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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나리아 - 제124회 나오키상 수상작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예문사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문득 무기력해지는 순간이 있다. 아무것도 안하고 싶고 아무도 누가 나를 방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순간이 있다.
최근에도 무기력함이 이어지다보니 미생물이라면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갈 수 있는걸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플라나리아>가 그러한 마음을 소설로 담았다고 해서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플라나리아>의 여주인공 하루카는 유방암에 걸려 치료중이다.
그럼에도 치료가 끝난 후 자신을 도와주던 사람들이 돌아서고 이제 사회에 복귀해야되는 상황에 오고 말았다.
그렇지만 그녀는 여전히 몸이 불편하고 힘들어 하고 있다.
그런 그녀를 적응시키려 남자친구와 가족들은 노력을 하지만 여전히 그녀는 자신은 다음 생에 플라나리아가 되고 싶다면서 자신이 유방암 환자라는 것을 거리낌 없이 뱉어내고 있다.
누구와 만나도 삐뚫게 나가는 말 때문에 주변에 사람들이 하나씩 떨어지고 가족들과의 사이도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사회부적응자가 되어갔다. 일을 하기도 싫었지만 이미 삐뚫어진 그 마음을 회복시킬 수는 없었다.
그녀 뿐만 아니라 책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무기력하고 지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읽고난 뒤 나도 살짝 무기력해지기는 했지만 그들의 이야기가 현재 청춘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가장 사실적인 표현이 아닐까 싶었다.
무기력한 마음 뿐만 아니라 백수 그러니까 직업이 없는 사람들에게 대하는 사회의 태도가 어떻냐는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것이 잘못 된 것도 아니고 용서할 수 없는 실수를 한 것도 아니다.
그저 그들은 어쩌다보니 직업이 없이 지금을 너무 무기력하게 지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는 것 뿐이다.
그들은 위로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그들을 바라보는 마음과 생각을 바꿔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