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큰 사건(?)이 있었다. 온국민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했던 북핵만큼 놀라웠던 일이 뭐가 더 있냐고? 있었다. 그것도 꽤나 놀랍고도 기쁜 경사였으니, UN 회원국 중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 UN사무총장을 배출해 냈다는 것이다. 반기문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솔직히 나는 'UN 사무총장'의 지위와 영향력에 대해 세세한 부분까진 잘 모른다. 그렇지만 세계를 대표하는 국제기구 UN을 총지위하는 자리라는 점 만으로도 그 대단함을 느끼며 이 일이 얼마나 축하할 일인지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당당히 선출된 반기문 전 장관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충청도 산골에서 자랐던 소년 반기문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저 공부가 좋아서, 배움의 기쁨에 취해 공부에 빠져들었다. 중학교에 들어가 처음으로 영어를 배웠다. 생전 처음 보는 낯선 언어 영어는 그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했고 그렇게 소년 반기문은 영어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어머니가 다니시던 공장의 미국 기술자들을 찾아다니며 영어를 배울만큼 적극적으로 영어에 파고 들었고, 고등학교 시절 그런 그를 눈여겨 본 선생님의 추천으로 비스타(VISTA: visit of international Student of America) 시험에 응시하여 미국 방문의 기회를 얻었다. 그것은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자 외교관으로서의 길을 굳히게 된 사건이었다.
그저 좋아서 공부했던 영어는 그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열어주었고 그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언제 주어질지 모르는 기회를 위해 항상 준비된 자세로 임했다. 그의 청소년기는 공부벌레라는 말이 딱 맞을 거다. 있는 머리에 약간의 노력을 더 보태면 된다고 말했다지만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뛰어난 머리를 활용할 줄 알았고 노력으로 그 능력을 키워나가는데 게을리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준비된 자들은 기회가 언제 어디서 오든지 잡을 수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 후 그는 자신이 꿈꾸던 외교관이 되었고 피나는 노력으로 일을 하면서도 한결같은 겸손함으로 주위사람들을 배려를 잊지 않은 채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다.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에게 가장 크게 다가온 두 가지는 '노력'과 '배려'였다.
상황을 미루어보아 그는 원래 공부머리를 타고난 듯 하지만 지금의 그를 만들어낸 것은 9할이 그의 '노력'일 것이다. 누군가와 경쟁하여 이기려고 하는 공부가 아니라 지적 충족에 기인한 공부를 하였기에 공부를 즐겼던 그는 학교를 졸업하고도 그 배움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독일에선 독일어를 배워 독어로 연설을 하고, 오스트리아에선 수많은 사교모임을 위해 몸치임에도 불구하고 춤을 배우고, 보다 많은 정보를 위해 영어 다음으로 외교무대에 많이 쓰이는 프랑스어를 배우는 등 그의 배움에 대한 열정과 노력은 끝이 없다. 유엔 사무총장 선거를 앞두고 그 바쁜 시간을 쪼개어 30여년 만에 다시 프랑스어를 배우는 그를 모습은, 어떤 일을 시작하기엔 이미 너무 늦은게 아닐까 자포자기 하려는 나에게 큰 힘을 주었다.
또한 그의 멘토 '노신영' 전 외교부장관이자 국무총리를 통해 배운 그의 '배려'에는 사람들을 감동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있다. 사람이 지위가 높아질수록 오만해지고 거드림을 피우기가 쉽지만, 반기문은 아무리 바빠도 자신에게 온 편지에 자필 서명이 담긴 답장을 하고, 상대가 자신보다 직급이 낮은 부하일지라도 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고 존중하려 한다. 그러한 그의 마음 씀씀이는 지금의 그를 만든 또다른 원동력이 되었다. 누군가를 배려하는 진심은 결국 상대에게도 통하는 법이니, 그가 진심으로 대했던 수많은 사람들은 그의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에 밑거름으로 돌아왔다. 이 부분에 이르러서는 작년 베스트셀로로 떠오른 한상복의 <배려>라는 책이 떠올랐다.
이 책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열정과 노력과 인품을 어울어진 그의 모습을 담고 있다. 가슴에 꿈을 품고 그 꿈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간 반기문. 그의 모습에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 땅의 많은 사람들이 다시 희망의 불꽃을 불 태우고,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나갈 수 있길 바래본다. 더불어 그가 보여준 공직자로서 깨끗한 사생활을 부디 이 땅의 수많은 비리 정치인들이 본받았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그러나 평소 그를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그의 인품을 흠모하던 기자가 써내려간 이 글은, 때때로 인간 반기문을 너무 완벽한 사람으로 만들어 오히려 현실과 동떨어진 사람처럼 느끼게 하는 면이 없잖아 있다. 또한 그의 삶에서 보여지는 교훈들을 너무 강조함으로써 청소년 계몽도서를 읽는 듯한 느낌도 지울 수가 없다. 없는 일을 만들어낸 것도 아니고, 그에 대한 저자의 존경심에서 비롯된 것들이기에 어느정도 이해는 되지만 살짝 아쉬운 건 사실이다. 어쨌거나 이 책은 지금 막 꿈을 품고 그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소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책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꿈을 향해 끊임없는 노력으로 나아가는 사람, 반기문. 그의 모습이 아름답다.
더불어 2007년, UN 사무총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한 그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쳐나갈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 ^
반기문 UN사무총장님~ 힘내세요!
우리나라의 온 국민이 사무총장님을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답니다.!!
우린 당신을 믿어요~!! 화이팅!!!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