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있을 것 같았지만 그저 그런 느낌에 불과했던 것. 내가 그런 존재가 된 것 같았다. (1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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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들은 평양에 남게 될 사람들에겐 기실 즐거운 크리스마스도 뭐도 없을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다들 능력껏 기부금을 냈다. 나는 내가 거대한 기만이나 다름없는 이 작전에 별도리 없이 참여하고 있는 게 도무지 역겹고 창피했다. (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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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사령부에서는 중공군의 대규모 참전이 확실해졌다고 결론을 내린 모양이었다. 평양 시민들은 우리가 그들을 지켜줄 의사가 없다는 걸 알게 되면 충격과 공포에 휩싸일 것이었다. 그래서 고위 사령부에서는 우리가 평양뿐 아니라 북한 전역에서 곧 총퇴각한다는 사실을 절대로 아는 체하거나 발설하지 못하게 했다. (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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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하늘 높지막이 신이 있다면 말야, 그의 눈에는 우리가 땅 위에서 벌이고 있는 일들이 아주 유치해 보이겠지? (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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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네의 그 위대한 영웅들, 위대한 순교자들이 꼭 개새끼들처럼 죽어갔다는 말을 들려줄 수 있게 되어 기쁘구먼. 꼭 개새끼들같이 훌쩍거리고, 낑낑거리고, 엉엉 울면서 죽어갔어! 살려달라 아우성을 치고, 자기네 신을 부정하고 동료들을 헐뜯는 꼬락서니라니 과연 한번 보기 좋았지. 그자들은 개처럼 죽은 거야! 개처럼, 알겠어? (140-1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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