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해야 할 것은 피해의식 때문에 재미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비슷비슷한 영화만 보고 그 익숙함을 재미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61쪽)
다른 식의 삶을 상상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익숙한 궤도의 유혹에 쉽게 빠진다. (49쪽)
일본군 ‘위안부’들의 증언에는 종종 조선 남자들이 더 지독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위안부’들이 수십 년간 입을 다물어온 이유는 한국의 가부장제가 이들에게 암묵적이고 때로는 명시적으로 침묵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52쪽)
여성들이 자신의 여성성을 의심받지도 않고 남성의 남성성을 훼손하지도 않으면서, 문제를 제기하고 분노를 전달하고 의사를 분명히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40쪽)
여성주의 심리상담가 미리암 그린스팬에 따르면, 독립적이고 자아존중감이 강한 여성일수록 친밀함 속에서 자아가 사라질까 두려워한다고 한다. (38쪽)
그때 처음 나는 S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봤다. 거기에는 누가 뭐라고 해도 자기 자신으로 사는 걸 포기한 적이 없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단호함이 있었다. (21쪽)
무리 지어 흉보는 걸 비판의식이라고 착각했다. (중략) 모든 운동과 이념이 특권을 성찰하지 않는 순간 억압의 일부가 된다는 사실을 나는 그때 배웠다. 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2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