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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좋은 말 하기 싫은 말 - 더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한 기록
임진아 지음 / 뉘앙스 / 2023년 11월
평점 :
임진아 작가님의 에세이는 사실 처음 만난다.
인스타그램에서 그림과 짧은 글을 만나봤을 뿐 직접 에세이를 읽는 것은 이번 책이 처음이다.
그래서 더 궁금했던 것 같다 임진아 작가님의 책이라니! 하면서 작가님의 그림만봐도 알 수 있는 그림체의 모양이 눈에 익어 더 반가웠던 거 같다.
부제목에서 느껴지듯 난 조금 더 나은 어른이 되고 싶다. 사실 내가 어른이 맞나 싶다.
요즘들어 그런 생각이 들었던건 내가 너무 철부지인 것인가 철들기가 싫은 것인가 아님 그냥 생각하는 걸 멈춘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했다.
스스로 많이 답답했다. 생각하지 않고 행동부터 나가는 내 모습이 한심스러웠기 때문이다.
글을 읽으면서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조금은 어른스러워 질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서 읽어보려 한다.
첫 페이지를 열어 읽었을 때 좋은 하루를 위해 작은 일 하나쯤은 무난하게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깨달았다.
그 동안 나는 정말 작은 일 하나하나 반응을 했고 그 하나하나 하는 반응에 피곤해하고 힘들어 했었다.
결코 좋은 행동이 아니었다. 그게 쌓이고 쌓여 하루를 망치고 그 하루가 쌓여 일주일을 망치고 한달 내내 기분 좋았던 기억이 없었던 것 같다.
그게 내가 2023년에 내내 해오던 일이다. 안좋은 것만 쌓고 쌓고 쌓아서 1년이 어떻게 지나간지도 모르게 지나가버린 것 같다.
어른의 일기, 이 글을 읽었을 땐 내가 몇달 전 했던 다짐이 무색해져서 부끄러워졌다.
나는 내가 멘탈적으로 더 이상은 너무 견디기 힘들어서 일기를 써야겠다고 다짐을 했을때 그 날 적고 또 다시 적지 못했다.
한동안 불안감으로 잠도 들지 못했던 기간이 있었는데 그땐 무턱대고 일기를 써댔다.
사실 그게 일기인지 그냥 기록인지 모르겠다. 그 날에 있었던 일을 적어댔었기 때문이다.
그 날의 기분이나 내 느낌이 아니라 내 생각이 아니라 그저 그 날 무슨일이 있었는지만 기록하는 것이다.
사실 굉장히 무의미한 일기였던 것 같지만 그 당시엔 그걸 기록하지 않으면 너무 힘들어서 기록해나갔었다.
지금의 나는 일기로 그 날의 기억을 남기고 싶다. 사실 내 감정을 글로 남기는게 부끄럽고 싫었다.
아마 그래서 자꾸 일기도 안쓰고 미루고 미루고 내 자신을 숨기려고 하는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님의 글을 읽으니 내가 원하는 다이어리에 그 기간부터 쭉 내 기록을 남기는 건 너무나도 특별하겠다 싶었다.
매일매일 그 순간순간 내 감정을 기록해보고 느낀 거 먹은 거 내가 뭘 했는지 돌이켜 볼 수도 있고 내가 뭘 좋아했었는지도 다시 한 번 깨달 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나를 위해 다시 한 번 일기를 쓰는 다짐을 해본다.
나도 내가 했던 말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봤다.
좋은 말만 했던가? 아니다. 남들이 듣기에 불편한 말도 있었고 내가 들어도 불편한 말들이 있었다.
참 못되게 굴어왔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이젠 모든 말을 조심하고 싶다.
쉽게 내뱉을 수 없다. 듣기 좋은 말만 하면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은 깊게 생각이 들었다.
임진아 작가님의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일기쓰기 그리고 내가 하는 말애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아서 2023년의 마무리와 2024년의 시작의 내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