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에이스
프레드릭 포사이드 지음 / 남송 / 1995년 3월
평점 :
품절


프레드릭 포사이드는 <자칼의 날>로 유명한 대표적인 스릴러/스파이 소설가이다. 이 분은 나랑 궁합이 맞지 않는 편에 속하는데, 이유는 이분의 건조한 듯한 문체가 나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촘촘히 엮은 듯한 그 구조에 감탄하면서도, 그 촘촘함을 따라가기는 버거운 그런 작가다. 사실 <자칼의 날>도 영화의 재미에 한 번 빠져서 인지, 원서로도, 번역본으로도 끝까지 읽지 못한 안타까운 책이기도 하다.(최근 국일에서 다시 출간되었길래 이걸로 사볼까 하는 마음도 있다.)

장편 대신 단편집이라도 읽자라는 마음에 헌책방에서 사들고 와서 읽은 책. 그렇지만 작가의 명성에 비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편이다. 차라리 장편을 읽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건조한 문체는 그대로인데, 길이가 짧다보니 장점을 살릴 공간이 부족했다. 내 관점에서는 단점은 남고, 장점은 사라진 결과가 되어버린 셈이다. 그나마 사회비판의식이 날카롭게 남아있는 <면책특권>에서 작가의 성실함을 맛볼 수 있었고. 다르게 생각하면 오래 전에 나온 단편집을 늦게 접한 것도 한 이유인 듯 하고. 전체적으로 재미가 없거나, 재미있어도 이미 봤거나, 다른 작가의 유명 단편에서 유사한 트릭을 본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굳이 꼽자면 앞에서 말한 <면책특권>과 <재수없는 날>이 제일 괜찮았다. 전자는 앞에서 말한 대로 사회비판의식을 적절하게 배합해서 읽는 사람에게 통쾌함을 주고, <재수없는 날>은 전형적으로 시작했으나 의외의 결말로 끝을 내버렸다. 안 보신 분들이라면 <아일랜드에는 뱀이 없다>도 괜찮은 편이다. 그 나머지는 심심한 단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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