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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 - 마음속 108마리 원숭이 이야기
아잔 브라흐마 지음, 각산 엮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제목만 들어도 누구든지 알만한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안그래도 궁금해서 읽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지나쳤던 책인데 그 후속편인 아잔 브라흐마 스님의 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를 읽게 되었어요
어째서 인간은 자신의 마음을 아는 것도 이리 힘든건지 요즘 저도 이런 고민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어요
책을 읽기 전, 이 책에서는 오히려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글들이 있어서 혹여 졸립지는 않을까 싶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 다르게 재미있고 짧은 에피소드가 하나하나 담겨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었어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속에서 전해주는 조언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요즘 쉽게 포기를 잘 못하겠고 실패를 하면 너무 마음이 쓰여서 한동안 마음속에서 지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신경 안쓰려고해도 마음 안쓰려고해도 그게 쉽지 않아서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었거든요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한 남자가 비행기를 타러 가야하는데 택시기사 때문에 비행기를 놓치는 것을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던 남자는 비행기가 뜨는 모습을 보자마자 택시기사에게 화를 냈지만 갑자기 쾅! 하면서 비행기가 추락을 했고 그 비행기에 탑승한 이들이 모두 사망할 수 밖에 없는 사건을 택시기사때문에 피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읽었어요
영화처럼 믿을 수 없는 얘기지만 무엇이든 조급해하지말고 그냥 흐르는대로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책 제목 속의 이미를 알게 되었던건 사진앨범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어요
우리의 사진앨범에는 좋은 추억과 즐거운 여행 사진이 담겨있는 반면 우리 마음 속 사진앨범에는 슬프고 분노하고 용서할 수 없는 모습의 사진들만 담겨져 있다는 말에 뜨끔하더라구요
가끔 저는 휴대폰 속 사진들을 보면 아 정말 행복해보이네, 너무 즐거워 보이네~ 하는 사진들이 많아요
그런데 정작 마음에서는 내가 이렇게 행복한 사람인데 왜이리 마음이 무겁지.. 이렇게 말했던 적도 있어요
그만큼 마음속에는 안좋은 일들을 지우지 않고 계속해서 저장해뒀던거죠
아잔 브라흐마 스님은 마음 속 슬프고 분노를 일으키는 사진 앨범은 정리도 해주고 삭제해주어야 한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도 이제 마음 속 사진 앨범 중 나쁜 것들은 모두 삭제해버려야겠어요
책을 읽으면서도 제 마음은 분주했지만 넘기면 넘길수록 생각을 놓아야 한다는 마음이 더 커지더라구요
오르골의 음악처럼 차분하게 조용히 그리고 고요하게 그렇게 흘러갔으면 하네요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원하는 것이 온다는 아잔 브라흐마 스님의 책을 읽고 많은 것을 깨달았어요
용서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생각에 누군가를 용서한 적도 있었지만 아직 쉽게 놓지 못하는 부분은 조금씩 내려놓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스님처럼 모든걸 쉽게 놓아버릴 수는 없겠지만 노력하겠다는 마음이 강해졌어요