글로 독자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그의 엉터리 영어와 조너선에게 꼬리치는 새미 데이비드 주니어 주니어의 행동은 큰 웃음을 준다. 알렉스가 조너선에게 쓴 편지에서는 알렉스의 서툰 영어 실력을 보여주는 오탈자와 비문으로 또다른 즐거움을 준다.

그러나 극중 조너선이 쓴 트라킴브로드에 대해 쓴 소설은 세 가지 형태의 이야기 중 가장 읽기 힘든 부분이었다. 그는 할아버지의 고향 마을인 트라킴브로드에 대한 전설을 초현실적이고 환상적인 허구의 이야기로 재구성하는데, 솔직히 그 내용들이 쉽게 이해가 되질 않아 몇 번을 되풀이해서 읽어야 했다. 그러나 다시 되돌려 읽다가도 어느새 정신이 까무룩해지기 일쑤였다. 옮긴이는 이에 대해 '허구보다 더 기막힌 현실을 환상적인 묘사를 통해 오히려 더욱 효과적으로 포착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그리고 그에 대해 어느 정도는 동의하나, 그래도 읽는 내내 가장 괴로웠던 부분이었음은 부정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이책을 끝까지 읽은 건 작가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이렇게 독특하고 실험적인 방식으로 소설을 이어가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메시지는 그 힘든 여정에 대해 어느 정도 보답이 되어 주었다. 다행이었다. 조너선과 알렉스 일행은 트라킴브로드를 찾기 위해 길을 나서지만 그곳은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사라져버렸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 대부분은 그곳에 대한 언급을 꺼려했고, 남아있는 흔적조차 거의 없었다. 도대체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어떤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철저하게 사라져 버린 걸까. 포기를 떠올릴 때쯤 길에서 우연히 만난 여인이 그들에게 힘들게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그곳 사람들이 잊고 싶었고 지우고 싶었던 무거운 과거의 그 사건에 대해서.

2차 세계대전은 우크라이나의 작은 시골 마을에도 번져왔고 나치의 만행은 그곳의 유태인에게도 예외없이 행해졌다. 목숨 앞에서는 누구나 이기적이게 된다. 비겁해지기도 한다. 살아남기 위해서 선을 넘기도 한다. 순박했던 트라킴브로드의 사람들 또한 그러했다. 대항할 수 없는 폭력에 의해 이유없이 죽임을 당하는 것보다 더 괴로운 것은 믿었던 사람에게서 배신을 당할 때다. 한때 그들과 친구였고 이웃이었던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그들을 배신했고 고발했다. 수많은 유태인들이 불 속으로 끌려갔고 죽음을 맞았다. 트라킴브로드에서 나치가 죽인 것은 유태인이었지만, 그들을 배신하거나 방조한 대가로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평생 지워지지 않는 죄책감을 새겨 놓았다. 

우크라이나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유태인 학살에서 살아남은 조너선의 할아버지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나치의 그런 만행을 무기력하게 방조할 수 밖에 없었던 알렉스의 할아버지. 양극단에 선 그들을 피해자와 가해자로 나누기에 앞서 그들은 모두 폭력으로 얼룩진 시대의 희생자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 길고도 미로같은 소설을 통해 궁극적으로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바로 이것이 아닐런지. 소박하고 평화롭게 살던 사람들이 전쟁으로 인해 한순간에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을 빼앗겨 버렸다. 엄청난 사건이 지나간 후 급기야 그 흔적마저 사라져 버린 트라킴브로드를 통해 작가는 전쟁의 참혹함을 다시 되살려낸다.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안타까운 슬픔까지도 함께.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해 준 작품인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은,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미국의 9ㆍ11 테러를 주제로 한 소설이라고 한다. 유태인 대학살이라는 만만찮은 주제를 자신만의 실험적인 방식으로 능수능란하게 펼쳐낸 데뷔작인 『모든 것이 밝혀졌다』만 보더라도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또한 만만찮은 내공의 이야기가 담겨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어쨌거나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튀는 작가임에는 분명하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상력과 과감한 형식에의 실험은 그의 수려한 글솜씨와 잘 어우러진다. 

독특한 상상력과 새롭고 실험적인 형식으로 씌여져 도전 정신을 한층 북돋워주는 글들을 즐기는 독자라면 이책 역시 실망스럽지 않을 것이다. 진중한 주제 의식 또한 한결 무게를 더한다. 그러나 기존과 다른 형식에 쉬이 익숙해지지 못하거나 초현실적인 이야기들과 친하지 않다면, 무엇보다 집중력이 약해 다층 구조의 복잡한 이야기를 읽어내기 어려운 독자라면 자신의 취향이 바뀔 때까지 이책은 잠시 보류해 두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을 듯하다. 독자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명확히 갈려질 수 있는 책이니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묵직한 메시지와 파격적인 형식은 감탄스럽지만 읽기는 꽤나 힘들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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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진단서 - 요리책에는 절대로 나오지 않는 식품의 모든 것
조 슈워츠 지음, 김명남 옮김 / 바다출판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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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진단서 | 조 슈워츠 | 김명남 (옮김) | 바다출판사 | 2009.12 


인간에게 먹는다는 것은 살아가기 위한 필요조건이자 그 자체로 하나의 큰 즐거움이다. 맛있는 음식을 배부르게 먹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이제는 거기에 '몸에 좋은 음식'이라는 조건이 하나 더 추가됐다. 건강하게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 뿐만 아니라 산업 발달로 인한 환경 오염과 병충해 증가로 인한 농약 사용의 증가, 생산량 증가나 원가 절감을 위한 유전자 조작이나 인공식품첨가물의 사용 등 예전에 비해 복잡하고 다양해진 생산 경로로 예전에 비해 식품의 위험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어떤 식품이 특정 질병 예방에 좋다, 또다른 식품의 어떤 성분은 어디에 해롭다 등등 지금 이 순간에도 식품들에 관한 수많은 연구들이 행해지고 있고 또 온갖 결과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그런 연구 결과들을 듣고 있노라면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하나의 식품을 두고도 각각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들며 각자의 주장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생선만 하더라도 한쪽에서는 풍부한 불포화 지방산 함유를 들며 권유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바다 오염에 따른 오염물질의 축적 위험성을 경고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대체 무얼 먹어야 하는 걸까?

캐나다의 화학자인 조 슈워츠는 이책 『식품 진단서』(바다출판사,2009)에서 식품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편견, 그에 따른 오해와 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은 크게 4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음식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서는 식품이 원래 갖고 있는 자연 성분의 역할에 대해, 2부 ‘식품 조작의 득과 실’에서는 끊임없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식품 첨가물이나 유전자 조작 등 인간이 인위적으로 개입한 식품에 대해 기술해 놓았다. 3부 ‘음식물에 스며든 오염물질’에서는 또다른 논쟁점인 농약이나 항생제, 트랜스지방, 환경 호르몬 등 생산이나 가공 과정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다루고, 4부 ‘잘못된 속설 바로잡기’에서는 알쏭달쏭한 영양학적 속설에 대해 풀어놓았다.  

사과는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건강 과일이다. 사과의 폴리페놀이나 토마토의 리코펜, 브로콜리의 글루코시놀레이트처럼 각 식품에는 다양한 항산화물질이 들어 있다. 채소나 과일을 다양하게 섭취하기를 권장하는 것도 그것 때문이다. 뽀빠이의 힘을 샘솟게 하던 시금치의 철분은 체내 흡수율이 떨어져 부족한 철분을 보충하는 데는 적당하지 않다. 하지만 시금치에는 엽산이나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건강에 좋다.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이나 스쿠랄로스는 천연감미료인 설탕보다 적은 양으로 훨씬 강력한 단맛을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많이 저렴하다. 하지만 그것들의 안정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식품은 여러 가지 성분이 함께 존재하는 화합물이다. 건강에 좋은 성분도 있지만 동시에 그렇지 않은 성분이 함께 존재하기도 한다. 어떤 식품의 어떤 성분이 건강에 유익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 성분만 섭취하는 게 아니다. 더구나 우리는 여러 음식들을 함께 먹는다. 다양한 식품들의 성분들은 우리의 입 속으로 들어가 소화기관을 거치면서 복잡한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그런 까닭에 식품이 갖고 있는 어떤 특정 성분으로 그 식품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이런 까닭에 이책에서 저자는 ‘무엇을 먹을 것인가’보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 ‘얼마나 균형있게 먹는가’에 무게를 둔다.

빽빽한 글자들이 400쪽 가까이 박힌 묵직하고 두툼한 책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도 읽힌다. 식품 전반에 대해 어느 정도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음에도 그다지 지루하진 않다. 대중 강연으로 유명한 저자답게 정보를 전달하는 글 또한 유연하게 이어진다. 가끔 이름도 복잡한 화학명들을 거론하며 복잡한 화학 과정을 설명할 때는 다시 읽는 수고를 거듭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궁금한 것들에 대한 앎의 즐거움이 더 컸다. 천연식품은 물론 인공식품, 식품 오염물질 등 식품에 대한 다양한 지식들을 설득력있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이책은 평소 식품에 관심있는 대중들에게 매력적이다.

다만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인공첨가물이나 유전자 조작, 농약 사용 등에 대해서 허용치를 넘지 않으면 안전하다는 저자의 화학자적 입장은, 개인적으로, 조금 불편했다. 물론 저자는 이제까지 행해진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철저히 데이터에 근거해 설명한다. 그리고 영양학적 면 뿐만 아니라 식품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경제적인 면도 고려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저자가 강조하는 '허용치'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전하다고 믿었던 것들이 불과 몇 년 사이에 평가가 뒤집히기도 하지 않는가. 게다가 인공첨가물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이 남아있다. 저자의 말처럼 천연에서 나온 식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괜한 공포나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데는 동의한다. 그러나 허용기준에 너무 의지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결국 이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세상에는 절대적으로 좋은 식품도 무조건 나쁜 식품도 없다는 것이다. 하나의 식품은 수많은 성분들로 이루어져 있어 어떤 식품의 일부분만 보고 좋거나 나쁘다고 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정 식품을 먹느냐 마느냐보다 전체적으로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느냐의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런 까닭에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가급적 신선한 채소나 과일, 통곡물 위주의 식사를 권장한다. 당연히 과식은 좋지 않다. 이것이 대부분의 연구 결과에서 말하고 있는 건강 식단의 기본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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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도시락 - 맛있고 간편한
김정훈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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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있고 간편한 과학 도시락 | 김정훈 | 은행나무 | 2009.12 



긴장했을 때 우리는 왜 손에 땀을 쥔다는 표현을 쓰는 걸까? 왼쪽 귀에 사랑을 속삭이면 성공률이 높다는 말은 정말일까? 텔레비전이나 모니터 화면을 카메라로 찍으면 왜 가로줄 무늬가 생길까? 언 발에 오줌 누면 발이 더 빨리 어는 이유가 뭘까? 세포가 자살을 한다는 말은 진짜일까? 뇌사와 식물인간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에서 과학의 힘은 얼마나 작용하는 걸까? 베컴을 유명하게 만든 프리킥이나 김연아의 명품 점프의 비밀은 뭘까? 동물들도 사람처럼 최면에 걸릴까? 개구리의 눈에는 세상이 온통 회색으로만 보인다는 말이 사실일까? 물방울로 렌즈를 만든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 저절로 온도를 맞추거나 알아서 자동으로 세탁되는 옷이 정말 있을까? 그리고 우주를 여핼할 수 있는 시대가 정말로 올까?

평소에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일들이 어느 순간 불현듯 갑자기 궁금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원래' 또는 '당연'이라는 재미없는 생각 대신 '왜?'라는 의문의 안경을 끼고 주변을 한 번 둘러보자. 그 순간 평범했던 일상이 다양한 과학 원리들이 숨쉬는 새로운 세계로 변신한다. 너무 사소하거나 당연해서 왜 그런지 의문조차 품어보지 않았던 수많은 일들의 이면에 복잡한 과학이 조용히 웅크리고 있다는 사실은 신기하고 재미있다. 김정훈의 『과학 도시락』은 이렇게 생활 속의 다양한 과학 상식과 원리 들을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는 대중과학서다. 도시락처럼 맛있고 간편한 과학상식 책이다.

『과학 도시락』에는 모두 여덟 개의 탐스런 도시락이 담겨 있다. 우리 몸의 과학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생활, 생명, 스포츠, 자연, 미래, 우주 과학으로 조금씩 범위를 넓혀나가며 인간, 습관, 질병, 생물, 스포츠, 우주 등 우리가 생활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과학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그리고 마지막 도시락에서는 괴짜 과학자들의 에피소드를 후식으로 준비해 놓았다. 파마약은 머리카락의 화학 결합을 새롭게 함으로써 머리 모양을 만들고, 긴장하면 땀이 나는 곳 중 손바닥과 발바닥에 가장 많은 땀샘이 분포한 까닭에 손에 땀을 쥐게 된다. 왼쪽 귀는 감정조절에 관여하는 우뇌와 연결되어 있어 들은 말을 더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고, 기체보다 액체의 열전달 속도가 더 빨라 오줌에 젖은 발은 그렇지 않은 발보다 동상에 걸리기 더 쉽다. 

심하게 훼손되어 제기능을 못하는 세포는 전체를 위해 세포자살을 택하는데, 이때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암세포로 발전하기도 한다. 뇌사는 뇌가 활동을 멈추고 심장이 멈춰 사망에 이르지만 식물인간은 뇌의 일부가 손상돼 의식이 없을 뿐 생명 활동에는 지장이 없다. 동물들도 사람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최면에 걸리며, 회색 세상이 펼쳐진 개구리의 눈은 신기하게도 움직이는 사물만 인지한다. 일렉트로웨팅 기술을 이용한 액체렌즈는 일부 제품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고, 기온이 오르면 저절로 소매가 올라가거나 물만 뿌리면 자동세탁 되는 옷이 실제로 개발되었으며, 비록 천문학적인 가격을 자랑하지만 비우주인의 우주여행 시대 또한 이미 시작되었다.

김정훈의 『과학 도시락』은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도시락처럼 부담없고 즐거운 과학 상식을 지향한다. 이책은 일단 '재미있다'. 중간에 덮고 싶은 지루함을 찾을 수 없는 재미는 이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콩트 형식을 차용하거나 친밀한 속담이나 유명인들의 사례를 들어 독자의 접근성을 높였다. 다루는 내용 또한 너무 전문적이거나 어려운 과학용어들이 난무하지 않아 특별한 이해력을 요하지 않는다.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 또한 서너장 분량의 비교적 짧은 길이와 각각 독립된 주제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 시간날 때마다 틈틈이 펼쳐보기에도 제격이다. 무엇보다 재미있게 읽다보면 어느새 든든한 과학상식까지 덤으로 챙길 수 있다는 점이 이책의 또다른 매력이다. 가볍게 읽히지만 다루는 내용들은 탄탄하다.

과학을 다룬 책은 어렵고 딱딱하다는 편견이 있다. 실제로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니어서 과학 서적의 어려운 단어들 속을 헤매다 보면 저절로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일쑤다. 어떤 책은 수면제가 따로 필요없다. 하지만 과학책이라고 해서 모두 그런 건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현상 속에 숨어 있는 과학 원리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쓴 대중과학 서적들도 많이 만날 수 있다. 정재승 교수의 『과학 콘서트』나 『도전 무한지식』 같은 책들이 좋은 예다. 그리고 이책, 과학 전문 기자가 쓴 재미있는 과학상식 책인 『과학 도시락』(은행나무,2009) 또한 그 사이에 당당하게 포함시키고자 한다. 생활 속 과학 이야기를 맛깔나게 들려주는 김정훈의 『과학 도시락』은 '한국간행물 윤리위원회 지원 2009 청소년 저작 발굴 및 출판 지원 사업 당선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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